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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내 남편은 억만장자: Chapter 5111 - Chapter 5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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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11화

그런 생각이 들자 이정자는 주저하지 않고 물어보았다.“할머니, 제가 말이 좀 직설적인 편이에요. 생각나는 대로 바로 말씀드리는 건데 듣기에 불편하시더라도 양해해 주세요.”전씨 할머니 일행이 웃으며 말씀하셨다.“괜찮아요, 편하게 말씀하세요.”이정자가 입을 열었다.“유림 씨, 건강은 괜찮은 거죠? 혹시 몸에 이상이 있는 건 아니죠? 정상적인 남자 맞죠? 혹시 겉은 남자인데 속은 그렇지 않은 건 아니죠?”이정자의 질문에 방안은 순간 조용해졌다.모두가 그녀를 바라보았고 이정자는 그 시선이 조금 부담스러웠지만 끝까지 말을 이었다.“제가 보기에는 할머니와 사모님께서 너무 서두르는 것 같아서요. 마치 우리 소아가 당장 유림 씨와 결혼하길 바라는 것처럼 보여서요... 유림 씨는 정말 훌륭한 분이에요. 그런데 연애 경험이 없는 사람이잖아요. 우리 소아랑 천천히 이야기하고 데이트도 하면서 감정을 쌓은 뒤에 결혼하는 게 자연스러운 순서예요. 우리는 어른으로서 서두를 필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유림 씨 가족분들이 너무 급한 것 같아서 혹시 유림 씨에게 우리가 모르는 문제가 있는 건 아닌가 싶어서요. 소아를 빨리 데려오려는 이유가, 우리가 그걸 발견할까 봐 그러는 건가요?”방안은 다시 침묵이 흘렀다.오인숙이 황급히 아들을 위해 변호했다.“사모님, 절대 그런 일 없어요. 우리 유림은 건강하고 아무 문제 없어요. 너무 정상적인 남자예요. 우리가 서두르는 건 유림이도 나이가 꽤 들어서예요. 같은 또래들은 다 아빠가 됐는데 아직 결혼을 못 했으니 걱정이 되는 거죠. 부모라는 게 다 그렇잖아요. 남의 아이들은 다 결혼하는데 내 아이만 아직 싱글이면 불안해지는 거죠. 우리 유림은 정말 문제없어요. 건강해요. 만약 뭔가 문제가 있었다면 우리가 그런 걸 소아 씨에게 감출 리가 없어요.”전씨 할머니가 맞장구를 치며 말씀하셨다.“유림이가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했을 때 온갖 검사를 다 받았어요. 당시 주치의가 바로 소아 씨였죠. 그러니까 유림이 몸에 문제가 있다면 소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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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12화

이정자가 미안한 듯 웃으며 말했다.“궁금한 게 있으면 뭐든 물어보세요. 다 말씀드릴게요. 사모님도 소아 씨를 위해서 그러시는 거잖아요. 소아를 친딸처럼 아끼시는 게 느껴져요. 소아가 사모님 같은 분을 둔 건 정말 행운인 것 같아요.”오인숙이 이정자를 향해 미소 지으며 말했다.전유림이 진소아를 진심으로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로 전씨 가족들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다.그들은 진소아라는 사람이 좋을 뿐 아니라 진씨 집안의 가족 분위기도 마음에 들었다. 가족들 사이에 다툼 없이 화목하게 지내는 모습이 전씨 가문과 닮았다고 느꼈다.전씨 가문은 배우자를 고를 때 인성과 가정 환경을 가장 먼저 본다.진소아도 훌륭할 뿐만 아니라 그녀의 가족도 좋은 사람들이라 무척 인상이 좋았고 또 그들 집안이 전씨 가문보다 부유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진소아를 얕보지도 않았다.이정자가 말을 이었다.“저는 소아가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지내왔기 때문에 정도 깊어요. 딸이 없어서 조카딸을 친딸처럼 여기거든요. 조카들이 결혼해서 좋은 집에 시집가길 바라는 마음뿐이에요. 