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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24화

Author: 조십일
전연은 심원의 팔을 붙잡고는 조용히 말했다.

“원이 오빠, 저 괜찮아요. 제가 마실게요.”

전연은 망설임 없이 술잔을 들어 단숨에 마셨다. 하지만 전연은 너무 급하게 마신 탓에 사레가 들려 기침이 터져 나왔다.

심원은 깜짝 놀라 그녀의 손을 눌렀다.

“그만 마셔.”

전연은 심원의 손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괜찮다는 신호를 보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송가람은 두 사람의 다정한 분위기에 손에 쥔 잔을 부숴버리고 싶을 만큼 속이 뒤틀렸다.

그녀는 이를 악문 채 억지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전연 씨, 정말 힘들면 안 마셔도 돼요. 그렇게 억지로 마시는 모습을 보니까, 마치 우리가 전연 씨를 괴롭히는 것 같잖아요.”

전연은 서둘러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죄송해요. 제가 좀 급하게 마셨네요. 일부러 분위기 망치려던 건 아니었어요.”

그러고는 심원의 손을 밀어내고 남은 술까지 단숨에 들이켰다.

하지만 그 술은 그녀에게 너무 독했던 모양이었다.

가까이 앉아 있던 심원은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붉게 물들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송가람이 코웃음을 쳤다. 비록 소리는 작았지만, 그녀의 비아냥거림은 심원의 귀에 또렷하게 들어왔다.

심원은 눈살을 찌푸리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눈앞의 송가람이 너무나 낯설게 느껴졌다.

심원이 처음 송가람과 인연을 맺게 된 건, 학창 시절 따돌림을 당하던 그를 송가람이 용기 있게 감싸주었던 그때부터 시작되었다.

정의롭고 따뜻하며 솔직한 그녀의 모습이 심원을 끌어당겼다.

송가람이 예전에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밖에서는 같은 여자끼리 서로 돕고 살아야지.”

하지만 지금, 전연에게 억지로 술을 권하고 그녀를 향한 악의는 전혀 감추려 하지 않았다.

‘이게 내가 알던 송가람이 맞아?’

심원은 복잡한 마음을 억누르고는 전연에게 물을 건넸다.

전연은 물잔을 받아 들며 한숨을 쉬었다.

“저 진짜 멍청한가 봐요. 학창 시절에도 수학을 못 했는데, 졸업하면 괜찮을 줄 알았죠. 근데 술자리에서 이렇게 손해 볼 줄은 몰랐네요.”

