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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hat ng Kabanata ng 내 남편은 억만장자: Kabanata 3631 - Kabanata 3640

4289 Kabanata

제3631화

옆방에 있던 하예정은 조카가 나간 후에야 전태윤과 속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여보, 우빈이랑 계속 리조트에 머물면서 마음 편히 놀아. 아무 걱정하지 말고. 내가 일 끝내면 바로 데리러 갈게.”하예정은 오히려 남편을 타이르듯 말했다.“당신 얼굴에 피곤한 기색이 역력해 보여요. 당신이 더 잘 쉬어야 할 것 같은데요. 다른 사람에게 맡길 수 있는 일은 다 맡겨요. 혼자 전부 떠안지 마시고. 너무 힘들잖아요. 젊다고 밤을 새워도 된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자꾸 그러면 나이 들기도 전에 쇠약해져요. 건강에 문제 생기면 갑작스러운 위험도 커지잖아요. 태윤 씨, 잊지 마세요. 당신은 이제 혼자가 아니에요. 아내가 있고 곧 아이도 생길 거예요. 저와 아기는 집에서 태윤 씨를 돌아오기만 기다리고 있단 말이에요.”전태윤은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여보, 나도 알아. 너무 걱정하지 마. 난 일을 할 때마다 신중히 생각하고 자기 관리도 잘해. 이제는 반드시 당신과 아기를 생각하면서 행동할 거야. 마음 편히 있어. 내가 며칠 있다가 당신이랑 우빈이를 데리러 갈게. 우리도 오손도손 설을 쇠야지.”하예정은 잠시 그의 눈을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당신도 일찍 쉬어요. 앞으로는 밤 10시 반 넘어서면 저한테 전화하지 마요. 저를 위해서가 아니라 태윤 씨가 쉴 시간이 줄어들까 봐 그래요. 원래도 힘든데 늦게 자고 아침 일찍 일어나면 수면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잖아요. 당신은 요즘 예전처럼 패기 넘치는 모습이 안 보여요. 가끔 면도도 안 하고 다니세요. 늙어 보일라.”만인의 이상형 전태윤은 본능적으로 손을 들어 턱을 만져보았다. 따끔한 느낌이 들었다.‘최근에 면도를 못 했군.’그리고 다시 얼굴을 만지며 영상통화 중인 아내에게 물었다.“여보, 내 정말 늙어 보여? 서른 살 금방 넘었는데... 나 관리 잘해. 피부관리 제품도 꾸준히 써왔단 말이야. 나 흰 머리도 생겼어? 진짜로 일찍 늙은 건 아니겠지? 돌아오면 꼭 보양식 챙겨줘.”하예정이 웃으며 말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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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32화

그들이 직접 말로 표현하지 않았으니 하예정은 모른 척할 뿐이다.어차피 그녀가 행복할수록, 잘 살수록 다른 이들이 더욱 질투할 테니 말이다.“여보, 늦었어. 일찍 자. 당신이 안 자면 우리 애기도 못 자잖아.”기운이 좀 빠진 전태윤은 서둘러 화제를 돌려 하예정을 재우려 했다.그러나 여전히 미련이 남아 스스로 영상통화를 끊을 수 없었다.결국 하예정이 통화를 종료했다.핸드폰을 내려놓은 하예정은 배를 쓰다듬으며 배 속의 아기에게 말했다.“아가야, 아빠는 아직도 엄마를 속이고 있어. 선의의 거짓말이라 해도 거짓말은 여전히 거짓말이잖아.”그녀는 잠시 침묵하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아가야, 하지만 우리는 아빠를 원망하면 안 돼. 아빠는 우리를 위해서 그런 거니까. 지금 너 때문에 엄마가 위험을 무릅쓰고 갈 수 없는 건 사실이야. 너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이 엄마가 위험한 곳으로 가는 것을 원하지 않거든. 모두 무사히 돌아올 거야.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배 속의 태아는 그녀의 손길에 움직이며 대답하는 듯했다.태아가 발로 차는 것을 느낀 하예정은 더 이상 배를 만지지 않았다. 아이가 너무 흥분하여 움직임이 심해지면 서로의 수면에 방해가 될 테니 말이다.하예정은 바로 잠자리에 들지 않고 옆방에 있는 두 아이의 상태를 확인하러 갔다. 방문을 열자 모연정도 앉아 있었다.두 사람은 서로를 보더니 함께 미소를 지었다.모연정이 말을 건넸다.“애들 이불 걷어차지 않았는지 확인하러 왔는데 우빈이는 곤히 잠들어 있고 용정이는 아직도 약초 책을 베끼고 있더라고요.”하예정은 침대 위의 아이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우빈이가 잠들어 있고 이불도 잘 덮여 있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모연정의 곁으로 다가갔다.“용정이가 약초 책을 베끼는 거예요?”하예정이 가까이 다가가 보니 용정의 글자는 굵직굵직했다. 어린아이가 막 글씨를 배울 때 대부분 이런 식으로 쓰고 있었다.처음 몇 줄은 반듯했지만 뒤로 갈수록 참을성이 떨어졌는지 아니면 지쳐서인지 글씨가 점점 비뚤어졌다.서너 살 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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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33화

