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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01 Bab

제3031화

그렇기에 그 위력은 매우 무서웠다. 당시 한지훈이 제왕의 기운을 이용하여 5대 명산의 호산 대진을 무너뜨린 것처럼, 국운은 외력으로 막아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바로 그때, 허공에서는 한 갈래의 잔잔한 물결이 일기 시작하더니 정체 모를 누군가가 물결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사람들은 잇달아 고개를 들었다. 그는 바로 북양 왕 한지훈이었다. “한지훈, 신중하게 생각해. 일단 활을 쏘기 시작하면 다시는 돌이킬 수 없어!”모씨 노인 역시 고개를 돌려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모씨 노인과 눈이 마주친 한지훈은, 처음에는 어리둥절했지만 이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부상이 미쳐 날뛰고 있으니, 당연히 그들한테 겁을 줘야지!” 곧이어 한지훈은 아래쪽에 있던 한 무리의 종주 문주들을 향해 말했다. “다들, 이젠 출발해!”뭐라고? 그냥 이렇게 출발하라고? 그 말에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두리번거리며 서로 눈치만 살폈다. 바로 그때, 한지훈이 손을 흔들자 진왕검은 눈부신 빛을 뿜어냈고 순간 해면의 물결은 멈추었다. 보이지 않는 위압감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숨 쉬기조차 어려워했다. “한 선생님, 저희가 이렇게 과하게 움직이면 나중에...”“그 놈들한테 겁만 주게 될 거라고? 겁을 주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들을 나타나게 만들 수가 있겠어? 설마 부상 구석구석을 다 뒤질 생각은 아닌 거지? 당장 출발해!”한지훈은 장검을 높게 들고는 부상 쪽을 가리켰다. 그의 단호한 태도에 처음에 많은 사람들은 약간 꺼리게 됐지만, 이내 그들은 먼 곳에 설치된 카메라를 발견하고는 그제야 한지훈의 의도를 알게 되었다. 그들의 움직임이 이미 열국의 기자들에 의해 알려지게 되고 이 모든 상황이 생중계되고 있는 이상, 그들은 더 이상 숨길 것도 없었다. 그렇기에 한지훈은 차라리 기세를 몰아 부상을 죽이기로 한 것이다. 일시에 해면에는 거대한 파도가 높이 솟아올라 하늘을 덮었고, 깜깜한 먹구름이 천리를 가로지르는 동시에 번개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바다의 고래들조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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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32화

오하라 도프는 싸늘한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우리 둘한테 이곳을 떠나달라니, 그놈들 참 건방지구나! 차라리 호국대진을 발동해서 바다 위에서 그놈들을 없애버리는 건 어때?”말이 끝나기도 전에, 오하라 도프는 손을 뻗어 바둑판 위에 검은 바둑알 하나를 집어 들었다.그 바둑알이 떨어지는 순간, 온 나라가 요동쳤다! 섬 주위를 감싸는 희미한 안개가 천천히 피어오르기 시작했고, 이른 아침의 햇살조차 흐릿하게 가려졌다.평범한 사람들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이상함을 느꼈다.하늘 위의 해는 몽롱하기 그지없고, 맑고 푸른 하늘도 마치 하늘 전체가 얇은 안개로 뒤덮인 것처럼 옅은 흰색으로 변해 있었다. 같은 시간, 부상 근처 해역.분명 방금 전까지만 해도 아침이었건만, 단 몇 초 만에 해가 사라지고 밤하늘이 펼쳐지며 별빛이 총총히 내려앉았다. “음?!”모씨 노인이 가장 먼저 반응했고, 하늘색이 갑자기 바뀐 건 분명 무언가 이상이 있는 것이다! “한 선생님, 매복을 조심하십시오!”모씨 노인의 말이 끝나자, 무종의 다른 무인들 또한 모두 경계심을 드러냈다.보통 내륙이라면 이런 천문 이변이 당연히 경각심을 일으켰겠지만, 변화무쌍한 바다 위에서는 이런 날씨가 흔한 법이었다. 하지만 모씨 노인은 하늘빛이 바뀌는 그 찰나에 그 안에서 뼛속까지 스며드는 살기를 느꼈다!초천홍 역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사방을 살피고는, 한지훈을 향해 말했다.“한 선생님, 바다 위가 너무 조용하군요. 부상 측에서 마중 나오는 이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뭔가 꿍꿍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실제로 부상에는 반보 인왕 경지의 고수가 존재하는 것도 잘 알려진 사실이었다. 천신 경지의 무인들이 한지훈 일행의 기운을 느끼지 못한다 해도, 반보 인왕 강자라면 이야기가 달랐다.하지만 지금 바다는 무섭도록 고요했고, 심지어 물고기 한 마리조차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았다!한지훈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중얼거렸다.“음... 음양의 도라... 과연, 수상한 기운이 느껴지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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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33화

