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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95 Bab

제2581화

숲속에서 정체불명의 무리들이 나타나 염구준 일행을 포위했다.“아, 진짜, 네가 여기로 도망쳤을 줄이야. 누나가 너 찾느라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아?”요염하게 얇은 허리를 흔들며, 한 여인이 염구준 일행을 향해 걸어왔다.느껴지는 기운으로 봐서 그녀는 만만치 않은 실력을 가진 반보천인이었다. “에밀리님, 저 녀석들은 전신전의 사람들이니 조심하셔야 합니다.”옆에 있던 그녀의 부하가 작게 경고했다.몇 차례의 소규모 접전에서 그들은 이미 꽤나 손해를 봤었다.“뭘 그리 무서워해? 청룡도 없는 마당에 말이야. 하여튼, 겁이 많다니까.”에밀리는 자신이 무력이 약하지 않다는 자만심에, 눈앞의 사람들을 전혀 위협적으로 여기지 않았다.염구준이 전신의 경지의 강도로 부드럽게 진기를 넣어 부하의 부상을 치료하고 있었기에 그녀는 이 무리에 반보천인이 없다고 더더욱 확신했다.“당신들은 누구지?”칠살도 이들은 처음 만나기 때문에 먼저 정체부터 확인하려 했다.“성조국의 리인크루다.”에밀리는 거리낌 없이 소속을 밝혔다.그녀의 눈 앞의 이들은 이미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였기에, 밝혀도 상관 없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염구준은 그 이름을 들어본 적 있었었고, 리인크루가 용하국의 은세집안과 비슷한 위치며, 고위급이 대부분 여성이고, 전체적인 전력은 그럭저럭 괜찮은 수준이란 걸 알았다.“너희 상대할 시간 없으니까 당장 꺼져라.”그는 싸늘하게 말했다. 지금 염구준은 다른 것에 영향 받지 않고 오직 이영한의 치료에만 집중하고 싶었다. 하지만 에밀리는 오히려 미소를 더 짙게 지었다.그녀의 눈에 염구준은 단지 전신의 경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용하인들은 다 이렇게 허풍이 심해? 정작 싸울 땐 토끼보다 도망치는 게 빠르면서.”그 조롱 섞인 말이 염구준을 완전히 분노케 했다.그는 고작 보통 반보천인의 따위가 감히 눈앞에서 설치는 게 눈꼴 사나웠다.“모두 공격해. 죽여도 좋고 살려도 되니까 전원 포획해.”청룡의 부재를 확신한 에밀리는 주저 없이 명령을 내렸다.그녀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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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82화

에밀리는 염구준의 말을 듣고는, 전에 봤던 정보가 기억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설마... 염구준?”“만약 네가 말한 사람이 리아 성전을 없앤 염구준이라면, 나 맞아.”염구준은 에밀리를 날카롭게 노려보며 살기를 드러냈지만, 검을 뽑을 생각은 하지 않았다.눈앞의 상대가 너무 약했기 때문이다.“염 선생님, 아니, 염 선배님. 제가 아까 한 말은 그냥 개소리였다고 생각해 주세요, 네?”전의가 사라진 에밀리는 살기 위해 연신 빌면서 애원했다.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 계속 싸우다간 죽을 게 뻔하다는 걸 말이다.‘청룡만 왔다고 했는데, 염구준까지 왔을 줄이야.’그녀는 애원하는 한편 생각했다. “네 생각엔?”염구준은 말을 마치자마자 맹렬한 기세로 공격을 퍼부었고, 이에 놀라서 제대로 막지도 못한 에밀리는 중상을 입고 바닥에 쓰러져 일어나지 못했다.“항복하겠습니다!”이 상황을 본 에밀리의 부하들은 더 이상 싸울 엄두가 나지 않아 전부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항복했다.이로써 짧지만 치열했던 소규모 전투는 막을 내렸다.“아까 가라고 했을 때 갔어야지. 네가 기회를 안 잡은 거니까 내 탓 하지마.”염구준이 말을 하며 에밀리를 죽이기 위해 주먹을 높이 치켜들자, 조급했던 그녀는 살기 위해 중요한 정보를 던졌다.“전신전의 사람들이 꽤 많이 잡혀갔어요!”“누가 잡아갔는데?”이 말을 들은 염구준은 주먹을 거두고 에밀리를 거칠게 붙잡아 번쩍 들어올린 뒤, 큰소리로 물었다.작전 중 희생자가 생기는 건 불가피하지만, 그는 단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고 싶었다.염구준의 반응에 에밀리는 전보다 밝아진 얼굴로 조건을 걸었다.“제가 말하면 살려주실 수 있나요?”“너한텐 협상할 자격이 없어.”염구준은 싸늘하게 말하며 그녀의 고운 목을 더욱 강하게 움켜쥐었다. 지금 조건을 받아들이면, 다음엔 또 다른 요구가 이어질 게 뻔하기 때문이었다.“켁, 켁... 말할 테니까 손 좀 놔줘요.”에밀리는 결국 죽음 앞에 굴복했다.퍽!염구준은 손에 힘을 풀어 그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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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83화