모연정은 김청산이 용정에게 책을 베끼게 하는 것은 좋은 의도지만 너무 많이 시켜 아이의 휴식과 놀이 시간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방학이면 아이들이 즐겁게 놀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생각이었다.나이가 들수록 걱정 없이 놀 수 있는 시간은 점점 짧아지면서 학업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놀 시간은 더 줄어들 것이다.용정이가 걱정스럽게 물었다.“엄마, 사공님이 엄마의 제안을 들어주실까요? 스승님은 집에 안 계시는데 사공님은 스승님 말씀만 들으시잖아요.”모연정은 부드럽게 대답했다.“들어주실 거야. 너는 어쨌든 엄마 아들이잖아. 사공님이 아무리 엄격하셔도 부모님 의견은 들어주셔야지. 자, 얼른 자자. 내일 아침 일어나면 또 무술 연습해야지. 그리고 아침 먹은 후 한 시간만 책을 베껴 쓰고 우빈이랑 놀아. 오후도 마찬가지야. 낮잠 자고 일어나서 한 시간 베끼고 나머지 시간은 놀면 돼. 저녁에 다시 한 시간 베껴. 하루에 세 시간씩 나눠서 하는 거야. 낮에 미친 듯이 놀다가 밤에 와서 약초 책을 베끼려고 하면 밤중이 되어도 다 못 할 거야.”용정이가 말했다.“사공님께서 오늘 처음으로 시키셨는데 분명 제가 우빈이랑 신나게 노는 게 질투 났나 봐요. 다른 사공님들 다 집에 가셔서 사공님은 같이 놀 사람이 없어서 그러는 거 아닐까요?”모연정은 웃으며 말했다.“사공님이 책을 베끼라 하신 건 네가 너무 놀다가 마음을 다잡지 못할까 봐서야. 매일 조금씩 베껴서 적당히 공부도 하고 놀기도 하라는 거지. 설이 지나고 학교에 다시 가면 쉽게 마음을 잡을 수 있잖아. 사공님을 의심하지 마. 사공님들은 너에게 둘째아버지나 다름없어. 그분들이 아니면 우리도 널 보호해주기 힘들었을 거야.”용씨 일가는 매우 잔인한 사람들이다.용정이는 바로 잘못을 인정했다.“제가 잘못했어요. 사공님을 나쁘게 생각하지 않을게요.”모연정은 다정하게 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그래, 그럼 얼른 자.”용정은 화장실을 다녀온 후 모연정과 하예정에게 인사했다.“엄마, 안녕히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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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34화

