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혜가 정겨울에게 낮은 소리로 물었다.“이들이 죽지는 않겠죠?”비록 이은화가 미웠지만 그렇게 쉽게 죽게 할 수 없었다.그건 이은화에게 너무 관대한 처사였다.어떻게든 그녀를 신망 잃은 자로 만들고 죽어서도 사람들의 저주를 받게 해야 하느니라!“10분 정도 지나면 자연스럽게 회복될 거예요. 하지만 제가 만든 해독제를 복용해야 하죠. 안 그러면 독소가 몸에 남아 회복하기 어려울 거예요. 죽지는 않을 거예요. 살인자라는 오명은 쓸 필요가 없어요.”정겨울이 이은화 일행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럴 가치도 없고요.”그녀는 자신의 삶에 만족하고 있었기에 이런 사람들 때문에 남은 인생을 망칠 필요는 없었다.이경혜가 고개를 끄덕였다.“다행이네요. 정말 그럴 가치 없죠.”그녀는 이은화가 가져온 꽃과 과일들은 모두 내동댕이쳤고 자신의 꽃다발을 어머니의 묘비 앞에 놓았다.“엄마, 엄마를 해친 건 엄마의 친동생이에요. 은혜를 원수로 갚은 배은망덕한 년이죠. 엄마가 키우고 가르쳤는데 결국 엄마와 아버지를 해쳤어요. 작은이모도 엄마 동생에게 살해당하셨어요. 그런 사람은 혈육도 해치고 얼굴이 철판보다 더 두껍다니까요. 엄마 앞에 오는 것도 부끄러운 줄 모르고 감히 저를 막다니. 엄마, 그 여자가 가져온 선물들을 제가 다 버렸어요. 엄마도 보기 싫으시죠? 아저씨가 돌아오셨어요. 엄마의 원수를 갚으려고 이렇게까지 버텨주셨거든요. 그때 그 여자가 보낸 사람들에게 쫓기다가 중상을 입어 목숨은 건졌지만 후유증이 남아 수십 년간 약을 끊지 못하셨대요. 강한 의지력으로 버텨온 거예요. 엄마, 아저씨와 마음껏 얘기하세요. 할 말이 많을 거잖아요.”이경혜는 이은숙 묘비의 사진을 가볍게 어루만졌다.잠시 후 일어서며 한성근에게 따뜻하게 말을 건넸다.“아저씨, 우리는 저쪽에서 잠시 기다릴게요. 오랜만에 돌아오셨는데 엄마와 할 말이 많으실 거예요. 천천히 얘기하세요.”그리고 성문철과 정겨울을 데리고 한쪽으로 물러났다.이경혜 일행은 먼저 이은화를 끌어내 한성근의 말이 들리지 않을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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