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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11화

“알겠습니다. 다음에 기회 되면 제가 사모님께 음식 대접을 할게요.”여운별은 입구에 서서 하예정 일행이 떠나는 것을 지켜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안으로 들어가는 척했지만 곧장 다시 나왔다. 이번 방문은 단순한 눈가림에 불과했다.용태호로부터 관성에 중요한 인물이 도착해 몇몇 유력 가문과 접촉했다는 정보를 받은 여운별은 서둘러 이곳으로 왔던 것이다. 하예정과 이경혜가 이곳에서 윤미라를 만난다는 소식을 듣자 아직 몸도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피 가면을 쓰고 경호원 두 명을 데리고 급히 출동했다. 하지만 이미 늦어버렸다.차에 오르자 여운별은 곧바로 용태호에게 전화를 걸었다.“태호 씨, 누가 왔는지 확인하지 못했어요. 제가 도착했을 때 그들이 이미 떠나려 하고 있었어요. 성씨 사모님과 노씨 사모님도 현장에 있어서 더 묻기도 어려웠어요.”사실 윤미라와 이경혜가 없었어도 하예정에게서 정보를 캐내는 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여러 번의 ‘우연한 만남'을 연출했지만 ‘용씨 사모님'이라는 신분으로는 하예정의 친구가 되기에 아직 역부족이었다.하예정과 여운초는 여전히 그녀를 여운별과 연관 지으며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었다. 여운별과 용씨 사모님이 함께한 장소에 나타나지 않는 이상 하예정 일행은 계속 그녀를 의심할 것이다.“두 사모님이 함께 모인 이유가 뭐지?”용태호가 뒤얽힌 목적을 달하려는 이상 관성에서 기회를 잡으려면 관성의 주요 가문들에 대한 정확한 정세 판단이 필요했다.하예정이 전태윤과 결혼하기 전까지 노씨 가문과 성씨 가문은 사이가 좋지 않았다. 노씨 가문은 전씨 가문과 친밀한 관계였던 반면 전씨 가문과 성씨 가문은 서로 경쟁 관계에 놓여 있었다. 이로 인해 노씨 가문과 성씨 가문도 자연스레 갈등을 빚게 되었다.이경혜의 기세도 등등했으나 윤미라 역시 물러설 줄 모르는 여자였다. 연회에서 우연히 마주친 그들은 서로의 존재를 부정이라도 하듯 고의로 시선을 피하며 얼음 같은 침묵을 이어갔다.두 가문의 관계가 개선된 시점은 하예정의 어머니가 이경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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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12화

노동명은 전태윤의 절친이었고 하예진은 전태윤의 처형이라는 신분 덕에 그를 자주 만날 수 있었다. 알 수 없는 방법으로 노동명의 마음을 훔친 하예진은 그에게 그녀 아니면 안 된다는 극단적인 선택까지 생각까지 하게 만들었다.윤미라는 이 결혼을 반대했었다. 그녀가 원하는 며느리 후보는 손은경이라는 재벌가 딸 이였다. 노동명도 과거 손은경을 만난 적도 있었지만 결국 이혼녀 하예진에게 패배하고 말았다.하예진과의 결혼을 고집한 노동명은 심지어 교통사고까지 당했다. 아들의 사고 소식을 듣자 윤미라 부부는 결국 항복했고 두 사람의 관계를 묵인할 수밖에 없었다.참으로 분통 터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여운별이 출소 후로 그 소문을 듣던 날 그녀의 시기와 분노는 극에 달했다.여태웅 부부가 사고당하기 전 추미자는 여운별을 전씨 가문에 시집보내려고 안간힘을 썼다. 진짜 재벌가는 전씨 가문이라며 여씨 가문의 재산 따위는 비교도 안 된다고 말이다.하지만 추미자가 아무리 노력해도 성과는 없었고 여운별은 전씨 가문의 아들들에게 단 한 번도 주목받지 못했다. 오히려 시각장애인 여운초가 전씨 가문의 둘째 도련님의 마음을 사로잡아 둘째 며느리가 되었다.‘왜?’여운별은 하늘을 향해 수없이 외쳤다. 왜 자신이 원하는 것은 항상 이루어지지 않는지, 왜 다른 사람들은 가뿐하게 그 모든 것을 손에 넣는지.용태호는 여운별의 말에서 시기심을 알아채고 이렇게 말했다.