“태윤 씨는 바쁜 와중에도 육아 책을 꾸준히 읽으며 아빠가 될 마음을 다잡고 있어요.”모연정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우리 남편도 예전에 그랬어요.”두 그룹의 대표는 자주 연락을 오가지는 않았지만 묵직한 신뢰 위에 두 기업의 거래가 점점 확대되는 이유를 이제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그들은 같은 부류의 사람들이었다.두 여인은 다시금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각자의 행복한 생활에 매우 만족하는 표정이다.전태윤이든 예준성이든 전부 뛰어난 남자이자 가문을 이끄는 리더였다.그들은 매우 바쁘지만 가족과 아내, 자녀들을 소홀히 하지 않았고 아버지이자 남편으로서의 책임을 다하려 노력했다.그들의 아내로 살아가는 나날은 행복으로 가득했다.어쩌면 많은 여자가 이 훌륭한 남성들을 동경하는 것도 당연했다.“일찍 자요. 좋은 꿈 꾸고요.”“잘 자요.”두 사람은 각자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한밤중에도 잠들지 않은 사람은 강성에 있는 이윤미도 있었다.이윤미는 방의 큰불을 끄고 침대 옆에 있는 스탠드의 조명만 남겨두었다.그녀는 휴대전화를 들고 방윤림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다. 카톡의 새 메시지 알림음은 마치 누군가 들을까 봐 걱정이라도 하듯 최저 음량으로 설정해두었다.고요한 밤이어서 조금만 소리가 나도 그녀 어머니의 귀에 들릴 수 있었다.이은화는 집으로 돌아왔고 정군호도 한동안 저택에 머무를 수 있게 허락받았다.설이 다가올 때면 가족이 단란하게 모여있어야 한다는 핑계였다.하지만 정일군과 정일호의 아내, 그리고 아이들은 정씨 집안의 고향에 머물렀다.아직 이혼 절차가 끝나지 않은 조윤은 친정집에 있었고 정일범의 아이들 모두 외가에서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다.그러나 이은화는 사돈댁에 사람을 보내 아이들을 데려오지도 않았고 정일범을 대신해 며느리에게 사과하러 가는 일도 더는 하지 않았다.아마도 아들 며느리의 이혼 문제에 더 이상 관여하지 않고 이혼하게 내버려 둘 생각인가 보다.이은화는 지금 자신도 위태로운 상황이라 아들의 이혼 문제까지 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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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35화

방윤림이 이윤미에게 답장했다.[지금 우리가 조사해봤자 별다른 것을 찾기 어려울 겁니다. 시간이 너무 촉박해요. 가주님께서 이미 집사님을 고씨 가문의 저택에 보내 이경혜 씨 일행을 내일 저녁 연회에 초대하셨고 가문의 유능한 인물들도 함께 초대하셨습니다. 제 생각에는 가주님께서 무언가 꾸미신다면 바로 내일의 가족 연회에서 움직일 것 같습니다.]이번 이은화가 준비한 가족 연회는 지난번과는 매우 달랐다.첫 번째 연회에서는 하예진을 초대했지만 전호영과 고현도 함께 참석했다. 그날 이은화가 계획대로 하예진을 길에서 제거하려 했지만 실패했다.그 후, 이은화는 하예진과 여러 번 만났지만 다시는 하예진을 이씨 가문의 저택으로 초대하지 않았다.그런데 이번에는 관성에서 많은 사람이 왔고 모두 관성의 명문가의 핵심 인물들이었다. 묻지 않아도 하예진을 지원하기 위해 온 것임을 알 수 있다.하예진이 운영하는 회사도 그 명문가들이 함께 투자한 회사였다. 처음부터 그들은 하예진의 배후에 서서 충분한 자금을 지원해 이씨 그룹과 맞설 수 있게 했다.하예진이 금방 설립한 회사가 이씨 그룹의 사업을 빼앗을 수 있었던 건 정말 그녀의 능력 때문일까?그럴 리가! 그 배후에 있는 명문가들의 힘 때문이었다.많은 경영자는 하예진의 든든한 배경을 잘 알고 있었다. 그녀와 협력하면 진정한 윈윈이 가능하다는 판단으로 이씨 그룹을 과감히 떠나 하예진과의 협력을 선택했던 것이다. 회사의 미래가 보장된다는 점도 이 선택을 뒷받침했다.사실 하예진이 혼자 불과 몇 달 만에 이씨 그룹의 그 많은 사업을 빼앗는 건 불가능했다.배후의 명문가들 지원이 없었다면 하예진의 회사는 설립하기도 되기 전에 이씨 그룹의 가차 없는 탄압으로 계획은 시작하기도 전에 산산조각이 나고 말 것이다.많은 핵심 인물이 함께 온 이유는 하예진을 지원하여 이은숙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였다.이은화가 그들을 가족 연회에 초대한 것은 아마도 한꺼번에 처리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 이씨 그룹 내 유능한 인물들이 초대된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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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36화