창산수는 음침한 눈빛으로 한지훈과 무종 일행을 노려보았다."창산수! 오하라 도프!"모씨 노인은 눈썹을 찌푸리며 살기 어린 기색을 내비쳤다.그는 이 둘과 예전에 생사를 걸고 대적한 적이 있었다.수백 년 만에 다시 마주한 오늘, 원수와 재회한 셈이니 그 눈빛이 곱게 돌아갈 리 없었다.이것이 바로 그가 자진하여 한지훈의 곁에 선 가장 큰 이유이기도 했다."준비는 필요 없겠지. 우리끼리야 오래된 친구 아닌가, 굳이 형식 차릴 것까지 있나."모씨 노인은 싸늘한 말투로 응수했다.창산수는 뜻밖이라는 표정으로 모씨 노인을 바라보더니, 입을 열었다."수백 년 만이군. 네놈이 아직도 이 세상에 살아있을 줄은 몰랐지."곁에 서 있던 오하라 도프는 한지훈을 힐끗 보더니 말했다."네가 바로 북양왕, 한지훈이겠구나?"방금 전의 그 살기를 단숨에 무효화할 수 있는 인물이라면, 한지훈 외엔 있을 수 없었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하라 도프는 한지훈을 신경도 쓰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그가 보기에 한지훈은 아직 너무 어렸고, 인왕계 고수 몇 명을 죽일 수 있었던 건 단지 용국의 인왕계는 진정한 고수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천산검선이니 화룡진군이니, 그런 이름들이 그의 눈에는 그저 시시한 장난에 불과했다."한 선생님, 저자는 상당히 까다로운 인물입니다. 화룡진군보다도 강하니 만약 싸우게 되면, 절대로 방심하지 마십시오."모씨 노인은 낮은 목소리로 경고하듯 한지훈에게 말했다.이는 상대의 기를 살리고 자신의 위세를 죽이는 말이 아니라는 걸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수백 년 전, 왜구가 국경을 침범했을 때 그는 오하라 도프의 손맛을 직접 본 적이 있었다.그때 만약 악중기의 도움을 받지 못했더라면, 이미 땅속에 묻혀 있었을 것이다.비록 세월이 흐르며 자신도 성장했지만, 그자 또한 가만히 손 놓고 있진 않았을 터였다. 지금 이 순간, 누가 이기고 누가 질지는 여전히 알 수 없는 일이었다."하하하하……"오하라 도프는 두 손을 뒤로 한 채, 거만하게 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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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34화