소아는 유림 씨와 정말 잘 어울려요. 저와 제 남편도 유림 씨를 정말 좋아하고 몰래 뒤에서 두 사람을 응원하고 있어요.”오인숙이 고마운 마음을 담아 말했다.“우리 아들을 그렇게 높이 평가해 주셔서 감사해요. 유림이랑 소아 씨가 결혼하면 저도 소아 씨를 친딸처럼 아끼고 사랑할 거예요. 저도 딸 없이 아들만 넷이에요. 머리가 아플 지경이죠. 아들들이 운이 좋아 전씨 가문에 태어난 덕에 먹고사는 걱정은 없지만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났더라면 네 명이 모두 결혼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조차 없었을걸요.”요즘은 결혼하기가 쉽지 않은 세상이다.요즘 젊은이들은 결혼을 꺼리는 경우도 많았다.혼자 사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하며 결혼하려 해도 버거운 예물 문제로 결국 헤어지기도 한다.이정자가 웃으며 말했다.“전씨 가문의 형제분들은 워낙 뛰어나서 결혼 걱정은 없어요. 하지만 평범한 집에서 아들이 넷이면 정말 골치 아플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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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13화

전유림과 진소아는 자신들이 밖으로 나간 뒤에 어른들이 이미 두 사람의 결혼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진소아는 그 꽃밭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그래서 집을 나서자 전유림은 먼저 그녀를 데리고 산 아래로 내려가기로 했다.관광 차를 직접 몰고 진소아를 태워 내려갈 생각이었으나 그렇게 하면 내려오는 길의 풍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을 것 같아 진소아는 걸어서 내려가자고 제안했다.서원 리조트에 관광차가 마련되어 있긴 하지만 차를 타면 금방 지나쳐 버리기 때문에 걸을 때처럼 풍경을 제대로 즐길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전유림이 웃으며 말했다.“걷고 싶으시다면 걸어가죠. 나중에 힘드실까 봐 걱정이네요. 일단 걸어서 내려가다가 지치면 집사에게 전화해서 차를 보내 달라고 할게요.”아까 차를 타고 올라왔기에 금방 산 정상에 도착한 느낌이었다.진소아가 말했다.“우리 둘 다 평소에 운동하는 사람들인데 조금 걷는다고 뭐가 힘들겠어요? 이 산도 그리 높지 않아 보여요. 평평한 산이니까 등산한다고 생각하면 돼요. 저도 휴가 날에 가끔 등산하거든요.”진소아는 자신의 체력에 자신이 있었다. 이런 산쯤이야 문제 될 게 없었고 게다가 오르는 길은 시멘트로 되어 있어 걸어가기에도 좋았다.전유림이 웃으며 말했다.“그럼 걸어가죠.”그는 진소아와 함께 걸어 별장을 나섰다.길을 따라 걷던 진소아가 물었다.“오후 한나절이면 별장 전체를 다 둘러볼 수 있을까요?”“지금은 산 아래 꽃구경도 하고 과수원에도 가야 하니까 별장 안을 다 돌아볼 시간은 없을 거예요. 다음에 시간 되면 다시 오셔서 제가 별장 전체를 구경시켜 드릴게요. 제대로 둘러보려면 하루는 걸려야 하고 대충 훑어보려면 몇 시간이면 충분해요. 지금은 계절이 좀 아쉽지만 봄이면 꽃이 만발해서 경치가 정말 아름다워요. 여름에는 연꽃도 볼 수 있고요.”관성의 겨울은 춥지 않았다. 만약 눈이 자주 내리는 지역이라면 설경도 볼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진소아가 고개를 돌려 전유림을 바라보며 화들짝 놀란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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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14화

