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예정이 웃으며 말했다.“도련님이 결혼하는 모습을 빨리 보고 싶네요.”전우가 말을 이었다.“제 생각에는 이혁 형보다는 제가 먼저 할 것 같아요.”전이혁의 사랑길은 훨씬 더 험난했다.누가 전씨 할머니께서 마련해 주신 넓은 길을 선택하지 말라고 했는가.“설이 지나면 좋은 일만 가득할 거예요.”여운초가 한마디 덧붙였다.“네, 다 좋은 일뿐이죠.”정원은 시끌벅적했고 전씨 가문의 어른들도 가끔 모여들어 분위기를 띄웠다.별장 안에 남은 전이혁은 하예정이 해준 말을 곱씹고 있었다.하예정은 할머니께서 골라주신 사람은 절대 틀림없다, 그에게 어울릴 거다, 도아영에 대해 조사해보면 아마 놀라운 발견이 있을 거다, 도아영에게 들키지 않도록 하라고 조언했다.하예정의 말속에는 도아영이 바로 ‘여우'일 수 있다는 암시가 들어있었다. ‘여우'의 공식적인 신분은 도씨 가문의 둘째 딸, 즉 도아영이었다.하예정의 말을 이해하고 나니 전이혁은 문득 전씨 할머니와 형들이 해주셨던 말들이 떠올랐다.예전에 전씨 할머니께 도아영을 포기하겠다고, 할머니의 뜻대로 도아영을 계속 따라다니지 않겠다고, 그는 ‘여우'를 좋아한다고, 결혼하고 싶은 사람도 ‘여우'”라고 말했었다. 심지어 ‘여우'와 결혼하지 못하면 평생 홀로 살겠다고도 했다.어차피 전씨 가문에 형제들도 많고 그가 대를 이을 필요도 없었으니까.당시 전씨 할머니와 전태윤은 반복적으로 전이혁에게 나중에 후회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전씨 할머니께서는 언젠가 후회하게 되어도 할머니한테 찾아가서 울면서 도움을 청하지 말라고도 하셨다. 할머니는 후회할 것이라고 계속 말씀하셨지만 과거의 전이혁은 자신이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그러나 지금 이 순간 전이혁은 비로소 깨달았다. 전씨 할머니의 그 말속에는 숨겨진 뜻이 있었고 그가 알지 못했던 사실들이 많았다는 것을.‘만약 도아영 씨가 바로 ‘여우'라면... 혹은 민지영 씨일 가능성도...’전이혁의 얼굴은 갑자기 굳어졌다.그는 도아영에게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솔직하게 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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