그 말을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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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원은 조용히 손을 거두었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때 송가람의 시선이 심원의 약지에 낀 커플링에 꽂혔다. 그녀의 눈빛이 잠시 어두워지더니, 곧장 잔을 들고 입가에 웃음을 띠며 심원을 놀리듯 말했다.“그러고 보니 아직 축하 인사를 못 했네. 좋은 사람을 만났으니 곧 좋은 소식도 들리겠지? 나중에 결혼식 때 잊지 말고, 나한테도 청첩장 줘.”심원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 잠시 정적이 흘렀고, 그는 마지못해 잔을 들었다.“알았어.”그리고 심원은 송가람이 따라준 술을 마셨다.송가람의 얼굴빛이 눈에 띄게 굳어졌다. 그녀는 잔을 탁 내려놓으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잠시 실례할게요.”그리고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났다.한현진은 심원이 방금 마신 술잔을 흘끗 보고, 손끝으로 가볍게 잔을 두드렸다.그 신호를 알아차린 한성우가 곧장 심원의 어깨를 툭 치며 웃음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매제, 며칠 전에 연이가 그러던데, 요즘 심원 씨 또 잘생겨졌다고. 난 또 걔가 연애 중이라서 눈에 콩깍지 씌었나 했어요. 근데 오늘 보니까 진짜네요. 방금 들어올 때, 심원 씨 진짜 연예인인 줄 알았잖아요.”심원은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였다.“한 대표님은 여전히 농담을 잘하시네요.”어릴 적 뚱뚱했던 외모 탓에 상처 되는 말을 많이 들어온 심원은 그의 외모에 대해 늘 자격지심이 있었다. 그래서 이런 칭찬도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못했다.하지만 한성우의 말투가 워낙 밝고 진지해서 조롱처럼 들리지는 않았다.그래서 심원이 그저 예의로 답했을 뿐이다.한성우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심원 씨, 나 농담 아니에요. 저 그때 연이한테 제일 먼저 심원 씨 사진부터 보여줬어요. 연이가 그 사진 보고 맘에 들어서 소개해달라고 했고요. 심원 씨 이렇게 잘생긴 줄 몰랐으면 소개팅 자리에 나오지도 않았을 거예요.”심원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뭔가 낯선 감정이 가슴속에 스며들었다.한성우는 여유롭게 말을 이어갔다.“사실 심원 씨 처음 봤을 때부터 어딘가 낯이 익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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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연은 심원의 팔을 붙잡고는 조용히 말했다.“원이 오빠, 저 괜찮아요. 제가 마실게요.”전연은 망설임 없이 술잔을 들어 단숨에 마셨다. 하지만 전연은 너무 급하게 마신 탓에 사레가 들려 기침이 터져 나왔다.심원은 깜짝 놀라 그녀의 손을 눌렀다.“그만 마셔.”전연은 심원의 손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괜찮다는 신호를 보냈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송가람은 두 사람의 다정한 분위기에 손에 쥔 잔을 부숴버리고 싶을 만큼 속이 뒤틀렸다.그녀는 이를 악문 채 억지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전연 씨, 정말 힘들면 안 마셔도 돼요. 그렇게 억지로 마시는 모습을 보니까, 마치 우리가 전연 씨를 괴롭히는 것 같잖아요.”전연은 서둘러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죄송해요. 제가 좀 급하게 마셨네요. 일부러 분위기 망치려던 건 아니었어요.”그러고는 심원의 손을 밀어내고 남은 술까지 단숨에 들이켰다.하지만 그 술은 그녀에게 너무 독했던 모양이었다.가까이 앉아 있던 심원은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붉게 물들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송가람이 코웃음을 쳤다. 비록 소리는 작았지만, 그녀의 비아냥거림은 심원의 귀에 또렷하게 들어왔다.심원은 눈살을 찌푸리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저, 눈앞의 송가람이 너무나 낯설게 느껴졌다.심원이 처음 송가람과 인연을 맺게 된 건, 학창 시절 따돌림을 당하던 그를 송가람이 용기 있게 감싸주었던 그때부터 시작되었다.정의롭고 따뜻하며 솔직한 그녀의 모습이 심원을 끌어당겼다.송가람이 예전에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밖에서는 같은 여자끼리 서로 돕고 살아야지.”하지만 지금, 전연에게 억지로 술을 권하고 그녀를 향한 악의는 전혀 감추려 하지 않았다.‘이게 내가 알던 송가람이 맞아?’심원은 복잡한 마음을 억누르고는 전연에게 물을 건넸다.전연은 물잔을 받아 들며 한숨을 쉬었다.“저 진짜 멍청한가 봐요. 학창 시절에도 수학을 못 했는데, 졸업하면 괜찮을 줄 알았죠. 근데 술자리에서 이렇게 손해 볼 줄은 몰랐네요.”그 말을 들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523화

