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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80 Bab

제2821화

맹정남은 화가 치밀어 올라 몸을 부들부들 떨며 소리쳤다.“이 자식아! 네가 나만 쓰레기라고 말한 게 아니라 우리 고위층 전부를 쓰레기라고 말하는 거야?”“너 진짜 우리 모두를 적으로 만들 셈이냐?”“진주밀양 재단에서 더 일할 생각이 있긴 한 거야?”“대표님도 감히 우리를 이렇게 하지 못하는데 얻어 먹는 주제에 네가 무슨 낯짝으로 건방을 부리는 거냐?”“잘 들어! 김대표님은 인한 이시카그룹 대리권 계약이 물거품 된 이 사건 절대 조용히 넘어가지 않을 거야!”“내가 단단히 말해두는데...”팩팩...김예훈은 얼굴에 감정을 조금도 드러내지 않은 채 양쪽으로 두 대의 따귀를 더 날렸다.“넘어가지 않는다고?”“모두를 적으로 만든다고?”“건방지다고?”“왜? 나한테 불만있어? 아니면 김 대표님의 결정에 불만 있냐?”김예훈은 냉정하게 서류 한 부를 꺼내 내용을 확인한 후 책상 위에 탁하고 내려놓았다. “마케팅팀의 기본 임무는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계약을 따오는 것이다.”“진주밀양 재단 같은 대기업에서 사장이 해야 할 일은 전반적인 운영을 관리하는 거다.”“일본의 하찮은 기업과 대리권 계약 체결하는 데까지 사장이 직접 나서야 한다면 너희 마케팅팀은 도대체 왜 존재하냐?”“그냥 다들 나가버리는 게 더 깔끔하지 않겠어?”“계약을 성사시킨다면 맹정남 네가 실력이 있다는 말이고 배당금도 그만큼 받을수 있어.”“그만큼 성과금과 보상도 받을수 있어.”“계약을 못 따 왔다면 그건 네가 무능한 거다. 아무나 끌어들여 책임을 전가하려 들지 마!”“그런 식이라면 오늘은 마케팅팀이 계약 실패했다고 사장을 찾고 내일은 재무팀이 자금이 없다고 사장을 찾겠네?”“한 마디로 할 수 있으면 하고 못 하겠으면 당장 나가!”“맹정남, 네가 그렇게 잘 났으면 지금 당장 사표 던져 봐. 내가 특별히 3개월 월급을 위약금으로 주도록 하지.”"갈 거냐 말 거냐?" 김예훈의 말이 끝나자 회의실은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로 조용해졌다. ‘감히 맹정남을 내쫓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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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22화

“자료 다 봤어. 일본의 이시카그룹은 일본 3위 안에도 들지 못하는 평범한 그룹일 뿐인데 가전제품이나 파는 회사가 뭐가 그렇게 대단하다는 거야?”“너희들은 진주밀양재단의 일원으로서 크게 보면 진주밀양 재단을 대표하고 한국을 대표하는 사람들이야. 그런데 일본 사람 몇 명도 제대로 상대하지 못하면서 어디서 큰 소리로 김대표님께 책임을 묻고 있어?”“그런 말을 하면서 아직도 재단에 남아 있으려고?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매년 억대의 연봉을 아무렇게나 주는 것 같니? 공짜 밥 먹으라고 주는 돈 아니야.”김예훈은 앞으로 다가가 오른손으로 맹정남의 뺨을 탁탁 치며 말했다.“능력이 부족해서 영업을 못하겠다면 그냥 나가. 여기서 불평이나 늘어놓지 말고.”“알아 듣겠어?”‘탁탁탁’거리는 소리와 함께 김태훈한테 계속 뺨을 맞고 있던 맹정남의 눈가가 떨려왔다.하지만 그는 더 이상 맞설 용기가 나지 않았다.지금 더 덤비면 체면 깎일뿐만 아니라 진짜로 진주밀양 재단에서 쫓겨날 수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재단에서 주는 몇 억원의 연봉은 아까웠기에 그걸 포기할 수는 없었다.김청미는 이 광경을 흥미롭게 지켜보았다. 그녀는 김예훈의 강압적인 태도가 마음에 들었다.‘우물에 독을 풀면 제일 먼저 맛보는 새가 죽는다’고 오늘 맹정남이 먼저 나섰고 그를 제압하지 못하면 자신의 사장 자리는 끝장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김예훈의 과감한 행동 방식은 그녀의 생각과 딱 맞아떨어졌다.어쨌든 김예훈을 억지로 끌어온 건 잘한 일이었다.“그만해!”계속 ‘팩팩’소리까지 나게 뺨을 맞던 맹정남은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었다.얼굴을 감싸며 뒤로 물러난 그의 표정은 극도로 일그러져 있었지만 기세만은 꺾이고 싶지 않아서인지 그는 이를 악물고 물어봤다.“김고문님, 대체 무슨 속셈이에요? 오늘 막 취임하시자마자 우리 같은 재단의 공로자들을 이렇게 몰아붙이다니!”“대체 무슨 꿍꿍이죠?”“혹시 경쟁사에서 보낸 스파이 아니에요?”“정말 나쁜 마음을 품고 있군요!”“공로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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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23화

