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바보가 되어 돌아온 프리즌 황제의 모든 챕터: 챕터 3091 - 챕터 3100

3108 챕터

제3091화

창란역, 장생 연맹의 주둔지인 현광봉.이미 준선왕 경지에 오른 윤고현은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핏빛 속에 검은빛이 스며든 창공을 바라보는 그는 표정이 좋지 않았다.옆에 있던, 마찬가지로 준선왕이 된 자음이 불안한 기색으로 물었다.“어르신, 이태호 사숙께서 이번에 백 년이나 폐관 중이신데 왜 아직도 출관하지 않으시는 겁니까? 지금 선역 전체에 암흑대란이 터졌습니다. 더 늦어지면 우리 창란역도 서역의 전철을 밟게 될지 모릅니다.”백 년 전, 옛 선계와 마계가 충돌하면서 창란선역이 다시 회복되었다. 천지 영기와 법칙은 모두 상고 시대 수준으로 되돌아갔다.그 시기, 선역의 수사들은 전례 없는 대폭발적 성장기를 맞이했다.수많은 성황이 천지 법칙을 따내어 진선에 올랐고, 또 수많은 진선들이 자신의 법칙 오의를 깨닫고 시간의 장하를 거슬러 올라가 삼세신 중 하나를 건져 올리며 준선왕이 되었다.장생 연맹은 이태호가 남긴 혼돈반도로 정련한 선단, 팔전금단, 조화옥로 같은 기물들 덕분에 불과 수십 년 만에 급성장하여, 이미 노련한 대세력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다.현재 장생 연맹에는 이태호라는 선왕 거두를 제외하고도 준선왕이 일곱 명이나 있었다.윤고현, 자음, 연장생, 유태양, 백운산, 강허명 이 여섯 명은 원래 창란 세계 출신의 반선이었는데, 오십 년 전 이태호가 준 팔전금단을 복용하고 과거신을 건져 올려 준선왕 경지에 들어섰다.또 다른 한 명의 준선왕은 바로 진룡 랭킹 1위였던 미친 어르신이었다.그랬다. 미친 어르신은 예전에 이태호가 혼돈 허공에서 장생 연맹으로 돌아왔을 때 함께 합류해 객경장로가 되었다.진선 수사는 지난 백 년간 더욱 빠르게 늘어나 이백여 명에 달했다.그중 신수민 일행, 강허명, 백운산, 백가운 등이 가장 강해 진선 원만에 이르렀다.대략 분포는 진선 원만 약 10명, 진선 후기 30여 명, 진선 중기 50명, 진선 초기 100여 명이었다.특히 눈에 띄는 것은 옛 천청종 출신 수사들이었고, 그중 십이지신 당주들은 현재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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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92화

정원 깊숙한 연공방 안.천심낙인을 깨닫고 있던 이태호는 외방 신식으로 윤고현과 자음의 대화를 들었다. 그의 마음속에는 이족이 정말로 점점 압박해 오고 있다는 생각이 스쳤다.그는 신식을 거두고 원신도 천심낙인에 대한 감응을 끊었다.마치 목각 인형처럼 앉아 있던 이태호가 갑자기 눈을 떴다.그의 눈에서는 신광이 터져 나오며 마치 두 갈래의 은하가 펼쳐진 듯했다. 검은 눈동자 속에서는 수많은 대도가 번쩍였고, 찰나 사이 무수한 우주가 멸망하고 다시 탄생하는 듯했다.백 년의 폐관 수련 후, 그의 기질은 완전히 달라졌다. 예전의 위압적인 기세는 사라지고, 모든 것이 자연과 대도에 완벽히 어우러져 있었다.외인이라면 신식을 아무리 펼쳐도 그의 기운을 감지하지 못했을 것이다.그 격차는 마치 미물 같은 벌레가 광대한 천지를 올려다보는 것처럼 위대함만 느낄 뿐, 이유를 알 수 없을 정도였다.체내에서 상, 중, 하 삼계와 연결된 시공대도가 완성된 것을 보며, 이태호는 기쁨을 드러냈다.“백 년 전 두 번째 천심낙인을 얻은 뒤로 단속적으로 폐관 수련을 해왔지만 지금 이족이 동역까지 밀고 들어왔으니 더는 미룰 수 없겠군. 아쉽네. 백 년만 더 있었으면 준선제의 오의를 엿볼 수도 있었을 텐데.”이번 폐관에서 천심낙인은 그에게 엄청난 도움을 주었다. 그는 시공대도를 완전히 닦아, 내천지가 최상급 중천세계로 성장했다.그의 실력은 이미 선왕 대원만 급이었다.한 생각만으로 수많은 동천 세계를 낳고, 수많은 생령을 멸할 수 있었다. 손바닥 위에 우주를 만들고 눈으로 과거를 비추며 제천을 흔들고 운명을 뒤흔드는 경지였다.지금의 그는 대라신검을 쓰면 같은 경지 중 무적이었다.하지만 아직 준선제와는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백 년 동안 원신으로 시간의 장하를 넘나들며 상고 시절을 유람한 끝에, 그는 대략 준선제로 돌파하는 방법을 찾았다.“선왕은 한 갈래 대도를 장악한 존재고, 선제는 삼천대도를 장악한 존재다. 이 정도 강자는 얼마나 많은 기원을 수련하고, 얼마나 많은 대도를 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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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93화

