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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내 남편은 억만장자: Chapter 3831 - Chapter 3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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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31화

소지훈이 차분히 말했다.“앞으로는 당신이 예정 씨랑 효진이 그리고 소현 씨와 자주 어울리면 좋겠어.”그러고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덧붙였다.“아, 소현 씨가 무슨 말을 하든 진지하게 받아들이지는 마. 그냥 흘려들으면 돼.”정윤하가 호기심 어린 눈길로 물었다.“왜요? 효진 씨가 저한테 무슨 얘기를 한다고 그렇게 당부까지 해요?”소지훈은 헛기침을 두어 번 하더니 운전대를 잡은 채 쑥스러운 표정으로 털어놓았다.“사실 준하 씨를 돕기 위해 잠시 소현 씨에게 꽃을 선물하면서 쫓는 척한 적 있거든.”정윤하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저한테도 그런 경쟁자가 있었던 거예요?”“너의 연적은 아니야. 나한테 마음이 있었던 것도 아니거든. 오히려 성씨 가문에서는 나 같은 사람을 싫어했어. 내가 소현 씨에게 구애하는 걸 보더니 원래 반대했던 준하 씨와의 사이를 허락했을 정도니까. 사모님 눈에는 내가 마치 큰 위험이라도 되는 듯 보였던 거지.”정윤하가 흥미롭게 웃으며 다그쳤다.“어떻게 된 일인지 좀 더 자세히 얘기해 봐요. 준하 씨를 돕는 게 왜 소현 씨에게 구애하는 걸로 이어진 거예요?”소지훈은 솔직하게 그때의 사정을 모두 털어놓았다. 혹여 나중에 그녀가 오해하지 않도록 미리 낱낱이 밝혀두려는 듯했다.“아버님과 어머님까지 아저씨가 소현 씨한테 마음이 있는 줄 아셨다니 정말 의외네요. 이런 일이 있을 줄은 전혀 몰랐어요.”“여보, 절대 오해는 하지 마.”정윤하는 손을 내저으며 웃었다.“제가 오해하는 것처럼 보여요? 아니거든요. 사실 저는 소현 씨와 준하 씨를 직접 본 적 있는데 그 두 사람 눈에는 서로밖에 없더군요. 아저씨가 끼어들 자리는 애초에 없었던 것 같아요.”“맞아. 소현 씨는 나한테 전혀 마음이 없었어. 소현 씨가 오래도록 좋아한 사람은 오직 태윤 씨였어. 몇 년이나 정성을 쏟았지만 결국 결실을 보지 못했거든. 태윤 씨가 이미 결혼했다는 걸 알자 미련을 접더라고. 성격이 다소 거칠고 평판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가치관만큼은 바른 사람이야. 그토록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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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32화

정윤하는 가족관계증명서를 찍어 가족들에게 보낸 뒤 곧장 SNS에도 올렸다.그녀의 SNS는 대부분 학부모나 오래된 몇몇 동창들뿐 친구라 부를 만한 이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축복의 댓글과 메시지가 쏟아졌다.윤미연은 그제야 마음을 놓았다.마침내 딸을 시집보냈으니 이제는 두 아들의 결혼을 재촉할 차례였다.사실 윤미연이 늘 딸의 혼사를 걱정했던 까닭은 정윤하의 성격이 털털하고 호방한 데다 무술 실력까지 출중했기 때문이다.중매 아줌마들도 종종 남자를 소개해 주었지만 남자 쪽에서는 혹시라도 장차 가정폭력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대부분 정윤하와 만나지 않으려 했다.게다가 정윤하의 과거 전설까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었고 그 덕분에 빼어난 외모와 훌륭한 집안 배경을 갖추고도 정작 선자리에서는 늘 외면당하곤 했다.