염구준은 에밀리를 죽이지 않고 명령을 내렸다.아직 전신전의 성원들이 어떤 상황에 놓였는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일단 그녀의 일행을 인질로 활용해야만 했다.게다가 네 개 세력이 연합해 청룡과 대적했다는 건, 단순한 일이 아니라는 걸 설명했다. ‘구조를 하지 못한 걸 보면 청룡에게도 무슨 일이 생긴 거겠지.’그는 생각했다. 이후 염구준은 모두에게 간단한 식량을 챙기도록 지시하고, 이영한을 업은 채 정글 깊숙한 곳으로 향했다.처음엔 이영한이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사람에게 업히는 걸 도저히 할 수가 없어 거절했으나 염구준이 명령이라고 하자 체념하고 시키는 대로 업혔다.물론 가슴 한 켠으로는 이미 잔뜩 감동한 상태였다. 오늘, 만약 염구준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그는 이미 싸늘한 주검이 되어 있었을 것이다.부상자는 당연히 더 많은 배려가 필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에 칠살과 다른 이들은 딱히 질투하지 않았다. 인원이 늘어난 만큼, 그들이 우림 속을 가로지르는 속도는 빠르지 않았다.한편, 어딘가 낮은 습지대.황혼 속에 희미한 불빛들이 깜박이고 있었다.나무로 엉성하게 만든 감옥들 안에는 삼십 명이 넘는 인원이 갇혀 있었지만, 조용한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야, 이거 풀고 한 판 붙자! 나랑 단판으로 끝내자고!”“젠장, 당당하면 내 단전 막지 말던가!”“귀 먹었냐? 누구든 나와서 대답 좀 해 봐!”감옥 속 사람들은 하나같이 사납고 투지에 불탔다. 죽음 따윈 두려워하지 않는 눈치였다.만약 반보천인의 강자가 제때에 나타나 그들의 단전을 봉인하지 않았더라면 그들은 이미 자폭했을 것이었다.그들은 모두 전신전의 전사들이며, 밤중에 자고 있다가 몰래 들이닥친 습격에 당하였다.가장 비열한 점은 반보천인들이 몇이나 나섰으면서 정정당당하게 붙는게 아니라 기습을 했다는 거다.이들을 가둬둔 네 개 세력은 지금 꽤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포로들을 임시 거주지로 데려온 이후로, 한시도 조용할 때가 없어서였다. 그들은 상대방이 도대체 어디서 그런 기운이 나오는지 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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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84화