    심원은 테이블 아래에서 전연의 손을 살짝 잡아당기며 눈빛으로 물었다.“이게 정말 효과 있어요?”전연은 그녀만 믿고 따라오라는 눈빛으로 자신만만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심원은 그제야 마음을 놓은 듯, 자리에 앉은 이후 단 한 번도 송가람 쪽으로 시선을 주지 않았다. 마치 정말로 미련 없이 마음을 정리한 사람처럼 말이다.심원의 시선과 손길은 온전히 전연에게 향해 있었고, 자잘한 행동 하나하나에 다정함이 묻어났다.전연이 물을 마시려 할 때면 심원이 먼저 손을 뻗어 컵을 건네주고, 휴지가 필요하면 말없이 챙겨주었다. 그럴 때마다 전연이 일부러 목소리를 높여 애교 섞인 투정을 부렸고, 심원의 얼굴에는 아낌없는 애정이 묻어났다.그 모습을 지켜보는 이들 눈엔, 두 사람은 더없이 다정한 연인 그 자체였다.송가람은 옆에서 둘을 애써 무시하려 했지만, 계속 귀에 들려오는 전연과 심원의 알콩달콩한 대화에 점점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었다.특히 심원이 마치 아무 거리낌 없이 전연과 함께 술자리 게임을 하는 모습을 보자, 마치 입안에 파리가 들어간 듯 역겨움이 치밀었다.그녀가 이리도 공들여 길들였던 개가 다른 사람한테 꼬리를 흔드는 꼴이라니,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심원은 비록 살이 조금 붙긴 했어도, 이목구비가 나쁘지 않았다.강한서 같은 천재적인 외모는 아니더라도, 그를 닮은 구석이 몇 있었고, 그 덕분에 충분히 매력적이었다.그렇지 않았다면 송가람이 그토록 오랜 시간 심원을 곁에 두며 애매한 관계를 유지할 이유가 없었을 테다.해외 유학 시절에도, 심원에게 관심을 보인 여학생들이 적지 않았다.하지만 심원은 내성적이고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었다.송가람은 그런 심원을 다루는 방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누군가 심원에게 관심을 보이면, 송가람은 일부러 심원에게 차갑게 대했고, 그럴수록 심원은 더더욱 그녀에게 매달렸다.심원이 괴로워하며 눈시울을 붉히고, 그가 뭘 잘못했는지 몰라 물을 때면, 그녀는 늘이렇게 말하곤 했다.“나는 네가 걔를 좋아하는 줄 알았어. 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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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가람은 심원이 그녀에게 선물한 값비싼 물건들을 전부 자랑이라도 하듯 올려놓았다. 하지만 전연은 전혀 놀란 기색이 없었다.“전에까지만 해도 원이 오빠가 저한테 너무 잘해줘서 혹시 나쁜 남자는 아닐지 걱정했어요. 앞에서만 잘하고 뒤에서는 딴마음 품은 사람일까 의심도 했고요. 근데 원이 오빠가 친구한테도 이렇게 잘해주는 거 보고, 제가 괜한 의심을 했다는 걸 알았어요. 원이 오빠는 정말 의리 있고 정 많은 사람이네요. 역시 제가 사람 보는 눈은 있다니깐요.”송가람은 그녀의 말에 순간 혈압이 치솟았다. ‘도대체 심원은 어디서 저런 괴랄한 여자를 데려온 걸까?’송가람이 올린 사진들은 모두 심원이 예전에 그녀를 위해 했던 일들이었다. 하지만 전연은 그 모든 걸 그저 심원은 의리 있고 후한 사람으로 해석해 버렸다. 그리고 전연은 송가람한테 심원과 함께한 일상을 공유하며 자랑까지 했다.비 오는 날이면 심원은 우산을 전연 쪽으로 기울여 써서 비를 맞고 감기에 걸렸다는 이야기. 요즘 병원 식당이 공사 중이라 일주일간 중단됐는데, 배달 음식은 몸에 안 좋다며 심원이 매일 도시락을 싸줬다는 이야기. 전연의 어머니가 수술을 받았는데 아버지는 출장 중이라 돌아오지 못하는 상황이고, 전연은 일 때문에 병원을 비울 수 없자, 심원이 병원에서 매일 차를 타 주고 수발을 들며 도와줬다는 이야기들을 전부 송가람에게 들려주었다.이야기가 끝날 즈음엔 전연은 오히려 조금 고민스럽다는 듯 송가람에게 물었다.“언니, 원이 오빠네 집에서 계속 결혼하라고 재촉하거든요. 사실 저도 오빠를 많이 좋아해요. 그런데 제가 아직 일이 안정되지도 않았고, 지금 결혼하긴 너무 이른 것 같아서요. 만약 원이 오빠가 어느 날 갑자기 저한테 프로포즈를 한다면, 저 어떡하죠? 받아야겠죠?”송가람은 입가에 욕설이 맴돌았지만, 간신히 참았다. 그녀는 결국 전연의 카톡을 ‘알림 끄기’로 설정하고 더 이상 응답하지 않았다.오늘 일이 끝나면 다시 제대로 전연에게 따질 생각이었는데, 심원이 전연을 데리고 강씨 가문의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521화

