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일어나지 않았구나.”도아영이 문을 열자 황서진은 부드럽게 웃으며 말을 건넸다. 그러고는 자연스럽게 방 안으로 들어섰다.도아영의 방은 따뜻한 색감으로 꾸며져 있었지만 가구는 많지 않았다.침대와 책상, 그리고 작은 소파 세트가 전부였다.그녀는 예전부터 간단한 공간을 좋아했다.방의 크기도 도씨 가문의 다른 자녀들에 비하면 훨씬 작았다.도아영은 방이 넓으면 허전하고 잠이 오지 않는다며 일부러 작은 방을 선택했다.황서진은 소파에 앉으며 방 안을 둘러보았다.딸이 공은호를 따라 수련하던 시절 좁은 숙소에 익숙해져 그런 것으로 생각했다. 평범한 사람의 눈에는 이 정도 크기도 넉넉했지만 도씨 가문의 기준으로는 확실히 아담한 편이었다.“엄마, 저 옷 좀 갈아입고 올게요.”도아영은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옷을 갈아입고 세수를 마친 뒤 욕실에서 나왔다.그리고 황서진 앞에 따뜻한 물 한 잔을 내려놓고 소파에 나란히 앉았다.“오늘 바쁘지 않아요?”“바쁠 게 뭐 있겠니. 할 일은 다 시키면 되지.”황서진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저었다.명절이라 평소보다 분주하긴 했지만 직접 손을 대는 일은 거의 없었다.황서진이 직접 나서는 건 오직 설날 저녁뿐이었다. 그날만큼은 가족들이 가장 좋아하는 몇 가지 요리를 직접 만들어 식탁을 채웠다. 나머지는 모두 전문 요리사들의 몫이었다.도씨 가문에는 여러 명의 요리사가 있었고 각자 다른 요리 분야를 맡고 있었다.매일 두 가지씩 음식을 나누어 준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식탁은 다양한 요리로 풍성했다.다만 올해는 명절을 맞아 두 명의 요리사가 고향으로 내려가는 바람에 남은 두 요리사는 조금 더 바삐 돌아쳤다.“아영아, 엄마가 너한테 물을 게 하나 있어.”황서진의 말에 도아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말씀하세요.”“너, 혹시 아직 전이혁 씨에게 마음이 남아 있어?”도아영은 살짝 눈썹을 올렸다.“엄마, 왜 갑자기 그런 걸 물어요?”그녀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솔직히 말하자면 아직 마음 한쪽에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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