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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01화

전씨 가문의 어른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전지율의 어머니는 사실 그의 학업을 제대로 돌본 적이 없었다. 대신 여덟 명의 형들이 그를 챙겼고 그 때문에 엄청난 학업 스트레스를 받았다.게다가 선생님들도 이미 그의 형들을 가르친 경험이 있었기에 그의 성적이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늘 형들과 비교하곤 했다.전지율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그의 성적은 반에서 상위권이었고 도시 전체에서도 항상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하지만 형들의 과거 성적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족했다.전지율의 여덟 형은 초등학교든 중고등학교든 모두 조기 졸업을 했지만 그는 중학교에 올라온 후에는 한 걸음 한 걸음 차근차근 나아갈 수밖에 없었다. 뛰어난 형이 한 명만 있어도 동생은 엄청난 압박감을 느끼는데 하물며 여덟 명이나 되는 특출난 형이 있으니 더 말할 나위도 없었다.“할머니께서 형수님이 오늘 돌아오신다며 기사님께 모셔 오라고 하셨어요. 저는 방학이라 어제 집으로 돌아왔어요. 그래서 오늘 함께 따라 나왔어요.”전지율은 전태윤을 따라오는 경호원들을 보았다. 그들이 모든 짐을 끌고 가고 있어서 전지율은 아무것도 돕지 못했다..“형수님, 배고프지 않으세요? 제가 과일을 좀 가져왔는데 차에 있어요. 차에 타시면 드실 수 있어요. 할머니께서도 요리사에게 형수님께서 좋아하시는 음식을 더 많이 준비하라고 하셨어요. 아, 그리고 소 대표님과 그분 약혼녀도 같이 왔어요. 할머니께서 리조트에서 두 분과 함께 계세요.”전지율은 하예정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전태윤을 큰형이라 부르고 우빈의 뺨을 한번 꼬집은 것 외에는 하예정과 나란히 걸으며 이야기하며 매우 친근하게 얘기하고 있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친남매라고 생각할 정도였다.전태윤은 아직 깨어나지 않은 우빈을 안고 앞서 걸어가는 아내와 작은동생을 짜증스럽게 바라보았다.우빈은 조금 전 전지율에게 뺨을 꼬집혔는데도 깨어나지 않았다. 마치 어린 돼지처럼 곤히 잠들어 있었다.한낮에 낮잠을 자고 집에 돌아가면 낮에 더는 자지 않을 것이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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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02화

전지율은 말문이 막혔다.하예정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언제 보든 똑같아. 감정은 다 키워가는 거잖아. 아기가 태어나면 네가 시간 날 때마다 안아주고 놀아주면 돼. 그럼 친해질 수 있잖아.”그녀는 이미 자신의 뱃속 아기가 태어나면 모두의 귀여움을 독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하였다.전씨 가문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전태윤 세대에 처음으로 태어난 아기인지라 모두가 극도로 아낄 것이다.전지율은 불쌍한 척 말을 이었다.“막내라서 얻는 게 하나도 없네요.”전태윤이 그에게 말했다.“네가 나중에 결혼해서 아빠가 될 때 네 아이가 태어나면 네가 먼저 안아 줘. 그러면 되잖아. 하지만 네 조카를 네가 먼저 안는 건 꿈도 꾸지 마라.”전지율이 불평했다.“저는 아직 어리거든요. 결혼하고 애 낳으려면 멀었어요. 최소 11, 12년은 더 있어야 하는데. 길게는 14, 15년은 걸릴걸요. 형도 아빠로 될 때 서른두 살이잖아요.”전태윤은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꼭 나를 따라 해야만 해?”“형은 제 우상이세요. 