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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내 남편은 억만장자: Chapter 4411 - Chapter 4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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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11화

선우씨 가문의 어른들은 무엇보다 영양 보충 중시했고 아이들이 편식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런 식습관이 지금까지 이어져 온 덕에 오히려 선우민아처럼 입맛이 까다롭게 구는 것이 더 어려울 정도였다.“전씨 할머니가 창빈 씨의 약혼자를 정하실 때도 충분히 고민하고 판단하셨을 거예요. 창빈 씨가 선우 아가씨를 감당할 수 있다고 보셨기 때문에 선택하신 거겠죠. 만약 창빈 씨에게 그런 능력이 없었다면 할머니가 아무리 민아 씨를 높이 평가했더라도 손자며느리로 점찍지는 않으셨을 거예요. 전씨 할머니는 자기 판단에 확신이 있는 분이시라 손자들 성향도 누구보다 잘 알고 계세요. 그래서 어떤 여자가 누구에게 어울리는지도 정확히 짚어 내시죠. 전 대표님만 봐도 그렇잖아요. 원래 성격이 냉정하고 이성에게 관심도 없는 분이셨는데 할머니께서 예정 언니와의 결혼을 밀어붙이신 것도 그 책임감을 믿으셨기 때문이에요. 결혼만 하면 남편으로서의 책임을 다하려고 할 사람이라는 걸 알고 계셨던 거죠. 부부가 된 이상 남편으로서 해야 할 몫은 다해야 한다고 여겼을 거예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언니에게 더 신경을 쓰게 되고 함께 지내며 알아 가다 보면 감정이 생기는 것도 시간문제였겠죠.”전씨 가문의 남자들은 대체로 한 사람에게 충실하고 책임감이 강했다.전태윤은 할머니의 은혜를 대신 갚아야 한다는 부담 속에서 하예정과 서둘러 결혼하게 되었다. 겉으로는 그녀가 평생을 함께할 사람인지 지켜보겠다고 말했지만 사실 그의 본성 깊숙이 새겨진 책임감은 이미 하예정을 끝까지 보호하겠다는 결심으로 찼다.그리고 바로 그 책임감이 그를 점점 하예정에게 마음을 주게 했다.“당신 셋째 형 부부만 봐도 그래요. 셋째 형수님은 말수가 적은 편이지만 당신 셋째 형은 워낙 말이 많은 성격이라 둘이 함께 있으면 오히려 잘 맞죠. 한쪽이 조용하고 한쪽이 분위기를 살려 주니까요. 당신 둘째 형 부부도 비슷해요. 처음에는 운초 언니가 시각장애가 있었지만 남편분이 성격이 부드럽고 배려심이 깊어서 전혀 개의치 않았잖아요. 오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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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12화

도아영은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몰라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그녀는 전씨 할아버지를 직접 뵌 적도 없었고 전태윤이 스무 살 무렵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들었으니 벌써 6, 7년은 훌쩍 지난 일이었다.“그래도 다들이 잘 지내고 계시고 할머니께 효도하며 산다면 할아버지께서도 하늘에서 무척 기뻐하실 거예요.”전이혁은 잠시 침묵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저희 모두 잘 지낼 거고 할머니께도 더 잘해 드릴 거예요.”그들 형제는 유독 할머니에 대한 애정이 깊었다. 반면 부모에 대한 감정은 그에 비해 다소 옅은 편이었다.해성 호텔에 도착해 도아영이 차를 세우자 두 사람은 천천히 차에서 내렸다.그때 전이혁이 웃으며 물었다.“아영 씨, 제가 선물한 꽃다발은 안 들고 가세요?”“식사하러 가는데 꽃다발까지 들고 다니면 불편해요. 다음에 선물하실 땐 너무 큰 건 말고 조금 작은 걸로 해 주세요. 들고 다니기에도 번거로워요.”전이혁이 피식 웃었다.“그래도 큰 꽃다발이 더 보기 좋잖아요.”“그럼 작은 거로 준비하세요.”그녀가 꽃을 받아 주기만 한다면 크기가 크든 작든 그에게는 중요하지 않았다.