자음이 이렇게 호들갑을 떠는 걸 보며 이태호는 못마땅한 듯 말했다.“그냥 선왕 대원만일 뿐입니다.”“이게 정말 아직 선왕 경지입니까?”자음은 눈을 부릅뜨고 침을 꿀꺽 삼켰다.예전에 이족의 우타 선왕을 마주했을 때보다 지금의 이태호에게서 받은 충격이 더 컸다.그 자신도 준선왕이었다. 비록 완전한 선왕은 아니어도 삼세신 하나를 건져 올려 일부 선왕의 능력을 지녔다.그래서 준선왕은 선왕의 존재를 대체로 감지할 수 있어야 했다.그런데 지금, 그 감각이 이태호의 앞에서는 완전히 무용지물이 되어 버렸다.만약 그가 적이었다면 자음은 자신이 어떻게 죽었는지도 모른 채 사라졌을 터였다.그러니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이태호는 자음의 얼굴에 공포와 경악이 뒤섞인 표정이 떠오른 것을 보고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 그의 손바닥에서 법칙이 움직이자 허공에서 한 덩이의 천지 영액이 끌려왔다.이어 화려한 빛을 반짝이는 찻잎 몇 장이 공중에 나타났다.두 가지가 합쳐지자 몇 번 숨 돌릴 사이에 맑은 향이 퍼졌다. 순식간에 향기 가득한 영차 한 주전자가 이태호의 손에 들려 있었다.허공조물의 수법으로 영차를 빚어낸 이태호는 법력을 움직여 자음과 스승 윤고현에게 각각 황금빛 찻물을 한 잔씩 따라 주며 담담히 말했다.“동역의 영롱복지와는 저도 약간의 인연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저도 함께 가겠습니다.”“사숙님, 차라리 사숙께서 산문을 지키시고 제가 몇몇 장로를 이끌고 가겠습니다.” 자음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지금 선역 전체는 정세가 파란만장하고 변화무쌍해 미래를 도저히 가늠할 수 없었다.장생 연맹의 영토 안에서도 이따금 이족 진선들이 난동을 일으키고 있었다.이태호가 동역에 모습을 드러내면, 자칫 이족 선왕이 틈을 노려 장생 연맹을 공격할지도 몰랐다.이태호는 자음의 이런 걱정을 이해했다. 하지만 동역으로 가겠다는 뜻을 굽히지는 않았다.어렴풋한 예감 속에서, 이번 동역행에 어떤 기연이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무슨 기연인지는 추산해도 나오지 않았다.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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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94화

