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미는 다시 한번 긴 한숨을 내쉬었다.과거의 일들은 더 이상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생각해도 답이 나오지 않는 일이었다.한성근은 아직 살아 있었지만 그가 돌아온 것은 가주 이은숙을 위해 복수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은화에게 한성근은 그녀가 평생 갖지 못할 남자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었다.이은화는 이미 세상을 떠났고 그 모든 사랑과 원한도 함께 사라졌다.다행히도 그녀는 죽기 직전 이은숙에게 저질렀던 잘못을 뉘우쳤다.하예진이 말했다.“예진 씨 어머니는 참 똑똑한 분이셨죠.”이은화가 수단이 잔혹하긴 했지만 뒷일만큼은 아주 철저히 챙겼다. 정군호 부자가 가문의 재산을 훔쳐가지 못하게 막아두기도 했으니 말이다.그리고 가주로서의 책임은 분명 다했다고 할 만했으나 어머니로서 자식들에게 지나치게 편애가 심했다.겉으로는 세 아들에게 잘해주는 듯했지만 막상 유산을 분배하는 순간에는 매우 냉정했다.“새로운 유언장은 상속 내용을 바꾼 거예요?”하예진은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이윤미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두 번째 유언장에는 모든 재산을 저에게 물려주고 세 오빠는 각각 2%씩만, 조카들은 한 명당 1%예요. 아빠의 노후에 관한 사항은 완전히 사라졌더라고요.”이은화는 이윤미에게 강성을 떠나라고 밀어붙일 때 이렇게 말했다. 개인 재산 대부분을 물려줄 테니 모든 재산을 가지고 방윤림과 함께 멀리 떠나 아무도 모르는 도시에서 새롭게 시작하라고.이은화가 남겨준 재산은 투자하지 않고 은행에 저축하여 이자만 받아먹어도 평생 부족함이 없이 잘 살 수 있었다.이윤미는 그녀의 곁에서 자란 것도 아니었다. 오직 혈연이라는 끈만이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했을 뿐이다.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은화는 세 아들에게 매우 무정했다.이는 이씨 가문의 풍습인 듯했다.이씨 가문의 가주 재산은 설령 개인 자산이라도 아들에게 나누어주지 않아도 아무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으니까.다른 가문과 달리 이씨 가문에서는 딸이 더 귀했고 대다수의 재산, 심지어 전부를 물려받는 경우가 많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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