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바로 이씨 가문 여자들의 강인한 성격이었다.‘세상에 저런 강인한 여자를 감당할 수 있는 남자가 있을까? 퍽이나!’정일범은 속으로 이윤미를 비웃었다.진정한 인내심의 최강자는 다름 아닌 자기 아버지라고 생각했다.그야말로 ‘인간계의 대인배’였다.만약 그들 형제라면 어떻게 살아갔을지...어릴 때부터 이은화의 독재와 강압에 눌려 살아온 정일범의 인생은 오직 복종과 참음뿐이었다.정군호는 큰 ‘대인배’, 그들 형제는 작은 ‘대인배’ 신세였다.“윤미야, 우리가 한 가족이거든! ”이윤미가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저를 가족으로 받아들인 적 있어요? 다들 윤정이만 가족으로 여기잖아요! 서로 다 알고 있는 사실인데 이제 와서 가식을 부릴 필요 없잖아요. 아버지, 부녀간의 눈물 어린 연기 따위 하지 마세요. 아버지는 연기하실 수 있을지 몰라도 저는 못 해요. 제가 돌아온 후로 지금까지 아버지가 저에게 보여준 태도를 저는 다 기억하고 있어요.”이윤정이 살아있을 때 정군호는 이윤미의 결혼을 주선하려 했다. 그 상대는 재벌 2세였는데 진심으로 딸을 생각하는 아버지라면 그런 망나니 같은 남자를 소개해 주었을까?정군호가 진심으로 이윤미란 딸을 사랑하지 않았으니 부녀간의 정이 얕을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이윤미는 바라지도 않았다.아마도 그녀는 혈육의 정이 박한 운명이었을지도 모른다.“엄마가 아버지와 오빠들을 보내셨죠? 방 비서님을 쫓아내라고 명령하신 건가요?”방윤림이 그녀의 곁에 없으면 이은화는 다시 그녀를 조종하려 들 것이다.어쩌면 다시 약을 타서 이윤미를 재운 뒤 모든 것을 뒤바꿀지도 모른다.“오빠, 엄마한테 전해. 잘못한 건 잘못한 거고 자신이 초래한 결과는 마주해야 한다고. 나는 엄마 편에 서고 싶지 않은 건 아니야. 하지만 좋든 나쁘든 무조건 엄마 편에 선다는 건 스스로를 납득시키기 너무 어려워.”만약 어릴 때부터 이은화의 곁에서 자랐더라면 이윤미는 아마 이윤정처럼 무조건 어머니 편에 섰을 거로 생각했다. 어쩌면 이은화와 함께 이경혜 일행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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