بيت / 로맨스 / 내 남편은 억만장자 / Chapter 4561 -الفصل 4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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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61화

남인국은 손녀를 재촉하지 않고 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주었다.오랜 침묵 끝에 남수지가 입을 열었다.“할아버지, 그 유하 씨가 좋은 남자라는 건 저도 인정해요. 여자라면 평생을 맡기고 싶을 만한 사람이죠. 하지만 저한테 어울리지 않아요. 우리 가문이 하는 일이나 그 사람 회사가 하는 일이나 업종이 거의 같아요.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은 결국 라이벌일 수밖에 없잖아요. 만약 그냥 월급 받는 직원이었다면 모를까. 그럼 우리 쪽으로 스카우트해서 같은 편으로 만들 수도 있고 그러면 우리가 함께할 수도 있었겠죠. 하지만 지금 그는 더 이상 그냥 직원이 아니에요. 지금은 양선 회사의 대표나 다름없잖아요. 양선은 그 사람의 손에서 다시 살아난 회사예요. 유하 씨에게는 애정이 있을 수밖에 없을 텐데 절대 양선을 포기할 리 없어요. 그리고 우리는 라이벌이고 앙숙이에요. 서로의 실력을 인정하는 마음이 있다고 해도 부부가 될 수는 없어요. 결혼하게 된다면 우린 서로를 경계하게 될걸요. 우리 회사의 기밀을 빼내려 하지 않을까 의심하게 될 테니까. 침대에서 자는 것조차 편치 않을 거예요. 같은 침대에 눕기도 겁날 거라고요. 할아버지, 너무 많은 기대는 하지 마세요. 저와 유하 씨는 절대로 가능성이 없어요.”남인국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손녀의 말도 틀리지 않았다.전유하가 양선 회사를 포기하고 지금 가진 모든 지분을 매각한 채 회사를 떠난다면 두 사람에게 가능성이 열릴지도 모른다.그러나 남수지가 그런 희생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남씨 그룹은 그녀 한 사람의 소유가 아니다.설령 그녀가 시집간다고 해도 여전히 남씨 가문의 딸이란 사실을 바꿀 수 없기에 전유하도 그녀를 온전히 믿기 어려울 것이다.결국 희생을 선택할 수 있는 쪽은 전유하뿐이다.그러나 전유하 역시 그런 희생을 기꺼이 받아들일 사람이 아닐 터였다.한낱 평범한 직원에서 출발해 지금의 자리까지 오르기까지, 전유하가 흘린 땀과 노력은 남다를 터.그런 전유하가 어찌 남수지를 위해 몇 년 동안 피땀을 흘려 이룬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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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62화

“네 재산을 조카들에게 준다고 해서 애들이 너를 잘 돌볼 거란 보장도 없어. 마음이 안 좋으면 네가 재산을 먼저 넘기라고 강요할 테고 다 넘기면 언제든 너를 없앨 수도 있어. 수지야, 친자식도 가끔은 믿지 못하는 세상이야. 하물며 조카들이야 더 말할 나위도 없지. 다만 조카들보다는 친자식이 그래도 나을 확률이 높다는 거야. 네가 시집을 안 가면 할아버지는 죽어도 눈을 감지 못할 거야. 이 늙은이를 눈을 감지 못하게 할 셈이냐?”남수지가 어쩔 줄 몰라 하며 말했다.“네네네, 시집갈게요. 아무 남자 하나 골라서 시집갈게요. 지금 당장 장임현 씨한테 가서 직접 고맙다고 하고 밥도 한 끼 사야겠어요. 그리고 전유하 그 나쁜 놈한테 새 양복 열 벌은 사줘야 해요. 내가 때려도 안 막고 술을 끼얹어도 참더니 결국 여기서 이렇게 갚으라는 거잖아요. 제가 그 인간이랑 원수 사이가 아니었다면 일부러 그런 게 아닌지 의심했을 거예요. 일부러 핑계를 만들어서 새 옷을 사달라고요. 그러면 새 옷 여러 벌로 갈아입을 수 있으니까.”지난번에는 한 벌만 사줬다.남수지는 전유하가 예전에 새 옷 여러 벌을 사달라고 했던 일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자신이 오빠한테 새 옷 여러 벌을 사줬더니 전유하는 마치 샘이 난 듯한 얼굴이었다.