그저 도아영이 자신의 마음을 받아 준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했으니까.전이혁은 조심스레 도아영의 손을 잡아 보려 했다. 그러나 손끝이 스치려는 순간 그녀는 곧바로 손을 거두었다.전이혁은 매우 아쉬웠지만 이해해 주었다.관성에 다녀온 뒤로 그녀의 태도가 조금 부드러워진 건 사실이었지만 그렇다고 거리가 완전히 좁혀진 건 아니었다.그녀가 더 궁금해하는 건 어쩌면 하예정의 소식일 뿐일지도 모른다.괜찮았다. 서두를 필요는 없었다.전이혁에게는 충분한 시간이 있기에 언젠가는 다시 그녀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전이혁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담담한 표정으로 도아영을 따라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해성 호텔은 도씨 그룹의 호텔인 만큼 도아영에게는 익숙하기 이를 데 없는 곳이었다.늘 이용하던 룸으로 자리를 옮긴 뒤 그녀는 전이혁에게 먹고 싶은 메뉴가 있는지 물었다.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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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13화

도아영이 되물었다.“정말 가능해요?”전이혁이 바로 받아쳤다.“도아영 씨, 가능하냐고 의심하는 게 아니라 저를 믿고 응원해 줘야죠. 저는 충분히 해낼 수 있어요.”“제가 못 할 거라고 한 건 아니에요. 다만 회사를 새로 설립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게 하는 게 1, 2년 만에 이뤄질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거예요. 운이 좋으면 모를까 보통은 쉽지 않잖아요. 하지만 요즘은 마침 성장세를 타는 업종이 그리 많지 않아요.”그녀가 말한 ‘가능하냐’는 현실적인 판단이었지만 전이혁은 그 말을 자기 능력을 의심하는 말로 받아들였다.전이혁이 그녀를 바라보며 장난스레 말했다.“그럼 우리 내기 하나 할까요?”“무슨 내기요?”“제가 2년 안에 해성 지사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게 되면... 저랑 결혼해 주세요.”도아영이 되물었다.“그럼 전이혁 씨가 지면요?”전이혁은 몸을 뒤로 기대며 능청스럽게 웃었다.“그땐 제가 도아영 씨에게 시집갈게요. 이기면 당신이 저에게, 지면 제가 아영 씨에게.”도아영이 콧방귀를 뀌듯 말했다.“교활하네요. 그런 내기는 결국 결말이 똑같잖아요.”전이혁이 능청스럽게 웃었다.“같지 않죠. 하나는 아영 씨가 저랑 결혼해서 관성으로 가는 거고 다른 하나는 제가 아영 씨에게 시집가서 해성에 남는 거니까요.”도아영이 잘라 말했다.“그만둬요. 그런 내기에는 관심 없어요. 전이혁 씨네 회사가 잘되든 말든 그건 전이혁 씨 일이지 제 일이 아니잖아요.”“그래도 저는 도아영 씨랑 내기하고 싶은데요.”전이혁은 속으로는 중얼거렸다.그녀가 내기를 받아들이기만 한다면 회사가 자리 잡기 전이라도 바로 패배를 인정하고 그녀에게 시집가겠다고 말이다.하지만 도아영이 그의 그런 속내를 모를 리 없었다.그래서 애초에 내기에 동의할 생각이 없었던 것이다.그녀가 바라는 결혼은 조건이나 거래가 아닌 오로지 전이혁이 진심에서 비롯된 순수한 사랑이었다.도아영이 화제를 돌렸다.“모처럼 관성에 다녀오셨는데 왜 조금 더 머물면서 할머니랑 부모님도 챙겨 드리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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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14화