그러나 염구준은 싫은 기색을 내며 바로 뺨을 후려쳤다. “얌전히 있어. 안 그러면 옷 다 벗기고 거머리 밥으로 던져줄 거니까.”그의 눈에 그녀 같은 여자는 여자도 아니었다.“하하!”“분수도 모르긴. 넌 사모님 발끝에도 못 따라가.”이 모습을 본 칠살은 결국 참지 못하고 비아냥거렸다.미색으로 염구준을 유혹하기란 불가능이기 때문이다.시간은 점점 흘러 어느새 야밤이 되었다.보초를 서던 이들도 슬슬 피곤함을 느끼던 그때, 갑자기 울린 엔진 소리가 모두를 깨웠다.“경계 태세를 갖춰!”칠살은 잔뜩 경계한 채 소리치면서 무기를 꺼내들었다.이곳은 각 세력이 모여있는 우림이라 매 순간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게다가 엔진 소리를 들어보면, 아군이 아니란 걸 알 수 있었다.쾅쾅!이윽고, 연달아 폭발음이 들려오면서 불빛이 여기저기서 터져 올랐다.칠살이 미리 설치해 둔 방어용 지뢰가 터진 것이다.멀지 않은 우림 쪽에서 곧이어 욕설과 비명이 뒤섞인 소리가 터져 나왔다.“으악... 살려줘!”“매복이다, 조심해!”“이건 전신전의 수법이야! 붙잡히면 전부 죽여버리겠어!”...그들은 사방을 수색했지만, 적의 그림자도 보지 못했고, 되려 열 명이 넘는 인원을 잃었다.“와일드 카 레이싱족이네.”칠살은 불빛을 빌어 그들의 복장을 보고 혼잣말하듯 중얼거렸다.‘말하는 걸 보니 우리를 노리고 왔나 보군.’“돌격해라! 전부 죽여버려!”칠살은 생각을 하며 마지막 지뢰가 폭발하는 타이밍을 정확히 계산해, 망설임 없이 명령을 내렸다.적이 혼란에 빠진 지금이야말로 공격의 최적기였다.“와아!”칠살의 지휘 아래, 열 몇 명으로 이루어진 소규모 부대가 수십 명으로 이루어진 부대를 향해 돌진했다.싸우는 그들의 눈빛에는 두려운 기색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좋아. 전신전은 물러나지 않는다!”염구준도 검을 뽑아들고 앞장서 달려들었다.그가 전신전의 다른 사람들과 함께 싸우자 칠살 등은 더 사기가 올라 더 용맹하게 싸웠다.“적이 몰려온다, 방어해!”와일드 카 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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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85화

염구준은 에밀리의 눈빛이 이상하다는 걸 감지하고, 아직 살기를 거두지 않은 목소리로 물었다.“아니요!”에밀리는 황급히 눈을 피했다.한편, 짙은 밤의 장막 속에서 백여 명 규모의 병력이 우르르 우림을 가로지르고 있었다.전원이 눈이 아플 만큼 밝은 불빛을 반짝이며 오프로드 바이크를 타고 달렸다.이때, 찢어진 옷에, 온몸이 피범벅이인 사람이 그들의 앞을 막아섰다.“케니스 님! 전신전 놈들을 찾았습니다! 저 산골짜기에 숨어 있습니다!”“하하하! 제 발로 들어왔군. 선발대더러 전부 죽이라고 해.”케니스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바이크에서 내려 명령을 내렸다.그는 에밀리를 찾기 위해 혼자 움직인 것이기 때문에, 포로 잡기엔 관심이 없었다.만약에 마리아 성전의 크레토가 살려두라고 하지 않았더라면, 전에 잡힌 전신전 사람들도 그의 손에 진작 죽었을 것이다.그는 전신전을 두려워하지 않았다.하지만 앞을 막고 있는 부하는 잔뜩 겁에 질린 채 눈물을 흘리면서 계속 말을 이어갔다.“저희 선발대가 전멸했습니다.”“뭐라고?”이에 케니스는 더 이상 침착하지 못하고 크게 소리쳤다. 불과 15분 전까지만 해도 연락을 주고받았던 부하들이 전멸했다는 게 너무 갑작스러웠기 때문이다.부하는 혼날까봐 서둘러 덧붙였다.“지뢰가 있었습니다! 매복 당해서 반응할 새가 없었습니다.”“쓸모없는 놈들 같으니!”케니스는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그를 걷어찼다.아무리 매복을 당했다 해도, 모두 무공을 익힌 전사들이고, 그중엔 전신 경지의 고수까지 있었다.그런데 고작 몇 분 만에 전멸이란 게 너무 말이 되지 않았다.“청룡이 있었던 거냐?”케니스의 눈에는 순간 경계심이 스쳤다.“청룡은 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검을 든 남자 하나가 전투력이 엄청났습니다.”부하는 몸을 일으켜 세우며 대답했다. “흥! 변명하긴.”“출발한다. 죽은 놈들의 복수를 위해서라도 전부 다 죽여.”케니스는 다시 바이크에 올라타고, 부하들과 함께 우림을 가로질러 돌진했다.그들의 운전 실력은 매우 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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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86화

