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훈은 도로 양 켠에 널린 각종 음식들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어릴 적 시절을 회상하게 됐다. 사실 오늘날 용경의 길거리 음식들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됐고, 그나마 남아있는 것들은 전과는 다르게 맛이 많이 변하기도 했다. 그러나 성역은 달랐다. 그곳에는 많은 가문들이 대대손손 성역에서 살아오고 있고, 평소에 세속의 영향도 적게 받고 있었기에, 여전히 풍부한 음식들을 먹을 수 있었고, 오랫동안 똑같은 레시피를 유지하고 있었다. 바로 그때, 벤츠 스포츠카 한 대가 갑자기 후방에서 돌진하더니 차 안의 남자는 느닷없이 소리를 쳤다. “안 꺼져! 죽고 싶지 않으면 당장 비켜!”한바탕 고함과 함께, 그 벤츠 스포츠카는 하마터면 한지훈 일행이 탄 승합차를 들이받을 뻔했다. 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벤츠는 승합차를 스치며 지나쳤다. “흥! 뭐 잘났다고!”갑작스러운 시비에 용월은 기가 찼다. 만약 세속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 어떻게든 그 벤츠카를 막아냈을 것이다. 필경 이곳은 번화가였기에 차를 빠른 속도로 몰면 행인을 다치게 할 수 있었다. “잠깐, 당장 쫓아가!”순간 한지훈의 눈빛이 번쩍하더니, 그는 앞을 가로지르는 벤츠를 가리키고는 말했다. 용형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이곳은 성역이라, 아마도 저런 운전 방식이 허락됐을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한 선생님, 굳이 쫓아갈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요. 저 사람은 베르사유 궁전의 세자인 로디웨이입니다! 아직은 정세가 조금 불안정하니 굳이 이 시점에 세자와 충돌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그때 이청도가 나서서 말렸다. 용형도 그의 말에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한 말 잊었어? 세자라고 뭐가 대수야? 우린 아무 이유 없이 다른 사람을 괴롭히진 않아. 하지만 먼저 우리한테 시비를 거는 일은 가만히 넘어갈 수가 없지!”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멍하니 듣기만 하던 용형은 이내 한지훈의 뜻을 알아차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뭐라고? 가만히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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