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내 남편은 억만장자: Chapter 3561 - Chapter 3570

방윤림이 일어나 몸을 돌려 사무실을 떠났다.이은화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방윤림의 자세는 올바를 뿐만 아니라 뒤에서 보면 꽤 남성적인 매력이 있었다.방윤림은 비주얼도 나쁘지 않았고 모든 면에서 이윤미와 잘 어울렸다.시선을 거두어들인 이은화는 자신의 책상 한구석에 놓인 사진액자를 바라보았다.이윤미가 그녀 곁으로 돌아온 후에 찍은 가족사진이었다. 사진 속 이윤미는 그녀의 옆에 있었지만 서로 닿지 않은 채 마치 낯선 사람처럼 어색하게 떨어져 있었다.반면 이윤정은 그녀에게 바짝 붙어 한쪽 팔을 꽉 잡은 채 마치 이윤미에게 무언가를 선언하는 듯한 모습이었다.이은화는 액자를 들어 오랫동안 들여다보며 사진 속의 이윤미를 가볍게 어루만지며 중얼거렸다.“윤미야, 너는 분명 엄마보다 행복할 거야.”그리고 이윤정을 바라보았다. 이은화는 그 수양딸에게 여전히 미련이 남아있었다.하지만... 언제부터였던가. 그녀와 이윤정은 완전히 낯선 사이가 되어 버렸다.이은화는 한숨을 쉬며 속삭였다.“다음 생에도 네가 내 배 속에서 태어나서 진짜 모녀가 되길 바라는구나.”사무실 문이 열렸고 들어온 사람은 도혁찬이었다.그는 이은화를 위해 저녁을 포장해 왔다.“가주님, 조금 드세요.”도혁찬은 부드럽게 말하며 큰 봉투에서 일회용 용기들을 하나씩 꺼내 책상에 놓았다.이은화는 그가 준비한 음식을 잠시 바라보다가 일어나 손을 씻으러 갔다.그녀는 혼자 먹기에는 입맛이 없어 도혁찬에게 같이 먹자고 권했고 도혁찬은 거절하지 않았다.“내 그 예쁜 조카딸은 안 오나?”이은화가 문득 물었다.“오겠다는 연락은 없었습니다. 설이 다가와서 그런지 아마 계획이 없는 모양입니다.”이은화가 말했다.“나를 혼자 두고 설을 보낼 리 없어. 분명 올 거야. 잘 지켜봐. 그리고 그 사람도... 그 역시 따라올 거야.”수십 년 만이었다. 이은화는 한성근이 아직 살아있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고 그와 다시 마주칠 날이 올 줄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한 비서님께서는 이미 90대 노인입니

도혁찬은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이은화에게 경고했다.“그렇게 되면 아가씨께서 가주 자리를 이어받기를 원치 않으실 겁니다. 가주님의 희생이 헛될 수 있어요. 계획이 성공하더라도 우리 쪽에 후계자가 없으면 결국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갈 겁니다.”이은화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그 지경이 되면 윤미가 받아줄 거야. 그 애도 마음이 냉정하지만 그룹을 아예 내버려 두지는 않을 거야. 게다가 관성에서도 모두 오지는 않을걸. 예정은 분명 못 올 거고 성소현도 올지 안 올지는 몰라. 그쪽은 하예진을 후계자로 키우려고 하거든.”이은화와 이은숙은 전부 후손을 남겼다. 이제 누구의 후손이 자리를 이어받을지 지켜보면 될 일이다.이은화는 딸이 승리할 거라 확신했다. 적어도 이윤미는 2년 동안 그녀와 함께 이씨 그룹과 가문의 일을 돌보며 경험을 쌓아 하예정이나 성소현보다 훨씬 나았다.그녀가 들은 바에 따르면 성소현은 후계자로 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하긴, 성소현의 성격도 가주 자리에는 맞지는 않았다.그리고 하예정은 지금 임신 중이다. 뱃속에 아기를 품고 과연 이윤미와 다툴 수 있을까?절대 올 수 없을 것이다.하예정은 전태윤과 결혼한 지 1년 만에 겨우 임신했으니 이번에는 각별히 소중히 여길 것이 뻔했다.“일단 지켜보자. 여러 대안을 준비해두면 그중 하나쯤은 통할 거야. 한 비서가 오면 나도 한번 만나봐야겠어.”이은화는 직접 한성근에게 물어보고 싶었다. 정말 그녀에게 조금도 감정이 없었던 건지...젊었을 때 이은화도 나름 아름답고 유능했다. 이은숙만큼은 뛰어나지는 않았어도 결코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왜 한성근의 마음에 들지 못했는지 이은화는 도저히 이해가 안 갔다.도혁찬이 말했다.“가주님이 찾아가지 않으셔도 그분이 먼저 오실 겁니다.”이은화는 멈칫하다가 쓴웃음을 지었다.“그렇겠지.”한성근이 이경혜와 함께 강성에 돌아온다면 첫 번째로 할 일은 분명 이은숙의 묘지를 찾아가고 그다음 그녀에게 찾아와 맞붙을 것이다.‘그의 수중에 얼마나 많은 증거가

