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내 남편은 억만장자: Bab 3281 - Bab 3290

3691 Bab

제3281화

언니가 그렇게 웃는 걸 보자 선우정아는 언니가 또 오해하고 있다는 걸 단번에 알아챘다.하지만 굳이 해명할 생각은 없었다.애초에 전창빈을 향한 마음은 순수한 감탄일 뿐이었다.전창빈이 만들어주는 요리며 디저트가 자기 입맛에 딱 맞는 것도 이유였다.게다가 그녀만 맛있게 먹은 것도 아니고 언니 역시 한마디 불평 없이 잘 먹었으니 딱히 할 말은 없었다.어쨌든 전창빈이 와서 일을 시작한 지 이틀 동안 언니는 그가 만든 음식에 단 한 번도 불만을 제기한 적이 없었다.“전창빈이 요리하는 메뉴는 매번 똑같지만 만들어내는 맛은 정말 흠잡을 데가 없어. 나랑 동갑인데 요리 실력이 이 정도라니... 솔직히 타고난 재능이야. 그리고 요리책 연구도 정말 열심히 하는 것 같아.”선우민아는 드물게 전창빈을 칭찬하며 그의 요리 실력을 인정했다.“아저씨가 그러시던데. 전창빈이 가져온 짐은 갈아입을 옷 몇 벌 빼고는 전부 요리책뿐이라고 했어.”똑같은 레시피로 만들어도 사람마다 맛이 다르게 나온다.어떤 사람은 색감도 맛도 모두 훌륭하게 해내지만 어떤 사람은 보기에는 멀쩡해도 맛이나 불 조절이 미묘하게 어긋난다.“어릴 때부터 요리하는 걸 좋아했대요. 자기 취미를 이렇게 직업으로까지 키워낸 건 정말 대단한 일이죠.”선우정아는 전창빈에 대해 예전부터 좋은 인상이 있었다.“민기는 평소에는 깨워도 일어나질 않는데 요 며칠은 스스로 아침 일찍 일어나더라고. 전창빈이 만든 아침을 먹고 학교 가야 한다면서 말이야.”선우민아는 흐뭇하게 웃었다.그녀의 친남동생 선우민기는 선우씨 가문에서 몇십 년 만에 태어난 소중한 남자아이였다.부모는 물론이고 삼촌들과 이모들, 그리고 일가친척 모두가 그를 아끼고 또 아꼈다.하지만 그렇게 지나치게 귀여워하면 버릇없이 자랄까 걱정돼서 선우민아는 다른 가족들과 달리 엄격하게 동생을 단속했다.그래서 선우민기는 가끔은 제멋대로 굴었지만 적어도 버릇없는 아이는 아니었다.겨울철이면 아침에 일어나는 게 특히 더 싫어지는데 따뜻한 방 안에서 나오고 싶지 않아 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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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82화

“아가씨.” 전창빈과 강진이 사무실 문 앞에 서 있었고 문이 열리자 두 사람은 공손하게 선우정아에게 인사를 건넸다.마침 퇴근 시간이었기에 비서 역시 저녁 식사를 위해 아래층으로 내려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전창빈은 회사 식당의 주방을 빌려 선우민아의 점심을 준비했는데 늘 퇴근 몇 분 전을 딱 맞춰 음식을 가져왔다.회사 직원들과 식사 시간이 겹치지 않도록 배려한 것이었고 덕분에 선우민아의 업무 시간에 방해도 되지 않았다.식당에서 사무동까지 그리고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최상층까지 올라오는 데는 시간이 꽤 걸렸다.“아저씨, 전창빈 씨, 오셨어요.” 선우정아가 몸을 옆으로 비켜 두 사람을 안으로 들였다.“마침 퇴근하던 참이에요.”강진과 전창빈은 조용히 사무실 안으로 들어왔다. “대표님.”두 사람은 먼저 선우민아에게 공손하게 인사한 뒤 소파 앞으로 다가가 보온 도시락을 내려놓고 하나씩 열기 시작했다.따끈한 김이 올라오는 요리를 하나하나 꺼내서 티 테이블 위에 정갈하게 세팅했다.선우민아도 다가왔다.“식사하세요. 저희는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다 드시고 나면 불러주세요. 들어와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전창빈은 두 자매에게 각각 국을 한 그릇씩 덜어주었다.기본적인 반찬은 늘 그렇듯 3가지 반찬과 국물 요리 하나였다.거기에 다과 두 상자가 더해졌다.하나는 선우민아 몫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밥을 함께 먹는 선우정아 몫이었다.“네.”선우민아는 짧게 대답했다.“저흰 사무실 밖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강진이 공손하게 말하자 선우민아는 고개를 끄덕였고 두 사람은 말없이 사무실 밖으로 나갔다.선우민아와 선우정아는 식사할 때 말을 거의 하지 않았다.그게 식사 속도를 높이기 때문이다.얼마 지나지 않아 전창빈이 가져온 음식은 말끔히 비워졌다.“전창빈 씨는 요리만 잘하는 게 아니라 눈치도 기가 막히게 빠르네요. 우리 둘이 먹을 양을 딱 적당하게 맞췄어요.”고작 이틀, 사흘밖에 안 됐는데 벌써 두 사람의 식사량을 정확히 파악한 걸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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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83화

