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지영은 여운초가 자신을 속였다는 의심을 전혀 하지 않았다.여운초는 형수일 뿐이고 시동생은 이미 어른이니 그 행방을 일일이 챙길 수 없는 노릇이었다.전이혁이 한밤중에 돌아왔을 수도 있는 일이었기에 여운초가 모르는 것도 당연했다.“어제 늦게 들어와서 오늘은 쉬고 있었어요. 잠을 좀 보충하려고.”전이혁은 계단을 내려와 두 사람에게 다가갔다.“민지영 씨.”그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민지영도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전이혁은 시선을 그의 형수에게로 돌렸다.“형수님, 연 날리러 가시는 거예요?”“네, 아침에 그냥 바람이 좋다고 말했는데 남편이 연 두 개나 보내주더라고요. 지금 지영이랑 같이 가려고. 도련님, 주방에 음식 있는데 배고프면 데워서 드세요. 아직 따뜻할 거예요.”여운초는 간단히 말하고 민지영을 데리고 나갔고 전이혁은 자연스럽게 뒤를 따랐다.민지영이 돌아보며 물었다.“같이 오실 건가요?”“답답해서 바람 좀 쐬려고 나가려던 참이었어요. 제가 함께하면 민지영 씨께 불편한 점이 있나요?”“아니요. 전이혁 씨의 집인데 어디 가실지는 그쪽 자유겠죠.”전이혁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두 여자는 걷는 동안 피부관리 제품 브랜드 같은 여성스러운 주제로 수다를 떨었다.사업 이야기가 오갈 때면 대부분 여운초가 말하고 민지영은 묵묵히 듣다가 가끔 짤막한 말을 내뱉곤 했다.전이혁이 뒤에서 묵묵히 지켜보고 있어 민지영은 의심을 피하려고 지나친 의견을 피했다.잔디밭에 도착하자 이미 여러 일꾼의 아이들이 연을 날리고 있었다.바람이 부는 날 연을 날리는 건 여운초만의 생각이 아닌 듯했다.여운초가 연을 들고 오자 아이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와, 이 연 진짜 예쁘다! 정말 예뻐요!”전씨 할머니와 친구들은 고스톱을 계속하며 가끔 잔디밭 내다보았다.잘 보이지는 않지만 아이들이 연을 날리는 모습이 어렴풋이 보였다.전이혁은 그저 지켜볼 뿐이었다.여운초는 연 날리는 법을 잘 몰라 여러 번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실패했다.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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