방윤림은 아무 말도 없이 이윤미를 바라보았다.“왜요? 제가 알면 안 되는 일이에요?”갑자기 붉어진 방윤림의 얼굴을 본 이윤미는 흥미로운 듯 웃으며 말했다.“얼굴을 붉힐 줄 아시네요. 얼굴이 두꺼운 줄로만 알았는데 엄마가 뭐라고 하셨길래 얼굴이 이렇게까지 붉어져요? 혹시 저한테 약 먹이는 것을 도우면 미녀 한 분을 붙여주겠다고 약속한 거예요?”“가주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붙여준다'가 아니라 ‘부탁한다'고 하셨죠.”이윤미는 그와 눈을 마주치며 웃음을 거두어들였다.“엄마가 정말 그런 말을 했다고요?”‘부탁한다'라는 건 바로 이윤미를 방윤림에게 맡긴다는 뜻이었다.방윤림은 그윽한 눈빛으로 그녀의 얼굴을 응시하며 진지하게 말했다.“가주님께서는 저와 아가씨의 나이가 비슷하고 평생 아가씨의 사람이 될 테니 만약 아가씨께서 저에게 마음이 있다면 우리가 함께하는 것을 허락하신다고 하셨어요. 가주 자리를 아가씨께 물려줄 수 없게 되면 저에게 아가씨를 모시고 멀리 떠나라고 하셨어요. 가주님께서 미리 준비해둔 재산도 모두 챙겨 아무도 우리를 모르는 곳으로 가라고요. 이름을 바꾸어도 되고 안 바꾸어도 상관없지만 아무도 알지 못하는 곳에서 새로 시작하라고 하셨고 우리 두 사람이 함께하면 분명 행복할 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아가씨한테 미안한 일을 하지 말고 힘들게 하지 말 것을 요구하셨고요.”방윤림은 이윤미의 손을 꼬옥 잡고 간절하게 말했다.“윤미 씨, 저는 평생 윤미 씨한테 미안한 일을 절대 하지 않을 거예요. 당신이 저를 어떻게 대하든, 저는 영원히 윤미 씨 곁에 있을 거고 조금이라도 고생시키지 않을 거예요. 가주님께서는 제가 고아에 부모도, 형제자매도 없다는 점을 좋게 보셨어요. 윤미 씨가 고집이 센 성격이라 시댁과의 관계를 잘 해결하지 못할까 봐 걱정하시던데 저는 혼자니까 윤미 씨가 훨씬 편할 거라고... 가주님은 윤미 씨와의 정이 그리 깊지 않다고 하셨지만 그래도 열 개월 동안 품어 키운 친딸이잖아요. 윤미 씨가 가주님을 배신했음