“살 수 있을 만큼만 있으면 돼요. 이 별장은 사실 우리가 은퇴하고 나서 편안하게 지내려고 만든 곳이에요. 전체가 정원 스타일이라 할머니가 특히 좋아하세요. 그래서 할아버지께서 큰돈을 들여 이 별장을 지어 주셨거든요. 사실 이곳은 전씨 가문의 진짜 본가는 아니에요. 진짜 본가는 다른 곳에 있는데 건물이 매우 낡아서 몇 년에 한 번씩 손을 봐서 무너지지 않도록 유지하고 있어요. 사실 우리는 그 진짜 본가에 가서 다시 살아 본 적은 없어요. 몇 년 전에 저의 큰형이 큰형수님께 진짜 신분을 숨기고 계셨는데 큰형수님을 모시고 설날을 보내러 갔을 때 가족 모두가 진짜 본가에서 한동안 지냈던 게 전부예요.”진소아는 전태윤과 하예정의 사랑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있었다. 그녀는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물었다.“신분을 숨기고 예정 언니와 초고속 결혼하셨다면서 어떻게 그렇게 오랫동안 들키지 않으셨던 거예요?”“우리 가족 모두가 연기를 맞춰 드렸어요. 솔직히 우리도 잘못한 게 있어요. 큰형수님께 죄송할 따름이에요. 하지만 큰형이 연기해 달라고 부탁하셨으니 어쩔 수 없이 맞춰 드렸죠. 당시 큰형은 큰형수님이 돈을 밝히는 여자라고 생각하셔서 결혼 전에 단 두어 번밖에 만나지 않으셨대요. 아는 사이지만 그리 친한 사이는 아니었으니까요. 게다가 저의 할머니께서 큰형한테 억지로 결혼을 시키셨거든요. 할머니가 여행 중에 넘어져서 다치셨는데 큰형수님이 병원에 모셔다드렸어요. 그런데 그게 할머니가 일부러 그런 건지, 진짜 사고였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우리는 모두 할머니가 일부러 그런 것 같다고 의심했어요. 할머니는 무술을 할 줄 아시는데 실력도 상당하시거든요. 젊었을 때는 사업가로뿐만 아니라 훨씬 더 대단한 분이셨죠. 소아 씨, 혹시 소씨 가문에 대해 들어 보셨나요?”진소아가 되물었다.“정보 수집에 능한 그 신비로운 소씨 가문 말씀인가요?”“맞아요, 소씨 가문은 우리 할머니를 매우 존경해요. 그분들이 가진 인맥 중 일부는 할머니께서 넘겨주신 거예요. 우리 가문은 정직하게 사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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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15화

전유림은 진소아의 말에 반박할 수 없었다.사실이었다. 집안 어른들은 반드시 조건이 맞는 집안과 결혼하라고 한 적은 없지만 전씨 할머니께서 형들에게 골라 주신 상대들은 모두 재벌가 따님이자 커리어우먼이었다.진소아의 말처럼, 하예정도 사실 재벌가의 후손이었다.지금은 하예진이 이씨 가문의 모든 것을 물려받고 가주가 되어 하예정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주었다.그런데 누가 감히 하예정이 전태윤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잠시 침묵하던 전유림이 입을 열었다.“어쨌든 우리 부모님은 그리 까다롭지 않아요. 제가 좋아하기만 하면 돼요. 저와 막냇동생은 집안에서 가장 어린 편이라 정략결혼 같은 건 우린 안 해요.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요.”“부모님이 그렇게 말씀하셨다고 해도 만약 정말 집안 사정이 좋지 않은 사람을 만나면 유림 씨 부모님이 정말 받아주실까요?”전유림이 진지하게 대답했다.“상대방이 인품이 좋고 가치관이 올바르면 부모님께서도 동의하실 거예요. 돈이 많고 적음은 중요하지 않아요. 우리 집은 이미 충분히 부유하니까 제가 굳이 회사 이익과 연관된 결혼을 할 필요가 없어요.”게다가 전유림이 좋아하는 진소아는 매우 훌륭했다.그와 잘 어울리는 상대였다.진소아가 웃으며 말을 건넸다.“지금은 연애도 안 하고 여자 친구도 없으니까 부모님이 결혼을 재촉하느라 그렇게 말씀하시는 거예요. 하지만 정말로 연애하고 상대방의 조건이 좋지 않으면 부모님의 말씀이 달라질 거예요.”사람들은 다 그렇다. 없을 때는 생기기만 하면 된다고 하지만 막상 가지게 되면 더 나은 것, 더 많은 것을 원하게 된다.욕심이란 채우면 채울수록 더 큰 야망과 탐욕이 싹트는 법이다.“지금 말로만 하는 건 확실히 소용없겠죠. 나중에 제가 연애하여 여자 친구를 데리고 인사드리면 그때 부모님의 반응을 보면 되죠. 그러면 제 여자 친구도 제가 한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될 거예요.”전유림은 지금 자신이 진소아에게 무슨 말을 해도 그녀가 믿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었다.때가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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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16화