김예훈은 확실한 증거를 들이대며 연이어 질문을 던져 맹정남의 얼굴을 하얗게 질리게 만들었다.자신의 행적은 아무도 모를 정도로 은밀하다고 생각했던 맹정남은 김예훈이 이 모든 것을 폭로해버릴 줄은 꿈에도 몰랐다.“너는 마케팅팀 담당자로서 매년 수억 원의 연봉을 받아 챙기면서 다른 임원들의 두 배가 넘는 연봉을 받고 있잖아.”“그런데도 전혀 만족하지 못하고 매일 놀고 먹으며 한 달에 거의 2억 원을 업무비로 써?”“이래놓고 네가 공로자라고 주장하는 거야?”“좋아. 인정해주지.”“하지만 이렇게‘공로가 많은' 네가 대리권 계약은 왜 한 건도 못 따오는 거야?”“만약 정말 못 따온다면 네가 말한‘공로'의 진정성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어.”“이렇게 좋은 자리를 제대로 못 지킬 거라면 차라리 다른 사람에게 물려주는 게 낫지 않아?”김예훈은 맹정남의 급여뿐만 아니라 그의 사치스러운 생활까지 까발렸다.이에 회의실에 있던 모든 임원들의 눈빛이 변하기 시작했다.그들도 재단에서 약간의 부정을 저질렸지만 한 달에 최대 1천만 원 정도만 건드렸을 뿐이다. ‘이러고 보니 내가 1년동안 해먹은 돈이 맹정남 한 달 놀고 먹는 것보다 적잖아?’모두들 갑자기 기분이 나빠졌다.‘맹정남 넌 뭔데 아무 일도 안 하면서 이렇게 재단에서 마음대로 날뛰는 거야? 연봉은 다른 사람들의 몇 배나 되면서?’이건 정말 참을 수 없는 일이었다.임원들은 각자 복잡한 표정으로 맹정남을 바라보았다.어떤 이는 그의 자리를 노렸고 어떤 이는 이 사건에서 어떻게 이익을 챙길지 계산하고 있었다.배고픈 늑대 같은 시선에 에워싸인 맹정남은 토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도대체 이 김씨가 어디서 이런 자료를 구해왔는지 알 수 없었지만 모든 흑역사들이 증거와 함께 철저히 기록되어 있어 반박조차 할 수 없었다.‘이 자식, 정말 너무 치사하네!’“맹담당자님이 이시카그룹 대리권을 못 따온 건 결국 마케팅팀 책임 아닙니까? 어떻게 그런 큰 책임을 김대표님께 뒤집어씌울 수 있습니까?”“그래요. 사장의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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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24화