“운명은 어쩔 수 없는 일이야. 부러워한들 따라갈 수 없는 거지.”여운별은 침묵으로 답할 뿐이었다.그는 여운별이 그런 복이 없다는 뜻으로 말했다.‘그럼 난 당신의 내연녀로 살 운명이라는 거냐!'용태호가 말을 이었다.“관성에 온 그분들을 다시 조사해 볼게. 그리고 유치원이 방학하면 예정 씨와 우빈의 동선을 잘 파악해 봐. 혹시 관성을 떠나는지, 어디로 가는지.”그의 진짜 목적은 우빈을 통해 예준성의 양자를 접촉하고 그 아이가 자신이 제거해야 할 대상인지 확인하는 것이었다.여운별이 주저하며 말했다.“그건... 어려울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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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13화

용태호는 잠시 침묵하더니 말했다.“그 제안 괜찮다. 너와 몸매, 목소리가 비슷한 사람을 찾아 네 얼굴과 똑같은 인피 가면을 만들어볼게.”“두 사람의 의심만 풀리면 돼요.”여운별이 대답했다. 그녀는 마치 자신의 정체성을 빼앗기는 기분이 들었는지 가짜 여운별이 자주 눈에 띄는 것이 달갑지 않았다.용태호는 여운별의 속마음을 꿰뚫고 있었다.“걱정하지 마. 내가 알아서 잘 처리할 테니. 이제 돌아가서 잘 쉬어. 네 몸은 네 거다. 아끼든 말든 네 선택이지만.”이 말 뒤에는 숨은 위협이 깔려 있었다. 아직은 쓸모있는 사람이니 목숨을 소중히 여기라는 뜻이다. 유산 때문에 몸이 너무 허하여 그의 일을 망치면 안 되었으니까.“바둑판의 바둑알이 쓸모없어지면... 죽음뿐이야. 무슨 말인지 알지?”용태호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덧붙였지만 여운별의 등골에는 식은땀이 흘렀다. 그녀는 속으로는 용태호를 원망했지만 감히 드러내지 못했다.‘내가 유산하게 된 진짜 원인은 누구 때문이야? 바로 너잖아! 다음부터는 피임조치 없이는 절대 할 생각하지마!'여운별은 쉽게 굴복하지 않겠다고 마음속으로 굳게 다짐했다.하지만 그녀는 이미 잊어버린 듯했다. 예전에 어떤 발버둥을 쳐도, 어떤 저항을 해도 용태호에게 짓밟혔던 그 날들을. 그의 뜻에 따르지 않으면 협박을 당하고 또 몸까지도... 여운초는 애초에 저항 자체가 불가능했다.“태호 씨, 걱정하지 마세요. 잘 쉴게요.”여운별은 자신의 몸 상태가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가끔 어지러움을 느꼈다. 그녀를 돌봐주는 산후조리사는 적어도 15일은 침대에서 쉬어야 한다고 내내 강조했지만 그녀는 끝끝내 듣지 않았다. 추운 날씨에 나돌아다니면 산후병 남는다는 경고도 무시한 채 여운별은 다시 길을 나섰다.‘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건 다 여운초와 하예정 때문이야!'그러나 그 두 사람은 잘만 살고 있었다. 여운초는 분노가 치밀어올라 갑자기 소리쳤다.“여씨 가문의 저택에 갈 거예요. 여운별의 신분으로!”경호원들은 무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기만 했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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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14화

여운별은 이 큰 개들에게 쫓기고 물린 적이 있어 트라우마가 생겼다.그녀는 그 개들을 보자 차를 가까이 대지 못하고 멀리서 세운 뒤에도 차에서 내리지 못했다.여운별은 휴대폰을 꺼내 동생 여천우에게 전화를 걸었다.여천우는 전화를 받지 않았고 몇 분이 지나서야 전화를 다시 걸어왔다.“여천우, 너 어디 갔다가 이제야 전화해? 핸드폰을 안 가져갔어? 내 전화를 안 받다니 네 눈엔 나라는 누나도 없니? 맨날 그 눈먼 누나한테만 잘 보이려고 하지. 그래, 그녀가 지금 힘도 세고 잘 나가니까 그녀의 다리만 껴안고 편하게 살겠다 이거지?”여천우가 말도 못 꺼내 보고 전화가 연결되자마자 여운별에게 욕을 들어야 했다.“나 지금 근무 중이어서 전화를 받을 수 없었어. 