“언니는 운동도 거의 안 하는데 항상 모델 체형을 유지하는 건 다 제대로 못 먹어서 그런 거예요.”선우정아가 진지하게 말했다.선우민아는 늘 음식이 맛이 없으면 참고 굶는 편이었고 늘 제대로 먹지 못하고 거기에 일까지 바쁘니 살이 찔 리가 없었다.“전창빈 씨 덕분에 언니가 이렇게 편하게 식사할 수 있게 된 거잖아요. 이게 배려가 아니면 뭐예요? 언니가 특별히 좋아하는 디저트는 없지만 그래도 전창빈 씨가 준비 해주는 건 언니가 먹을 수 있는 것들이에요. 나 비교해 봤어요. 제 건 좀 대충 담은 거 같더라고요. 물론 다 정성껏 만든 거라 맛은 다 좋아요. 그런데 언니 거랑 내 거랑 보면 누가 봐도 언니 거는 더 신경 쓴 티가 나요. 게다가 요 며칠 사이에 우리 점심시간도 여유가 좀 생겼잖아요. 언니도 오후에 커피 덜 마시게 됐고요.”선우민아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정아야, 너 솔직히 말해. 혹시 전창빈한테 매수당한 거 아냐? 지금 이러는 거 다 그 사람 시켜서 그러는 거지?”“언니, 무슨 소리예요. 그 사람이 온 지 고작 이틀, 사흘인데 저를 어떻게 매수해요. 그냥 제가 느낀 대로 말하는 거예요.”선우민아는 한숨을 쉬며 현실적인 조언을 했다.“넌 까맣게 잊었나 본데 전창빈은 내가 힘들게 데려온 개인 셰프야. 나랑 우리 가족들 위해 일하는 사람이야. 당연히 내 입맛에 맞추는 게 기본이지. 그게 아니라면 내가 뭐 하러 그렇게 공들여 데려왔겠어? 애초에 내 입맛 못 맞추면 바로 돌려보낼 생각이었다니까. 그는 아직 수습 기간이야. 한 달도 못 채우고 잘릴 수도 있어. 본인도 알 거야. 이 일 자체가 본인한테 도전이라는 걸 말이야. 지금 잘리면 어떨 것 같아? 전창빈은 먼 길 오느라 고생만 하고 얻는 것도 없고 나도 다시 셰프 구하느라 귀찮아지고. 그러니까 당연히 나한테 잘해야지. 전창빈 씨는 머리 좋은 사람이야. 그런 거 다 계산하고 행동하는 사림이지.”그렇게 말하면서 선우민아는 선우정아를 껴안고는 농담처럼 다그쳤다.“말해봐. 이거 다 우리 엄마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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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84화