주변 사람들은 이 광경을 보며 멍해졌다. 다들 믿을 수 없다는 표정들이었다.진주밀양 재단에서 가장 말썽꾸러기인 맹정남이 김예훈에게 뺨 몇대 맞더니 이렇게나 빨리 정신을 차리다니. 처음엔 모두 김청미와 김예훈이 이 하극상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구경하려 했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맹정남이 이렇게 꼬리를 내린 것이다.이 변화는 너무나 빠르고 충격적이어서 김청미의 망신을 기대하던 사람들은 충격과 당황스러움에 빠졌다.그때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 “스스로 무능하다는 걸 아는 것도 괜찮네.”“너에게 3일을 줄게.”“3일 안에 이시카 그룹 대리권을 따오면 네가 원하는 만큼 업무비를 써도 좋아.”“연봉도 원하는 대로 올려주지.” “하지만 못 따온다면 너는 짐 싸서 나가야 해. 문제 없지?”“물론 다른 임원들 중 이시카 그룹 대리권에 자신 있는 사람들은 다 도전해봐도 좋아.”“누구든 성공하면 맹 담장자가 누리던 모든 혜택을 그대로 받을 거야.” “내가 뱉은 말은 반드시 지켜.”‘뭐?’김예훈의 발언에 회의실은 순식간에 술렁였다.이전엔 맹정남의 수입을 모르고 있어 부러울 게 없었지만 이젠 그의 연봉과 업무비가 자신들의 몇 배라는 사실을 알게 되니 다들 눈이 붉어졌다. 모두들 처음의 목적은 잊어버린 채 이시카 그룹 계약을 따내기 위해 두 팔을 걷고 준비하기 시작했다.김청미를 난처하게 하고자 했던 첫 번째 시험은 이렇게 흐지부지 끝나 버렸다.맹정남은 이를 악물며 얼굴을 극도로 일그러뜨렸다.그는 당장이라도 김예훈을 물어뜯고 싶은 심정이었다.기생오라비같은 놈이 매번 자신의 아픈 데를 정확히 찔러와 너무나 괴로웠던 맹정남은 결국 참지못하고 탁자를 내리치며 소리쳤다.“이 자식아! 그만 좀 지껄여!”“3일 안에 이시카 그룹 대리권을 따오라고?”“말도 안 되는 소리야! 아무도 못 할 일이야!”“만약 그게 너한테는 쉬운 일이라면 내 전 재산과 이 자리를 걸고 내기하자!”“네가 3일 안에 대리권을 따오면 내 모든 재산을 넘기고 네 발 앞에 엎드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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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25화

“한쪽 손이라도 좋아!”맹정남은 악에 받쳐 소리쳤다.“그렇게 하자!”“네가 하루 안에 대리권을 따오면 네가 손 델 필요 없이 내가 스스로 손을 잘라 줄게.”“하지만 실패한다면 내일 당장 나가. 더 이상 이 건물에서 너희둘 추잡한 남녀의 꼴은 보고 싶지않으니까!”“여기 있는 모두가 증인이다!”“약속을 지키지 않는 못한다면 더러운 겁쟁이라는 말 들을 각오 정도는 해야 할 거야!”회의실은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아무도 소개회가 이렇게 대결로 번질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30분 후. 사장 사무실.사장 사무실은 100평 남짓한 크기었지만 금방 준비된 탓에 사무용 책상과 소파 세트 외에는 특별히 인테리어라고 할만한 게 없었다.하지만 바다가 보이는 전망과 따뜻하고 훈훈한 분위기에 김예훈은 무척 만족스러워했다.소파에 기대어 앉은 그는 담담한 표정으로 지평선을 바라보고 있었다.“오늘은 고마웠어.”김청미가 직접 찬 타를 김예훈에게 건넸다.“네가 나서지 않았다면 내가 우스워졌을 거야.”“우스워졌을 거라고?”김예훈은 웃을듯 말듯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너는 이미 저들을 어떻게 처리할지 다 계획해 뒀잖아.”“네가 하고 싶은 걸 내가 앞장서서 더 실현한 것 뿐이지.”“생신 날짜 며칠 남지 않았으니까.”김청미는 말없이 미소를 지은 뒤 자신도 차를 따라 들며 흥미로운 듯 말을 이었다.“내가 듣기로는 이시카 가문은 상대하기 까다롭다고 하던데.”“이시카그룹을 장악한 그들은 해외 시장을 휩쓸 정도로 제품 경쟁력이 좋아.”“게다가 가문 중에는 정치인도 많고 이번 세대에는 부산의 일본 대사관 대표로 활동하는 아가씨도 있다더군.”“가장 문제는 이시카 가문이 일본 5대 가문 중 하나인 모끄 가문뒤에 있다는 점이야.”“알다시피 일본의 5대 가문은 6대 파벌보다도 지위가 높고 모두 황실의 분가들이라 배경도 탄탄하고 힘도 세지.”“우리가 하루 안에 이런 가문을 상대로 대리권 계약을 체결하려 한다니...”“너무 성급하지 않아?”김청미는 김예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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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26화

