오후 3시, 김예훈과 김청미 두 사람은 약속한 시간에 맞춰 진주 재단 접대실에 도착했다.김예훈은 일본인들의 기세를 꺾고 싶지만, 비즈니스는 비즈니스니까 3시로 약속했으면 정확히 3시에 도착해야 한다. 이건 비즈니스계에서 가장 기본적인 규칙 중 하나다.아직 접견실에 들어서지도 않았는데, 안에서 뺨을 세차게 후려치는 소리가 날카롭게 들려왔다.짝!“멍청한 놈! 감히 우리 이시카 대표님을 여기서 5분이나 기다리게 해! 너희 진주 재단 사람들은 도대체 뭐 하는 놈들이야? 3시에 만나기로 했으면, 최소 한 시간 전에는 도착해 있어야 하는 거 몰라? 너희 나라 사람들은 시간 약속 하나 제대로 못 지키니, 원동에서 우리 발밑에 짓밟히며 사는 수밖에 없는 거야! 앞으로 3분만 더 준다고 김청미한테 전해!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하면, 김청미는 물론이고 진주 재단 전체가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김예훈과 김청미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김예훈의 판단대로라면 이시카 그룹이 진주 재단보다 이번 협상을 더 절실하게 바라고 있을 것이다.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이시카 그룹은 훨씬 더 낮은 자세로 나와야 맞다. 왜냐하면 이시카 그룹이 부탁하는 처지기 때문이다.그런데 지금 이시카 그룹의 태도를 보니 오만함이 하늘을 찌를 지경이었다.접대실에서 나온 김예훈은 진주 재단의 여성 직원들이 뺨을 맞아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들 맞은편에는 일고여덟 명의 화려한 옷을 입은 남녀가 거만한 모습으로 있었다.그들 중심엔 조그맣고 콧수염이 난 일본 남자가 있었다.스물세네 살쯤 되어 보였고 키도 그리 크지 않았으며 체격도 평범했지만 표정은 마치 세상 모든 게 자기 손바닥 안에 있는 것처럼 보였다.김청미는 빠르게 자료를 훑어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시카 다이지. 이시카 가문의 직계 후계자 중 한 명이자, 이번 계약의 실무 책임자야. 젊은 혈기에 권력도 실세도 대단해. 게다가 이시카 가문의 직계 신분 외에도 모끄 가문의 외문 제자라서 평소에 제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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