잠시 정적이 흘렀다.그때 전이혁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제가 아직 부족한 것 같아요. 더 노력할게요. 앞으로는 더 잘할게요.”“이번 주 토요일에 연회가 하나 있어요. 저도 참석해야 하는데 함께해 줄 사람이 필요해요. 혹시 시간 괜찮으세요?”뜻밖의 제안에 전이혁은 놀란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되물었다.“아영 씨... 저한테 하신 말씀이에요?”도아영이 가볍게 받아쳤다.“여기 우리 말고 또 누가 있나요?”그는 가끔 믿을 수 없을 만큼 둔감했다.전이혁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제가 잘못 들은 줄 알았어요. 저야 언제든 시간 있죠. 앞으로 모임이나 행사에 파트너가 필요하시면 꼭 알려 주세요. 기꺼이 함께할게요. 도아영 씨의 흑기사 역할도 맡아 드리고요.”도아영이 따로 부탁하지 않는다고 해도 그녀가 참석할 연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전이혁은 어떻게든 초대장을 구해 함께할 생각이었다.다른 남자들에게 그녀를 빼앗길 수는 없지 않은가.그가 알기로 해성에는 도아영을 며느리로 삼고 싶어 하는 재벌가 사모님들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도아영의 눈에 들 만한 남자는 거의 없었고 심지어 해성의 젊은 엘리트들조차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도아영이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은 결국 전이혁이었다.아직 그의 고백을 받아들이지는 않았지만 전이혁은 느끼고 있었다. 그녀 역시 자신에게 호감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사실 그녀는 이미 작년부터 그에게 빠져버렸다.“토요일 저녁 여섯 시쯤 우리 집으로 와서 기다려요.”“알겠어요.”“새 양복 있어요?”전이혁은 무심코 없다고 말하려다 말을 바꿨다.“새 양복은 없어요. 평소에 입는 양복들도 전부 예전에 맞춘 것들이에요.”혹시 그녀가 새로운 양복을 사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그의 뇌리에 스쳐 지나갔다.“그럼 요 며칠 시간 날 때 옷 좀 보러 가세요. 맞춤 제작은 시간이 촉박할 테니 기성복으로 고르는 게 나을 거예요. 괜찮은 브랜드도 많아요.”전이혁은 조금 실망했다.그녀가 직접 골라 주겠다는 뜻은 아니었고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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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15화

차에 오르자 전이혁이 물었다.“어떤 영화 좋아하세요?”“로맨스 영화만 빼면 대부분 좋아해요. 무협이나 공포 영화도 좋아요.”전이혁이 웃으며 말했다.“보통 여자분들은 로맨스 영화를 좋아하지 않나요? 좋아하는 연예인은 없으세요?”“없어요. 제가 좋아하는 분들은 연예인이 아니라 나라나 사회에 큰 기여를 한 사람들이에요.”그녀들처럼 신분이 있는 사람들에게 연예인 덕질이란 아주 쉬운 일이었다. 마음만 먹으면 단숨에 상대를 자기 가문의 엔터테인먼트 회사와 계약시켜 자기 가문을 위해 돈을 벌게 할 수도 있었다.전이혁이 고개를 끄덕였다.“이해했어요.”어쩌면 그녀가 가면을 쓰고 밖으로 나도는 이유는 무협 드라마를 너무 많이 본 탓일지도 모른다.하지만 그의 추측은 빗나갔다.도아영이 신분을 숨기고 세상을 떠도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하나는 그녀가 도씨 가문의 둘째 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도씨 가문의 명성에 흠이 갈지 고려해야 했고 재벌 가문의 아가씨라는 신분을 짊어진 이상 무엇을 하든 자유롭기 어렵고 모든 선택과 행동은 가문을 먼저 고려해야 했다.그리고 다른 하나는 도아영은 어린 시절부터 스승님 곁에서 수련하며 자라왔고 늘 선배들과 어울려 지냈던 탓이었다. 자신보다 나이가 많았던 선배들은 그녀가 수련에 몰두하던 동안 이미 세상으로 나가 경험을 쌓고 있었고 그런 모습을 보고 자란 그녀 역시 언젠가는 실력을 갖춘 뒤 밖으로 나가 세상을 직접 경험해 보고 싶다는 마음을 품게 되엇다.도아영이 가볍게 웃으며 물었다.“뭘 이해하셨다는 거예요? 사실 저... 와! 해성 야경이 정말 아름답네요.”도아영은 그 이유를 말하려다 결국 그만두었다.이유를 밝히는 순간 자신이 ‘여우’라는 사실을 전이혁에게 털어놓는 셈이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설령 전이혁이 이미 도아영이 ‘여우’이자 민지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해도 말이다.“정말 아름답네요.”“이번 주말에 바다에 가서 기분 전환을 하고 싶은데 시간 괜찮으세요? 함께 가요. 요트가 있어서 바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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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16화