케니스는 짧은 도끼 두 자루를 들어 올리고 온몸의 기운을 폭발시키면서 돌진했다. 그는 설령 상대가 절정 반보천인이라고 해도, 몇 수 버텨낼 자신이 있었다. 우웅.염구준은 양손으로 검을 쥐고 머리 위로 높이 들어 올리더니, 곧장 휘둘러 어마무시한 기세의 일격을 날렸다.갑자기 느껴지는 엄청난 압박감에 케니스는 깜짝 놀라며 공격을 포기하고 도끼로 앞을 막았다.‘뭐하는 녀석이야?’그는 공격을 막으면서 생각했다. 콰앙!구자검이 정통으로 도끼를 내려쳤고, 그 충격에 케니스는 뒷걸음치며 밀려났다.“무기는 괜찮은데, 주인이 별로네.”염구준은 빈틈을 놓치지 않고 연속으로 날카로운 공격을 퍼부었다.수 차례의 공격이 쏟아지자, 케니스는 반격조차 하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밀리기 시작했다.“너 전신전의 전주, 염구준 맞지?”강한 압박에 케니스는 마침내 상대방의 정체를 떠올렸다.‘이건 싸울 수가 없잖아!’와일드 카 레이싱족의 고수들이 전부 달려든다 해도, 염구준을 상대하기엔 벅찼다.리아 성전이 누구의 손에 없어졌는지, 성조국의 세력들은 잘 알고 있었다.“그래, 맞아.”염구준은 말하면서 다시 한 번 검을 내리쳤고, 케니스는 중상을 입으며 쓰러졌다.최강 반보천인의 경지가 된지 얼마 안 된 사람이 염구준의 공격을 막아내기란 불가능이었다.“쿨럭.”“날 죽이면 안 될 걸? 우리 손에는 서른 명이 넘는 인질들이 있으니까 말이야.”케니스는 피를 토하며 더는 싸울 힘이 없어 마지막 수단으로 인질을 언급했다. 한 번만 더 공격을 받으면 죽을 게 분명했다.“인질은 나도 있어. 네가 아닐 뿐이지.”염구준은 말을 마치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케니스를 베어버렸다.상대가 전신전의 사람들을 죽이지 않은 건, 무언가 꿍꿍이가 있어서 그런 게 분명했다. 케니스를 죽이든, 안 죽이든 모두 아무런 영향이 없을 거란 얘기다.반보천인의 강자를 남겨봤자 후환이 될 게 뻔하니 굳이 살려둘 필요가 없었다.우두머리가 망하면 수하들이 뿔뿔이 흩어진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대장이 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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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87화

칠살은 일을 신속히 정리하고, 직접 정찰에 나섰다.피유!얼마 지나지 않아 목적지를 찾았음을 알리는 붉은 연기가 하늘로 솟구쳤다.염구준이 사람들을 이끌고 도착했을 때, 몇 명의 사람들은 환한 웃음을 띤 채 기지 입구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그중 두 명이 반보천이었다.“염 전주, 또 뵙게 되었군요!”크레토는 거짓된 웃음을 지으며 용하국 무림계의 예를 따라 두 손을 모아 인사했다. ‘첨에는 이렇게 예의 바르게 나오다가 말이 안 통하면 또 무력을 쓰려하겠지.’염구준은 상대방의 속내를 꿰뚫어보고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내 기억이 맞다면, 너는 마리아 성전의 사람이었어. 그럼 넌 성조국 특수부대 소속이겠군.”하지만 이름은 기억나지 않았다.염구준은 자신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 사람의 이름은 별로 기억하지 않았다.“하하, 염 전주께서는 기억력도 참 좋으십니다. 식사를 준비해 두었으니, 안으로 들어가 함께 이야기 나누시지요.”크레토는 공손하게 몸을 옆으로 틀며 손짓했다.“사양하지. 네 사람을 돌려줄 테니까 너도 내 사람들을 돌려줘.”염구준은 단호하게 거절하며 옆에 있는 에밀리와 붙잡힌 열여 명 남짓한 포로들을 가리켰다.이 사람들과 한 자리에 앉아 밥을 먹으면 밥이 들어가지 않을 게 뻔하기 때문에 그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염구준, 건방지게 굴지마. 우리가 진짜 널 무서워하는 것 같아?”팍!이미 염구준에게 불만이 쌓여 있었던 에이블은 손에 들고 있던 조약돌을 바닥에 내던졌다.그는 전에 리아 성전이 박살난 일로 무력 대응을 주장했으나 국왕의 제지로 인해 마음대로 하지 못했었다.휙휙.이 돌 던지는 행동이 암호인 것처럼, 주변 숲속에서 순식간에 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의 손엔 다양한 무기들이 들려져 있었다.“그럼 널 죽이고 찾아야겠네.”이를 본 염구준은 표정을 굳히며 검집에 손을 가져다댔다.금방이라도 싸움이 벌어질 기세였다.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던 그 순간, 크레토가 얼른 나서서 제지했다. 그는 싸우고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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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88화