급해진 윤미연은 딸을 거듭 재촉하며 결혼하라고 애썼다.그러나 정윤하로서는 억울하기만 했다.두 오빠조차 아직 혼인하지 않았는데 왜 그녀만 다그치느냐고 투덜대곤 했다.그러던 어느 날, 소지훈이 처음 집에 인사를 왔을 때 윤미연의 눈빛은 이미 사위를 바라보는 장모의 눈빛이었다.보면 볼수록 마음에 들었던 소지훈이 마침내 진짜 사위가 된 것이다.하예정은 정윤하의 SNS를 보자마자 하예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소지훈과 정윤하가 혼인 신고를 마쳤다는 소식을 전하고 하예진의 귀국 날짜를 물었다.그 시각 하예진은 여전히 회사에서 바쁘게 업무를 보고 있었다.동생의 메시지를 받은 하예진은 곧장 음성 메시지를 남겼다.“시청이 쉬는 전날에 동명 씨와 꼭 가서 혼인 신고할 거야. 오래 걸리지도 않잖아. 며칠은 더 바빠야 해서 우빈을 좀 더 부탁할게. 우빈이가 아빠를 그리워하면 주씨 집안으로 보내줘. 괜히 주씨 집안에서 내가 손자를 붙들어둔다고 불평하지 않게 말이야.”사실 하예진도 억울했다. 주형인과 이혼한 뒤로 그녀는 단 한 번도 아들 앞에서 전남편의 험담을 한 적이 없었다.주형인은 남편으로서는 실패했을지 몰라도 아버지로서는 할 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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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33화

주형인의 부모가 하예진 편이 아닌 것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었다. 그런 마음이 쉽게 바뀔 리 없었다.주경진은 그나마 조금 나은 편이다. 하예정이 전씨 가문의 맏며느리로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그는 깊이 후회했다. 아들 주형인을 서현주와 엮이도록 동의한 것이 잘못이었음을 뼈저리게 느꼈다.수많은 일을 겪고 난 후에는 더욱 확신했다. 주형인에게 어울리는 여자는 오직 하예진뿐이라고.하지만 후회는 언제나 뒤늦게 찾아오는 법이다.주형인이 돌아갈 길은 이미 끊겨 있었다.한편, 하예정 부부가 우빈을 데리고 소씨 가문으로 식사하러 간 바로 그 시각, 주서인도 아들을 데리고 친정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주서인은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있던 어머니를 향해 말했다.“엄마, 제가 알아봤는데요. 예진이 노 대표님과 곧 결혼한대요. 노씨 가문이 벌써 결혼 준비에 들어가는 것 같더라고요. 강성에서 돌아오면 바로 혼인 신고부터 할 거라던데요.”김은희의 표정은 시큰둥했다.“그야 머지않아 일어날 일인데 새삼스러울 필요 없어. 설령 가지를 타고 날아올라 봉황이 된다 한들 이제 그건 노씨 가문의 봉황일 뿐이야. 우리 주씨 집안과 무슨 상관이야? 형인이가 그 독한 년하고 이혼도 못 했잖아. 이혼하라고 아무리 말해도 기어코 버틴단 말이다. 무슨 미친 약이라도 먹인 건지... 목숨까지 위태롭게 만든 그 여자를 아직도 붙들고 있으니. 어휴!”김은희는 아들이 아직도 서현주에게 미련이 남아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주형인이 기어이 이혼을 원치 않는 것은 그들이 헛된 희망을 품고 하예진을 찾아가 재결합을 청하지 못하게 하려는 뜻인 것 같았다.“엄마, 만약 예진이가 노씨 가문에 들어가면 우빈이도 거기서 함께 살게 될 텐데... 혹시 성을 바꿔버리지는 않을까요? 성씨를 바꾸지 않으면 노씨 가문의 재산은 우빈과 상관없어지는 거잖아요. 조금이라도 상속을 받으면 어마어마한 금액일 텐데. 우빈은 제 조카고 엄마의 핏줄이에요. 우빈이가 부자로 된다면 우리도 덩달아 좋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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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34화