그녀는 할아버지의 당부를 뒤로한 채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그녀는 먼저 장임현에게 전화를 걸어 시간이 되는지 물었다. 밥을 사고 싶다고 어젯밤 소문을 막아줘서 고맙다고 전하려고 말이다.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적어도 온 바닥에 소문이 퍼지지는 않았다.누군가 직접 묻지 않는 한 남수지는 그냥 모르는 척하려는 심산이었다.“몸은 괜찮아요? 많이 취한 것 같던데 머리는 안 아파요?”장임현이 전화 너머로 걱정스레 물었다.그도 취해본 적이 있었다. 술 깬 다음 날 아침 머리가 너무 아파 벽에다 박고 싶을 지경이었다.숙취의 고통을 겪어본 장임현은 평소 많이 마시지 않았다.“일어나고 싶을 때까지 잤어요. 푹 자고 나니까 머리가 별로 안 아프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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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63화

장임현이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왜요? 전유하 씨가 따지고 들던가요? 책임지라고 하던가요? 아니면요? 수지 씨, 지금 어디 나가는 길이에요? 주소나 불러줘요. 제가 지금 당장 달려갈 테니 밥 사줘요.”남수지가 말했다.“나가려던 참이에요. 아까 밖이라서 시간 안 된다고 하길래 오늘 밥은 글렀나 보다 했죠. 그래서 유하 씨 새 옷이나 사러 가려고요. 열 벌이나 사줘야 한대요. 어젯밤에 그 사람 옷을 제가 더럽혔대요. 임현 씨, 왠지 흥미 있는 말투인데요? 신나요?”장임현이 웃으며 대답했다.“네. 흥미롭죠. 근데 신난 건 절대 아니에요. 우리가 연인이나 부부는 글렀지만 친구는 할 수 있죠. 우리 말도 잘 통하고 서로 믿는 그런 사이잖아요. 친구면 서로 걱정하는 건 당연한 거 아니에요? 그냥 걱정돼서 묻는 거예요.”남수지가 핀잔을 줬다.“우리는 맞선도 보고 한번 발전해 볼까 하는 사이인데 그 인간이 갑자기 이러는 바람에 임현 씨 입장에서는 그 사람이 연적이나 다름없게 된 같은데... 그런데 연적한테 질투는커녕 오히려 구경이나 하고 계시네요. 제 꼴이 그렇게 구경하기 재밌어요? 아니면 저한테는 정말 아무 감정도 없는 거예요?”장임현이 싱긋 웃으며 받아쳤다.“수지 씨가 저한테 어떤 감정이면 저도 수지 씨한테 그런 감정이에요. 우리 둘은 똑같아요. 그리고 유하 씨를 제 연적이라고 할 순 없어요. 사실 저는 그분을 꽤 존경해요. 심지어 친구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분이 저를 친구로 받아들여 줄지는 모르겠지만.”남수지는 할 말을 잃었다.“그 사람, 아마 임현 씨랑 친구는 안 될걸요?”장임현은 어젯밤 전유하의 태도를 떠올리며 웃었다.“그런 유하 씨가 우리 두 사람을 진짜 연인 사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거예요. 저를 연적으로 보니까 친구가 되려 하지 않는 거죠. 나중에 알게 되겠죠. 우리 사이가 그런 관계 아니라는 걸요. 우리 두 집안은 그냥 사업 관계일 뿐, 사돈 될 사이는 아니잖아요. 그럼 전 대표님도 저를 다르게 볼 거예요. 더 이상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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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64화