그래서 형처럼 되고 싶어요.”“돌아가서 문제집 좀 보내줄게. 내가 예전에 풀었던 문제집은 네가 풀었던 것보다 훨씬 많아. 그러면 너도 나처럼 될 수 있을 거야.”전지율이 즉시 소리쳤다.“형수님! 보세요. 우리 큰 형은 제가 잘 쉬는 꼴을 못 봐요. 저는 학교에서도 정말 열심히 공부하는데... 매일 눈 뜨면 공부뿐이고 겨우 방학했는데 형은 저를 보면 쉬지도 못하게 하세요.”“너도 스트레스를 받냐?”전태윤이 동생에게 물었다.“대학 입시에는 스트레스 없지만 형들이 다니셨던 대학에 가려면 그래도 스트레스를 조금은 받아요.”하예정이 웃으며 말했다.“그럼 없는 거나 마찬가지네요. 태윤 씨도 농담하는 거야. 정말로 너에게 문제집을 보내지는 않을 거야. 여보, 좀 놀리지 마요. 지율이를 좀 편히 쉬게 해 줘요. 너 여행 가고 싶지 않아? 설날까지 아직도 며칠 남았는데 며칠 나가서 놀다가 와. 친구들하고 같이 다른 도시로 가서 눈도 보고 경도 구경하고.”전지율은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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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03화

하예정이 담담하게 답했다.“할머니께서 기사님을 보내주셨어요. 차를 부를 필요는 없어요. 우빈이는 비행기에서 자고 있었고요. 손님을 마중 나온 건가요?”그녀는 주형인이 멀지 않은 곳에 세워둔 차를 흘끗 보았다.“응, 손님이 지방에서 설 쇠러 돌아오셨거든. 예약하신 분이야. 여기서 한참 기다렸어. 우빈아... 우빈아.”주형인이 조용히 아들의 이름을 불렀다.꼬마는 겨울 방학을 하자 하예정을 따라 예씨 가문의 저택으로 갔었다. 주형인은 원래 우빈을 잠시 집에 데려와 부모님께서 손주를 보는 즐거움을 누리게 하고 싶었으나 우빈은 하예정을 따라갔다.우빈을 데려오지 못하자 그의 부모님은 모두 섭섭해하셨다. 그리고 우빈을 자주 보러 가지 않고 집에 데려와 함께 시간을 보내지 않으면 우빈이가 친아버지와 친조부모님을 잊어버릴 거라고 꾸짖기까지 했다.하예진과 노동명이 곧 결혼할 계획이다. 그때가 되면 우빈에게는 새로운 아버지가 생길 텐데 친아버지를 기억이나 하겠는가.우빈은 오랫동안 잠을 잘 잤는지 주형인이 자신의 이름을 몇 번 부르자 흐릿하게 눈을 떴다.꼬마는 자신을 안고 있는 사람이 전태윤이 아니라는 것을 발견하더니 어리둥절했다. 눈을 비비고 다시 보니 아빠임을 알아보고는 얼떨떨하게 말했다.“아빠?”‘이모부가 날 안고 있었던 것 같은데 어떻게 된 거지? 왜 아빠가 보이는 거지? 꿈인가?주형인은 아들이 깨어난 것을 보더니 즉시 전지율의 품에서 우빈을 안으려 했다.전지율은 전태윤 부부가 막지 않는 것을 보고서야 비로소 손을 놓았다.주형인과 하예진이 이혼할 때 주경진 부부가 우빈을 시골로 데려갔는데 전태윤이 동생들을 불러 우빈을 다시 데려온 적 있었다.전지율은 그때 학교에 있어서 참여하지 못했지만 이 일을 알고 난 후로는 주형인과 주씨 집안 사람들에게 좋은 감정을 갖지 못했다.더군다나 주씨 집안 사람들이 그뒤로 하예진을 계속 귀찮게 하고 시달리게 했으니 말이다.주씨 집안 사람들은 하예진이 주형인을 떠난 후 더 잘 살고 있다는 것을 질투하는 마음에 계속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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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04화

우빈은 다시 덧붙였다.“우리 아저씨도 엄마 곁으로 가셨어요. 아저씨는 저를 기다리지도 않고 먼저 가셨어요. 다행히 곧 돌아오실 거예요. 아저씨가 저에게 새 옷도 많이 사주시고 새 장난감도 사 오신다고 하셨어요. 아빠, 아저씨랑 우리 엄마가 곧 결혼하신대요. 제가 이모한테서 들었어요. 아저씨가 저의 새 아빠가 되실 거래요. 아빠, 저는 이제 아빠가 두 분이 계세요.”우빈이 말하면서 얼굴에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손가락 두 개를 펴서 주형인에게 자랑했다.“다른 아이들은 아빠가 한 분인데 저는 아빠가 두 분이에요.”주형인은 노동명이 하예진 곁으로 갔다는 말에, 그리고 곧 결혼한다는 말을 듣더니 기분이 가라앉았다. 