“저와 애 아빠가 평생을 바쳐도 노씨 가문과는 견줄 수 없어요.”주서인은 속으로 주형인을 원망했다. 세상 물정을 몰라 눈앞의 이익을 붙잡지 못하고 오히려 부모님까지 설득해 자기편에서 멀어지게 했다.그녀의 머릿속에는 우빈의 창창한 미래만 맴돌았다.장차 큰 별장에서 살고 고급 승용차를 몰며 대기업의 상속자가 될 우빈. 그에 비하면 주서인의 아들딸은 그저 좀 나은 직장을 얻어 아침 아홉 시부터 저녁 여섯 시까지 일하지만 한 달에 벌어들이는 돈이 우빈의 밥 한 끼에 쓰는 비용에도 미치지 못할 터였다.그런 생각이 들수록 주서인의 마음속에는 질투가 부풀어 올랐다. 하여 더욱 조급하게 임정한이 우빈과 형제애를 쌓아가기를 바라게 되었다.“엄마, 우리 차라리 고소해서 우빈의 양육권을 되찾아오는 건 어때요? 우빈이가 우리 집에 오기만 하면 예진이가 가만히 있을 리 없잖아요. 분명 우리 집안을 도와 우빈이가 우리 집에서 좋은 삶을 살게 노력하겠죠. 그렇게만 된다면 우빈과 우리의 정은 더욱 두터워질 거고 훗날 그 아이가 크게 되면 결국 우리 주씨 집안을 먼저 생각하게 될 거예요.”주서인의 머릿속 계산은 그럴듯했다.김은희는 임정한에게 혼자 놀라고 손짓한 뒤 외손자가 물러나자마자 딸의 이마를 톡톡 두드렸다. 딸이 피하자 이번에는 얼굴을 꼬집으며 낮은 목소리로 꾸짖었다.“허황한 생각은 좀 집어치워. 네가 이렇게 말하는 건 결국 네 자식들만 생각해서 그러는 거잖아. 어떻게 그렇게 이기적일 수 있어? 네 아이들을 위해 우빈을 희생시키겠다고? 그 애는 너의 하나뿐인 조카다. 그런데도 그렇게 이기적으로 마치 그 아이가 잘못되길 바라는 듯이 말하다니. 우빈이가 네 동생에게 뭐라 했는지 알아? 큰고모도 싫고 할머니도 싫다고 했어. 내가 네 말을 듣고 우빈 앞에서 예진이와 노동명 씨 욕만 해대니 우빈이가 나를 미워할 수밖에 없지.”주서인은 억울하다는 듯 대꾸했다.“부모라면 누구나 자기 자식을 생각하는 거잖아요. 엄마가 나보고 이기적이라면 저도 인정해요. 맞아요. 저는 이기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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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35화

“저도 우빈이를 이용하려는 건 아니에요. 다만 형인에게는 우빈이가 하나뿐인 자식이고 저와 형인은 혈육의 친남매예요. 우빈과 정한은 필연적으로 가장 가까운 사촌이 될 수밖에 없어요. 두 아이가 자주 연락하며 친밀감을 쌓는다면 사촌 이상으로 형제와 같은 끈끈한 유대감이 형성되지 않겠어요? 혹시 무슨 일이 생기면 우리가 도와줄 수도 있고요. 고독하지는 않을 거라고요.”주서인은 김은희의 태도가 달라진 것을 느꼈다. 이제는 김은희의 마음이 온통 우빈 쪽으로 기울어 더는 임정한의 앞길을 위해 힘써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김은희는 그런 딸을 바라보며 가볍게 웃음을 흘렸다. 그리고 시선을 자신이 직접 키워온 외손자 임정한에게로 옮겼다.임정한은 어디서든 가만히 있지 못하는 장난꾸러기였다. 잠깐 집에 들어온 사이에도 이 방 저 방을 다 뒤적이고 난리였다.“정한을 좀 봐라. 지금 하는 꼴이 어떤지. 그리고 우빈이는 또 어떤 아이인지 생각해 봐. 우빈이도 장난기가 없는 건 아니지만 훨씬 더 사려 깊고 어린 나이에도 제법 침착하지. 앞으로 자라면서도 그 성향은 더 단단해질 거야. 그런 아이가 무슨 일을 겪더라도 굳이 너희 도움이 필요하지는 않을 거다. 오히려 너희가 무슨 일을 겪을 때 괜히 우빈에게 기대지나 마. 정한과 같은 성격이라면 커서도 사고뭉치일 게 뻔해. 그런 아이와 우빈을 붙여두면 자칫 우빈의 발목만 잡을 거야. 게다가 앞으로 우빈에게는 또 다른 사촌 동생들이 생길 거야. 예정이가 낳을 아이들도 정한의 사촌이지 않겠어? 우빈이가 어려움에 부닥치더라도 도와줄 사람은 많아. 그런데 우리 집안이 해줄 수 있는 게 뭐야? 그저 방해만 되지 않으면 다행이지. 서인아, 넌 내 딸이야. 너의 속내를 내가 모를 리 없어. 잘 들어. 이제 그만 우빈에 대한 집착을 버려. 내 친손자는 하나뿐이야. 너 때문에 그 손자가 나를 멀리하게 되는 건 나도 이제 용납 못 해.”주형인과 긴 대화를 나눈 김은희는 많은 것을 곱씹었다. 몇 년간 김은희 부부는 딸과 사위를 위해 집안일을 돕고 아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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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36화

