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 가문의 묘원을 지키는 이들도 아마 정일범 형제가 산소에 오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다.이씨 가문의 사람들 역시 이미 세상을 떠난 이은화를 떠올리며 그들을 원망할 게 뻔했다.“예진 씨, 걱정하지 마요. 저는 죽지 않아요. 저는 이렇게 하는 게 손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아침부터 그런 소리 하지 말아요. 우리 다 오래오래 살 거예요.”이윤미가 조용히 웃었다.“네, 네. 오래 살아야죠. 그런데 왜 그렇게 마음이 무너진 것처럼 있어요? 그렇게 앉아 있으니까, 제가 눈물이 날 것 같잖아요.”하예진이 나지막하게 말했다.“울긴요. 너무 마음이 아파서 그래요. 정말 속상했어요. 왜 나를 믿지 않고...”“예진 씨를 못 믿은 게 아니라 우리 세 오빠를 못 믿은 거예요.”그 말에 하예진은 잠시 말을 잃었다.그때 방윤림이 들어와 말했다.“아가씨, 좀 드세요. 밖에서 흰죽 한 그릇을 사 왔어요. 감기 기운 있으니까 며칠은 속 편한 걸 드시는 게 좋아요.”죽을 내려놓은 방윤림은 하예진 부부를 향해 말을 건넸다.“두 분 건 따로 챙기지 않았습니다. 나가서 드시는 건 어때요?”하예진이 부드럽게 고개를 끄덕였다.“우리는 알아서 먹을게요. 방 비서님은 윤미 씨 잘 챙겨요.”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방윤림에게 자리를 내주었다.“윤미 씨, 편히 쉬어요. 우리는 먼저 가볼게요. 퇴근하고 다시 올게요.”“천천히 가요. 제 업무까지 부탁드려요. 저는 이제야 좀 제대로 잠을 잘 수 있겠네요.”“회사 일은 신경 쓰지 마세요.”명절이 끝나고 강성에 돌아온 뒤로 하예진은 이씨 그룹의 운영 흐름을 어느 정도 파악하게 되었다.그리고 노동명이 옆에서 조언해 주면 이윤미가 없더라도 회사 일을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하예진 부부가 병실을 나서자 이윤미는 방윤림에게 배웅해 드리라고 했다.곧 방윤림은 두 사람을 엘리베이터 앞까지 배웅했고 엘리베이터가 닫히자 바로 병실로 돌아왔다.이윤미는 스스로 일어나 죽을 먹으려고 했다.“아가씨, 움직이시면 안 됩니다. 제가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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