“그럼 선배 뜻은 뭐야?”김청미는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김예훈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했다. “오늘 오후에 사람을 불러서 이시카 그룹 사람들과 만나자. 그들에게 정각 세 시까지 반드시 와야 한다고 전해. 만약 시간을 지키지 않으면, 이 일은 여기서 끝난다고 해.”김예훈은 담담하게 말했다.김청미는 흥미로운 듯 물었다.“정말 이시카 그룹의 사람들이 온다고 확신해?”“반드시 와.”김예훈의 표정은 담담했다.“내가 전에 말했지? 이시카 그룹은 예전부터 한국 시장에 들어오고 싶어 했어. 단지 기회가 없었을 뿐이야. 그들의 저가 판매는 사실상 덤핑이야. 국가든 기업이든 그런 행동은 절대 허용하지 않아. 왜냐하면 한 나라의 유통 질서를 무너뜨릴 수 있거든. 가전제품은 일용품이야. 외국 기업이 대규모로 덤핑하면 서민 생활에 타격을 줄 수 있어. 심하면 사회 불안까지 초래할 수 있지. 간단히 말해서, 이시카 그룹은 선한 의도로 한국 시장에 들어오려는 게 아니야. 그래서 그들도 잘 알아. 웬만한 가문이나 기업으론 그런 대규모 덤핑을 감당할 힘도 배짱도 없다는 걸. 그 정도 능력과 힘을 갖춘 데는 전국에서 몇 군데밖에 없어. 그래서 당시 안동 김씨가 그들에게 손을 내밀었을 때, 이시카 가문은 속으로 춤췄을 거야. 그들이 계약을 계속 미룬 건, 그냥 태도를 고수하면서 더 많은 걸 얻어내려는 계산이었지. 하지만 맹정남은 그냥 먹고 놀고 여색 밝히고 도박하는 한심한 놈일 뿐이야. 다행히 그가 멍청한 짓들을 해서 아직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어. 만약 대리권 계약이 체결됐으면 진주 재단은 정말 골치 아프게 됐을 거야. 자칫하면 안동 김씨는 앞잡이 취급받으며 대중의 비난을 받을수도 있어.”김예훈의 말을 들은 김청미는 숨을 크게 들이키며 나지막히 물었다.“그렇다면, 우리 이 계약을 계속 진행해야 해?”“물론 해야지.”김예훈의 표정은 담담했다.“단순히 계약만 하는 게 아니라 가격 결정권까지 우리가 가져야 해. 한국에서 물건을 어떻게 팔고 얼마에 팔며 얼마나 팔지는 전적으로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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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27화

오후 3시, 김예훈과 김청미 두 사람은 약속한 시간에 맞춰 진주 재단 접대실에 도착했다.김예훈은 일본인들의 기세를 꺾고 싶지만, 비즈니스는 비즈니스니까 3시로 약속했으면 정확히 3시에 도착해야 한다. 이건 비즈니스계에서 가장 기본적인 규칙 중 하나다.아직 접견실에 들어서지도 않았는데, 안에서 뺨을 세차게 후려치는 소리가 날카롭게 들려왔다.짝!“멍청한 놈! 감히 우리 이시카 대표님을 여기서 5분이나 기다리게 해! 너희 진주 재단 사람들은 도대체 뭐 하는 놈들이야? 3시에 만나기로 했으면, 최소 한 시간 전에는 도착해 있어야 하는 거 몰라? 너희 나라 사람들은 시간 약속 하나 제대로 못 지키니, 원동에서 우리 발밑에 짓밟히며 사는 수밖에 없는 거야! 앞으로 3분만 더 준다고 김청미한테 전해!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하면, 김청미는 물론이고 진주 재단 전체가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김예훈과 김청미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김예훈의 판단대로라면 이시카 그룹이 진주 재단보다 이번 협상을 더 절실하게 바라고 있을 것이다.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이시카 그룹은 훨씬 더 낮은 자세로 나와야 맞다. 왜냐하면 이시카 그룹이 부탁하는 처지기 때문이다.그런데 지금 이시카 그룹의 태도를 보니 오만함이 하늘을 찌를 지경이었다.접대실에서 나온 김예훈은 진주 재단의 여성 직원들이 뺨을 맞아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들 맞은편에는 일고여덟 명의 화려한 옷을 입은 남녀가 거만한 모습으로 있었다.그들 중심엔 조그맣고 콧수염이 난 일본 남자가 있었다.스물세네 살쯤 되어 보였고 키도 그리 크지 않았으며 체격도 평범했지만 표정은 마치 세상 모든 게 자기 손바닥 안에 있는 것처럼 보였다.김청미는 빠르게 자료를 훑어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시카 다이지. 이시카 가문의 직계 후계자 중 한 명이자, 이번 계약의 실무 책임자야. 젊은 혈기에 권력도 실세도 대단해. 게다가 이시카 가문의 직계 신분 외에도 모끄 가문의 외문 제자라서 평소에 제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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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28화