하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처음부터 하예진의 손을 놓은 것은 주형인 본인이었고 그들 부부의 감정과 혼인을 배신한 것도 그였다.아무리 기분이 좋지 않아도 그는 하예진과 노동명의 행복을 축복할 수밖에 없었다.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주형인은 노동명이 자신보다 훨씬 낫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사업적인 면을 말할 것도 없고 감정에서도 노동명은 그보다 훨씬 일편단심이었으니까.주형인은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누구를 탓하겠는가? 자신의 탐욕을 탓해야 했다. 조금만 성공했다 싶었는지 아내를 업신여겼다.아내를 배신한 자에게는 재물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했다.하여 아내를 배신한 주형인은 지금처럼 처참한 처지가 되었다.더 이상 대기업의 임원진도, 연 수입 200만 원의 높은 급여도 아니었다. 지금은 다시 회사에 들어가는 것조차 불가능했다.전태윤의 심기를 건드릴까 봐 두려웠던 기타 회사들도 아무도 그에게 일자리를 주려 하지 않았고 그는 생계를 위해 할 수 없이 택시를 몰아야 했다.그야말로 손에 쥔 좋은 패를 자기 손으로 망쳐버린 셈이다.만약... 만약 주형인이 하예진을 무시하지 않고 그의 부모님과 누나의 말에 휩쓸리지 않았더라면, 여전히 예전처럼 하예진에게 잘해주고 하예정을 친동생처럼 여겼더라면, 그는 지금 분명 사업도 성공하고 화목한 가정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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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05화

우빈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아저씨는 저를 싫어하지 않아요.”하예진이 너무 바빠서 돌봐주지 못하는 경우는 있을 수 있었다.지난 몇 달처럼 그녀는 사업 때문에 바빠서 우빈을 돌보지 못했을 때는 전태윤 부부와 함께 지냈다.주형인은 잠시 말없이 있다가 조용히 말을 건넸다.“만약 엄마와 아저씨가 또 아기를 낳는다면 어린 아기만 사랑해 주고 너를 덜 사랑할지도 몰라.”“아니에요! 엄마가 말씀하셨는데 아저씨와 아기를 낳는다고 해도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저라고 했어요. 이모도 그렇게 말했어요.”우빈이 즉시 주형인의 말에 반박했다.“만약에... 만약에 그럴 수도 있다는 뜻이지 꼭 그렇다는 건 아니야. 어쨌든 너는 이모를 더 가까이해. 이모는 편애하지 않을 거야.”하예정은 이모일 뿐이라 모든 조카를 공평하게 대할 것이다. 하지만 하예진과 노동명이 나중에 아이를 더 낳는다면 그들 아이만 편애하고 우빈을 소홀히 할 수도 있다.우빈이는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아빠는 늘 이런 식이에요. 아빠는 엄마가 아저씨와 함께하는 걸 좋아하지 않고 항상 아저씨를 나쁜 사람인 것처럼 의심하면서 나쁜 말만 해요. 아빠, 저는 어리지만 제가 어리다고 이용하지 마세요. 저는 누가 좋고 나쁜지 다 알아요. 아저씨는 나쁜 사람이 아니에요. 아저씨는 저를 싫어하지 않아요. 아저씨는 처음부터 저를 좋아하게 되어서 점점 엄마도 좋아하게 됐다고 했어요. 엄마를 기쁘게 하려고 저에게 잘해준 게 아니라고 했어요. 아빠는 마음이 너무 좁아요.”주형인은 얼른 아들을 달랬다.“알았어. 아빠가 잘못했어. 너에게 그런 말을 하지 말아야 했어. 우빈아, 화내지 마. 앞으로 너에게 그런 말 안 할게. 하지만 기억해. 언제든지 나는 너의 아빠라는 걸. 만약 네가 힘들거나 엄마랑 더 이상 함께 살고 싶지 않으면 아빠를 찾아와도 돼. 아빠는 네 엄마만큼 부유하지는 않지만 나는 아들이 너 하나밖에 없어. 아빠가 온 힘을 다해서 너를 잘 키우고 너에게 많은 사랑을 줄 수 있어.”우빈이 말했다.“저는 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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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06화