지금처럼 화장실에 숨어서야 전화할 수 있단 말이야.”여천우는 어쩔 수 없이 변명했다. 남매끼리 전화를 하든 만나든 항상 말다툼이 벌어졌고 여운별은 항상 그를 꾸짖었다.“근무? 어디서 일해? 봐봐, 네가 부모님께서 넘겨주신 재산을 모두 여운초에게 맡기더니 장님이 다 가로챘지? 이제 방학 때 아르바이트까지 뛰면서 다음 학기 등록금을 벌어야 하는 신세가 됐구나!”여천우는 머리가 아파지며 말했다.“누나, 제가 말을 끝낼 때까지 꾸짖지 마! 좀! 내가 스스로 방학 일자리를 구한 거야. 우리 회사에서 일하고 있거든.”“우리 집 회사에서 일한다고.? 그럼 너 지금 관성에 없어?”여천우가 대답했다.“응. 설 쯤에 다시 돌아갈 거야.”여운별은 다시 욕을 내뱉었다.“겨울방학이 며칠이나 된다고 알바까지 뛰어? 이거 여운초 그 년이 시킨 거지? 집에 박혀있는 모습이 꼴 보기 싫었나 보지? 네가 알바 뛰면서 얼마나 벌겠어? 시급이 얼마야? 한 시간에 20만 원은 돼? 그거보다 못 주면 널 공짜로 부려먹는 거나 다름없어!”여천우는 여운별에게 대답하고 싶지 않았다.여운별도 동생의 대답을 기대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저 여운초를 욕할 구실을 찾고 있을 뿐이다.“네가 관성에 없으면 나 집에 못 들어가잖아. 나 지금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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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15화

눈앞에 훤히 보이는 집인데도 여운별은 감히 들어가지 못했다. 그리고 여운초에 대한 원한이 점점 더 깊어져만 갔다.여운별은 부모님이 그들 명의의 재산을 남동생 여천우에게 전부 넘겼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여천우는 아직 아직 학생이었기에 여씨 그룹의 사업은 모두 여운초에게 맡긴 상태였는데 이 사실들을 떠올릴 때마다 여운별은 그녀의 부모님까지 원망했다.“언젠간 너희들 모두 내 앞에 무릎 꿇고 죽도록 빌게 해주겠어!”여운별은 악을 쓰며 중얼거렸지만 결국 차를 앞으로 몰아가지는 못하고 방향을 돌려 여씨 가문의 저택을 떠났다.그녀는 다시 여운초가 영업하고 있는“꽃필 무렵” 꽃 가게로 갔지만 그곳에도 없었다.두 직원에게 물어봤지만 아무런 대답도 얻어내지 못했다.여운별은 가게를 부수고 싶은 충동이 들었지만 감히 그럴 수 없었다. 충동적으로 행동했다가는 다시 감옥 신세를 질 수 있었으니까.여운초는 결코 봐주지 않을 것이다.“안 계시다 이거지? 그럼 서원 리조트로 가서 소동을 피워야지!”여운별은 꽃 가게를 나서 바로 차를 몰고 서원 리조트로 향했다.전씨 가문이 자신의 소동 때문에 여운초를 나쁘게 볼 리 없다는 것을 알지만 화풀이하지 않으면 가슴 속 분이 풀리지 않을 것 같았다.하지만 서원 리조트에 도착하자 리조트가 오늘은 유난히 떠들썩하고 귀한 손님이라도 온 듯 대문도 활짝 열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여운별은 이 기회를 틈타 소동을 부리려 했지만 갑자기 용태호의 말이 떠올랐다. 그는 어떤 거물들이 관성에 왔다고 하던데 사실인지 확인해 달라고 했다.하지만 여운별도 관성 소식은 용태호에게 전해 듣는 처지라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비록 그녀가 여씨 가문의 둘째 딸이지만 거물들이 관성에 온다 해도 여운별을 만날 리 없었다.그녀가 뭐 그리 대단한 인물도 아니고...여운별은 건방지고 무모하지만 자신이 관성 상류 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치 정도는 잘 알고는 있었다.‘서원 리조트의 정문이 활짝 열린 이유가 혹시 태호 씨가 말한 그 거물들 때문인가? 이 기회를 틈타 들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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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16화