주서인은 중얼거렸다.“그렇게 해도 우빈이는 엄마랑 정이 없잖아요.”김은희는 순간 당황하더니 이내 대꾸했다.“각별하진 않아도 적어도 날 보면 ‘할머니’라고 부를 수는 있어야지. 그런데 요즘은 날 보아도 먼저 할머니라 부르지도 않더라. 우빈이가 어리다고 생각하지 마. 설을 쇠면 벌써 네 살이다. 알아들을 만큼은 다 알고 아주 영리한 아이야. 형인과 예진의 가장 좋은 유전자를 그대로 물려받았어. 두 사람 다 얼마나 똑똑해.”하예진은 절대 어리석지 않았다. 결혼 전에도 회사에서 주형인보다 더 잘나가던 그녀였다.그때 주씨 집안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했는가. 하예진이 발전할 수 없도록, 주형인보다 더 잘 가게 해서는 안 된다며 결혼하자마자 하예진을 설득해 퇴직하게 설득하여 가정과 아기에게만 얽매이게 했다. 결국 집 안에서 남편과 아이만 바라보는 전업주부로 묶어두어 예전의 당당한 모습은 사라지고 말았다.그들은 그렇게 하나하나 하예진을 바꿔놓고도 정작 며느리를 귀하게 여기지 않았다.결국 좋은 며느리를 놓쳐버렸고 지금은 감히 넘볼 수도 없는 존재가 되었다.“서인아, 부모인 우리도 늙었어. 언제까지 너희 곁을 지켜주며 도와줄 수만은 없잖아. 너희도 부모로서 자기 자식의 앞날을 생각해야지.”김은희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형인이가 지금 어떤 처지인지, 무슨 생활을 하고 있는지 너도 잘 알 거야. 네가 사실 동생을 아끼는 마음이 있다는 것도 안다. 너는 지금 남편과 화목하게 살고 있고 너희 부부가 모은 돈만 해도 수억 원은 될 거야. 가게도 그럭저럭 괜찮고 아이도 셋이나 있으니 잘 키워 내면 나중에 네가 늙었을 때 의지할 데는 있을 거야. 입에 풀칠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지. 하지만 지금 형인은 다르잖아. 아내도 없고 아들도 곁에 없이 벌고 있는 돈은 형인의 생활비와 우빈이 양육비로 빠듯해. 지금 형빈에게는 우빈 하나뿐이야. 늙으면 의지할 대상은 오직 우빈이란 말이야. 그런데 내가 어찌 우빈이에게 미움이나 원망을 살 만한 일을 하겠어? 형인의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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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37화

“아무튼 다시는 우빈을 이용하려는 생각은 하지 마. 우빈이도 이제 점점 커가고 있어. 괜히 예정 씨를 자극했다가 간신히 자리를 잡은 너희 집 가게까지 위태로워질 수 있어.”주서인은 자신이 직장을 잃었던 진짜 이유를 떠올리더니 바로 안색이 어두워졌다.“그리고 만약 예진이가 노 대표님과 결혼하게 되어도 제발 헛된 짓은 하지 마. 소란 피우면 안 돼.”김은희는 딸이 또다시 무모한 일을 벌일까 걱정부터 앞섰다.주서인은 못마땅해했다.“엄마, 내가 언제 사사건건 말썽부리는 사람이었어요? 지금의 예진이는 더 이상 예전의 하예진이 아니에요. 우리가 어찌할 수 있는 처지도 아니잖아요. 제가 담이 아무리 커도 감히 거기까지 가서 소동을 벌이겠어요?”주서인은 씁쓸하게 웃었다.“저라고 두렵지 않겠어요? 저도 모든 걸 잃는 게 무섭다고요.”예전에는 온갖 구박을 당하던 하예진이 이혼한 지 고작 2년 만에 상류 사회로 시집가게 될 줄이야.주서인의 마음속에는 질투와 원망 그리고 부러움이 뒤섞여 있었다.딸의 속내를 모를 리 없는 김은희는 담담히 말을 이었다.“서인아, 정한이 그때 사고를 당했을 때 누가 네 아들을 살려냈는지 기억이 안 나? 