전창빈은 스스로 창업했고 여러 회사를 가지고 있다고 했고 그가 풍기는 기품이며 외모, 말투나 태도까지 평범하지 않다는 걸 누구나 알 수 있었다.그러니 부모님이 괜히 기대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부모님은 딸을 멀리 시집보내기 싫어했다. 그녀 역시 타지로 시집갈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부모님이 조급해지면 차라리 전창빈을 데릴사위 삼자는 생각까지 할지도 모를 일이었다.“아냐, 큰아버지랑 큰어머니가 어떻게 나한테 그런 말을 시키겠어요? 전창빈 씨는 온 지 고작 며칠 됐다고요. 아직 다들 그 사람 정체를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걸요.”선우정아가 웃으며 말했다.“그냥 제가 밤에 잠 안 올 때 소설 같은 걸 보다 보니까 괜히 민감해진 거예요. 자꾸 소설 내용이랑 현실을 겹쳐서 생각하게 돼요.”“네가 불면증이라고?”선우민아가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그건 네가 요즘 덜 바쁘다는 뜻이네. 마침 잘됐어. 문성 그룹의 프로젝트 너한테 맡길게.”“언니, 그 프로젝트 진짜 하기 싫은데요.”선우정아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게다가 그 프로젝트 담당자가 오명식이란 말이이에요. 나 그 인간이랑 어릴 때부터 사이 안 좋았잖아요.”“오명식이 어떻게 문성 그룹에 들어간 거야? 아, 맞다. 문성 대표가 자기 외삼촌이랬지. 친형이 있는 오씨 가문에서도 형 밑에 있기 싫어서 뛰쳐나온 자식이 결국 문성 그룹으로 갔구나.”“그 인간은 진짜 비호감이에요. 겉으로만 멀쩡하고 속은 완전 양아치라니까요. 보기만 해도 열받아요. 나중에 분명 별별 트집 다 잡을걸요. 괜히 시비 걸까 봐 겁나요.” 선우정아는 투덜거리면서도 덧붙였다.“근데... 언니 앞에서는 어쩔 수 없이 얌전하긴 하더라고요. 딴 사람 앞에서는 완전히 다른가 봐요.”“진짜 언니만 보면 꼼짝 못 하더라니까요. 그 무서운 눈빛 앞에서는 꼬리 내릴 수밖에 없죠.”선우정아는 언니를 존경하는 눈빛으로 바라봤고 선우민아는 얼굴 한 번 굳히기만 해도 자연스럽게 엄청난 포스가 흘렀다.그 칼날 같은 시선 앞에서는 아무도 함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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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85화

오명식은 어릴 적부터 선우정아를 괴롭히기 일쑤였고 그 때문에 선우정아는 자주 그와 싸움을 벌였다.나이가 들어서는 주먹다짐은 없어졌지만 여전히 오명식 이야기가 나오면 피할 수 있으면 피하려 했다.특히 그의 웃는 눈매와 장난기 가득한 복숭아꽃 같은 눈이 너무 싫었다.늘 웃는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은 마치 그가 그녀를 좋아하는 줄 알 정도였다.“알겠어요...”선우정아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너도 얼른 네 사무실 가서 좀 쉬어. 오후에 회의 있잖아.”선우민아는 다과 상자 하나를 집어 들어 동생 손에 쥐여주며 부드럽게 말했다.“오명식이 너한테 무슨 짓이라도 하면 언니 출장 다녀와서 제대로 혼내줄게.”“요즘엔 그 인간도 나한테 손 안 대요. 설령 덤벼도 무서울 게 없어요. 나 걔랑 싸워서 진 적 없거든요.”그 말에 선우민아는 일부러 우울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투덜댔다.“너 그 깡다구로 시집은 갈 수 있겠냐? 정말로 걱정돼.”선우정아는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저도 오명식한테만 그래요.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다들 제가 매너 있고 여유 있는 둘째 아가씨인 줄 안다고요. 언니도 잠깐이라도 쉬어요. 저도 들어가서 좀 자야겠어요.”“그래. 얼른 가.”선우정아는 다과 상자를 들고 사무실을 나섰다.밖에 전창빈과 강진이 여전히 기다리고 있는 걸 본 그녀는 둘을 향해 말했다.“아저씨, 전창빈 씨. 들어가서 정리하세요. 언니 이제 점심시간이라 좀 쉴 거예요.”“네.”두 사람은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선우정아는 그 자리를 뜨기 전 전창빈을 힐끗 두어 번 더 바라봤다.전창빈은 본래 자신이 사업을 하는 사람인데도 나이가 젊다 보니 자칫하면 대표라는 신분에서 셰프로 내려오는 걸 못 받아들일 수도 있었다.하지만 그는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적응했고 늘 예의 바르게 행동했다. 마치 강진과 다를 바 없이 말이다.자존심 부리는 기색 하나 없이 대기업 대표의 전속 셰프로 일하는 걸 전혀 수치스럽게 여기지 않았다.그런 점들이 오히려 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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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86화