“먼저 왔다는 건 눈치가 빠른 사람이야. 뭔가 심상치 않다는 걸 감지했을 거야.”김예훈은 담담히 말했다.“그도 분명히 알아챘을 거야. 3시 전에 도착하지 않으면 우리 쪽에서 합작을 중단할 거라는 걸.”“왜?”김청미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선배와 맹정남이 맺은 약속에 따르면 하루 안에 대리권을 따내지 못하면 바로 짐 싸서 나가야 해.”“오히려 겁내야 할 사람은 너 아니야?”“내가 겁난다고 누가 그래?”김예훈은 태연하게 말했다.“난 그냥 대리권을 따내겠다고 했지. 누구한테서 따내겠다고 한 적은 없어. 그가 오지 않으면 이번 일은 정말로 결렬될 수도 있어. 하지만 괜찮아. 내가 전화 한 통만 하면, 내일 아침 이시카 그룹의 회장님께서 내 앞에 무릎 꿇고 대리 계약을 부탁하게 될 걸?”여유로운 표정을 짓고 있는 김예훈을 보며 김청미는 처음으로 압도적인 카리스마가 뭔지 깨달았다.말하는 사이 둘은 어느새 여직원들 앞까지 걸어갔다.그때였다. 금테 안경을 쓴 비서처럼 보이는 여자가 앞으로 나서며 거만하게 말했다.“당신들이 제법 인간처럼은 보이는데 진주 재단의 책임자지? 오늘 아침 당신들이 사람 시켜 다이지 도련님한테 오늘 오후 3시까지 안 오면 협력 취소한다고 했지? 장난하는 거야? 아니면 머리가 나쁜 거야? 우리 이시카 그룹 가전 제품이 전 세계에서 얼마나 잘 팔리는지 알아? 우리 다이지 도련님의 신분은 자그마한 진주 재단이 감히 모욕할 급이 아니야. 심지어 안동 김씨여도 자격 없어! 우리가 오늘 제시간에 온 이유는 이 계약은 너희가 원하든 말든, 무조건 체결해야 해. 조건은 간단해. 진주 재단은 우리 이시카 제품을 한국내의 모든 대리권을 가질 수 있어. 하지만 가격, 수량, 연간 판매 목표는 전부 우리가 정해! 매년 순이익의 90%는 우리가 가지고 10%는 너희가 가져, 알겠어? 알겠으면 지금 당장 이 계약서에 서명해. 아니면 진주 재단은 망하게 될 거야. 그리고 우리와 계약 안 하면 우리 그룹은 진주 재단을 전 세계에서 완전히 퇴출하게 할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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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29화