“우리 집에 와 봤던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에요. 소아 씨만 그런 거 아니에요.”전유림이 오해할까 봐 다시 한번 설명을 덧붙이자 진소아가 웃으며 말했다.“오해하지 않으니까 긴장하지 마세요. 진짜 이해해요. 누구나 자기만의 공간을 지키고 싶어 하니까요.”하물며 관성의 최고 갑부 전씨 가문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사생활을 노출하는 걸 꺼리는 것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자랑처럼 비칠까 봐 사진을 거의 올리지 않았다.진소아는 전유림과 카톡 친구가 된 이후로 그의 SNS에 사진이 올라오는 걸 본 적이 거의 없었고 가끔 글만 몇 줄 적을 뿐이었다.두 사람은 이야기를 나누며 앞으로 걸었다.내려오는 길은 생각보다 멀지 않게 느껴져 어느새 꽃밭 앞에 도착했다.꽃밭 옆에는 정자가 하나 세워져 있어 두 사람은 먼저 정자로 들어갔다.진소아는 쉴 새 없이 사진을 찍느라 전유림과 대화할 틈이 없었다.잠시 후, 전유림은 그녀를 꽃밭 속으로 데리고 들어가 꽃에 둘러싸인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 주었다.“이 꽃들을 잘라서 다발로 묶으면 더 예쁠 거예요. 특히 999송이로 만든 꽃다발은 더욱 아름다울 거예요.”진소아가 웃으며 말했다.“한 사람이 들기엔 너무 무거운 것 같은데요. 99송이도 이미 엄청 큰데...”전유림은 속으로 생각했다. 자신이 고백할 때 이 꽃밭에서 999송이의 붉은 장미를 잘라 차에 싣고 가야겠다고.“자, 이제 과수원으로 가서 과일이나 좀 딸까요?”진소아는 거절하지 않고 그를 따라 과수원으로 향했다.전씨 가문의 산은 여러 구역으로 나뉘어 있었는데 구역마다 재배하는 과일이 달랐다.모두 지역의 제철 과일이었지만 널찍한 과수원은 정성스레 가꿔져 있었고 나무마다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어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웠다.진소아는 그 풍성한 모습만으로도 이미 배부른 듯한 기분이 들었다.전유림은 과수원 관리인에게 농약을 뿌리지 않은 구역을 확인한 뒤 진소아를 데리고 과일을 따러 갔다.두 사람은 나무 아래에서 갓 딴 과일을 몇 개씩 먹어 보았다.진소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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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17화

전유림이 웃으며 말했다.“저야 환영이죠. 언제든지 오세요. 돈은 받지 않을게요. 그리고 드시고 싶은 만큼 드시고 남은 건 따서 가족들한테도 전해 주세요.”진소아도 사양하지 않았다.“그럼 실례를 무릅쓰고 내년 여름에 리치를 따 먹으러 올게요.”“네.”전유림이 손에 든 과일 바구니 두 개 중 하나를 진소아에게 건넸다.“제가 바로 두 바구니 따다 드릴게요.”진소아가 웃으며 말했다.“자꾸 챙겨 가게 되네요.”“별거 아니에요. 마음에 안 드신다면 모를까, 안 드시고 안 가져가면 할머니가 섭섭해하실 거예요. 우리 집 과일이 맛없다고 생각하시는 건 아닐까 하고요.”“그럼 제가 잠깐 실례할게요.”두 사람은 과일 두 바구니를 가득 채웠다.전유림은 누군가를 시켜 별장으로 옮겨 달라고 부탁했다.그런데 전씨 할머니가 두 바구니만 봤다는 걸 보더니 전유림이 너무 인색하다며 더 많이 따 오라고 하셨다. 하지만 진소아와 이정자는 두 바구니면 충분하다고, 집에 식구가 얼마 되지 않아 너무 많이 따면 남길 거라고 말렸다.그렇게 한참을 설득한 끝에야 전씨 할머니도 마음을 접으셨는지 더 따 오라고 고집하지 않으셨다.전유림이 진소아에게 말했다.“보셨죠? 더 많이 따오자고 했잖아요. 