선우민아가 출장을 가려던 참이었다.전창빈은 다시 공손하게 말을 이었다.“알겠습니다.”이때 강진이 말을 꺼냈다.“출장 가시는데 전창빈 씨가 함께 갈 필요 없나요?”선우민아의 입맛이 무척 까다로웠기에 출장을 가서도 입맛에 맞는 음식을 찾기 힘들었다. 하여 가정 요리사를 데리고 가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예전에는 그녀는 출장을 잘 가지도 않았다.선우민아가 잠깐 침묵했다.전창빈은 묵묵히 물건들을 정리하면서 속을 중얼거렸다.‘이렇게 까다로운 사람이 먼 곳에 가면 음식도 마음에 들지 않을 게 뻔한데...'몇 분 동안 고민하던 선우민아는 결국 자신의 위를 위해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그럼... 전창빈 씨, 돌아가서 짐 좀 챙겨서 오후 5시에 저와 같이 출장 가요. 집사님, 전창빈 씨가 저와 함께 출장 간다는 사실을 가족들 외에는 아무에게도 알리지 마세요.”선우민아는 출장을 가는데 젊은 요리사를 데리고 다닌다는 소문이 퍼지면 여러 가지 험담과 소문이 나돌까 봐 걱정했다.비록 A시 사람들 모두가 선우민아의 입맛이 까다롭다는 사실과 선우씨 가문에서 요리사를 뽑을 때마다 요리 대회처럼 화려하게 진행하는 걸 알지만 여전히 뒷담화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걱정하지 마세요. 제 입이 무거운 걸 아시잖아요.”강진이 진지하게 약속했다. 그는 선우민아가 부탁한 일은 모두 완벽하게 처리할 자신이 있었다.“전창빈 씨가 저와 함께 출장 가는 동안 다른 사람이 창빈 씨의 자리를 대신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선우씨 가문에는 다른 요리사들도 있었다. 이 가문의 사람 중에서 선우민아만 입맛이 까다로울 뿐 다른 사람들의 요구도 까다로운 것은 아니었다.선우씨 가문에서 요리사로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오성급 호텔에서 주방장으로 일했던 사람들이다.요리 실력이 뛰어난 편이다.“아가씨, 안심하세요. 모든 건 제가 잘 준비해 놓겠습니다. 다만 선우민기 도련님께서 잠깐 불평을 늘어놓을 수도 있을 뿐이죠. 제가 도련님께 설명해 드리면 이해하실 겁니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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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87화

전창빈과 강진은 같은 차를 타고 왔다. 돌아가는 길에 전창빈이 강진에게 물었다.“아가씨는 출장을 가시면 보통 호텔에 묵으시나요? 아니면 따로 집을 사서 지내시나요?”“이번 출장은 어디로 가시는지 말씀 안 하셨지만 보통 지사가 있는 곳에는 아가씨의 집이 있어요. 출장 가실 때마다 아가씨의 집에서 지내는데 크지는 않지만 일꾼들도 그곳에 살고 있기도 해요. 생활용품도 다 구비되어 있고요. 만약 단순히 협상하러 가시는 거라면 호텔에 묵으시는데 그럴 땐 로얄 스위트룸을 쓰세요. 거기서도 직접 요리할 수 있게 준비되어 있거든요.”“창빈 씨가 아가씨와 함께 출장 가실 때면 필요한 물건들만 챙기시면 돼요. 요리를 못 하는 환경이면 데리고 가지도 않으실 테니까.”전창빈은 잠깐 생각하다가 말했다.“그렇군요. 그럼 제가 돌아가서 짐을 좀 챙길게요. 많이 가져갈 필요는 없고 양념 몇 가지만 챙기면 될 것 같아요. 재료는 현지에서 사면 되니까.”출장에 재료까지 챙겨 가는 건 확실히 불편했다.강진이 전창빈에게 당부했다.“채소는 꼭 신선한 거로 사야 해요. 아니면 필요한 재료 리스트를 주시면 제가 사람을 시켜 보내드릴게요.”전창빈은 그렇게 하면 비용이 너무 많이 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선우씨 가문의 재력은 약한 편이 아니었다. 전씨 가문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으니까. 게다가 선우민아는 가문의 주인이고 출장 한 번 다녀오면 얻는 이익이 어마어마했다.집에서 그녀를 위해 돈을 좀 쓴들 무슨 상관이랴. 배만 안 고프면 그만인 것을.“그렇게 해주시면 더 좋겠네요. 재료의 안전성도 확보할 수 있고요. 아가씨와 출장 가서 제가 직접 장을 보려면 며칠 정도 있는 것뿐이기 때문에 아마 시장에서 장 봐올 것 같거든요.”전창빈의 형수 하예정은 채소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지만 농약을 아예 안 쓰는 것은 아니었다. 정말 어쩔 수 없는 일들이다.대부분 시장의 채소는 큰 도매시장에서 들어오는 것들이었다.대량으로 재배된 채소와 직접 키운 채소는 정말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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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88화

