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딸과 아웅다웅 다투어 온 남자를 떠올려 보니 결국 전유하밖에 없었다.이수인은 속으로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수지야, 장임현 씨는 괜찮은 사람이야. 성격도 무던하고 한번 잘 지내보렴. 조금 더 만나 보다가 괜찮겠다 싶으면 결혼해도 되고. 우리 두 가문도 서로 잘 아는 사이잖니. 네가 그 집으로 시집가면 우리도 마음이 훨씬 놓여. 거리도 가깝고 혹시라도 장씨 가문에서 너 힘들게 하면 우리가 바로 나설 수도 있잖아.”남수지가 코웃음을 쳤다.“장임현 씨가 저를 괴롭히다니요? 그러면 제가 먼저 한 대 날리죠. 머리라도 깨지게 제대로 혼쭐 내 줄 거예요.”이수인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렇다. 이 아이, 성격이 정말 만만치 않았다.그래서 웬만한 남자들이 선뜻 다가오기 힘든 걸지도 몰랐다.“됐어, 이제 내려가자. 파트너를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말고. 아, 그리고 오늘 연회에서는 술 너무 많이 마시지 마라. 엄마가 장임현 씨한테도 네 옆에서 잘 좀 챙겨 달라고 부탁해 뒀어. 취하지 않게. 너 술버릇 별로인 거 알지? 취하면 잘생긴 남자만 보면 괜히 장난부터 치잖아. 장임현 씨한테 그러는 건 그나마 낫지. 책임지면 되니까. 그런데 다른 사람한테 그랬다간...”“엄마. 제 주량 엄마도 아시잖아요. 저 안 취해요. 웬만한 남자들은 저보다 먼저 쓰러질걸요.”예전에는 가끔 한두 번 취한 적도 있었지만 요즘은 달랐다.한 번도 제대로 취해 본 적이 없었다.물론, 일부러 취한 척했던 적은 있어도.독한 술을 마셨을 때나 가끔 취할 뿐이었다.하지만 연회 자리에서는 보통 독한 술을 거의 마시지 않는다. 본격적으로 사업 이야기를 꺼내기도 전에 먼저 취해 버리면 곤란하기 때문이다.“엄마도 네 주량 좋은 건 알아. 그래도 혹시 모르잖니. 기분 안 좋다고 괜히 연달아 들이키다가 취하면 어떡해. 괜히 걱정돼서 하는 말이니까 오늘 같은 자리에서는 더 조심해.”‘혹시 전유하 씨한테 장난치면 안 되는데...’그러나 이수인이 이런 생각을 굳이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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