동역은 더는 예전의 아름다운 선경이 아니었다. 산과 강은 곳곳이 갈라지고 부서져 있었다.뱃머리에 선 이태호는 동역의 참상을 눈에 담았지만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지금 선역에서 이런 상황은 동역만의 일이 아니었다.구중천의 천궁은 선역 제일의 세력으로, 암흑대란 발발 이후 가장 먼저 집중 공격을 받았다.순양 선왕과 음양 선왕은 여러 이족 선왕에게 포위 공격을 당하며 백 년 넘게 버텼지만 상황은 여전히 매우 위태로웠다.서역과 남역의 광대한 땅에서도 수많은 생령이 암흑대란으로 죽거나 다쳤다.동역의 상황은 오히려 그나마 나은 편이었다.이태호는 고개를 저으며 니환궁의 방대한 신식을 펼치고, 순식간에 억만리 동역을 덮어 상황을 훑어보았다.곧 그는 머나먼 곳, 청풍관 상공에서 조화선왕이 피투성이가 된 채 진법을 펼쳐 간신히 버티는 모습을 보았다.청풍관 위에는 철탑처럼 건장한 체구의 남자가 서 있었다.그의 몸 주변에서는 법칙 신광이 번쩍였다. 그는 붉은 대도를 밟고 서 있었는데 눈빛에는 흉광이 번뜩였다. 선왕의 위압은 일월을 꿰뚫고 천지를 뒤흔들었다.그 이족 선왕이 전력을 다해 청풍관을 공격하는 것을 본 이태호는 뒤를 돌아 자음에게 말했다.“잠깐 다녀오겠습니다.”다음 순간, 시공대도가 그를 감싸며 허공에서 사라졌다.다시 나타났을 때 그는 이미 청풍관 상공에 서 있었다.마침 진법을 갈아버리려 막대한 법칙의 힘을 끌어올리던 쥬비 선왕은 갑자기 나타난 이태호를 보고 매우 놀랐다.“이태호? 감히 우리 이족의 일을 방해하려 드는 거야?”이태호의 기운을 전혀 감지하지 못했던 쥬비는 속으로 깜짝 놀랐다. 하지만 겁먹은 기색을 드러낼 수는 없었기에 일부러 사나운 눈빛을 지었다.반면, 청풍관 안에서 힘겹게 버티던 조화선왕은 갑자기 나타난 이태호를 보고 마치 생명의 동아줄을 잡은 듯했다.서역과 남역이 함락된 뒤 수많은 생존자가 동역으로 도망쳐 왔고, 뒤쫓아 온 이족 수사들이 결국 쥬비 선왕까지 끌어들였다.조화선왕이 닦은 것은 조화대도로, 전투에는 특화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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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95화

이태호는 더 쫓지 않았다.쥬비는 이미 간담이 서늘해졌을 터였다.그는 손을 들어 그 영근 조각을 끌어와 살펴보았다. 엄지손가락 굵기의 영근 위에는 계수 기운이 가득했으며 형상은 현무 신수를 닮아 있었다.“음? 사상 신수의 조각이었군!”이태호는 매우 놀랐다. 동역에 기연이 있을 것이라는 예감이 바로 이것이었다.이 현무 가지를 얻으면서 그가 가진 사상 신수 영근은 이제 사 분의 삼이 모였다.이제 남은 것은 주작 속성 가지 하나였다. 그것까지 모으면 완전한 사상 신수 영근이 된다.완전한 사상 신수는 영근 목록 1위의 존재였다.이 나무는 극도 선기에 필적하는 신병 네 자루를 맺고, 사상진도 한 장을 탄생시킨다.네 신병과 사상진도가 합쳐지면 준선제조차 감히 건드리지 못한다.현무 가지를 내천지에 넣은 뒤, 이태호는 그제야 넋이 나간 표정의 조화선왕을 바라보았다.조화선왕은 입을 벌린 채 멍해 있었다.유명한 유명대도를 닦은 쥬비 선왕이 단 한 번에 선왕체가 박살 날 줄은 상상도 못 한 것이다.이렇게 순식간에 승부가 나는 장면은 처음이었다.충격이 가신 뒤, 그는 문득 깨달았다.이태호는 백 년 전보다 비교도 안 될 만큼 강해졌다.특히 쥬비가 외친 ‘선왕 대원만’이라는 말이 계속 귓가에 맴돌았다.“이태호 도우님, 목숨을 구해주신 은혜에 감사드립니다.”정신을 차린 조화선왕이 급히 감사 인사를 했다.그는 잘생긴 청년을 바라보며 진한 부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태호가 선계에 들어온 지는 고작 이백 년 남짓이었기 때문이다.수백 기원을 수련한 자신들과는 비교도 안 되지만, 그가 주는 충격은 갈수록 커지고 있었다.이태호의 손에 들린 사상 신수 영근 조각을 본 조화선왕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그의 얼굴에는 갈등과 망설임이 스쳐 지나갔다.조화선왕이 쥬비에게 집요하게 쫓기고 공격당한 이유는 바로 그가 사상 신수 영근 조각 하나를 지니고 있다는 걸 상대가 감지했기 때문이었다.조화선왕이 가지고 있던 주작 가지는 예전에 어느 비경을 탐험하다 우연히 얻은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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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96화