요즘 들어 주변 사람들이 자꾸만 자기와 전유하를 한데 묶어 생각하는 것 같아 남수지는 신경이 쓰였다.차창에 기대어 멍하니 앉아 있던 그녀는 언제부턴가 마음 한구석이 욱신거리는 것을 느꼈다.아까 할아버지께 말했듯 자신과 전유하는 함께할 수 없는 사이다.라이벌이라는 현실이 가로막고 있는데 설령 그녀가 남씨 그룹을 떠나 전유하에게 시집간다 한들, 그가 자신을 온전히 믿어줄 리 없었다.회사의 기밀을 빼내지 않을까 의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게다가 남수지는 그를 위해 남씨 그룹을 떠나 지금의 자리를 포기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그런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면 차라리 혼자 사는 편이 더 낫지 않은가.그녀의 할머니께서는 늘 말씀하셨다. 여자는 결혼 전후로 반드시 경제적 자립을 유지해야 한다고, 손바닥 위에 올려진 구걸하는 삶을 살지 말라고.아무리 부유한 집안에 시집가서 안주인 노릇을 한다 한들, 자신의 수입이 없이 남편에게 의지하는 삶이란 결국 모든 게 남의 눈치를 보는 삶이라는 것을 할머니는 몸소 깨우쳐주셨다.남수지의 할머니는 젊은 시절 남씨 가문으로 시집왔을 때 남수지의 증조할머니께서 집에서 보내는 나날을 보면서 얼마나 답답했는지 모른다고 하셨다.남씨 가문은 남수지의 증조할아버지 대에 일어섰다.증조할머니께서 이 집안으로 시집오셨을 때 그녀의 증조할아버지는 막 창업에 뛰어든 참이라 집안을 돌볼 겨를이 없었다.하여 증조할머니는 가정주부로서 집안을 꾸리고 아이를 키우며 어르신들을 모시는 데 전념해야 했다.한 가정을 알뜰히 꾸려가는 덕분에 남편은 밖에서 마음껏 사업에 매진할 수 있었다.하지만 증조할머니는 줄곧 집안일만 해오며 살림을 꾸려온 탓에 훗날 남편이 성공하여 집안 형편이 나아진 뒤에도 여전히 손을 내밀며 살아가는 여성으로 남아 있었다.증조할아버지는 기분이 좋을 때는 생활비와 용돈을 흔쾌히 쥐여주었지만 기분이 상하면 생활비조차 증조할머니 손에 쥐여주지 않고 집사에게 맡겨버렸다.도우미들조차 달마다 월급을 타는데 그야말로 집안의 안주인보다 형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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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65화

쇼핑하던 남수지는 뜻밖에도 길에서 원수 전유하와 또 마주쳤다.전유하는 조카들을 데리고 나들이 중인 모양이었다. 뒤에는 낯선 도우미 둘과 경호원 둘이 따르고 있었다.남수지는 그가 형수가 양성에 왔으니 임시로 사람을 구해 아이들을 돌보게 한 것이라고 짐작했다.지금 그의 신분과 재력이면 임시로 도우미와 경호원을 구하는 일 따위는 식은 죽 먹기일 터였다.전유하는 얼굴에 묻은 립스틱을 말끔히 지우고 옷도 갈았다.그는 두 아이를 데리고 장난감 가게에서 막 나오다 길에서 남수지와 마주쳤다.두 사람 모두 걸음을 멈췄다.곧 전유하가 전시우를 안고 다가왔다. 그의 잘생긴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수지 씨, 참 잘 만났네요. 또 만나다니, 우리 참 인연이 깊나 봐요?”남수지는 속으로 이를 갈았다.‘인연은 무슨...’하지만 입 밖에 낸 말은 달랐다.“양성이 얼마나 크다고... 두 회사가 멀지도 않은데 매일 몇 번씩 얼굴 보는 게 이상한가요? 꼭 오랜만에 못 본 것처럼 말하시네요.”두 사람은 정말 매일 몇 번씩 얼굴을 보는 사이였다.양성은 작다고 할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크다고 할 수도 없는 도시였다.어떤 사람들은 같은 도시에 살면서도 평생 한 번 얼굴을 보지 못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고개를 들면 마주치는 게 일상이었다.전유하가 웃으며 말했다.“쉬는 날에 밖에서 수지 씨를 만나는 일은 아주 드문 일이잖아요.”“수지 이모, 안녕하세요?”전시우가 예의 바르게 인사했다.전유하에게 안겨 있던 전하연은 두 팔을 쭉 뻗어 남수지에게 안기려 하며 연이어 “이모, 이모” 하고 불러댔다.남수지를 기억하는 모양이었다.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아이도 전하연이었다.그녀는 즉시 전유하의 품에서 전하연을 받아 안았다.“이모.”“하연아, 이게 며칠 만이야? 이모가 네가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몰라.”남수지는 참지 못하고 전하연의 볼에 연신 입을 맞췄다.그 순간 전유하는 왠지 모를 시기심이 일었다.남수지는 평소 자신에게 냉담하기 짝이 없었고 입 맞추는 건 더 말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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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66화