“윤림 씨 생각에는 내일 엄마가 저를 어떻게 할 것 같아요? 또 약을 탈까요? 아니면 기절시킬까요?”방윤림은 침묵했다. 그는 여러 가지 방법을 추측할 수 있었지만 이은화가 어떤 방법을 쓸지는 알 수 없었다.이윤미도 더 묻지 않았다.방윤림은 변덕이 심한 이은화의 비서가 아니었기에 즉시 그녀의 계획을 알 수 없었다.[늦었어요. 윤림 씨도 얼른 쉬세요. 저도 쉴 거예요.]이윤미는 방윤림에게 메시지를 보내 일찍 쉬라고 했다.그녀는 핸드폰을 침대 옆 탁자에 놓고 스탠드를 껐다. 하지만 마음에 걸리는 일이 있는지 뒤척이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얼마나 지났을까... 잠들기 어려웠던 이윤미는 결국 침대에서 일어났다.다시 스탠드를 켜고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니 이미 새벽 4시가 넘었다.이윤미는 차라리 자지 않기로 했다. 어차피 잠이 오지 않았으니까.그녀는 침대에서 일어나 외투를 손에 들고 방을 나섰다.집안은 조용했다.이 시간, 모두는 꿈나라에 빠져있었다.가정부들도 아직 출근 시간이 아니었다. 그들은 보통 아침 6시쯤 출근했다.이윤미는 가족들을 깨우지 않으려고 발걸음을 조심스럽게 옮겼고 살며시 계단까지 가서 천천히 내려갔다.그녀는 불을 켜지 않고 핸드폰 불빛만으로 길을 비추었다.불을 켜면 너무 밝아 가족들이 깰 수 있었다.1층에 내려오자 이윤미는 편안하게 걸었다. 1층의 소음은 위층에서 잘 들리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그녀는 거실을 지나 밖으로 나가려 했다.문 앞에 도착해 아직 문을 열기도 전에 뒤에서 이은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윤미야, 한밤중에 어디로 가려고?”이윤미는 깜짝 놀랐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몸을 돌렸는데 어머니가 소파에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방금 내려올 때까지만 해도 엄마가 소파에 앉아 계시는 것을 못 봤는데 어떻게 갑자기 저기에 앉아 계시는 거지?’“잠이 안 와서요. 잠깐 산책하러 나가려고요. 한밤중도 아니에요. 벌써 새벽 4시 넘었잖아요. 두 시간이 지나면 해가 뜨는데.”이은화는 소파에서 일어나며 말했다.“너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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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37화

이윤미는 어머니의 비꼬는 말에도 여전히 태연한 표정으로 말했다.“엄마니까 걱정하는 거예요. 엄마가 저에게 어떻게 대하든 저는 언제나 엄마를 사랑해요.”“내가 너를 어떻게 대했다고 그러냐? 내가 너한테 안 좋게 했어? 네가 내 친딸이 아니라면 네가 한 짓들로는 목숨이 아홉 개라도 모자랐을 거다.”“네네, 엄마의 관대함에 감사해야겠네요.”이은화는 참지 못하고 이윤미의 팔을 ‘탁' 쳤다.“아야!”이윤미는 일부러 소리치며 맞은 부위를 움켜쥔 채 바닥에 주저앉았다.그 모습에 이은화도 깜짝 놀랐다.“살짝 때렸는데 팔이 부러질 정도로 아프냐? 무슨 돼지 잡는 소리마냥...”“아파요, 엄마, 정말 죽을 것 같아요.”이윤미는 대답하지 않고 그저 아픈 부위를 부여안으며 아프다고 외쳤다.이은화는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달려가 딸의 팔을 살펴보았다.“좀 세게 친 건 맞지만 그래도 한 대로 팔이 부러질 리 없잖아. 엄마의 손이 강철도 아니고.”“저는 무술 같은 거 못하는데 엄마는 배워보셨잖아요. 엄마는 살짝 때렸다고 생각해도 저는 진짜 죽을 맛이에요.”“그렇게 두꺼운 외투를 입고도 아파?”이은화는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이윤미의 외투를 벗기고 소매를 걷어 올렸다.맞은 부위가 살짝 붉어져 있었다.그저 그 정도인데도 저렇게 소리를 지르다니 분명 연기였다.이번에 이은화는 진짜로 힘을 주어 딸의 팔을 다시 비틀었다.이윤미는 또다시 비명을 질렀다.이은화는 딸을 꾸짖으며 말했다.“또 속일래? 더 붉어지게 만들어야지!”그녀는 일어나면서 이윤미에게 외투를 내던지며 덧붙였다.“입어. 감기 걸릴라.”이윤미는 일어나 외투를 걸치며 투덜거렸다.“너무하세요. 아파서 정말 죽는 줄 알았어요.”이은화는 콧방귀를 뀌며 딸을 뒤로 한 채 밖으로 나갔다.이윤미도 재빨리 뒤따랐다.두 모녀가 집을 나서자 위층 계단에서는 몇몇 사람이 머리를 내밀며 관찰하고 있었다.묻지 않아도 정군호와 그의 세 아들이었다.방금 이윤미의 비명 소리에 잠에서 깬 네 사람은 무슨 일인가 싶어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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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38화