이는 이씨 가문 내부의 문제였지만 이제는 관성의 여러 재벌 가문까지 휘말리게 되었다.이것이 바로 혼인 동맹의 힘이었다.하예진이 매제 전태윤을 바라보며 물었다.“이 대표님이 계획한 큰 그림은 모두 도 비서님을 통해 실행되고 있어. 도 비서님을 감시하는 쪽에서 무슨 소식 없었어? 도 비서가 매우 교활해서 따라가기 힘들다고 들었는데.”처음에는 예의를 차리던 하예진이었지만 이씨 가문 일을 함께하며 전태윤과 가까워진 뒤로는 스스럼없이 말을 놓았다.전태윤의 잘생긴 얼굴은 곧 진지해졌다.“맞아요. 그 사람 정말 교활하더군요. 제가 보낸 일구도 따돌리더라고요. 하는 일마다 흔적을 안 남기려고 해서 소 대표님과 공은호 어르신이 사람을 보내서야 겨우 추적할 수 있었어요. 지금까지 알아낸 바로는 그가 여러 경로를 통해 휘발유를 많이 사들이고 있었어요. 이 대표님이 우리를 불태워 죽이려는 계획을 세우는 것이 분명해요. 한꺼번에 처리하려는 속셈이죠. 우리가 외출할 때 절대 함께 다니면 안 돼요. 차도 같은 차를 타면 안 되고요. 여러 정황을 함께 고려해보니 도 비서님이 불법으로 총기를 사들인 것 같더라고요. 이런 불법 무기만으로도 경찰에 신고하면 충분히 곤경에 빠뜨릴 수 있어요.”성기현이 물었다.“그런데 증거는 있어요?”“없어요. 그냥 소문만 들었어요. 하지만 이런 건 증거 없이도 신고할 수 있어요.”하예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모두에게 말했다.“불법 총기 소지로 신고할 수 있겠네요. 이모께서 정 선생님도 이미 관성에 도착했다고 알려주셨거든요. 내일 아침에 이모와 이모부께서 비서 할아버지를 모시고 헬기 타고 오신대요. 둘째 사촌오빠와 소현이는 회사 볼 일로 집에 남을 거고.”이경혜는 이미 성기현을 강성으로 보냈으니 성주현과 성소현을 데리고 오지는 않을 것이다.만약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최소한 두 아이는 보호하려는 심산이었다.물론 이경혜 부부는 목숨을 걸더라도 성기현을 지켜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게 할 터였다.유청하가 아기와 함께 집에서 남편을 기다리고 있지 않은

전호영은 전태윤이 사랑에 미쳐 날뛰는 모습을 본 적이 없는 고씨 가문의 경호원들을 비웃었다.아내를 대하는 전태윤의 사랑은 너무나 깊고 지극해 주변 누구도 그 경지에 미칠 수 없을 정도로 우러러 보일 지경이었다.체면 문제에서도 역시 전태윤을 본받아야 할 정도였다. 그는 늘 형제들의 모범이었고 공적인 일에서든 사적인 일에서든 흠잡을 데 없는 사람이었다.“자기 회사도 곧 연말 휴가 들어가지? 설은 우리 집에서 보낼까?”전호영이 곁에 있는 사랑스러운 여인에게 다정하게 물었다.“올해 설은 우리 집에서 쇠려고. 하지만 설 쇠고 나서 삼일 뒤에 우리 가족 전부가 서원 리조트로 문안 인사드리러 갈 거야. 설 이튿날은 우리 엄마가 친정집으로 가시는데 우리도 다 따라가야 하거든.”양가는 이미 사돈 사이로 지내고 있었다.전호영이 웃으며 대답했다.“그래! 연휴 끝나고 우리 바로 혼인신고 하러 가자. 결혼식 준비는 두 달이면 충분할 거야. 3월에 하면 춥지도 덥지도 않아 딱 좋을 거야.”“그래.”결혼식 날짜는 양가에서 이미 협의가 끝난 상태였다.전이진과 여운초의 결혼식을 먼저 올리고 그다음이 바로 전호영과 고현의 순서였다.전이혁과 그 아래 결혼 적령기에 접어든 동생들은 아직 소식이 없었다.아마 내년이 되어야 결혼할 듯했다.그래도 전씨 할머니는 매우 기뻐하셨다. 넷째 전이혁을 제외한 다른 손자들 모두 까다롭게 구는 법 없이 스스로 연애를 시작했으니 말이다.전호영의 결혼식이 끝나면 하예정의 뱃속의 아이도 곧 세상에 나올 터였다.할머니는 설 전후로 집안에 경사가 잇따를 생각에 꿈속에서도 웃으며 잠에서 깰 것이다.두 호텔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었다.전호영은 고현을 고씨 가문 호텔까지 바래다주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맨 위층에 있는 로얄 스위트룸까지 올라갔다.심지어 룸 안까지 따라 들어가며 문을 닫아 경호원들의 시선을 차단했다.사실 고현이 방에 들어가면 경호원들은 바로 아래층으로 내려가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들의 방은 고현의 바로 아래층에 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