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고민해 봐라. 선우씨 가문은 정말 괜찮은 집안이야. 거기 시집간 여자가 부담스러운 건 아들 낳는 압박 정도뿐이지. 우리 집안 유전자는 아들 낳기가 워낙 좋으니까 네가 첫아이로 아들만 낳으면 둘째 셋째는 아들이든 딸이든 상관없어.”아직 선우민기와 인연을 맺지도 않았는데 찬은 딸이 외손주를 몇이나 낳을지까지 생각하고 있었다.용시은은 아버지가 건넨 서류봉투를 받았다.“별일 없으시면 저 먼저 가 볼게요.”“그래. 다음 주에 경매에 데려가 줄 테니까 잘 준비해. 새 옷도 몇 벌 사고 새 주얼리도 몇 세트 사고. 내가 이따 돈 좀 보내 주마.”용시은은 돈이 부족하지 않았다.하지만 아버지가 돈을 보내 주겠다니 마다하지도 않았다.용시은은 자리를 떠났다.차를 몰고 나갔는데 대문 앞에 쌓여 있던 쓰레기 꽃 더미가 이미 깨끗이 치워져 있었다.그녀는 잠시 차를 세웠다.한 남자를 위해 그만큼 많은 꽃을 준비한 건 처음이었다.낭만적인 고백을 꿈꿨지만 결과는 망가진 것도 모자라 상대가 사람을 시켜 꽃 쓰레기를 그녀 회사 대문 앞까지 가져다 두는 바람에 모두의 웃음거리가 되어버리고 말았다.“예용정, 오늘부터 나는 너를 좋아하는 척, 쫓는 척 안 할 거야! 다른 사람을 쫓을 거야.”저녁 무렵, 예진 그룹.전하연은 사람들과 함께 사옥을 나섰다.이곳에서는 아무도 그녀가 전씨 가문의 따님인 줄 몰랐다.예지연을 봐도 남들처럼 예 대표님이라 불렀다.예지연은 공과 사가 철저한 걸로 유명해서 회사에서는 더는 전하연의 언니가 아니었다.그런데 모연정과 은서윤을 본 순간, 전하연은 신분이 들통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하연아.”모연정은 일부러 여기서 전하연이 퇴근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은서윤은 포장해 온 디저트 한 세트를 들고 있었다.두 사람은 미소를 띠고 전하연에게 다가갔다.눈에는 전하연뿐이었고 사람들이 전하연에게 보내는 호기심 어린 시선은 아랑곳하지도 않았다.직원들은 이 신입 사원이 대체 어떤 신분이기에 예 대표의 어머니가 퇴근을 기다리게 하는지 너무 궁금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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