할머니가 저보고 쪼잔하다고 하시잖아요. 소아 씨가 드시고 싶으면 제가 언제든 몇 바구니씩 따다 드릴 수 있어요.”그때 진소아가 웃음을 터뜨렸다.진씨 가문의 사람들은 별장에서 저녁 식사를 마친 뒤에야 전씨 할머니께서 풀어 주셨다.게다가 전유림에게 진소아 일행을 직접 데려다주라고 당부하셨지만 진소아는 사양하며 말했다.“할머니, 저도 차를 몰고 왔어요. 세 명이라 한 대면 충분하니까 유림 씨가 굳이 데려다주지 않으셔도 돼요. 데려다주시면 다시 돌아오셔야 하는데 왔다 갔다 하면 시간만 낭비예요. 주말에 유림 씨도 좀 쉬게 해야죠.”전씨 할머니와 오인숙이 다시 설득했다.“유림이가 소아 씨네를 모셔다드리고 나서 시내 집에 머물러도 괜찮아요. 굳이 여기서 주말을 보내야 하는 건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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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18화

“전씨 가문의 본가가 리조트야. 우리가 대충 둘러봤는데도 지금 발이 아프잖아.”“근데 정말 좋은 분들인 것 같았어요. 어른이든 누구든, 우리에게 정말 친절하게 대해주시잖아요.”진건우는 아직 고등학생이지만 사람 보는 눈이 꽤 있었다.전씨 가문 사람들이 진심으로 잘 대해주는 건지, 아니면 체면상 그런 건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이정자가 빙긋 웃으며 말했다.“그래, 전혀 거만하지 않고 정말 좋은 사람들이더라.”그러고는 진소아를 돌아보며 물었다.“소아야, 유림 씨가 너한테 특별히 한 말은 없었니?”“많이 했어요.”“내 말은 고백했냐는 거야.”진소아가 잠시 이정자를 흘끗 보더니 다시 운전에 집중하며 말했다.“작은어머니, 제가 지금 운전 중이에요. 저를 놀리지 마세요. 우리 셋 목숨이 제 손에 달려 있는데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게 조용히 좀 내버려두세요. 작은어머니가 유림 씨를 무척 좋아하시는 건 알겠어요. 저도 그 사람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 사람의 행동 하나하나가 부잣집 아들에 대한 제 고정관념을 깨뜨리긴 했지만 저와 그 사람은 그냥 친구일 뿐이에요. 유림 씨는 누구에게나 부드럽고 예의 바르게 대하는 거지 저에게만 특별히 대하는 게 아니에요. 게다가 작은어머니도 보셨잖아요. 전씨 가문의 재산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에요. 우리 집도 괜찮다고는 하지만 아까 작은어머니도 말씀하셨다시피, 우리 집안이 몇 대를 이어 노력해도 전씨 가문의 재산을 우리가 따라잡을 수 없어요. 솔직히 말하면, 예전에는 조금은 마음이 움직였어요. 유림 씨가 저한테 관심이 있다면 서로 알아가도 괜찮겠다고 생각했지만 오늘 다녀오고 나니 그런 생각이 싹 사라졌어요. 두 집안의 차이가 너무 커요. 우리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우주에 사는 사람 같아요. 그래서 저는 그냥 친구로 지내는 게 좋을 것 같고 그 이상은 바라지도 않아요.”진소아는 마음속으로 이미 결정을 내린 듯했다.전유림이 고백해도 거절할 거라고. 자신이 전씨 가문에서 유일하게 외면받는 신데렐라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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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19화

“걱정 마. 내가 내 조카딸을 팔아먹기야 하겠냐. 전씨 가문이 정말 좋아서 내가 응원하는 거야. 겉으로만 그런 척하는 거라면 나부터 나서서 막았을 거야. 널 그런 불구덩이에 빠뜨리지도 않을 거야.”이정자는 임도준을 줄곧 말려 왔었다.“누나, 나도 유림 형이 좋아. 가족분들도 좋고. 거기서 반나절을 있었는데도 전혀 불편하지 않았어. 그렇게 고급스러운 집은 처음 가 봤는데도 말이야. 그러니까 그 집 사람들이 진심인 거야. 연기하는 거 절대 아니야.”진소아가 웃음을 터뜨렸다.“왜 두 사람 다 나를 당장 팔아버리려는 것 같지... 알았어. 유림 씨랑은 그냥 자연스럽게 지내볼게. 기회를 한 번 줘 보는 것도 좋긴 하겠다.”