사람이란 은혜와 도리, 그리고 양심은 잊지 말고 살아야 해. 그건 사람으로서의 기본이야.”그녀는 목소리를 낮추어 진심을 담아 말했다.“자식을 위해서라도 덕을 쌓아야지. 지금처럼 불필요한 다툼을 계속하다가 나중에 네 자식들에게 정말 도움이 필요할 때 아무도 도와주는 이가 없으면 어떡해? 결국은 하느님의 뜻을 거스를 수 없다는 거야. 우리 집안이 이 지경으로 된 것도 예진이를 소중히 여기지 못하고 형인이랑 예진의 사이를 갈라놓은 업보 아니겠어?”주서인은 속으로 중얼거렸다.‘예진이가 다시 잘살게 된 거 전부 예정 씨 덕분이 아닌가? 예정 씨가 돈 많고 힘 있는 집에 시집가지 않았으면 지금도 비참하게 살았을 건데. 그랬으면 우리 집안도 지금처럼 망가지지 않았을지도 몰라. 업보라고? 그건 그냥 예정 씨가 예진이를 위해 우리 집안에 복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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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38화

“무슨 일 있어요?”노동명이 부드럽게 웃으며 대답했다.“아무 일도 아니야. 네가 자꾸 재채기하길래 혹시 감기라도 든 건 아닌지 걱정돼서 그래.”그가 하예진을 관심하고 싶었지만 그녀가 되려 노동명을 챙기고 있었다.노동명이 원한 건 바로 이런 사랑이었다. 서로를 보살피고 이해하고 믿어주는 그런 관계를 말이다.하예진은 그가 갑자기 다가온 이유를 단번에 알아챘다.“가끔 재채기 한두 번 하는 거 가지고 뭘 그렇게 호들갑이에요. 걱정하지 마세요. 괜찮아요. 이제 강성의 겨울에도 익숙해졌는걸요.”그녀는 장난스럽게 덧붙였다.“아마 누군가가 뒤에서 제 욕을 하고 있는 거겠죠. 제가 재채기를 자꾸 하는 걸 보면.”노동명의 눈빛이 바로 날카로워졌다.“누가 감히 내 약혼녀를 욕해? 목숨이 아깝지도 않은가 봐?”하예진은 노동명의 태도에 장난스럽게 그를 노려보고 있었지만 입가에는 웃음이 번졌다.그는 참으로 하예진의 편을 잘 들어주는 남자였다.그녀를 향한 사랑은 늘 한결같았다.예전에 주형인과 연애할 때도 주형인은 그녀를 이렇게 지켜주지 않았다.진짜 사랑과 거짓 사랑의 차이였다.노동명이 말끝을 이어갔다.“전 시댁 말고는 누가 감히 당신 흉을 보겠어?”“그 집 얘기는 그만해요.”하예진이 고개를 저었다.“그 사람들과는 이미 인연이 끝난 지 2년이나 지났어요. 저와는 아무 상관 없는 사람들이에요.”그녀는 여전히 노동명이 주형인을 질투하는 것 같아 내심 걱정했다. 그러나 사실 주형인이라는 남자에게는 이미 감정이 깨끗이 사라져 버렸다.완전히, 그리고 흔적도 없이.주형인이 더치페이를 제안하고 주먹을 휘둘렀을 때 모든 관계의 끝을 선언하는 순간이었다.그녀는 지금 하루하루가 더없이 충실하여 전 남편을 떠올릴 여지도 없었다.그럼에도 노동명은 시무룩하게 고백했다.“그래도 당신과 그 남자는 나보다 훨씬 오래 알고 지냈잖아. 결혼까지 했고 귀여운 우빈이도 낳았지. 이미 이혼했다 해도 그 사람이 한때 너를 가졌다는 사실만 떠올리면 참을 수 없이 질투가 나.”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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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39화

따르릉!내선 전화가 울렸다.하예진이 바로 전화기를 들었다.비서가 이윤미가 도착했다고 알렸다.“모셔 오세요.”하예진은 비서에게 지시한 뒤 전화를 내려놓았다.“윤미 씨가 왔어요.”하예진은 노동명에게 전했다.노동명은 태연하게 웃으며 말했다.“뭐가 부끄러워? 우리 둘이 이상한 사이도 아닌데. 굳이 피할 필요 없잖아.”그는 하예진의 약혼자였다. 관성 사람들뿐 아니라 강성 사람 중에도 아는 이가 매우 많았다.이윤미가 하예진의 사무실에서 노동명을 보더라도 전혀 이상할 게 없었다.게다가 그는 하예진이 운영하는 회사의 대주주이기도 했다.말하자면 이곳 또한 그의 구역이었다. 단지 경영에는 손을 대지 않고 투자만 했을 뿐이다.노동명은 하예진이 회사를 훌륭하게 운영하리라 굳게 믿고 있었다.하예진은 미소만 지을 뿐 대꾸하지 않고 대신 커피를 가지러 갔다.