이은화는 아들은 뒷전이고 딸만 중히 여겼기에 정일범 형제는 정말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이씨 가문에 태어난 운명이니 그러려니 하고 살아야 했다.심지어 그들 형제의 딸들조차 이은화에게 높은 대접을 받지 못했다. 오직 이윤미가 낳을 딸만이 이은화가 바라는 후계자였다.정일범은 자신이 이씨 가문에 태어나지 않았고 이씨 그룹에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면 차라리 이씨 가문이 뒤집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 지긋지긋한 가문의 규칙도 다 뜯어 고쳐버렸으면 했다.다른 명문가는 남자가 후계자로 되는데 이씨 가문만은 유독 여자가 이어받았다.“아빠, 엄마랑 윤미가 왜 이렇게 일찍 나갔을까요? 산책이라면 너무 이른 시간인데... 춥지도 않나 봐요?”정원은 별장 안과 달리 난방이 되지 않았다. 비록 눈은 오지 않았지만 기온은 여전히 영하였다.관성에서 온 사람들은 추위를 너무 타서 볼일이 없으면 밖에 잘 다니지 않았다.정군호가 대답했다.“저 두 사람이 일찍 일어났다고 확신해? 밤을 새웠을 수도 있잖아. 어젯밤 너희 엄마는 늦게까지 안 주무셨다. 거실의 불을 끈 후에도 계단을 오르지 않으셨지. 나는 너희 엄마 방을 계속 주시고 있었거든.”정군호는 이은화의 허락으로 이씨 가문 저택에 잠시 머물게 되었다. ‘명절이라 가족이 함께하는 게 좋다'라는 명목이었다.그러나 그는 이은화와 같은 방을 쓰는 대신 이은화 옆 방의 게스트룸을 사용했다.한때의 주인이 이제는 게트스로 된 셈이다.정군호는 자신이 차라리 돌아오지 않았으면 했다. 아들 집에서 편히 지내는 동안 아무도 자신이 내시가 되었다는 사실을 몰랐기에 모두가 그를 존경해주었다. 적어도 인간 대우를 받을 수 있었다.그러나 이곳에 돌아오면 그는 자신의 치욕스러운 후반생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더욱이 이은화가 자신을 불러온 이유가 동반 자살을 위한 것이 아닐지 무척 두려웠다.이은화는 절대 이경혜 일행을 이길 수 없다. 이은화의 성격으로 보아 지더라도 상대방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여 모두와 함께 죽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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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39화

