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선이 음험한 미소를 띠며 위협적인 말을 내뱉자, 옆에 있던 주서진의 얼굴에 살짝 불쾌한 기색이 떠올랐다. 사실, 그 역시 강제로 빼앗을 마음이 아예 없진 않았지만 대중 앞에서 그런 말까지 해버리는 건 세자의 체면에 먹칠하는 일이었다. “공씨 형님, 말조심하십시오. 설사 뺏을 거라 해도 따로 기회를 잡아야지요. 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런 말을 하는 건, 공씨 가문이야 체면을 버릴지언정 우리 주씨 가문은 아직 명예를 중시하고 있습니다!”주서진은 그렇게 말한 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공선이 또 무슨 몰상식한 말을 할지 걱정되어, 괜히 주씨 가문의 명성까지 깎일까 봐 서둘러 벗어난 것이었다.세자들이 하나둘 등을 돌리며 떠나자, 위국도는 비웃음을 터뜨리며 한지훈을 향해 말했다.“한지훈, 우물 안 개구리는 결국 우물 안에서 끝나지. 네가 그따위 잔재주를 가지고 감히 성역에서 뭘 해보겠다고? 지금 기분이 어떤가?”두 대세력에게 공개적으로 외면당한 한지훈의 처지를 보며, 위국도는 꿀보다 달콤한 쾌감을 느꼈다.방금 전 한지훈이 자신을 질책하던 장면만 떠올려도 이가 갈릴 지경이었고, 차라리 지금 당장 한지훈을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을 정도였다.한지훈이 조용히 웃기만 하자, 위국도는 다시 한번 코웃음을 치며 냉소적으로 말했다.“한 씨 자식, 내가 널 처음 봤을 때부터 수상하다 했지. 아니나 다를까, 허명으로 사람 속이는 재주는 정말 최고야!”그러곤 갑자기 말투를 바꿔, 용월과 용형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두 분, 제가 뭐랬습니까. 저런 자와 함께하면 성역에선 절대 좋은 일 없다고 했잖습니까? 이게 결과고요!”“겨우 반나절 만에 양대 세력을 동시에 적으로 돌렸는데, 아직도 저자를 따라다니며 죽을 작정입니까?”“이러다간 오늘 밤이 당신들의 마지막 밤이 될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시간 줄 테니, 잘 생각하세요. 계속 고집부린다면... 그땐 나도 자비를 베풀지 않을 테니!”그는 이제 가면을 완전히 벗어 던지고, 대놓고 협박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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