뭐? 자결을 하라니?!오하라 도프는 소름이 끼칠 정도로 냉기가 감도는 표정으로 서서히 입을 열었다.“한 선생, 우리가 물러서려는 건 겁을 먹어서가 아니라, 본디 같은 뿌리에서 나온 형제의 정을 생각해서다! 자고로 음양술수는 모두 용국에서 비롯된 것이고, 우리 조신께서 익히신 것도 선진의 법도였다. 그러니 조신의 뜻을 거스르지 않으려는 것임을 한 선생이 헤아려 주길 바라네!”오하라 도프의 말 속엔, 부상의 무도가 사실 선진 시대에서 비롯된 것임을 나타냈다. 하지만 그것이 정확히 어떤 경로를 통해 전해졌는지는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전설 속의 서복이 동쪽으로 건너갔다는 이야기는 믿을 수 없었고, 사실상 서복은 당시 부상에 도달한 것이 아닌, 부상에 매우 인접한 어느 섬에 도착했을 뿐이다. 한지훈은 그런 그를 그저 냉랭하게 바라보다가 고개를 천천히 저었다.“화해든 전쟁이든, 그건 이제 너희가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처음 우리 용국의 국경을 넘볼 때 오늘을 생각했었나? 우리 변방의 장수를 죽일 때, 오늘 같은 결과를 예감이나 했던 거냐?”한지훈의 말 한마디에 오하라 도프의 얼굴에 섬광 같은 살기가 번쩍였다.“그럼, 한 선생께서 바라는 바가 그날 국경을 넘은 자들을 이 자리에서 참형에 처해야만 화를 면할 수 있다는 뜻인가?”한지훈이 고개를 끄덕이기만 해도, 그날 부상에서 넘어왔던 자들은 전원 즉결 처형될 것이다.오하라 도프와 창산수, 이 두 사람의 눈에 그 부상 무사들은 그저 소모품에 불과했다. 그들이 진정 우선시하는 건 조신의 부활이었다. “그깟 놈들 몇 명 죽인다고 뭐가 달라지겠나. 그 짓을 벌인 주동자가 있는 한, 결국 두 나라는 평화롭게 지낼 수 없을 거다. 두 사람의 호의는 마음으로 받지, 내가 오늘 이 자리에 온 건 몇 명의 하잘것없는 놈들 머리통이나 잘라가기 위해서가 아니다!”그의 말투는 마치 칼날처럼 차갑고 단호했다.“그럼 도대체 넌 뭘 원하는 것이냐?!”창산수는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앞으로 한 발을 내딛었다.“거듭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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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35화

검을 휘두르자, 수십 개의 머리통이 허공으로 날아올랐다!초천홍이 갑자기 앞으로 돌진하자, 낙장생은 잠시 당황했지만 곧 그의 의도를 깨달았다.창산수와 오하라 도프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그들에게 있어선 그야말로 발끝으로도 으깨버릴 수 있는 존재들이었다.그 생각이 들자, 낙장생도 망설임 없이 장검을 휘둘러 돌진했다.“죽여라! 하나도 남기지 마라!!”“숭산 문도들은 들으라! 부상 놈들을 모조리 도륙하라! 따라와라!”“지열 종문도들도 전원 명을 받는다! 단 한 놈도 살려 보내지 마라! 전원 돌격!”……이미 서로 가면을 벗은 이상, 무종 쪽도 더는 물러설 이유가 없었다.승패를 떠나서라도, 한 놈이라도 더 끌고 가야 했다.순식간에 바다 위엔 피비린내가 진동했고, 수면 위엔 살육의 포효가 울려 퍼지며 불과 몇 분 만에 해역 젠체는 피바다가 되고 말았다.이 전투는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고, 그 누구도 용국과 부상이 이런 식으로 해상에서 전면전을 벌일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 전력의 규모는 실로 충격적이었다.용국 측은 무종의 제자들만 수십만 명이 넘게 동원되었고, 부상 또한 마치 온 나라가 떨쳐 일어난 듯한 규모였다!양측을 합하면 백만에 달하는 무인들이 바다 위에서 칼을 휘두르며, 생사를 건 격돌을 벌인 것이다. 수백만의 칼날이 휘날리고 피가 터지며, 살기가 하늘을 찔렀다!“이 전투는 분명 세계적 대격변을 불러올 것이네!““그렇소. 오래도록 억눌러 왔던 국가들 사이의 앙금이 이 전투를 기점으로 터져 나올 테지. 세계 최정상에 선 용국이 먼저 칼을 뽑아 들었다는 건, 다른 나라들 또한 이제는 더는 참을 필요 없다는 무언의 신호 아니겠나!”많은 사람들이 이 전투가 가져올 영향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그 시각, 바다 위에선 전투가 더욱 격렬해지고 있었다.부상 측은 오하라 도프, 창산수를 제외하면 반보 인왕계 고수가 셋뿐이었지만, 용국 무종은 전력을 총동원했고, 반보 인왕계 고수만 해도 무려 스무 명이 넘었다!스무 명이 셋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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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36화