상대가 스스로 내놓았으니 그는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이태호는 주작의 맹렬한 화속성이 가득 담긴 가지를 끌어온 뒤, 기쁜 얼굴로 말했다.“조화 도우님, 마침 제게 필요한 물건이니 사양하지 않겠습니다.”이태호가 얻을 건 다 얻고도 점잖은 척하는 모습에 조화선왕은 속이 쓰렸다.이 영근 조각은 그가 갓 선왕이 되었을 무렵, 막 붕괴한 옛 선역을 탐색하다 찾아낸 보물이었다. 수백 기원 동안 손에 쥐고 있었는데 결국 이렇게 남의 손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그는 억지웃음을 지으며 작별 인사를 하고 돌아갔다.이태호는 흐뭇한 표정으로 두 영근 조각을 모두 내천지에 들여보냈다.두 조각이 기존의 사상 신수와 융합되며 본원이 보충되자, 순식간에 내천지 전체가 격변했다. 광풍이 몰아치고 번개가 치며 천둥이 울렸다.곧이어 황금빛 혼돈 신광이 땅에서 솟아올라 구천을 찔렀다.하늘에는 화염, 계수, 경금, 뇌벌을 상징하는 대도 법칙이 나타나 마치 양분처럼 사상 신수 위로 쏟아졌다.신식으로 보니, 두 호흡도 채 되지 않은 사이에 사상 신수는 미친 듯이 자라나 하늘을 떠받치는 기둥처럼 억만리 허공을 뒤덮었다.네 가지 색의 나뭇잎이 요란하게 흔들렸고, 때때로 번개가 하늘을 가르고 불꽃이 구름을 태우는 광경이 펼쳐졌다.가지 끝에는 네 개의 봉오리가 차례로 맺혔다. 그 안에서 잉태되는 물건들은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대라신검이나 청제 탑 같은 극한 선기에 필적하는 흉흉한 기운을 풍겼다.극도 선기는 후천적으로 만들어지지만, 사상 무기는 선천에서 태어나 천지가 길러낸 존재라 위력이 남달랐다.잠시 살펴본 이태호는 사상 무기가 완전히 성숙하려면 아마 백 년은 더 필요하리라 판단했다. 신수는 지금 내천지의 네 가지 대도의 힘을 흡수하는 중이었다.백 년 정도는 기다릴 수 있었다.시선을 거둔 이태호는 이미 청풍관으로 돌아간 조화선왕을 힐끗 보고, 공간을 찢어 다시 영주 뱃머리로 돌아왔다.“청풍관 쪽 위기는 일단 해소됐습니다. 이제 영롱복지로 갑시다.”자음 일행은 이견이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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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97화

시간의 장하 위, 유리왕은 신광 대도를 밟고 서서 탐욕스러운 눈빛으로 영롱을 바라봤다. 아홉 개의 머리에서 귀를 찢는 듯한 비웃음이 터져 나왔다.“영롱, 천궁은 이미 우리 이족에게 포위됐다. 순양과 음양 그 두 늙은이는 오래 못 간다. 네가 우리 혼돈 신족에 항복해 본왕과 도려가 되면 목숨은 물론, 준선제의 기연도 엿볼 수 있게 해주지.”영롱선왕은 눈을 흘기며 차갑게 외쳤다.“퉤! 네가 얌전히 항복하면 나도 목숨은 살려주마!”그녀가 손을 내리치자 칠색 비단 띠가 끝없는 혼돈 허공을 박살 내며 삼천대도를 삐걱거리게 했다.“흥! 고집불통이로군!”유리선왕은 분노가 치밀어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지금 천궁은 포위됐고, 우리 도형은 이미 어르신의 제병을 모셔왔다. 순양은 제 몸도 돌보지 못하고 청풍관과 삼선도도 정신없는데 누가 널 구하러 오겠느냐? 설마 백 년 넘게 폐관한 이태호 그 겁쟁이를 기다리는 건 아니겠지?”이태호를 언급하며 유리왕의 아홉 얼굴에 조롱이 가득 떠올랐다.이번 암흑대란은 애초에 이태호가 야차왕을 죽인 것에서 앞당겨진 것이었다.백 년이 지난 지금도 침식된 곳은 마계 하나, 남역과 서역 하나씩뿐이었으니 고천정 시절과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그런데도 유리왕이 이태호를 깔보는 이유는, 대란을 촉발해 놓고 정작 백 년이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이다.창란 장생 연맹이 동해에 있어 이족 선왕들이 건너가면 천벌을 받았다. 게다가 청제탑의 보호까지 있어 쉽게 치지 못했었다.천지가 융합되어 상고 시절로 돌아왔어도, 그들은 여전히 외역 존재라 선역 천지의 배척을 받았다.이것이 처음부터 장생 연맹을 치지 못한 이유였다.유리왕의 말을 들은 영롱선왕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지금 선역 전체가 전쟁 중이었다.구중천의 천궁은 그녀보다 상황이 더 나쁠 터였다.청풍관과 삼선도 역시 이족의 성격상 공격받고 있을 가능성이 컸다.선역에 수백 기원 동안 선왕은 겨우 다섯 명뿐이었다.이태호가 선왕이 된 것만 해도 그들에겐 기적 같은 일이었다.그런데 혼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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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98화