여운별의 얼굴색이 확 변했다.그녀는 마음속으로 여운초를 수없이 저주했다.여운별은 여운초가 기르던 사냥개들에게 물렸던 그 굴욕적인 순간을 평생 그 일을 잊지 못했다.“너희들 리조트에 오늘 대문이 활짝 열렸던데 무슨 귀한 손님이라도 왔어요?”여운별은 리조트 내부의 상황을 물었다.경비원들은 침착하게 말했다.“지금 당장 떠나주세요!”그녀의 질문에는 답변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귀빈이 왔을 거로 추측했지만 낯선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경비원들의 재촉에 여운별은 마지못해 차를 돌려 산에서 내려갔다.지난번처럼 소동을 부릴 용기는 전혀 없었다.전씨 가문이 손님을 초대하는 자리에서 감히 서원 리조트에서 난동을 부려 전씨 가문의 체면을 깎는다면 전태윤이 그녀를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일지도 모른다.그녀를 죽이는 건 전씨 가문 사람들에게 개미 한 마리를 죽이듯 쉬운 일이다.용태호의 내연녀가 되었을 때 그녀는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실력자를 얻었다고 생각하면서 전씨 가문을 무시할 수 있을 거라 여겼다.하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그녀는 단지 바둑판 위의 바둑알에 불과했다. 쓸모 있을 때만 손끝에서 굴려지는 그저 그런 바둑알.용태호는 자신이 그녀에게 주는 임무를 계속 실패하자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았다.그가 관성에 와서 즐기는 것은 단지 그녀를 성적으로 학대하는 일뿐이었다.그는 기괴한 취향이 많아 그녀를 강제로 따르게 했고 가끔 채찍으로 그녀를 때리기도 했다.‘변태 같은 늙은이!’여운별은 예전에 언젠가 진정한 용씨 사모님이 될 수 있을 거로 생각했지만 이렇게 변태적인 늙은이와는 절대로 결혼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일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 여운별은 그의 통제를 벗어나 이곳에서 번 돈을 챙겨 먼 곳으로 떠날 계획이었다. 거기서 그녀에게 충실한 남자와 결혼하거나 아예 전이진을 강제로 자신과 결혼시켜 여운초를 대신해 전씨 가문의 둘째 사모님 자리를 차지하려 했다.용태호도 여운별에게 약속했다. 그의 일이 성공하면 그녀의 원한을 풀어주고 그녀가 원하는 남자와 결혼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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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17화

용태호는 전화기 너머에서 피식 웃으며 말했다.“네가 네 언니와 하예정을 질투하는 건 알겠다만 인정할 건 해야지. 그들은 너보다 똑똑하고 가치가 있어.”‘그녀들이 나보다 똑똑하고 가치 있다면 그가 왜 그녀들을 찾지 않고 날 찾아!’처음부터 여운별은 그의 내연녀가 될 마음이 없었다. 그녀의 빛날 미래를 용태호가 모조리 무너뜨렸건만 이제 와서 무능하다며 여운초와 비교하는 건 참을 수 없는 모욕이었다.‘그 죽을 눈이 먼 여운초! 예전에 죽이지 않은 게 이제 와서 너무 후회돼!’“들어갈 수 없으면 빨리 떠나. 누군가에게 감시당하지 않도록.”용태호는 말을 마치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여운별은 그가 전화를 끊자마자 머리부터 발끝까지 쥐어박고 싶었다.여씨 가문의 둘째 딸의 신분으로 나타났는데 누가 그녀를 감시하겠는가?여운별이 이번에 온 일은 곧바로 여운초에게 알려졌다. 여동생이 왔다가 다시 떠났다는 소식을 들은 여운초는 잠시 생각하다가 자신의 부하에게 전화를 걸어 서원 리조트로 오는 길목에서 여운별을 기다리다가 몰래 그녀를 미행하도록 지시했다.최근 그녀가 누구와 어울리는지 확인하라는 의미였다.거주지는 알고 있었다. 동생 여천우가 여운별에게 빌려준 집이기 때문이다.여천우는 여운초에게 아무것도 숨기지 않고 모든 일을 알려주었다.여운초는 여전히 용씨 사모님이 여운별일지도 모른다고 의심했다. 