다행히도 전씨 할머니는 전이혁에게 도아영에게 다시 한번 다가가 보라고 제안했다.도아영 역시 좋아하는 사람은 전이혁이었다.차로 이동하는 두 사람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고 어느새 호텔에서 가장 가까운 영화관에 도착했다.사실 전이혁도 영화를 본 지는 꽤 오래되었다.지금은 그저 남들 데이트하는 방식을 흉내를 내 보는 것뿐이었다.도아영과 시간을 보내는 김에 데이트가 어떤 느낌인지 직접 경험해 보고 싶었던 것이다.도아영이 무협과 공포 영화를 좋아한다는 말에 전이혁은 공포 영화 티켓 두 장을 예매했다. 아직 영화 시작 시간까지 여유가 있어 두 사람은 영화관 주변을 천천히 거닐며 시간을 보냈다.전이혁은 영화 보면서 먹을 간식을 한가득 샀지만 도아영은 너무 많이 샀다며 웃으며 타박했다.“제가 애도 아닌데 간식을 이렇게 많이 사서 뭐 하세요? 영화 볼 때 먹느라 정신이 팔리면 내용도 제대로 못 볼 것 같은데요.”그렇게 말은 했지만 속으로는 기분이 매우 좋았다.전이혁은 가방이나 주얼리 같은 명품도 사 주려 했지만 도아영이 곧바로 거절했다.“이미 주얼리 세트를 한 벌이나 사 주셨잖아요. 더 안 사줘도 돼요.”아직 그 주얼리 세트도 집으로 가져가지 않았는데 그가 또 사겠다고 나서는 게 부담스러웠다.사실 도아영 본인도 주얼리를 적지 않게 가지고 있었다.그중에는 할머니 세대부터 물려받은 유산도 있었는데 값어치가 상당할 뿐 아니라 요즘 매장에서 판매하는 제품들보다 훨씬 더 정교하고 아름다웠다.아마도 어린 시절부터 스승님 곁에서 수련하며 자라온 탓이었을 것이다.수련은 고되고 힘들었으며 스승님들은 부유했음에도 제자들에게 일부러 고생을 겪게 하며 혹독하게 단련시켰다.그 시절의 생활은 결코 풍족하지 않았다.비록 도아영은 도씨 가문의 아가씨, 이른바 금수저로 태어났지만 그때 다져진 절제와 인내 덕분에 허영과 오만은 이미 많이 깎여 나갔다.이후 다시 도씨 가문의 둘째 딸 신분으로 돌아왔지만 주얼리를 좋아하고 수집하긴 해도 일상에서 화려하게 착용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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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17화

전이혁이 말했다.“아영 씨가 언니를 넘어 해성의 최고 여자 부자가 되고 싶다면 제가 가진 모든 걸 쏟아서라도 이뤄 드릴게요.”도아영이 장난스럽게 되물었다.“제가 이혁 씨 돈만 챙기고 매정하게 차 버려서 사람도 돈도 다 잃게 되면요?”전이혁은 그녀의 손을 부드럽게 잡으며 진지하게 말했다.“아영 씨 인품을 믿어요. 그런 일은 절대 안 하실 거예요. 설령 그런 일이 생긴다 해도 그건 제 책임이죠.”“왜 이혁 씨 책임이에요?”“제가 충분히 잘하지 못해서, 아영 씨가 저를 끝까지 믿고 사랑하며 평생 함께하고 싶어지지 않았기 때문일 겁니다. 그래서 저를 떠난 거라면 그건 아영 씨 잘못이 아니라 제 잘못이에요.”도아영은 한동안 그를 바라보다가 말없이 그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영화를 보는 동안 전이혁의 시선은 스크린이 아니라 도아영에게 머물러 있었다.영화가 어떤 내용이었는지도 모를 만큼 그는 미래의 아내를 챙기느라 바빴다.간식을 건네고 그녀의 반응을 살피고 웃는 얼굴마저 놓치지 않으려 애썼다.영화가 끝나고 영화관을 나서며 도아영이 말했다.“오늘 간식을 너무 많이 먹었어요. 배가 꽉 차서 이러다 잠도 제대로 못 잘 것 같아요. 30분쯤 같이 걸으면서 소화 좀 시켜요. 그다음에 다시 돌아와서 차를 가져가요.”“좋아요.”전이혁에게는 그토록 바라던 제안이었다.전이혁은 오늘 밤 내내 도아영 곁에 머물 수 있기를 바랐다.하지만 밤 11시가 되자 도아영은 집으로 돌아갔다.그녀가 전이혁이 바래다주겠다는 제안을 단호히 거절하자 전이혁이 끝까지 고집을 부렸다.