얼마 전 김은희가 주서인에게 돈을 건네주었고 주서인은 자신의 남편과 아이들, 그리고 시부모님까지 데리고 샤부샤부를 먹으러 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친부모인 김은희 부부도 부르지 않았다는 것이다.주서인은 하예정도 샤부샤부를 먹으러 온 것을 보더니 돈을 내달라고 했다.하예정이 거절하자 주서인은 김은희에게 바로 전화를 걸어 돈을 보내달라고 했고 결제는 그렇게 처리되었다.과연 주서인에게 돈이 없는 걸까?당연히 돈이 있었다.김은희 부부는 그들의 퇴직금과 주형인이 생활비로 주었던 돈까지 전부 주서인 가족에게 주었다.주서인 부부의 수입은 따로 모아두었을 것이다. 적어도 수십억 원은 저축해 두고 있을 것이다.주형인은 과거에는 수입이 많아 이런 것에 신경 쓰지 않았지만 지금은 택시 기사로 생계를 유지하며 어려운 형편이라 돈에 매우 민감해졌다.물론 그가 서현주에게 칼에 찔렸을 때 주서인이 구해주면서 다쳤던 일은 감동적이었다. 하지만 주서인이 늘 그를 이용하고 부모님을 등쳐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자신에게서 이득을 취하려는 것까지는 괜찮다고 쳐도 우빈까지 이용하려고 하는 것을 주형인은 정말 참을 수 없었다.이점이 바로 주형인이 용납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주형인은 얼마 전 김은희에게도 크게 화를 냈었다. 김은희는 다시는 주서인 가족에게 돈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지금도 여전히 주서인과 함께 우빈을 꼬드겨 나중에 형제들을 돕는 ‘희생자’가 되기를 바라고 있었다.그러니 주형인이 화나지 않을 수 있겠는가?하예진과 우빈이가 현재 위치에 있을 수 있었던 것은 전부 하예정이 재벌가에 시집간 덕분이었다.하예정은 정이 많지만 마지노선도 있는 사람이다.만약 우빈이가 나중에 정말 끝도 없이 사촌 형제들을 돕는다면 하예정이 계속해서 우빈을 도와줄까?아닐 것이다. 절대로!하예정은 주씨 집안의 사람들을 가장 싫어했다.“우빈아, 앞으로 너의 할머니와 큰고모가 하는 말은 듣지 말고 마음에 담아두지도 마. 알았지?”우빈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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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07화

“우빈아, 잘 있어.”“아빠, 잘 가요.”우빈은 주형인에게 손을 흔들며 작별 인사를 했다.주형인은 자신의 차로 돌아가 승객에게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전한 뒤 차에 올라타고 곧바로 떠났다.이어 전태윤 부부와 경호원들도 마중 나온 차에 탑승했다.차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하예정은 전태윤 품에 움츠려 있던 우빈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이모.”우빈은 두 팔을 벌려 하예정을 향해 안기려 했다.하예정은 그를 안으며 꼭 끌어안았다.“우빈아, 왜 기분이 안 좋아? 아빠가 또 무슨 말을 했어?”가끔 하예정은 조카가 주형인을 만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주형인은 하예진과 노동명을 질투해서 항상 우빈에게 노동명에 대해 나쁜 말을 했다.우빈은 지금 노동명과 친 부자처럼 돈독한 사이였기에 주형인이 노동명을 나쁘게 말하면 우빈은 늘 기분이 좋지 않았다.“이모, 엄마가 아저씨와 결혼하면 저에게 동생을 낳아 주나요?”우빈은 하예진에게 여동생을 갖고 싶다고 말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용정에게는 여동생이 있는데 너무 귀여워서 사랑스러웠기 때문에 그도 여동생을 갖고 싶어 했다그리고 하예정의 배 속의 아기는 남자아기라고 생각하여 하예진에게 여동생을 갖고 싶다고 말했었다.하예정은 부드럽게 물었다.“우빈이는 동생을 갖고 싶어?”