“왜요?”정일범이 형제들의 의문을 대신해 물었다.정군호는 목소리를 낮추어 대답했다.“너희 엄마가 관성 사람들을 저녁에 우리 가문으로 초대하는 게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냐? 너희 엄마가 좋은 뜻으로 초대한다고 해도 상대방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거다. 그쪽 사람들은 전임 가주님의 복수를 꿈꾸는 자들이잖아.”정일군이 말을 이었다.“그분들도 우리 엄마가 전임 가주님을 해쳤다고 의심만 할 뿐 증거는 없잖아요. 그리고 지위와 신분이 있는 사람들인데 증거 없이 함부로 나서다가 감옥에 갈 수도 있어요. 손해 보는 건 그들이 아니에요?”정일호도 고개를 끄덕였다.정일범은 깊이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말했다.“전임 가주님의 비서가 돌아왔다고 하더군. 그 노인네는 정말 장수하셨어. 거의 백 세 가까운 나이에 살아 돌아오시다니... 그 노인네가 바로 당시의 증인이야. 이 일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을 거야. 게다가 누군가가 도 비서님이 총기를 몰래 소지하고 있다고 신고까지 했잖아. 도 비서님이 총기를 숨겼다는 건 엄마도 연관될 수밖에 없거든. 그분은 엄마의 특별 비서이고 오직 엄마만을 위해 일하는 충신이지. 다른 누구의 지시도 받지 않거든. 아빠, 정말 엄마가 총기를 소지하고 있는 사실을 모르셨어요?”정군호가 대답했다.“진짜 몰랐어. 너희 엄마는 무슨 일이든 나와 상의하지 않거든. 유일하게 나와 논의한 일은 너희 형제들의 혼사뿐이었다. 그런 걸 나에게 알려줄 리가 없지. 나를 그만큼 믿지도 않는데.”정군호의 얼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그가 바람을 피웠든, 여자를 밝히든, 사실 젊었을 때는 이은화와 잘 생활하려고 마음먹었던 적이 있었다.하지만 이은화는 그를 지나치게 엄하게 대했고 사사건건 간섭하며 도둑처럼 감시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그녀는 남편을 믿지 않았다. 수십 년을 부부로 살며 네 아이를 낳은 사이임에도 말이다.정군호는 이은화에게 단지 아이를 낳기 위한 도구에 불과했다.예전에도 지금처럼 의학이 발달해 시험관 아기를 만들 수 있었다면 이은화는 그와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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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40화

오늘 밤의 가족 연회가 위험으로 가득 차 있다고 해도 정군호는 어쩔 수 없이 이은화와 함께 그 불구덩이 속에 뛰어들어야 했다.“오늘 밤의 연회는 분명 위험할 거야. 너희는 윤미를 따라다녀. 내가 장담하는데 그렇게 하면 목숨은 부지할 수 있을 거야. 너희 어머니는... 유일한 친딸이 위험이 닥치게 두지는 않을 거야. 반드시 완벽하게 준비해 윤미를 보호할 거야. 너희들도 여동생을 따라다니면 무사할 수 있을 거다.”정일범이 눈살을 찌푸렸다.“아빠, 그건 추측일 뿐이잖아요. 우리도 엄마의 아들인데 위험한 일에 우리까지 불러들일 리가 없잖아요.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정군호가 장남을 노려보며 말했다.“너는 항상 내 말을 안 듣더라. 만약 내 말을 듣고 정씨 집안으로 모두 돌아갔더라면 나도 오늘 밤 이렇게 조마조마하지 않았을 거야. 그런데 지금도 내 말을 안 들으려고 하다니! 너희 엄마는 나를 뼛속까지 미워하고 있어. 평소 얼굴 보는 것조차 싫어하더니 갑자기 나를 불러들였는데... 대체 왜겠니? 정말로 명절을 함께 보내려는 생각 때문이겠어? 그렇다면 왜 너희 자식들까지 모두 불러들이지 않았지? 너희 엄마 죽을 때까지 이 늙은이를 끌고 가려는 거다. 난 죽어도 괜찮아. 이미 70이 넘은 몸이라 죽어도 한이 없거든. 설령 불러들이지 않았더라도 난 돌아왔을 거야. 평생 너희 엄마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 남자가 대체 어떤 놈인지 똑똑히 보고 싶었으니까.”그를 밀어내고 아내의 마음속에 수십 년을 자리 잡은 그 남자를 말이다. 이제 모두 노인이 되었지만 한성근이 이은화의 마음속에서 차지하는 자리는 여전히 특별했다.만약 관성 사람들이 확실한 증거를 가지고 있다면 오늘 밤의 연회는 아주 흥미진진해질 것이다. 정군호는 한성근이 젊은 후배들을 데리고 이은화가 자매를 죽이고 가주 자리를 차지했다며 몰아세우는 꼴을 보는 그녀의 심정이 어떨지 매우 궁금했다.가장 사랑하는 남자에게 비난받고 미움받는 것, 이는 이은화에게 죽음보다 더 큰 고통일 것이다. 그런 명장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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