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하던 남수지는 뜻밖에도 길에서 원수 전유하와 또 마주쳤다.전유하는 조카들을 데리고 나들이 중인 모양이었다. 뒤에는 낯선 도우미 둘과 경호원 둘이 따르고 있었다.남수지는 그가 형수가 양성에 왔으니 임시로 사람을 구해 아이들을 돌보게 한 것이라고 짐작했다.지금 그의 신분과 재력이면 임시로 도우미와 경호원을 구하는 일 따위는 식은 죽 먹기일 터였다.전유하는 얼굴에 묻은 립스틱을 말끔히 지우고 옷도 갈았다.그는 두 아이를 데리고 장난감 가게에서 막 나오다 길에서 남수지와 마주쳤다.두 사람 모두 걸음을 멈췄다.곧 전유하가 전시우를 안고 다가왔다. 그의 잘생긴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수지 씨, 참 잘 만났네요. 또 만나다니, 우리 참 인연이 깊나 봐요?”남수지는 속으로 이를 갈았다.‘인연은 무슨...’하지만 입 밖에 낸 말은 달랐다.“양성이 얼마나 크다고... 두 회사가 멀지도 않은데 매일 몇 번씩 얼굴 보는 게 이상한가요? 꼭 오랜만에 못 본 것처럼 말하시네요.”두 사람은 정말 매일 몇 번씩 얼굴을 보는 사이였다.양성은 작다고 할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크다고 할 수도 없는 도시였다.어떤 사람들은 같은 도시에 살면서도 평생 한 번 얼굴을 보지 못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고개를 들면 마주치는 게 일상이었다.전유하가 웃으며 말했다.“쉬는 날에 밖에서 수지 씨를 만나는 일은 아주 드문 일이잖아요.”“수지 이모, 안녕하세요?”전시우가 예의 바르게 인사했다.전유하에게 안겨 있던 전하연은 두 팔을 쭉 뻗어 남수지에게 안기려 하며 연이어 “이모, 이모” 하고 불러댔다.남수지를 기억하는 모양이었다.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아이도 전하연이었다.그녀는 즉시 전유하의 품에서 전하연을 받아 안았다.“이모.”“하연아, 이게 며칠 만이야? 이모가 네가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몰라.”남수지는 참지 못하고 전하연의 볼에 연신 입을 맞췄다.그 순간 전유하는 왠지 모를 시기심이 일었다.남수지는 평소 자신에게 냉담하기 짝이 없었고 입 맞추는 건 더 말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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