한 여직원이 더는 참지 못하고 김 비서한테 손가락질하며 따졌다.“여긴 우리나라 땅이야. 당신들이 뭐라고 여기서 건방을 떨어?”“어? 감히 말대꾸해? 이년아!”김 비서는 차가운 표정을 지으며 대꾸했다.“무슨 자격이냐고? 우리 일본인은 신분이 우월하고 이시카 그룹 제품이 전 세계에서 잘 팔리기 때문이지. 그리고 내가 한마디만 하면 너희는 끝장이니까. 왜? 기분 나빠? 기분 나쁘면 날 때려. 네가 나를 때릴 수만 있다면, 너를 인정해 줄게!”말하면서 김 비서는 오른쪽 얼굴을 여직원 앞에 내밀며 도발하는 자세를 취했다.짝!김예훈이 한 걸음 앞으로 나가 김 비서를 한 대 쳤다.“이런 이상한 요구는 처음 들어. 다들 들었지? 이 사람이 나보고 때리라고 했어. 내가 지금 때렸는데, 후과는 엄중해?”우월감에 찌든 김 비서는 그대로 날아가 바닥에 내팽개쳐졌고, 입과 코에서는 피가 흘러나왔으며 얼굴에는 새빨간 손바닥 자국이 선명했다.그녀는 완전히 멍해져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 이곳에서 누군가 자신에게 감히 손을 댈 줄은 꿈에도 몰랐다.이시카 그룹 사람들은 늘 자사 제품이 전 세계에서 잘 팔린다는 자만심에 가득 차서 제멋대로 행동했다.이런 대우를 받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일본인들은 하나같이 정신이 혼미해지고 믿기 힘들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이런 일이 절대로 일어나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진주 재단이 세계적으로 퇴출당하는 게 하나도 두렵지 않은 거야?’김 비서는 겨우 정신을 차리고 비틀거리며 일어나 김예훈을 가리키더니 분노 어린 웃음을 지었다.“개자식! 감히 나를 때려!”짝!김예훈은 또 뺨을 한 대 날렸다. 김 비서는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섰다.“어때? 느낌 안 왔어? 한 대 더 맞을래?”김예훈은 휴지를 꺼내 손가락을 닦으며 혐오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한 대 더 맞을래? 내가 사람 뺨 때리는 데는 꽤 능숙하거든. 부족하면 얼마든지 더 때려 줄게!”이 말에 현장은 순식간에 정적이 흘렀다. 거의 모든 사람이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김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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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30화

“김 비서님, 오늘 일은 전부 제 잘못이에요. 모든 일은 저 하나 때문에 벌어진 거예요. 절 고소하시든 잡아가시든 상관없어요. 제가 다 책임지겠어요.”이소연은 조금은 두려웠지만 당당히 가슴을 펴고 이시카 다이지 일행을 바라보며 말했다.“이 모든 일은 진주 재단과 정의감에 나서 준 이분과 상관없어요.”“이 사람과 관련이 있는지 없는지는 네가 정할 일도 아니고 진주 재단이 결정할 일도 아니야. 설령 김태훈과 김현민이 와도 결정할 수 없어!”이때, 콧수염을 기른 이시카 다이지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는 분노에 찬 김 비서에게 진정하라는 듯 손을 내저었다.그리고 뒷짐을 진채 앞으로 한 걸음 내디디며 특유의 오만함을 풍겼다.“오늘 이 일은 나만 결정할 수 있어!”이시카 다이지는 이시카 그룹을 대표해 수없이 많은 외교 협상에 나섰다. 그는 수많은 약소국의 여배우들과 잠자리를 같이했고 상류층 아가씨들을 협박했으며 중동의 석유 왕자들과도 의형제를 맺었다.그가 가는 곳마다 사람들은 그를 추대하였고 그의 말에 따라 움직였다.진주에 와서도 이전 진주 재단의 사람들은 그를 따라다니며 아첨했다.하지만 생각지도 못하게 새로 부임한 사장이 자기에게 무례한 것도 모자라, 일반 직원까지 그를 무시했다.그때 이시카 다이지는 음산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했다.“분명히 말해 줄게. 오늘 여기 있는 단 한 놈도 빠짐없이 책임지게 될 거야! 나, 이시카 다이지가 한 말이야!”말이 떨어지자 그의 곁에 있던 화려한 옷차림의 남녀들은 싸늘한 눈빛으로 김예훈을 노려보았다. 그와 이소연 일행은 큰일 날 거라고 확신하는 눈치였다.“그래? 고작 일본인이 감히 우리나라 땅에서 까불어? 그리고 우리한테 책임지게 하겠다고? 좋아. 나 오늘 여기에 있을 테니 사람 불러. 재간이 있다면 날 제압해서 네 앞에 무릎 꿇게 해봐. 그렇게 못하면 당신들은 전부 끝장이야!”김예훈은 냉담한 표정을 지으며 이시카 다이지를 길가의 벌레처럼 여기며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이런 태도에 이시카 다이지의 얼굴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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