“갖고 싶은 거 있으면 골라봐. 이모가 사줄게.”전시우가 전유하를 힐끗 쳐다봤다. 그가 살짝 고개를 끄덕이자 그제야 남수지에게 인사했다.“고맙습니다. 그럼 한번 구경할게요.”사고 안 사고는 별개의 문제였다.전유하와 같이 왔으니 아마 그가 계산할 것으로 추측했다.전시우도 돈은 있지만 하예정이 애가 아직 어려서 돈 관리를 할 줄 모른다며 모두 따로 모아두었다.남수지가 전유하에게 말했다.“애들 데리고 장난감 사러 나왔다면서 왜 이 거리를 걸어요? 여기는 장난감 가게가 거의 없어요. 거의 다 명품 파는 곳이에요. 양성에서 손꼽히는 명품 거리라고요. 맞은편 거리로 가야 해요. 그쪽은 거의 다 문구점, 장난감 가게, 유아복 가게니까.”양성 토박이인 남수지는 여러 거리의 여러 가게가 주로 무엇을 파는지 전유하보다 더 잘 알고 있었다.전유하가 말을 이었다.“제가 평소에 쇼핑을 거의 안 해서 장난감 가게 골목이 어딘지 몰라요. 맞은편 거리라면 한번 가보시죠.”그의 말은 사실이었다. 양성에 몇 년 살면서 이곳에 터를 잡고 일을 했지만 너무 바빠서 직접 쇼핑할 시간이 거의 없었다.평소 생활용품은 리스트를 작성해 집사에게 부탁해 사 오게 하거나 남자 비서에게 사다 달라고 부탁했다. 하여 스스로 쇼핑하러 가는 일은 극히 드물었다.“예전부터 말했잖아요. 유하 씨는 양성에 별로 익숙하지 않다고.”남수지가 전유하를 나무랐다.전유하가 빙긋 웃었다.“수지 씨 같은 토박이 앞에서는 제가 확실히 익숙하지 않아요. 그런데 수지 씨는 왜 나왔어요? 설마 저 때문에 화가 나서 집에 가만히 못 있고 바람이나 쐬러 나온 건 아니죠?”만약 하예정이 이 자리에 있었다면 분명 전유하를 몇 마디 했을 것이다.정말 입이 가볍다고 말이다.아까까지만 해도 두 아이 덕분에 두 사람 사이에 좋은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는데 전유하가 또 입을 놀려 오전의 일을 꺼낸 것이다.일부러 남수지를 화나게 하려는 게 분명했다.다행히 남수지는 아이들이 무서워할까 봐 거기까지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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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67화

남수지는 전유하 일행을 데리고 길 건너편 거리로 향했다.과연 문구점과 장난감 가게들이 가득했다.그녀는 전유하 일행을 데리고 그 길에서 가장 큰 장난감 가게로 들어갔다.가게 안은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아이들을 데리고 장난감을 사러 온 부모들로 북적였다.“시우야, 갖고 싶은 장난감 있으면 골라. 이모가 너하고 동생한테 사줄게.”남수지는 전시우에게 말하며 안고 있던 전하연을 내려놓고 대신 작은 손을 잡았다.전시우가 삼촌을 쳐다보자 전유하가 웃으며 말했다.“삼촌 쳐다보면 뭐 하니? 네가 갖고 싶으면 골라. 네 이모가 계산하실 거야. 수지 이모가 이렇게 통 크게 나서는 것이 드문 일이니까 많이 골라야 한다.”남수지가 전유하를 흘겼다.“제가 언제 인색했어요? 지난번에 같이 쇼핑할 때도 두 아이한테 많이 사줬잖아요.”“애들한테는 후하지만 나한테는 무척 인색하잖아요.”전유하의 이 말에는 왠지 질투가 섞여 있었다.남수지는 두 아이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고르러 가고 전유하가 도우미들을 아이들 뒤따라 보낸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그에게 말했다.“우리 사이가 어떤 사이인지 본인이 더 잘 알지 않아요?”전유하가 낮게 웃었다.“일할 때는 적이지만 사업 얘기 안 할 때는 우리 좋은 친구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요? 