사실 무종의 모든 이들을 위협하는 건, 다름 아닌 부상의 호국대진이었다.무종의 제자들이 과거에 어떤 죄를 지었든 간에, 그들이 이렇게 무방비하게 학살당하는 걸 눈 뜨고 보고 있을 수는 없었다!하늘 높이 솟구쳐 오르는 핏빛 기운이 하늘을 휘돌며 맴돌고 있었다.그 핏빛 기운에 이끌리듯 하늘의 별들이 희미하게 진동하고, 별빛은 어지럽게 요동쳤다.마치 우주의 균형 자체가 그 핏빛 기운에 의해 흔들리는 듯했다.별들이 언제든 떨어질 듯, 하늘이 무너질 기세였다.한지훈이 구름 위를 향해 곧장 날아오르는 모습을 본 오하라 도프는 코웃음을 치더니, 손을 한 번 휘둘렀다.그 순간, 하늘에서 별빛 한 줄기가 번쩍이고, 유성 하나가 한지훈을 향해 쏜살같이 날아갔다!“네가 설령 천산검선을 베고, 화룡 선조를 죽였다고 한들, 이 부상의 호국대진 앞에서는 아무 의미도 없다!”“고작 인왕 일 층인 네놈이, 아니 설령 인왕 구 층이라도 이 진에서 빠져나가긴 어려울 거다!”그의 말에는 살기가 가득했고, 이는 단지 허세로 내뱉은 말은 아니었다.호국 대진과 호산 대진은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었고, 이는 바로 국운에 있었다! 한지훈이 오대 명산의 호산 대진을 깬 것은, 그 진법에 국운의 가호가 없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한지훈의 몸에는 제왕의 기운이 깃들어 있었고, 따라서 그 모든 대진을 압도할 수 있었던 것이다.그러나 국운 자체에 포함된 것이 바로 제왕의 기운이었으니, 부상의 천황 또한 제왕의 기운을 지닌 자였으니 그 국운은 고스란히 호국 대진 속에 흡수돼 있었다. 그런 대진을 깨겠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대로부터 지금까지 동방 대국들 사이에 수많은 전쟁이 벌어졌지만, 단 한 번도 멸국 전쟁으로 이어진 적이 없던 이유가 바로 그것이었다.유성이 한지훈에게 곧바로 꽂히려는 찰나, 한지훈은 냉소적인 미소를 머금은 채 손을 내젓고 오릉군 가시를 날려 유성과 정면 충돌시켰다!“쾅!”유성과 오릉군 가시가 충돌하면서 눈부신 섬광이 터졌고, 뒤따라 일어난 기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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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37화

이건 절대 환각이 아니었다.한지훈은 지금 실제로 늙고 있었고, 그것도 눈으로 보일 정도로 빠르게 노쇠해지고 있었다!한 사람의 생명이란 도대체 얼마나 긴 것인가?설령 인왕계 경지에 도달했다고 하더라도, 수명은 고작 보통 사람의 백 배 남짓에 불과하다.겉보기에는 천 년과 만 년이 아주 먼 것처럼 보이지만, 억겁의 세월이 흐른 역사 속에서는 만 년이란 말 그대로 눈 깜짝할 사이일 뿐이다!지구조차도 수십억 년의 세월을 지나왔는데, 하물며 이 끝없는 우주의 시간 앞에선 그야말로 티끌 같은 존재일 뿐이었다!이 광경을 지켜보던 무종의 제자들조차,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그들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비록 모씨 노인이 곁에 있다 하더라도, 진정한 무력 최강자는 한지훈이었다.만약 그 한지훈이 이 자리에서 무슨 일이 생긴다면 이들은 누구 하나 살아서 돌아갈 수 없을 터였다!“어, 어떡합니까?! 한 선생님께서 너무 힘겹게 버티고 계신 것 같습니다!”초천홍은 맞은편에 있던 부상 무인을 검 한 방에 베어내고는, 재빨리 모씨 노인 곁으로 날아왔다.그리고는 당황한 얼굴로 외쳤다.“겁먹지 마십시오! 죽는 한이 있더라도 이놈들에게 우리를 우습게 보이게 둘 순 없습니다!”모씨 노인은 이를 악다물고 내뱉었다.만약 한지훈이 이 자리에서 쓰러진다면, 모씨 노인은 홀로 두 사람을 상대해야 한다.그중 하나인 창산수조차 단독으론 버거운 상대였는데, 둘이 함께 덤벼든다면 모씨 노인에겐 전혀 승산이 없을 터였다.하지만 그렇다고 물러설 순 없었다.죽는 순간까지, 용국 무인의 뼈와 기백은 보여주어야 했다!이때 한지훈은 이미 제대로 서 있는 것도 힘겨워 보였다.몸이 휘청이며 몇 차례 공중에서 떨어질 뻔했고, 눈에 띄게 쇠약해져 갔다.이 장면을 본 오하라 도프는 깔깔 웃으며 외쳤다.“겨우 인왕계 경지 따위가 뭐라고, 세상을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거냐?!”“우습기 짝이 없군! 네까짓 것 하나로 감히 우리 부상에 들어와 원한을 갚겠다고? 누가 그 따위 용기를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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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38화