예전 같으면 우빈은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생을 원한다고 말했을 것이다.하지만 이번에는 망설이며 물었다.“이모, 엄마가 동생을 낳으면 저를 여전히 사랑해 줄까요? 저를 사랑해 주지 않으면 어떡해요? 그리고 아저씨도 저를 계속 잘 해줄까요?”“그럼. 우빈의 엄마에게 아이가 몇 명이 생기든 항상 너를 사랑하고 아낄 거야. 그리고 아저씨도 너에게 안 좋게 대하지 않을 거야.”하예정은 다정하게 우빈을 위로했다.“엄마가 너에 대한 사랑을 꼭 믿어야 해. 엄마는 영원히 변하지 않을 거고 편애하지도 않을 거야. 만약 정말 편애한다면 내 생각에는 우빈의 엄마는 분명 우빈을 더 아껴줄 거야.”우빈이 주형인과 함께 살지 않았기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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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08화

또한 주형인은 스스로 우빈을 돌보려 한 적 없었다.하예진이 주방에서 밥을 하고 부자는 거실에 앉아 있을 때도 우빈이가 물을 마시고 싶어도 주형인은 아들에게 물 한 잔을 떠주지 않았다. 대신 하예진에게 주방에서 나와 우빈에게 물을 먹이라고 소리쳤다.아주 무책임한 아빠였다.지금 하예진과 노동명은 오랜 시간 끝에 드디어 빛을 보아 곧 결혼하게 된다.주형인은 이제야 부자 간의 정을 보여주는 척하려 했다. 그리고 그의 이기적인 걱정은 아이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엄마 사랑까지 의심하게 했다.하예정이 화가 나지 않을 수 있겠는가.다만 우빈이가 있는 자리에서 욕을 할 수 없을 뿐이다.“이모.”우빈은 하예정의 가슴에 기대면서 속삭였다.“이모, 저는 이모랑 엄마를 제일 사랑해요.”하예정은 그를 꼭 안으며 말을 이었다.“이모도 우빈이를 제일 사랑해.”“아빠가 물어봤어요. 엄마가 아저씨랑 결혼할 거냐고. 아빠는 엄마가 아저씨와 아기를 낳으면 저를 안 사랑할까 봐 걱정해요.”우빈은 주형인이 조금 전에 했던 말을 조용히 전했다.“저는 아빠 말을 안 믿어요. 엄마와 아저씨가 저를 사랑해 주지 않을 리 없다고 생각해요. 엄마, 저는 엄마랑 아저씨를 믿어도 될까요?”“물론이지, 그건 네 엄마야. 엄마를 안 믿으면 누구를 믿어야 해? 너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네 엄마야. 네 아빠는... 아빠의 말은 그냥 듣기만 하고 마음에 두지 마. 알았지? 그리고 앞으로 아빠 집에 갔을 때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큰고모가 무슨 말을 하든 너는 상대하지도 마. 무슨 말을 하든 상관하지 말고 그 사람들에게 돈도 주지 마. 너는 지금도 어린아이야. 소비자이고 아직 돈을 벌 능력이 없어서 그 사람들에게 돈을 줄 필요 없어. 네가 커서 수입이 생길 때 만약 할아버지와 할머니께 조금 드리고 싶다면 한 번에 20만 정도만 주어도 충분해. 그들은 외손자를 더 사랑하니까.”우빈이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저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말을 듣기 싫어요. 그 사람들은 항상 엄마와 아저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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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09화