서로 알고 지낸 지도 벌써 오륙 년이 되었잖아요.”“누가 당신이랑 친구 한대요?”남수지는 그를 흘겨보더니 이내 두 아이를 따라 걸어갔다.전시우는 역시 좋아하는 조립 블록을 골랐다.전유하가 많이 사주긴 했지만 아직 갖고 싶은 유형이 많았다.그리고 남수지가 선물하겠다고 했는데 몇 개 안 고르면 그녀가 섭섭해할 것 같았다.전하연은 이것저것 모두 관심을 보이며 만져보고 구경하다가 마지막에는 토끼 인형을 골랐다. 폭신폭신한 촉감이 무척 좋아 보였던 모양이다.남수지가 물었다.“하연아, 토끼만 가질 거야?”“토끼, 토끼!”전하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전시우가 설명했다.“우리 집에는 토끼 장난감이 많아요. 하연이는 토끼를 엄청 좋아해요.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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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68화

전유하가 그 기자를 훑어보았다. 젊은 남자였고 손에는 휴대폰을 꼭 쥐고 있었다.“아니에요. 저는 연예 기자도 아니에요.”그 남자가 억지 주장을 폈다.사실 그는 진짜 연예 기자였다.그는 우연히 양선 회의 대표와 남씨 가문의 남수지가 함께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한 명은 여섯 살쯤 된 남자아이 손을 잡고 있었고 다른 한 명은 한 살쯤 된 여자아이를 안고 있었다.그 두 아이는 빼어나게 예쁘고 귀여웠고 네 사람은 마치 한 가족처럼 함께 걸어가고 있었다.‘두 사람, 원수 사이라고 하지 않았나? 왜 함께 쇼핑하다니. 게다가 한 번도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적 없는 어린아이들까지 데리고 있는 거지? 누구 아이지? 설마 두 사람 아이들인가? 비록 원수 사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은 부부이고 그것도 비밀 결혼을 한 건 아닐까?’이런 추측에 연예 기자는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만약 사실이라면 그것은 폭발적인 뉴스가 될 것이다.하지만 아쉽게도 업무용 카메라를 가지고 있지 않아 어쩔 수 없이 휴대폰으로 몰래 찍기 시작한 것이다.그런데 전유하가 경호원까지 함께 이동할 줄은 몰랐다.그는 평소에는 그런 적이 없었다.기자는 생각했다.‘전 대표님도 이제 겉치레에 신경 쓰는 사람이 되었구나. 그동안 우리는 전 대표님을 참 친근한 대표라고 여겼는데.’전유하도 그럴 것이, 타지에서 올라온 평범한 직장인이 불과 몇 년 만에 양선 회사의 대표 자리에 올랐으니 이른바 샐러리맨의 신화나 다름없었다.그쯤 되면 좀 우쭐해도 되지 않은가.전유하는 다시 한번 그 기자를 훑어보며 말했다.“기자 맞죠? 얼굴이 좀 익숙한데. 지난번에 참석한 행사에 취재하러 온 기자 중에 당신도 있었죠? 기억나요.”기자는 당황하여 아무 소리도 못 냈다.‘아니, 그걸 기억한다고?’전유하 기억력이 이렇게 좋을 줄이야!단 한 번 봤을 뿐인데 기자의 얼굴을 기억해 냈다.전유하가 손을 내밀었다.“몰래 찍지 않았다면 핸드폰 좀 보여주시죠. 뭐가 두렵나 봐요? 어떻게 찍었는지 좀 봅시다. 혹시 제가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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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69화