한지훈의 이 공격은 무시무시할 정도로 거센 강풍을 몰고 허공을 가르며 그대로 오하라 도프를 향해 내리쳤다!그는 이미 한지훈이 원래의 상태로 회복되는 순간부터 도망갈 준비를 마쳐 둔 상태였다!지금은 호국대진조차 한지훈에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자신과 창산수 두 사람으로는 도저히 한지훈을 감당할 수가 없었다!무릇 수백 년을 살아온 괴물이란, 절대 쓸데없는 정의감 따위에 목숨을 거는 법이 없다.국가니, 대의니 하는 건 결국 목숨 앞에선 한낱 종이 쪼가리에 불과할 뿐이었다!죽을 걸 알면서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어리석은 짓은 오하라 도프의 방식이 아니었다!순간, 허공 위로 수백 개의 오하라 도프 환영이 동시에 튀어나왔고, 그의 진짜 몸마저 희미하게 흔들리며 환영처럼 흐릿해졌다.분명 이 틈을 타 전장에서 벗어나려는 계책이었다!일반 무인은 말할 것도 없고, 창산수조차 이 많은 환영 중 진짜가 어디 있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었다.하지만, 이런 속임수 따윈 이미 한지훈이 이전 역외 강자들과 싸울 때 수도 없이 겪어본 바였다!“시시한 술수 따위를 감히 내 앞에서 부릴 줄이야!”한지훈은 콧방귀를 뀌며 비웃었다.바로 그 순간, 검광에서 순식간에 천지를 뒤엎을 듯한 무시무시한 기세가 뿜어져 나왔다!눈 깜짝할 사이에 물결처럼 퍼져나간 섬광은 허공 위 수백 개의 환영을 단번에 휩쓸어버렸다!“푸헉!”둔탁한 소리와 함께 오하라 도프의 한쪽 팔뚝이 그대로 뚝 잘려 나갔다!붉은 피는 하늘 위로 비처럼 뿌려지며, 순식간에 반쪽 하늘을 새빨갛게 물들였다!오하라 도프는 자신의 잘려 나간 어깨를 멍하니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바라봤다.자신의 이 환영신법은 겨우 스무 살 갓 넘은 한지훈 따위는커녕, 모씨 노인조차도 놓아줄 수밖에 없던 비술이었다.그런데, 어째서 한지훈 앞에선 전혀 통하지 않는 거지?!“너… 네가 어떻게 내 본체를 찾아낸 것이냐?! 너… 설마 용국의 어느 대세가의 세자라도 되는 거냐?!”오하라 도프는 공포에 찬 고함을 질렀다. 평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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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39화