그러나 도아영은 진지하게 경고했다.“정말로 데려다주시면 앞으로 한 달 동안은 말도 안 할 거예요.”그 말에 결국 전이혁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집에 돌아온 도아영은 아직 잠들지 않은 어머니를 보았다.“엄마”그녀는 황서진의 곁에 앉으며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이렇게 늦었는데 아직 안 주무셨어요? 무슨 일 있으세요?”“아니야. 그냥 잠이 안 와서 그래. 네 아빠가 낚시 친구들이랑 야간 낚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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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18화

도씨 가문은 현재 딸들이 가업을 이끌고 있지만 그 딸들 역시 능력이 뛰어나 도씨 그룹을 든든히 떠받치고 있다.덕분에 윗세대는 더 이상 회사 일로 신경 쓸 필요 없이 안심하고 은퇴 생활을 즐길 수 있었다.해성 상류 사회에서는 도성준 같은 사람들을 부러워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오늘은 약속도 없고 퇴근도 일찍 해서 그 녀석이랑 데이트 다녀온 거지?”“어떻게 아셨어요?”도아영은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그러다 갑자기 무언가가 떠올랐다는 듯 낮게 중얼거렸다.“아, 맞다. 꽃이랑 주얼리를 차에 두고 왔어요. 이혁 씨가 선물해 준 건데.”그녀는 말을 마치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 곧장 밖으로 나갔다.황서진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그 애가 준 선물까지 차에 두고 오다니. 이혁 씨에 대한 마음이 아직 그렇게 깊지는 않은 모양이네.”도아영은 이미 본채를 나선 뒤라 어머니의 농담을 듣지도 못했다.잠시 후 꽃다발을 안고 주얼리 세트를 손에 든 채 돌아온 딸을 보며 황서진이 다시 짓궂게 놀렸다.“전이혁 씨에 대한 마음이 너무 깊지 않다면, 언제든 헤어질 수 있다면 차라리 태경을 한 번 생각해 보는 건 어때? 우리 두 가문은 워낙 연락이 잦고 사이도 좋잖아. 나도 태경 엄마랑 수십 년을 함께한 친구라 너를 어릴 때부터 지켜봐 왔고. 물론 그분이 조금 속물적인 면이 있긴 하지만 우리 같은 가문들 사이에서는 그런 성향이 드문 것도 아니야. 그래도 네 뒤에는 도씨 가문이 든든히 받쳐 주고 있지. 너 자신도 능력이 뛰어나서 누구도 쉽게 무시할 수 없는 사람이기도 하고. 만약 네가 태경이와 함께하게 된다면 태경이 엄마는 너를 조상처럼 모시면서 살걸. 아들보다 너를 더 귀하게 여길지도 모르지.”도아영은 어머니를 바라보며 되물었다.“엄마는 김씨 가문이 정말 전씨 가문보다 더 좋다고 생각하세요? 두 가문 중에서 어느 가문이 저한테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세요? 과연 태경 오빠랑 결혼하는 게 더 행복할까요? 아니면 이혁 씨랑 함께하는 게 더 행복할까요?”황서진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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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19화

권다은은 권씨 가문의 아가씨로, 권씨 가문은 해성 재벌가 서열 5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도씨 가문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그 차이가 크다고 할 정도는 아니었다.권다은과 도아영은 과거에 2년 동안 같은 학교에 다닌 적이 있다.그녀는 유독 도아영을 상대로 경쟁심을 불태웠고 뭐든 도아영보다 잘하고 싶어 했다.하지만 번번이 밀리자 결국 도아영을 눈엣가시 같은 라이벌, 이를테면 죽을 때까지 경쟁하는 맞수로 여기게 되었다.도아영은 애초에 그녀를 상대하고 싶지 않았지만 권다은이 끊임없이 시비를 걸어오자 더는 참지 않았다.도아영도 참고만 있을 성격은 아니었기에 결국 정면으로 맞섰고 그로 인해 두 사람은 공공연한 라이벌이 되었다.