전유하가 사진을 삭제한 것은 몰래 찍힌 사진에 아이들의 정면이 나왔기 때문이다.아이들을 철저하게 보호하려는 조치였다.“알았어요. 죄송합니다. 다음은 절대 없습니다.”“또 이런 일이 생기면 이 바닥에서 더 이상 일하지 못하게 조치하겠습니다.”전유하는 경고 한마디만 남기고 두 경호원을 데리고 자리를 떴다.기자는 전유하의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다가 급하게 휴대폰 앨범을 열어 확인했다.전유하가 아이들 정면 사진만 골라 삭제했고 아이들 정면이 찍히지 않은 사진들은 그대로 남겨두었다.‘뭐지? 이러는 이유가 뭐야? 설마 전 대표님이 남수지 씨의 비밀 결혼 사실을 공개해도 좋다는 뜻인가? 정말 그렇다면 비밀 결혼 조건은 남수지 씨 쪽에서 내세운 게 분명해. 두 사람이 정말 부부라면, 거기에 아이까지 있다면... 이쯤에서 추측을 해보면 전 대표님이 양선 회사에 들어가 두 번째 주주가 된 것도 남씨 가문의 음모인 건가? 설마! 양선 회사를 인수하지 못해서 몰래 사람을 보내서 양선 회사를 자기 손아귀에 넣으려는 속셈인 거야? 그렇다면 모두가 사업 천재라 불리는 잘생긴 전 대표님은 남씨 가문의 장기 말에 불과한 것인가? 남씨 가문이 의도적으로 심어놓은 것일지도... 어쩌면 전 대표님이 단기간에 양선 회사를 일으켜 세우고 당당한 주인이 된 것조차 남씨 가문이 뒤에서 꾸민 일일지도 몰라.’연예 기자는 자신의 추측에 스스로 흥분하며 이번에는 제대로 맞혔다고 확신했다.하지만 그가 눈치채지 못한 사실이 하나 있었다. 전유하가 처음 양성에 왔을 때 양선 회사는 거의 문을 닫을 뻔했다.그런 회사를 남씨 그룹이 인수하려면 식은 죽 먹기보다 쉬웠을 터였다.누가 일부러 사람을 보내서 양선 회사를 살리고 다시 빼앗겠는가.전유하가 남수지 일행을 찾았다.“잘 끝났어요?”남수지가 전하연에게 간식을 먹여주며 물었다.“네. 우리랑 아이들 찍은 사진은 다 지웠어요. 연예 기자더라고요. 우리 얼굴을 알아봤는지 우리가 같이 쇼핑하는 모습을 보고 몰래 찍었더라고요. 우리 넷이 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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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70화

전유하는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다.내일부터 펼쳐질 재미있는 일을 기대하면서.그와 남수지의 멋진 대결이 시작될 것이다.그렇다. 남수지는 내일부터 그에게 밥을 사고 맞선을 주선해야 한다.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전유하는 달콤한 꿈을 꾸었다.꿈속에서 그는 정말 남수지와 결혼하고 있었다.그는 입이 찢어질 정도로 환하게 웃고 있었다.다음 날 아침 깨어보니 꿈이었다. 그는 다시 침대에 누워 그 달콤한 꿈을 이어가려 애썼다.하지만 출근해야 하는 월요일 아침이었다.침대에서 이리저리 굴러다니며 꿈속을 되새기다가 전유하는 끝내 일어났다.세수를 마친 그는 일부러 거울 앞에 서서 면도했다.그는 항상 면도하여 턱을 깔끔하게 정리했다. 덕분에 젊어 보이는 얼굴을 유지할 수 있었다.삼십 대 초반의 나이가 전혀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면도를 마친 전유하는 남수지가 선물한 그 양복을 꺼내 입었다.“넥타이가 한 개 모자라네. 양복 한 벌만 사주고 나머지는 안 사주다니. 쳇.”전유하는 남수지가 너무 인색하다고 또 투덜거렸다. 새 넥타이 하나 선물하지 않는다고 말이다.준비를 마친 전유하는 다시 거울 앞에 섰다. 거울을 보며 이리저리 몸을 비틀어 확인하더니 오늘 컨디션이 아주 좋다고 여전히 잘생기고 멋진 전 대표라고 여겼다. 하하!양성의 미혼녀들이 꿈꾸는 연인, 그들의 남신.몇 분 후, 전유하는 아래층으로 내려갔다.1층에 도착하자마자 하예정이 밖에서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형수님, 좋은 아침이에요.”“일어나셨어요.”하예정은 운동복 차림이었다. 아침 조깅을 갔다 온 게 분명했다.“형수님은 아직도 매일 아침 조깅하시네요?”전유하는 오늘 아침 운동을 하지 않았다.하예정이 살짝 웃었다.“습관 됐어요. 매일 두 바퀴씩 뛰어야 직성이 풀려요. 아니면 연습실에 가서 무술 연습을 하거나... 그런데 여긴 연습실이 없잖아요.”헬스장은 있었다.운동이라면 하예정은 역시 밖에서 달리는 것을 더 좋아했다. 비 오는 날이 아니면 헬스장에 가는 일이 거의 없었다.이른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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