무엇보다 오하라 도프는, 한지훈이 바로 영씨 가문의 세자일 가능성을 짐작하고는 더욱 확고한 결심을 굳혔다!2천 년 전부터, 영 씨는 이미 모든 이들의 시야에서 사라졌고, 심지어 역외마저도 이 성씨에 대해 거의 듣지 못한 지 오래였다!만약 영 씨의 사람이 다시 성장해 버린다면, 그것은 곧 부상에게 진정한 악몽이 될 것이다!설령 조신이 부활한다 해도, 이자에게 죽임을 당할 가능성이 농후했다!따라서 오하라 도프는 단지 자신의 목숨 하나로 조신의 안녕을 바꿔올 수 있다면, 그는 그걸 결코 손해라 생각하지 않았다!"오? 우리랑 같이 죽겠다고? 네놈 혼자 힘으로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한지훈은 코웃음을 치며 비웃었다.하지만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오하라 도프가 대답할 틈도 없이 하늘 위로 드리운 검은 먹구름이 육안으로도 보일 정도의 속도로 뒤로 물러났다!방금 전까지만 해도 칠흑 같았던 바다 위에는, 금빛 햇살이 스며들기 시작했다!오하라 도프가 잠시 멍해 있는 그 순간, 한지훈이 한 걸음 앞으로 내디디며 어느새 그의 코앞에 다다르더니 손가락으로 그의 가슴을 가리켰다! “콰앙!”금빛 광채가 순식간에 번져나가며, 하늘을 뒤덮었던 구름을 전부 황금빛으로 물들였다!“이 세상엔 시간만 있는 것이 아니다. 공간 또한 존재하지. 시간과 공간은 서로 얽히고설켜 수많은 연을 맺고 있다. 하지만... 너에겐 더 이상 그것을 이해할 기회는 없겠구나.”말이 끝남과 동시에 금빛이 하늘 위에서 폭발하듯 터졌고, 무수한 별들이 하늘에 나타났다가 순식간에 사라졌다.그 순간, 오하라 도프는 사력을 다해 발버둥 쳤고, 그는 한지훈의 옷자락이라도 붙잡으려 했다.하지만 그의 손은 한지훈의 몸을 그대로 통과해 버리며 닿지 않았다. 뭐… 뭐지?!오하라 도프는 제 두 눈을 의심했다!그는 아직 죽지 않았고, 귀신이 된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왜 눈앞에 분명히 서 있는 한지훈을 손끝 하나 닿게 할 수 없는 건가?!그리고 바로 다음 순간, 오하라 도프의 몸도 방금 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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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40화

호국 대진 속에는 온 부상의 국운이 응집되어 있었다!만약 호국 대진이 깨진다면, 부상국의 국운 전체가 타인의 손에 떨어지게 된다!그렇다 해도 역사상 감히 한 나라의 국운을 조작해 그 나라를 멸망시킨 자는 극히 드물다!창산수뿐만 아니라 그가 입에 올린 조신 팔기대사조차도 국운이 빼앗기는 걸 견딜 수 없었다!원래 팔기대사는 이미 부활의 기미를 보이고 있었지만, 온 부상의 생기가 빼앗기면서 팔기대사의 부활은 이제 아득히 멀어져 버렸다!더 무서운 건, 생기와 죽음의 기운은 서로 맞닿아 공존한다는 것이다.생기가 빼앗기면 부상 전체가 죽음의 기운만 남게 되고, 전국의 모든 사람이 이 엄청난 변화를 피해 갈 수 없게 된다!모두가 40세를 넘기지 못하고 죽게 될 것이다!바로 이것이 창산수가 이토록 절망적으로 발광하는 이유 중 하나였다!“죽여라!”호국 대진이 사라지자 초천홍 등은 즉시 부담에서 벗어났고, 방금 전에 그들은 끔찍한 유성우에 겁을 먹었을 뿐이었다! 지금, 부상의 호국 대진이 깨지자 용국의 무종들이 순간적으로 본래의 전투력을 폭발시켰다!순식간에 무수한 부상 무사들의 목이 바다 위로 높이 날아올랐다!창산수는 눈앞에 벌어진 끔찍한 피비린내 나는 광경을 그저 멍하니 바라볼 뿐, 상황을 바꿀 힘이 전혀 없었다!오하라 도프가 죽었는데, 그 한 사람의 힘으로 어찌 한지훈과 모씨 노인을 상대할 수 있단 말인가?!“허! 한지훈, 너희 용국에는 용서할 수 있는 곳에선 용서하라는 옛말이 있지 않은가! 네놈은 정녕 하늘의 천벌을 두려워하지 않는가!”창산수가 비통하기 짝이 없는 말투로 말했다. 눈앞에서 부상의 다음 세대의 희망마저 용국에게 모조리 죽임당하는 모습을 보며 그의 마음은 칼로 찢기는 듯 아팠다.“오? 용서할 수 있는 곳에선 용서하라? 너희 부상인들이 그 말을 할 자격이 있는 건가?”“5년 전, 너희 부상의 역외에서 돌아온 무사들은 입버릇처럼 내 용국의 수억 생명을 멸하려 했고, 내 용국을 세상에서 지우겠다며 떠들었다!”“또 며칠 전에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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