단지 얼굴만 달랐을 뿐이지 목소리와 체형이 너무나 흡사했다. 그리고 시간이 너무 짧아 성형수술은 아닐 거로 생각했다.부하에게 여운별을 감시하라고 지시한 여운초는 휴대폰을 내려놓았다.그 옆에 앉아 있던 하예정이 걱정스럽게 물었다.“여동생이 또 무슨 짓을 벌였어요?”“리조트에 왔다가 경비원들에게 막혀 돌아갔대요. 사람을 시켜 운별을 감시하게 했거든요. 요즘 한동안 나타났다가 또 한참 소식이 없어요. 운별의 소식이 없을 때마다 용씨 사모님이 나타났거든요.”성소현이 과자 한 조각을 다 먹으며 말했다.“지금 여운별 씨와 용씨 사모님이 동일인물이라 의심하는 거지? 꽤 많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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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18화

“만약 여운별 씨가 정말 인피 가면을 쓰고 있다면 그녀의 배후에는 엄청나게 강력한 후원자가 있다는 뜻 아닌가요?”민지영은 작은 접시에 담긴 과자를 들며 물었다.“여러분도 드실래요? 이 과자가 정말 맛있네요. 제가 좋아하는 맛이에요.”하예정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좋아하면 많이 드세요. 하지만 곧 점심시간이니까 너무 많이 드시지는 마시고요.”하예정과 이경혜는 윤미라를 만난 후 바로 서원 리조트로 돌아왔다.“아, 제가 이모랑 커피숍에서 나올 때 용씨 사모님을 만났거든요. 그런데 리조트에 돌아오자마자 여운별이 나타났는데 너무 우연의 일치 아닌가요?”성소현이 말을 이었다.“용씨 사모님이 일부러 너를 만나려고 한 건 아니고?”그녀들은 서로를 바라보기만 했다.하예정이 성소현에게 말을 건넷다.“우리 이모할머니가 뒤에서 모든 걸 조종하는 건 아닐까요?”성소현이 바로 부정했다.“그 할머니가 그런 능력이 있었다면 이씨 가문이 지금처럼 난장판이 되지 않았을 거야.”이씨 가문은 강성에서도 예전만 못한 상태였는데 하물며 관성까지 손을 뻗을 수 있을 리 없었다.이은화가 이 모든 것을 조종했다 해도 소씨 가문이 눈치채지 못했을 리 없었다. 소씨 가문이 어리석은 호구도 아니고.민지영은 여전히 좋아하는 과자를 먹고 있었다. 전씨 가문의 과자는 예쁘기도 하지만 맛이 특히 좋았다.그녀는 자신의 가정 요리사가 한 것보다 더 맛있다고 생각했다.“강성 이씨 가문이요? 그런 능력 없어요. 예정 언니, 전 대표님의 인맥과 세력을 과소평가하지 마요. 전씨 할머니의 인맥은 언니 상상 이상으로 넓거든요. 게다가 성씨 가문, 노씨 가문, 소씨 가문 그리고 관성의 재벌가들이 전부 전씨 가문과 한편이에요. 여러 가문이 합쳐도 못 찾은 배후자라면 그 사람 배경이 엄청나다는 의미죠. 언니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용씨 사모님이 진짜 여씨 가문의 둘째 딸이라면 분명 무슨 음모를 꾸미고 있는 거예요. 목표는 예정 언니에게 접근하려는 것 같고요.”하예정 일행은 민지영의 분석에 일리가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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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19화

하예정은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러면 다행이네요. 우리가 첫 만남부터 친구 같다고 느꼈으니 친구가 부탁할 때 거절하지는 않겠죠?”“제... 제가 우리 선배님께 말씀드려서 도움을 청해볼게요.”민지영은 어쩔 수 없이 수락했다.말이 많았던 것이 화근이었다.하예정은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고 민지영이 내려놓았던 과자 접시를 다시 들어 그녀에게 건네주며 웃었다.“한 조각 더 먹어도 돼요. 조금만 먹으면 점심에 영향 없을걸요.”민지영은 과자 한 조각을 집어 들며 말했다.“언니의 과잣값이 너무 비싸요. 제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라니까요.”하예정이 웃으며 말했다.“비싸긴요... 