그는 냉소를 내뱉은 뒤, 손에 든 선기로 무량한 신광을 터뜨렸다. 혼돈 빛의 작은 깃발이 백만 리에 달하는 빛기둥을 쏘아냈다.쾅!두 선기가 충돌하는 순간 귀청이 찢어질 듯한 폭음이 터졌고, 무서운 충격파가 백만 리 허공을 소멸시켰다. 주변 대도를 이루는 법칙 사슬들마저 희미하게 균열이 드러났다.본래도 기력이 달려 있던 영롱은 충격파에 휘말려 입가에 피가 번지며 그대로 상처를 입었다.유리왕은 이미 영롱을 손에 넣은 광경을 본 것처럼, 아홉 개의 거대한 머리마다 희롱하는 웃음을 띠었다.“헛된 기대는 마라. 지금 네겐 하늘로 오를 길도, 땅으로 숨을 길도 없다. 천궁은 무너졌고 순양은 죽었으며, 청풍관과 삼선도 역시 우리 이족 선왕들에게 포위됐다. 설마 백 년이나 틀어박혀 거북이처럼 숨어 지낸 이태호가 널 구하러 올 거라 믿는 건 아니겠지?”말을 마친 유리선왕은 마지막 일격을 가해 영롱선자를 완전히 사로잡으려 했다. 이런 절세의 미인을 그는 오래전부터 탐내고 있었다.그러나 바로 그때, 차가운 목소리가 유리왕의 등 뒤에서 갑자기 울려 퍼졌다.“그래? 네가 이미 이겼다고 생각하는 모양이군.”말이 떨어지자마자, 이태호의 모습이 유리왕의 뒤쪽 백 장도 채 안 되는 거리 허공에 나타났다.그의 몸에서는 어떠한 법칙의 파동이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는 여전히 허공을 딛고 창공에 우뚝 서 있었다.그제야 상황을 깨달은 유리선왕은 서늘한 기운이 등골을 타고 치솟는 걸 느꼈다.이태호가 언제 자기 뒤에 나타났는지조차 감지하지 못했으니,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선왕 거두의 감각은 천지 사방에 극도로 예민해서 허공의 작은 바람결 하나도 놓치지 않는다. 그런데 이태호가 나타나는 순간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만약 방금 기습했더라면, 그는 이미 혼백이 되었을지도 몰랐다!갑자기 나타난 이태호는 단번에 유리선왕을 제압해 감히 함부로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분명 이태호에게서는 아무 기운도 느껴지지 않아 평범한 일반인 같았지만, 그는 또 분명 허공에 서 있었다.한편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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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99화