    맑고 또랑또랑한 목소리가 귓가를 스쳤다. 마치 깊은 산 계곡 어귀에서 새벽에나 들을 수 있을 법한 새소리 같았다. 얼굴을 보기도 전에 저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소리였다.송가람은 무심코 고개를 돌렸다.연한 베이지빛 무릎길이 스커트를 입은 예쁜 여자가 한 남자의 팔을 끼고 눈앞에 나타났다.그 순간, 송가람의 동공이 살짝 수축했다.송가람이 그렇게 놀란 건, 그 여자 때문이 아니었다.그녀가 팔짱 낀 남자는 바로 너무 오랜만에 보는 심원이었기 때문이다.심원은 송가람과 눈이 마주치자, 입술을 꾹 다물었다. 그러곤 잠시 멈칫하더니, 곧 조용히 시선을 피하며 고개를 숙였다.송가람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심원의 손으로 내려갔다. 그는 옆에 있는 젊은 여자, 전연의 손을 단단히 붙잡고 있었다.그 모습을 본 송가람은 입술 끝이 절로 굳어졌다.그날, 양가에서 주선한 맞선이 어색하게 끝난 이후로, 이렇게 가까이서 심원을 마주하는 건 처음이었다.비록 서로 연락을 하진 않았지만, 둘은 함께 유학을 다녀온 사이라 주변에 겹치는 친구들이 꽤 있었다. 그 덕에 송가람은 따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도, 심원의 근황을 자연스레 접할 수 있었다.그리고 맞선 사건 이후, 심원의 상태가 별로 좋지 않다는 얘기도 종종 들었다.심원의 집안에서 또다시 그에게 억지로 맞선을 주선하려 한다는 것도 알았고, 심원이 한밤중 몰래 송가람의 SNS를 들여다본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 취하면, 무의식적으로 송가람의 이름을 중얼거린다는 것까지도 알고 있었다.송가람은 그런 심원이 귀찮지 않았다. 오히려 은근히 즐기고 있었다.그녀의 눈엔 심원은 다루기 쉬운 남자였다. 아무리 개라도 오랫동안 곁에 있으면 정이 들기 마련이다.그래서 그녀는 가끔 유학 시절의 추억을 일부러 SNS에 올리곤 했다. 그녀가 올린 사진이든 글이든 모두 심원과 연관된 것들이고, 그런 게시물들은 심원을 다시 과거로 끌어들였다.송가람은 심원이 새로운 연애를 시작하지 못하도록 방해를 하였다. 그녀는 그 모든 걸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520화