지영 씨가 드시는 건 공짜예요. 얼른 선배님께 말해줘요. 필요한 비용은 제가 다 낼 테니 헛수고시키지 않을게요.”민지영이 급히 말을 이었다.“예정 언니, 농담이에요. 우리 사이에 그럴 필요 없어요. 제가 능력이 부족하면 우리 선배님께서 도와주실 거예요. 그분들에겐 어려운 일도 아닐 테니까. 만약 그분들까지도 어렵다고 생각하면 진짜로 어려운 일이겠죠.”민지영의 선배가 쥐고 있는 정보망은 전 세계에 널려 있었다.예전에 용정의 신원을 밝힐 때도 그 선배의 도움을 받았는데 그때는 그 선배가 직접 행동하지 않고 부하들에게 맡겼었다.“알았어요, 지영 씨. 저도 예의를 갖추지 않을게요. 이제부터 우리 친하게 지내요. 말 놔도 괜찮지?”하예정은 사양하지 않았다.몇 분의 세외고수들이 가르친 제자들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하예정은 정확히 알지 못했지만 여러 분야의 거물들인 것만은 알고 있었다.그렇게 많은 사람이 세외고수들을 따라다니는 이유도 사실 그들이 가르친 제자들 때문이었다. 그 뛰어난 제자들이 누구이며 어떤 신분인지는 어르신들 외에는 아무도 모르지만 매우 대단하다는 것만은 알려져 있었다.소균성조차도 그들이 관성에 온다는 소식을 듣더니 그들을 만날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그의 부인과 함께 밤새 달려왔다.민지영도 웃으며 말했다.“물론이죠. 이제 언니들도 말 놓으세요.”“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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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20화

“입맛이 없어. 안 먹어. 나 신경 쓰지 말고 내가 부르지 않는 한 들어오지 마. 너무 짜증 나.”이은화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그녀는 계속해서 거실을 왔다 갔다 하며 담배를 피웠다.그때 집사가 조용히 제안했다.“가주님, 돌아오신 후로 아무것도 드시지 않으셨는데 점심 식사도 안 하시면 어떻게 버티시려고 그러세요?”“내가 말했잖아, 배고프지 않다고. 먹고 싶으면 너희들이 재촉하지 않아도 내가 알아서 먹을 거야. 나가. 여기에 서 있지 말고.”집사는 어쩔 수 없이 뒤돌아 나왔다. 이은화가 무슨 난제에 부딪혀 이런 기분이 된 건지 전혀 알 수 없었다.예전에는 이은화도 기분이 안 좋을 때가 있었지만 항상 정군호가 이은화의 곁에서 달래주었고 그녀도 정군호에게 화를 내며 스트레스가 풀리면 기분이 나아지곤 했다.하지만 이제 정군호가 없으니 이은화가 기분이 안 좋을 때면 그들 하인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조심스럽게 모셔야 했다.집사는 정군호가 아무리 잘못했더라도 결국 부부로 지낸 지 수십 년이 지났고 자식과 손주까지 둔 사이인데 이은화는 정군호를 용서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사실 정군호가 집을 나간 것은 이은화가 지나치게 엄격하게 통제한 탓이 컸다. 다 큰 남자가 수십 년 동안 그렇게 억압당하니 참을 수 없어 벗어나고 싶었던 것이다.집사는 정군호가 실제로 집을 나간 것도 아닌데 이은화는 마치 그에게 사형 선고 같은 극단적인 벌을 내렸다고 여겼다.정군호는 퇴원한 후에도 집에 돌아올 수 없었고 정일범의 명의로 된 작은 집에서 지내야 했다.또한 이윤정의 죽음도 불분명했다. 집사는 이윤정이 죽은 후로 이은화의 기분이 더욱 안 좋아진 것 같다고 여겼다.비록 이윤정이 이은화의 친딸이 아니고 이윤정의 친아버지가 이은화와 이윤미가 생이별하게 만든 장본인이었지만 이윤정 본인은 정말 무고했다. 그녀는 갓 태어난 아이였고 자신이 바뀐 운명을 선택할 수 없었다.집사는 본채를 나와 멀리 떨어진 곳에서야 핸드폰을 꺼내 정군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정군호는 집사의 전화를 곧바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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