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빈은 다시 덧붙였다.“우리 아저씨도 엄마 곁으로 가셨어요. 아저씨는 저를 기다리지도 않고 먼저 가셨어요. 다행히 곧 돌아오실 거예요. 아저씨가 저에게 새 옷도 많이 사주시고 새 장난감도 사 오신다고 하셨어요. 아빠, 아저씨랑 우리 엄마가 곧 결혼하신대요. 제가 이모한테서 들었어요. 아저씨가 저의 새 아빠가 되실 거래요. 아빠, 저는 이제 아빠가 두 분이 계세요.”우빈이 말하면서 얼굴에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손가락 두 개를 펴서 주형인에게 자랑했다.“다른 아이들은 아빠가 한 분인데 저는 아빠가 두 분이에요.”주형인은 노동명이 하예진 곁으로 갔다는 말에, 그리고 곧 결혼한다는 말을 듣더니 기분이 가라앉았다. 하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처음부터 하예진의 손을 놓은 것은 주형인 본인이었고 그들 부부의 감정과 혼인을 배신한 것도 그였다.아무리 기분이 좋지 않아도 그는 하예진과 노동명의 행복을 축복할 수밖에 없었다.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주형인은 노동명이 자신보다 훨씬 낫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사업적인 면을 말할 것도 없고 감정에서도 노동명은 그보다 훨씬 일편단심이었으니까.주형인은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누구를 탓하겠는가? 자신의 탐욕을 탓해야 했다. 조금만 성공했다 싶었는지 아내를 업신여겼다.아내를 배신한 자에게는 재물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했다.하여 아내를 배신한 주형인은 지금처럼 처참한 처지가 되었다.더 이상 대기업의 임원진도, 연 수입 200만 원의 높은 급여도 아니었다. 지금은 다시 회사에 들어가는 것조차 불가능했다.전태윤의 심기를 건드릴까 봐 두려웠던 기타 회사들도 아무도 그에게 일자리를 주려 하지 않았고 그는 생계를 위해 할 수 없이 택시를 몰아야 했다.그야말로 손에 쥔 좋은 패를 자기 손으로 망쳐버린 셈이다.만약... 만약 주형인이 하예진을 무시하지 않고 그의 부모님과 누나의 말에 휩쓸리지 않았더라면, 여전히 예전처럼 하예진에게 잘해주고 하예정을 친동생처럼 여겼더라면, 그는 지금 분명 사업도 성공하고 화목한 가정을 이
Ler ma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