진소아는 바보가 아니었다. 자꾸 우연을 만들며 잘해 주고 선물도 보내 주고 가족들과 만나게 해 주면서 그 가족들 모두가 자신에게 정말 친절하게 대하는 걸 보면 다른 뜻이 없을 리 없었다.다만 전유림이 아직 고백하지 않았기에 진소아도 움직이고 싶지 않았다.이런 일에서는 전유림이 먼저 움직이길 바랐다.자신감이 없었던 진소아는 먼저 다가갔다가 허물어질지 두려워 가만히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전유림이 진심으로 먼저 다가서면 마음을 열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다.별장을 떠난 뒤, 전씨 할머니는 가족들과 함께 전유림에게 진씨 가문의 태도를 전해 주었다.할머니가 조용히 말씀하셨다.“네가 소아에게 진심이라면 빨리 고백해. 네가 사랑한다는 걸 알려 줘야 한다. 소아 씨는 너에게 호감이 없어서가 아니라 먼저 다가갔다가 상처받을까 두려워하는 거야. 소아 씨가 바보냐? 네 마음이 훤히 보이는데. 소아 씨도 알고 있어. 네가 먼저 나서지 않으니까 소아 씨가 두 집안의 차이를 의식하며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거지.”하예정 일행도 전유림에게 사랑한다면 반드시 상대가 알게 하라고 조언했다.가족들의 한바탕 잔소리를 들은 전유림이 드디어 말했다.“알았어요. 소아 씨와의 일은 제가 알아서 할게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목표는 생겼으니까 이제 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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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20화

진소아의 할아버지 진재원은 여전히 의료계에 몸담고 있었기에 의사들의 바쁨을 누구보다 잘 이해했다.그는 돌아오지 못한 이들에게는 오히려 병원에 남아 환자를 돌보는 일이 자신의 생일을 챙기는 것보다 더 의미 있는 일이라며 격려했다.팔순 잔치를 크게 치르고 싶지는 않았던 김재원이지만 진씨 가문은 워낙 사람이 많아 진재원과 같은 나이대 형제자매들도 여전히 건강했고 자손들도 많아 시간을 내어 자리를 함께한 이들만으로도 십여 테이블이 채워졌다.진씨 진료소에 도착한 진재원 부부는 전유림을 보면서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진국림과 이정자는 전유림과 진소아가 자연스럽게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이미 가족들에게 알려둔 터였다.이번 생일을 계기로 진소아의 부모님과 친척들이 돌아온 김에 전유림이 어떤 사람인지 직접 보려는 뜻도 담겨 있었다.진소아의 친오빠는 이미 전유림을 만난 적이 있었고 부모님도 사진으로는 보았지만 직접 대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막상 직접 보고 나니 진소아의 부모님은 전유림에게 혹 빠져 버렸다.심지어 진소아의 오빠 진소빈은 부모님이 자신과 전유림을 바꾸고 싶어 한다며 농담 섞인 투정을 부리기도 했다.진재원은 직접 전씨 할머니와 오인숙 부부에게 전화를 걸어 생신 잔치에 초대했다.전유림과 진소아는 아직 공식적인 연인 사이는 아니었지만 양가 어른들은 이미 사돈처럼 가까이 지내고 있었다.진재원의 생일이 지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전유하의 결혼식이 다가왔다.전씨 일가는 다시 양성으로 날아갔다.전유림은 진소아를 일곱째 형의 결혼식에 데려가고 싶었지만 업무가 너무 빡빡해 시간을 내기 어려웠다.결국 진소아는 전유림의 초대를 정중하게 사양할 수밖에 없었다.전씨 일가가 양성으로 떠난 그날, 김아라는 진소아의 진료실에 모습을 드러냈다.점심시간이 다가오고 있어서 그런지 진료실에는 환자 한 명만 남아 있었다.진소아는 그 환자의 진료를 마치고 처방전을 작성 중이었다.김아라가 들어오자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잠시만 기다려 달라는 신호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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