    도무지 불쾌한 기분을 삭일 수 없었던 차미주는 빵빵한 볼을 한 채 송가람을 노려보았다. 송가람에게 인사를 하러 온 사람들이 그녀를 둘러싼 후에야 차미주는 한현진에게 말했다. “현진아, 대체 왜 가만히 놔두는 거야? 손가락 저 X가 너한테 무슨 짓을 하려고 했던 게 분명해. 그래서 계속 주아름 그 멍청이를 부추긴 거잖아. 제대로 한 방 먹였어야 했어.”한현진이 나지막이 말했다.“민서 약혼식이야. 내가 여기서 송가람과 싸우면 부정 타.”한성우가 엄지를 척, 치켜세웠다. “역시 형수님, 현명하시네요.”차미주가 한성우의 손을 밀어냈다. “여자끼리 얘기하는데 남자는 끼어들지 마.”한성우가 말했다. “그럼 난 지금 남자 아니야.”차미주: ...‘어쩌다 이런 놈을...’바로 그때, 강한서가 그들에게로 걸어오고 있었다. 한현진이 다가오는 강한서를 눈치 채기도 전에 송가람이 몸을 일으켜 그를 향해 인사를 건넸다. “한서 오빠, 여기요.”한현진에게로 향했던 시선을 억지로 돌린 강한서가 입술을 꾹 다물고 그들에게 다가갔다. 그는 덤덤한 표정으로 인사를 건넸다. 정인월의 안부를 물은 한성우가 강한서에게 물었다. “좀 이따 어디 앉을 거야?”강한서가 대답하기 전에 송가람이 먼저 입을 열었다. “한서 오빠, 여기 앉아요. 민서가 입장할 때 나가기도 쉽잖아요.”순간 한현진의 시선을 느낀 강한서가 태연하게 대답했다. “아냐. 난 앞에 앉으면 돼. 내 자리에서도 쉽게 나올 수 있어. 하객 분들이 너무 많이 오셔서 제대로 인사도 못했네. 다들 미안해.”도륵, 눈을 굴린 한성우가 웃으며 말했다. “강한서, 연이도 축하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해서 오라고 했어. 여기 식기 세트 2개 추가해줘.”“2개?”“응. 연이가 남자친구와 같이 온대.”강한서가 한성우를 힐끔 쳐다보았다. 그가 대체 무슨 꿍꿍이인지 알 수가 없었던 강한서가 대답했다. “준비하라고 할게.”“한서 오빠.”강한서의 거절을 납득할 수 없다는 듯 다시 한 번 강한서를 부른 송가람이 나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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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가람을 힐끔 쳐다본 한현진이 덤덤한 말투로 대답했다. “편하실 대로.”송가람이 고맙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현진 씨가 친구 분과 대화하는데 방해가 된다면 다른 테이블로 갈게요. 저희는 저쪽엔 전부 모르는 사람들이라 조금 불편해서 여기로 온 거거든요.”주아름이 미간을 찌푸렸다. “뭘 그런 얘기까지 해요? 한서 오빠 가족도 아닌데 우리가 한현진 씨 눈치라도 봐가며 앉아야 하는 거예요?”“정신병동에서 문단속을 제대로 못해 환자가 도망쳤나보네요.”순간 화가 치민 차미주가 주아름을 노려보았다. “현진이가 마음대로 하라는 얘기 못 들었어요? 사람 말을 이해를 못 하는 건가?”주아름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 “뭐예요?”차미주가 주아름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머리가 어떻게 되셨나고요. 싫으면 다른데 가서 앉아요!”바로 분통을 터뜨리는 주아름을 본 송가람이 얼른 그녀를 말리며 작은 목소리로 진정 시켰다. “현진 씨와 저 사이에 오해가 있어서 미주 씨도 절 적대시하고 있어요. 괜히 저 때문에 아름 씨가 괜한 소리를 들었네요. 약혼식이 곧 시작하니까 일단 자리에 앉아요, 우리.”한현진을 힐끔 훑어본 주아름이 비꼬며 말했다. “부잣집 아가씨가 되더니 이젠 본인이 직접 얘기하지 않아도 시중이 먼저 나서서 얘기를 해주네요. 그 속 좁은 성격도 신분이 상승 한만큼 변했다면 좋았을 텐데...”공격을 퍼부으려는 차미주의 손을 한현진이 테이블 아래서 꾹 잡으며 그녀를 말렸다. 한현진이 시선을 올려 주아름을 쳐다보았다. “속이 좁은 걸 알면서도 시비를 거셨네요? 주아름 씨는 절 좋아하시는 거예요, 아니면 멍청하게 구는 걸 즐기시는 거예요?”“너...!”한현진은 주아름에게 받아칠 기회 같은 건 전혀 주지 않은 채 말을 이었다. “그 남자는 한쪽 발을 절뚝이며 클럽에서 술을 팔고 있다고 들었어요. 안타깝죠? 주아름 씨는 그렇게 관대하신 분이 왜 본인 사람이었던 남자를 그렇게 매몰차게 대하는 거예요?”아픈 곳을 찔린 주아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518화