“그럼 자지 마. 이리 와. 이모부가 안아줄게.”전태윤은 아내가 피곤할까 봐 우빈을 안고 신나게 얘기하고 있었다.전태윤이 인내심 있게 우빈과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꼬마가 어떤 질문을 하든지 성심성의껏 대답하는 모습에 하예정은 남편을 바라보며 감사할 따름이다.하예정은 이생에 전태윤과 결혼한 것은 전생에 쌓은 복이라고 생각했다.눈앞의 따뜻한 장면을 보던 하예정은 점점 눈꺼풀이 무겁게 내려오더니 결국 잠이 들었다.잠시 후 그녀가 눈을 떴을 때 이미 서원 리조트로 돌아와 있었고 자신의 방에서 눈을 떴다.방은 조용했고 우빈은 보이지 않았다.전태윤도 없었다.하예정은 일어나서 옆에 있던 휴대전화를 들어 시간을 확인했다.오후 두 시였다.이렇게나 오랫동안 잤다니 하예정은 조금 놀란 표정이었다.그녀는 갑자기 배가 고파졌다.배가 조금씩 불러오면서 본래 식성이 좋았던 그녀는 점점 더 많이 먹고 싶어졌다. 마치 끝없이 배가 고픈 느낌이라고 할까.병원에서 검사를 받을 때 의사는 그녀에게 적게 자주 먹으라고 권했다.하예정은 침대에서 일어나 먼저 커튼을 열었다.밖은 아직도 햇살이 밝게 비치고 있었다.관성의 겨울은 차가운 공기가 남하하지 않으면 겨울의 느낌이 나지 않는다.그러나 찬 공기가 내려오면 기온이 급격히 떨어진다. 여름옷으로 갈아입다가도 갑자기 추워져 다음 날에는 옷을 두세 벌 껴입고 나가야 할 정도였다.하지만 두꺼운 옷을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보통은 옷이 도착하기도 전에 기온이 다시 올라가서 주문한 두꺼운 옷을 언제 입어야 할지 모른다.관성의 겨울은 정말 예측할 수 없이 변덕스러웠다.몇 분 동안 서서 생각하던 하예정은 돌아서며 아래층으로 내려가 음식을 찾으러 갔다.방문 앞에 도달했을 때 문이 열렸다.전태윤이 문 앞에 서서 들어가려던 참이었다. 그는 아내를 보더니 웃으며 말을 건넸다.“여보, 일어났어? 배고프지? 당신이 일어날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어. 밥 먹고 다시 자자.”“방금 일어났는데 배고파 죽겠어요. 지금 바로 밥 먹으러 내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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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10화

“1년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해. 우리 전씨 가문의 남자들은 모두 뛰어나고 매력이 넘치잖아.”전태윤은 동생을 칭찬하면서도 자신을 칭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그는 자신이 매력이 넘친다고 여겼다.사실이었다.하예정은 고개를 돌려 남편을 보며 웃었다.“네네... 맞는 말씀입니다. 당신네 집 형제들은 모두 매력 넘치죠. 사실 가장 끌리는 건 우리 가문의 가풍이에요. 당신네 집 남자들은 모두 아내를 아끼고 감정에 충실하잖아요.”좋은 가풍, 훌륭한 남자들, 감정에 충실한 사람들, 그것이 가장 매력적이다.집에 적당한 나이의 딸이 있다면 어느 집이든 딸이 전씨 가문에 시집가기를 바라지 않을까. 전씨 가문의 부유함은 바라는 것이 아닌 전씨 가문 남자들의 충실함을 바라는 것뿐이다.“우빈은?”“이미 오래전에 지율이랑 같이 뛰어다니기 시작했어. 리조트 안에서 뛰어놀고 있는지 산기슭으로 갔는지는 모르지만 지율이가 옆에 있어서 걱정할 필요 없어.”“걱정하는 거 아니에요. 집에 돌아오면 많은 사람들이 우빈을 돌봐주니까 전혀 걱정 안 해요.”하예정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주씨 집안 사람들은 정말 욕이라도 하고 싶을 때가 있어요. 자꾸 우빈에게 쓸데없는 말을 한다니까요. 우빈이는 우리 언니가 자기 안 좋아하는 건 아닌가, 동명 오빠가 자기를 싫어하는 건 아닌지 걱정하게 만들잖아요. 심지어 언니가 둘째를 낳으면 우빈이는 필요 없다는 식으로 말하기도 했대요. 차 안에서도 욕이 목구멍까지 나왔는데 우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꾹 참았어요. 정말 화가 나서 죽는 줄 알았다니까요.”하예정은 진심으로 안도하며 말했다.“다행히도 우리 언니가 이혼했어요.”전태윤이 말을 이었다.“그 사람은 그냥 누나가 자신보다 더 잘 사는 게 질투 나는 거야. 만약 누나가 잘못 살고 있었다면 그 사람의 태도는 전혀 달랐을 거야.”역시 바람피운 남편에 대한 최고의 복수는 그보다 더 잘 살아가는 것이다.“맞아요. 질투하는 거예요. 그 집 사람들도 마찬가지예요.”하예정은 다시 남편을 보며 웃으며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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