창란선역, 구중천 위.핏빛 석양 아래 한때 번화했던 천궁은 이제 폐허가 되어 여기저기 무너진 잔해와 부서진 벽돌 더미뿐이었다.순양궁 문 앞에서 하경은 나후, 청명 등 네 명의 선왕을 이끌고 흐뭇한 표정으로 그 광경을 감상하고 있었다.과거 이족 선왕들 앞을 가로막던 천궁이 마침내 함락되었다.선역 제일 선왕이라 불리던 순양과 음양 두 사람도 황조무기에 의해 참살되었다.하경의 눈에는 이제 선역 전체가 문을 활짝 열고 그들이 마음껏 거둘 수 있는 곳처럼 보였다.그러나 바로 그때, 천지가 피를 흘리듯 울부짖고 사방에서 수많은 번개가 요란하게 터져 나왔다.유리왕의 기운이 천지 사이에서 급속히 사라지는 것을 감지한 하경은 표정이 크게 변했다.그는 눈을 부릅뜨며 외쳤다.“유리왕이 죽었다고?”유리선왕의 죽음은 고요한 호수에 거대한 바위를 던진 듯, 순식간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큰일이다! 유리선왕은 영롱복지를 봉쇄하고 있었다. 유리선왕이 죽었으니 영롱 그 여자가 탈출할지도 모른다!”옆에 있던 청명선왕이 무언가 떠올린 듯 얼굴이 음침하게 일그러졌다.천궁을 함락한 지금, 이족은 구천십지 중 네 구역을 이미 손에 넣었다.기존 마계와 맞닿은 남역과 서역도 장악했으니 다음은 중역과 동역일 터였다.그런데 영롱복지는 바로 동역 안의 최정상급 세력 중 하나였다.유리선왕의 죽음은 단번에 이족의 배치와 계획을 흐트러뜨려 암흑대란의 진척을 가로막았다.하경은 이마에 핏줄이 불거졌다.그는 고개를 들어, 황금빛 신광이 번뜩이는 검은 눈으로 억만리 혼돈 허공을 꿰뚫듯 바라보며 시선을 영롱복지 상공에 떨어뜨렸다.그와 동시에 누군가가 몰래 자신을 엿보는 걸 감지한 이태호는 눈썹을 찌푸리며 차갑게 코웃음 쳤다.다음 순간, 선왕 대원만의 기세가 장공을 꿰뚫어 하늘을 뒤흔들었고, 주변 공간을 모조리 소멸시켰다.하경선왕이 뻗어온 신식은 그 힘에 순식간에 갈려 사라졌다.구중천, 천궁 안의 하경은 마치 중격을 당한 듯 신음을 흘렸다.몇 호흡 뒤, 그는 경악에 찬 얼굴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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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00화

한편, 영롱복지 상공.대난을 겨우 넘긴 상태였던 영롱선왕은 예쁜 두 눈을 크게 뜨고 경악에 잠겼다.그녀는 유리선왕을 상대로 평생 익힌 절학과 온갖 신통 술법을 총동원해 싸웠지만 끝내 밀려 열세에 처했다.그런데 이태호는 고작 한주먹에 유리왕을 죽여버렸다.‘백 년 만에 만났는데 어째서 이태호의 실력이 이렇게까지 폭증한 걸까?’마음속 의혹을 품은 채, 영롱선왕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물었다.“이, 이태호 도우님, 혹시 선왕 대원만에 오르신 건가요?”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렇습니다. 백 년 전 혼돈 허공에서 빼앗은 천심낙인 파편 덕을 좀 봤지요.”직접 인정하는 말을 듣자, 영롱선왕의 마음속에는 거대한 파도가 일었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차가운 숨을 들이켰다.‘이건 그야말로 괴물이야!’그녀의 기억 속 이태호는 막 선계에 들어왔을 때 진선 원만에 불과했고, 준선왕 한풍을 베어 그녀의 눈에 들었다.백 년 전 천지 융합 이전에 선왕에 오른 것만 해도 이미 말이 안 되는 일이었는데. 불과 백 년 만에 선왕 대원만이라니, 준선제 경지와도 머지않아 보였다.멍한 눈으로 넋이 나간 듯한 영롱을 보며, 이태호는 손을 흔들며 웃었다.“됐습니다. 선왕 대원만이 뭐 그리 대수라고. 이족 쪽 두 노인은 준선제급 강자들입니다. 지금 천궁은 무너졌고 순양선왕도 죽었습니다. 우리가 뭉치지 않으면 이족에게 각개 격파당할 것입니다.”영롱은 고개를 끄덕였다.“가시죠. 우선 제 영롱복지로 가서 앞으로 이족 암흑대란에 어떻게 대응할지 의논합시다.”과거 천궁은 선계 제일 세력으로, 순양선왕과 음양선왕이 버티고 있었다.지금은 순양이 죽고 음양은 행방불명 되었는데 이제 그녀마저 다쳤다.한때 다섯이던 선역 선왕은 이제 몇 명 남지 않았다.반면 이족은 여전히 여섯 선왕에 준선제 두 명이었다. 그러니 선역 전체가 먹구름 아래에 잠긴 형세였다.영롱의 초대를 받아 이태호는 곧 영롱복지에 도착했다. 선왕들의 전투가 끝나자 복지를 포위하던 이족 준선왕들은 자음 일행에게 박살 나고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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