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아들 모두 자녀가 있고 며느리들은 정군호의 배려로 일찌감치 아이들을 데리고 정씨 집안의 고향 집으로 떠난 상태였다.정군호는 정씨 성을 이을 혈육들을 지키려 했고 이은화는 이씨 성을 이은 딸 하나만을 구하려 했다.이은화는 자신의 손주들인 만큼 며느리들에게 돌아오라고 알리지는 않았다.정씨 집안에서 명절을 보내게 하는 것, 이 혼란에서 멀리 있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선택이다.정군호도 이번 일만큼은 철저하게 해냈다. 그 역시 이은화의 잔인함을 알고 있기에 손주들이 가문에 남아있으면 살아남지 못할 거란 사실을 깨달았다.문제는 정일범 형제들이 정군호의 말을 듣지 않고 떠나기를 거부했다는 점이다.이은화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오늘 밤은 모두의 운명을 시험해볼 때였다.만약 명줄이 다하지 않았다면 어쩌면 구출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불길에 휩싸인다 해도 이 늙은 어미가 함께해 주고 더불어 그렇게 많은 귀한 인물들이 동반해주면 죽어도 한이 없을 터였다.하늘이 서서히 밝아왔다.새로운 하루가 시작되었다.기절한 채 옮겨지던 이윤미는 길을 가던 도중에 정신을 차렸다. 그러나 움직이지 않고 계속 기절한 척했다.방윤림이 앞길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은화가 이대로 물러나지 않을 거란 것을 예상했기 때문이다.만약 방윤림이 이은화의 지시대로 수면제를 먹이고 강성을 떠났더라면 이은화는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방윤림은 이윤미의 편이었다. 모든 진실을 고백하며 그녀의 뜻에 따랐다.하여 이은화는 다른 방법으로 딸을 내보내려 한 것이다.이윤미는 마음속으로 자신의 뒷길을 마련해준 생명의 은인 어머니에게 감사했다.하지만 도망치고 싶지 않았고 어머니와 함께 모든 것을 마주 하고 싶었다.옳고 그름을 떠나, 생사를 막론하고 그녀의 친어머니가 아닌가.누구라도 어머니를 원망하고 미워할 수는 있지만 친딸인 이윤미만은 그럴 수 없었다.아니, 미워하지 않을 것이다.방윤림은 이윤미를 오래 기다리게 하지 않았다.곧 이윤미를 태운 차량이 멈추었다. 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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