    잠시 걸음을 멈춘 강한서가 말을 이었다. “민서랑 더 있지 왜 나왔어요?”민경하가 진지하게 대답했다 “대표님, 제가 단서를 찾은 것 같아요.”강한서가 민경하를 쳐다보자 그가 대답했다. “간민혜 씨에 관한 일이예요.”말하며 목소리를 낮춘 민경하가 강한서의 귓가에 작게 속삭였다. 그러자 안색이 변한 강한서 역시 나지막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약혼식 끝나면 다시 얘기해요.”민경하가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 테이블 아래로 손을 뻗은 차미주는 손바닥으로 전해지는 움직임에 눈을 커다랗게 뜬 채 한현진을 쳐다보았다. “힘이 이렇게 세?”한현진이 웃으며 나지막이 차미주에게 말했다. “아마 널 만나서 기분이 좋아서 일부러 크게 움직이나 봐. 평소엔 강한서가 불러도 이 정도는 아니었어.”차미주가 눈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당연하지. 내가 엄마랑 제일 친한 친구인데.”말하며 슬며시 한현진의 배를 어루만진 차미주가 속삭이듯 말했다. “좋은 기운 받아야지.”주스를 가지고 다가오던 한성우가 물었다. “무슨 좋은 기운을 받아?”움찔한 차미주는 찰싹, 손바닥으로 한성우를 밀어냈다. “말할 때 이렇게 바짝 붙지 말라고 몇 번을 얘기해. 얼마나 놀라는지 알아?”한성우가 한껏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바짝 붙은 것도 아닌데.”차미주가 노려보자 한성우가 그녀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알았어. 내가 미안해, 잘못했어. 용서해줘.”한성우의 최대 장점은 어떤 상황에서든 잘못을 빨리 인정한다는 것이었다. 정말 한성우의 잘못이 아닌 상황에서도 말이다. 그런 점 때문에 차미주는 한성우에게 화를 낼 수도 없었다. 화가 풀린 차미주가 나지막이 한성우에게 말했다. “아기들 태동 엄청 세게 해. 정말 날 발로 차는 것 같았다니까. 남자 아이 같아.”한성우가 말했다. “잘 됐네. 남자애면 분명 강한서의 팔불출 같은 면을 꼭닮았을 거야. 우리도 노력해서 딸을 낳으면 나중에 한서 꿀 빨며 살 수 있겠어.”차미주: ...‘꿈이 야무지네.’“우리 오라버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517화

    “왜 그래요?”얼굴이 일그러진 민경하를 본 강민서가 나지막이 물었다. 그제야 생각에 잠겼던 민경하가 강민서를 쳐다보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무것도 아녜요.”말하며 손을 뻗어 강민서의 옷고름을 정리하며 다정하게 말했다. “먼저 준비하고 있어요. 전 나가서 하객 분들을 맞이해야겠어요.”강민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민경하가 신부 대기실을 나선 후, 강민서는 손을 들어 반지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러다 조금 전의 키스를 떠올린 강민서의 볼이 뜨겁게 불타올랐다. 반지를 박스에 넣으며 민경하가 가져온 봉투를 본 강민서는 손을 뻗어 봉투를 열었다. 민경하가 도착했을 땐 현장은 이미 많은 하객들로 인해 시끌벅적해졌다. 한현진, 차미주와 한성우가 함께 앉아있었고 강한서는 강단해와 함께 하객을 맞고 있었다. 멈칫, 걸음을 멈춘 민경하가 강한서에게로 향했다. “대표님.”민경하의 부름에 고개를 돌린 강한서가 그에게 오라며 손짓했다. 민경하가 강한서에게 다가가자 그는 주변에 있던 사람들에게 민경하를 소개했다. 전부 한주의 유명인사들이었다. 물론 민경하도 전에 강한서를 따라다니며 그들과 만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의 민경하는 강한서의 비서로 그들과 인사를 나누었었다. 하지만 강한서는 이번엔 민경하를 매제로 그들에게 소개했다. 민경하를 향한 강한서의 태도가 바로 한성 그룹이 이번 결혼을 대하는 태도였다. 그것을 모를 리 없는 사람들이라 매제라고 소개하는 강한서의 모습에 강씨 가문이 민경하를 얼마나 존중하고 있는지 바로 눈치 챌 수 있었다. 그들도 곧 정중한 태도로 민경하를 대하기 시작했다. 민경하는 겸손했지만 그렇다고 자신을 너무 낮추지도 않은 태도로 그들과 인사를 주고받았다. 물론 그는 강민서와의 약혼으로 잘난 척도 하지 않았기에 그들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하지만 강단해는 민경하에게 냉담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민경하가 건네는 술잔을 보는 척도 하지 않으며 강한서에게 말을 걸었다. “오늘처럼 중요한 날, 형수님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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