곧 이윤미가 들어왔다.그 뒤를 이어 들어온 방윤림은 양손에 크고 작은 선물들을 잔뜩 들고 있었다.마침 커피를 들고 나오던 하예진은 그 모습을 보면서 물었다.“뭘 이렇게 많이 가져왔어요?”이윤미는 먼저 노동명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방윤림에게 짐을 내려놓게 하고는 자연스럽게 소파에 앉으며 커피를 들고나오던 하예진을 바라보며 대답했다.“곧 관성으로 돌아간다고 하시길래 새해 선물을 좀 준비했어요. 그리고 노 대표님의 결혼 선물도 미리 챙겨왔어요. 결혼식 때 제가 자리에 없을 수도 있어 미리 드리는 게 좋겠다 싶어서. 어차피 관성으로 돌아가면 혼인 신고할 거잖아요. 조금 일찍 드리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서 가지고 왔어요.”하예진은 이윤미와 방윤림에게 커피를 건네주고는 노동명의 곁에 앉았다.노동명에게도 커피 한 잔을 주었다.“어른께서 주신 결혼 선물이라면 감사히 받겠습니다.”이윤미는 하예진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가족 서열상 윗사람이었다.“저도 새해 선물을 조금 준비했어요. 사람을 시켜 곧 보내드릴게요.”선물은 서로 주고받는 법이다.두 사람은 친척이면서도 때로는 친구 같고 때로는 적수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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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40화

하예진의 배경은 너무나도 강력했다.이윤미가 비록 이씨 그룹과 가문의 내막에 익숙하다고는 하지만 그녀에게는 든든한 세력이 없었고 이씨 가문에서의 지지 또한 점차 줄어들고 있었다. 그렇다고 이윤미의 능력이 부족하다는 뜻은 아니었다.다만 그녀는 이은화의 딸이었을 뿐이다.이은화가 저지른 일들이 언론을 통해 드러났고 강성 사람들 또한 전부 알게 되었다.이씨 가문의 사람들 마음속에 응어리가 없을 리 없었다.그런 상황에서 이은화의 딸이 가주 자리를 잇는 것을 지지할 리 있겠는가. 설령 이윤미가 어머니보다 훨씬 더 부드럽고 좋은 성품을 보인다고 하더라도 말이다.사람의 마음은 변하는 법이다.수십 년 전 이은화가 처음 가주 자리에 올랐을 때만 해도 그녀는 친척들에게 부드러운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자리를 굳힌 뒤부터는 능력 있는 이들을 차례로 처리하며 권력을 철저히 자신에게 집중시켰다.이러한 이유 때문이라도 이은화의 딸이 가문을 이어받는 것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었다.반면 하예진의 지지율은 절대적이었다. 그녀가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 한 차기 가주 자리는 그녀의 것이나 다름없다.이씨 그룹의 수많은 직원 역시 새해가 되면 가주가 바뀌는 각오를 한 상태였다.정군호와 정일범 형제들 또한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하예진의 복수가 두려웠던 그들은 다급히 유산을 나누어 가지고 강성을 떠나려 했다.이은화라는 든든한 버팀목을 잃은 정일범 부자 넷은 강성에서의 지위가 바닥으로 떨어졌다.예전 같으면 그들 주위에 몰려들던, 이른바 친구들이 하나둘 거리를 두었고 여전히 남아 있는 몇몇 사람들은 은근슬쩍 그들이 얼마나 상속받을지를 떠보며 투자를 권하는 척했지만 속내는 그 돈을 빼앗아 챙기려는 속셈이었다.아버지와 오빠들의 이야기가 나오자 이윤미의 표정은 금세 어두워졌다.“아버지와 오빠들은 재산을 나누어 가지려고 저랑 싸우고 있어요. 유언장은 모두 두 개예요. 하나는 오래전에 작성된 것으로 모두가 아는 것이고 또 하나는 최근에 새로 작성된 거예요. 그 사람들은 두 번째 유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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