강진은 정말 선우민아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모양이었다.선우민아가 출장을 한 번 가려 하니 강진은 전창빈에게 같은 말을 반복하며 신신당부하고 있었다. 마치 전창빈이 금방이라도 까먹을까 봐 걱정이라도 하듯이 말이다.전창빈에게 선우민아를 잘 보살펴달라고 했지만 아마도 전창빈이 젊은 미혼 남자이고 선우민아 역시 미혼이라는 점을 고려했는지 강진은 다시 마음을 바꿨다.남녀가 단둘이 있으면 문제가 생기기 마련인 법. 전창빈이 엉뚱한 생각을 할 수 없도록 그냥 요리만 시키기로 한 것이다.선우민아를 돌보는 건 여자 경호원들이 할 일이었다.하지만 전창빈은 애초에 그런 생각조차 없었다. 아직 선우민아 곁에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비록 그녀가 할머니께서 정해주신 아내라는 건 알고 있지만 금방 알게 된 사이에 깊은 감정이 생길 리도 없었다.하여 전창빈은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그저 요리를 잘해서 선우민아에게 평가를 받고 부족한 점을 고쳐 자신의 실력을 더욱 높이는 것만 생각하기로 했다.전창빈은 자신이 만드는 모든 요리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선우민아도 흠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해지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기록하고 있었다.매번 사용한 재료의 양, 불의 세기, 요리의 완성하기까지 전부!나이가 들면 이 기록들을 정리해 몇 권의 요리책으로 만들어 그의 집안의 가보로 자손들에게 물려주려고 생각 중이었다.혹은 자신의 후계자에게 평생의 노하우를 전수해 그의 요리들을 더욱 빛을 내게 할 계획이었다.강진은 전창빈에 대한 인상이 좋았고 선우민아도 똑똑한 여자라 남자들에게 휘둘리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 게다가 전창빈은 요리에만 매진하는 사람이기에 별다른 문제는 없을 거라 여기며 마음을 그나마 시름을 놓았다.선우씨 가문의 저택에 도착하자 강진은 전창빈이 선우민아와 출장 갈 수 있도록 숙소로 가서 짐을 챙기라고 했다.강진은 큰 주방에서 요리사 한 명을 불러와 당분간 전창빈 대신 일 하게 했다.전씨 가문의 각 집안의 요리사로 일하는 건 급여도 달랐다. 비록 임시로 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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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89화