지금은 두 사람 모두 각자 집안의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도아영은 밑바닥부터 시작해 성과와 실력으로 차근차근 올라가 부대표 자리까지 올랐지만 권다은은 아무런 성과도 없이 회사에서 이름만 걸어 둔 한가한 자리를 맡고 있을 뿐이었다.이 부분에서도 또다시 도아영에게 뒤처진 것이다.전이혁이 처음으로 도아영에게 접근했을 때 그 일은 곧바로 권다은의 귀에 들어갔다.처음에는 전이혁의 정확한 신분을 몰랐지만 워낙 외모가 뛰어난 데다 존재감이 강한 인물이었던 터라 그 자체로도 권다은의 질투심을 자극했다.이후 전이혁이 관성 전씨 가문의 넷째 도련님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권다은의 질투는 더욱 깊어졌다.다만 그 무렵 전이혁은 이미 도아영에게 그녀에게 설렌 적 없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은 상태였다.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전이혁은 관성으로 돌아갔다.도아영은 관성까지 찾아가 전이혁에게서 그 답을 직접 확인한 뒤 해성으로 돌아와 다시 부대표로서의 일상에 전념했다.그 일을 두고 권다은은 여러 차례 그녀를 비웃었다. 도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라 한들 무슨 소용이 있느냐며, 어렵게 마음에 드는 남자를 만났지만 정작 그 남자는 그녀를 좋아하지 않았다고 조롱했다.전이혁 같은 훌륭한 남자를 두고도 붙잡지 못한 건 무능한 증거라며, 자신이었다면 진작 그를 사로잡아 지금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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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20화

“너희는 서로 사랑하잖아. 작년에 이혁 씨가 너를 사랑할 수 없다고 말했던 건 네가 다른 신분으로 그의 마음속에 들어가 있었기 때문이야. 하지만 사실 이혁 씨가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해 온 사람은 언제나 너였어. 네가 속인 거지 이혁 씨가 너를 배신한 건 아니잖아. 네가 아니라는 걸 깨달은 뒤 관성으로 돌아갔는데 엄마가 보기에는 도망친 게 아니라 마음을 정리하고 냉정해지려 한 거였어. 마음을 가라앉히고 나면 너에게 분명히 말했을 거야. 네 시간을 허비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을 테니까. 다만 네가 너무 빨리 찾아가는 바람에 결국 너에게 사실대로 말해 버린 거지. 아영아, 너와 이혁 씨가 돌고 돌아 결국 서로 만나게 되었잖아. 사실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은 너희 둘이었어. 우리 가문이 이혁 씨를 정말로 미워하거나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도 아니야. 아빠랑 엄마는 이미 마음속으로 그를 인정하고 있어. 그러니까 괜히 자존심 세우지 말고 그 사람의 마음을 얼른 받아들이고 여자 친구가 되어 줘. 다른 여자 손에 넘어가고 나서야 후회하면 그때는 너무 늦어.”도아영이 고집스럽게 맞받았다.“엄마, 빼앗길 수 있는 건 진짜 사랑이 아니에요. 그가 정말 저를 사랑한다면 누구도 그 사람을 데려갈 수 없어요.”“말은 그렇지만 경쟁자가 많으면 그만큼 변수가 생기기 마련이야. 혹시라도 누군가가 이혁 씨를 곤란한 상황에 빠뜨리기라도 하면 책임감이 강한 사람인 만큼 책임지겠다며 결혼을 선택할 수도 있어. 아영아, 마음에 들고 조건까지 좋은 남자를 만났다면 망설이지 말고 붙잡아야 해. 네가 놓아 버리는 순간 그 사람은 금세 다른 집안으로 넘어가 버릴 거야.”재벌가들 사이에서 혼사는 이렇게 시작된다. 어느 가문에 인물 좋은 아들이 있으면 딸을 둔 집안에서 먼저 눈여겨보고 어릴 때부터 함께 자라게 하여 자연스레 정을 쌓도록 만들곤 한다.그들 세계에서는 뛰어난 남자나 여자가 오래 솔로로 남아 있는 법이 없었다.도아영이 담담하게 말했다.“지금 저랑 전이혁 씨 사이는 이미 연인이나 다름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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