“전창빈 씨가 잘하고 있는 거 아니었어요? 민아도 창빈 씨가 만든 음식에는 흠을 못 잡던데.”한경주가 의아해하며 물었고 강진이 대답하기도 전에 아쉬운 듯 덧붙였다.“요리를 정말 잘하던데... 하지만 사업체를 운영하는 사장인지라 신분 변화를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수도 있지.”선우씨 가문에서 가정 요리사로 일하는 것은 하인과 같은 대우였다.전창빈은 실력도 있고 사업가로서 돈도 충분히 벌고 있다. 여기에 온 건 단지 도전을 위한 거였을 것이기 때문에 견디지 못하고 그만두는 것도 이해가 갔다.‘휴... 이제 겨우 이틀밖에 안 됐는데 또 바꿔야 하다니.’한경주는 집안에서 요리사가 자주 바뀌는 것에 이미 무감각해졌다.“민기가 창빈 씨의 요리를 특히 좋아하던데. 다양하고 동물 모양으로 예쁘게 만들어 주니까 민기와 민수가 환장했었는데...”강진은 한경주가 말을 마치고 나서야 다시 부드럽게 설명했다.“사모님, 전창빈 씨가 그만둔 건 아닙니다. 큰아가씨가 출장을 가시는데 전창빈 씨를 데리고 가시겠다고 해서 당분간 대체할 사람을 배치하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민아가 출장을 간다고? 그렇게 오래 간대요? 가정 요리사까지 데려가다니...”한경주가 걱정스럽게 물었다.“혹시 어느 지사에 큰 문제라도 생겼나요?”“그건 저도 모릅니다. 제가 아가씨께 점심밥을 드렸을 때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무슨 문제든 아가씨께서 직접 나서시면 다 해결하실 수 있을 테니까요.”강진은 선우민아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가 있었기에 그녀가 해결하지 못할 문제는 없다고 생각했다.한경주도 이미 사업에서 손을 뗀 지 오래였고 그녀의 딸이 어떤 상황에서도 잘 처리할 거라 믿었다. 선우민아는 이제 막 취임한 그때의 선우민아가 아니었다.“전창빈 씨가 민아의 삼시 세끼만 책임지면 된다고 전해주세요. 다른 일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요.”한경주는 무척 경계하고 있었다.선우씨 가문에는 딸이 많고 아들은 또 너무 어렸다. 장녀 선우민아가 가문을 이끌어야 하는 상황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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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90화

전이진은 공항에 마중 나가려 했지만 여운초는 경호원들과 함께 차를 타고 돌아오겠다면서 극구 말렸다.“이제 눈도 뜨고 잘 보이는데 너무 걱정하지 마. 내가 좀 더 독립적으로 지내게 해줘.”전이진에게는 아내의 말이 곧 법이었다. 게다가 그 역시 너무 바빴고 여운초가 배려해주어서 마중을 가지 않고 일만 끝내고 집에서 기다렸다.물론 여운초가 좋아하는 음식도 상에 가득 차려놓았다.여운초는 비행기에서 기내식을 먹었지만 공항에서 집까지 거리가 꽤 멀었기 때문에 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배가 많이 고팠다.비는 언제 그쳤는지 모르지만 땅은 여전히 축축했고 하늘도 음울했다.지금은 아침보다 기온이 더 떨어졌다.차 소리가 나자 전이진이 집에서 뛰어나왔다. 마침 여운초가 차에서 내리는 모습을 보고더니 재빨리 계단을 내려오며 웃으며 말했다.“여보, 고생했어. 끝내 돌아왔네.”여운초는 회사에서 며칠을 보내느라 확실히 지쳐 있었다. 박아름이 임신 중이라 한동호가 아내를 좀 더 보살펴야 했기 때문에 여운초가 더 많은 일을 떠맡았다.여씨 가문의 사업은 원래 그녀의 책임이기도 했다.한동호는 여운초와 여씨 가문을 위해 너무 많은 것을 희생했다. 이제는 그도 좀 쉬면서 그의 아내와 행복한 시간을 보낼 때도 되었다.“그렇게 힘들지는 않았어. 동호 오빠가 다 잘 준비해주어서 그냥 펼쳐놓은 사업을 하기만 하면 됐거든.”전이진은 그녀의 작은 여행 가방을 들고 함께 계단을 올라 집으로 들어가며 물었다.“형수님은 괜찮아?”“괜찮긴 한데 입덧이 좀 심하대. 동호 오빠가 엄청나게 걱정하고 있어.”“어쩔 수 없는 일이지. 성씨 가문의 큰 사모님도 입덧이 심해서 기현 씨가 아예 아이를 지우자고 했던 적도 있대. 우리 형수님과 효진 씨는 그래도 운이 좋은 편이야.”하예정과 심효진은 입덧이 심하지 않아 가끔 한두 번 토하더니 더는 입덧하지 않았다.잘 먹고 잘 자서 다른 임신부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는 중이었다.여운초는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임신 10개월은 정말 힘들어. 엄마가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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