흥분한 나머지 입을 연 그는 대량의 물을 마셨고, 그 때문에 사레가 들려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 죽음의 문턱에 들어선 그들은 드디어 살 수 있다는 희망이 보였다.“버텨!”쾅쾅!염구준은 검기를 쏘아 댐을 부셨고, 덕분에 수위가 내려가 모두의 입과 코가 드러났다.사람들은 코와 입이 드러나자마자 미친듯이 숨을 들이쉬었다. 그러나 댐이 사라지자, 물살은 더욱 거세졌고, 곧 포로들이 갇힌 나무 우리를 휩쓸고 폭포 아래로 향하기 시작했다.이곳은 연속으로 이어진 폭포라서, 한 번 떨어지면 뼈까지 산산조각이 날 게 뻔했다.“오지 말고 강가에서 지원해!”염구준은 갓 도착한 칠살 등에게 명령을 내리고는 검을 땅에 꽂고 곧장 몸을 날려 물 속으로 뛰어들었다.그는 누가 뭐래도 이 사람들을 구할 생각이었다.“저희 신경쓰지 마세요!”“맞아요, 오지 마세요. 물살이 너무 셉니다!”나무 우리 안에 갇힌 전사들이 큰소리로 소리쳤다.그들은 차라리 자신이 죽더라도, 염구준이 위험을 감수하지 않기를 바랐다.“조용해!”염구준은 짧게 말한 뒤, 천근추의 기법을 펼쳐 조금의 머리카락만 내놓고 물 속으로 가라앉았다. 발이 바닥에 닿지 않아 중심을 잡기 힘들었지만, 그는 강력한 진기를 이용해 가볍게 격류를 버텨냈다.콰앙!그는 두 손으로 나무 우리를 붙잡고 그대로 강가로 던졌다.총 다섯 개의 우리가 있어 한 사람씩 구하기엔 시간이 촉박했기 때문이다.네개의 우리는 별다른 문제 없이 순리롭게 강가로 던졌지만 마지막 하나는 이미 거의 폭포를 향해 떠내려가고 있었다.“주상을 마지막으로 뵐 수 있어서 기쁩니다.”그 안의 전사들은 전부 미소를 띤 얼굴로 작별을 고했다.펑!염구준은 바닥을 힘껏 내딛어 물보라와 함께 허공에서 곡선을 그리며 빠르게 우리 쪽으로 향했다.그는 우리를 발로 힘껏 걷어차서 강가로 보냈으나 정작 자신은 폭포 아래로 떨어졌다. “주상!”이에 모든 전사들이 절규하며 사람들을 전부 구한 후, 아래쪽으로 달려가려 했다.그러나 그들이 아래쪽으로 가는 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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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89화

한 시간 후, 염구준은 신속하게 작전을 재배치했다.죽었든, 살았든 반드시 모든 인원을 찾아야만 했다. “칠살, 너는 북서쪽 수색을 맡아.”“파군, 넌 남쪽을 맡고.”...“사람을 찾은 뒤, 즉시 내 위치로 집결해. 출발해.”“예!”재정비된 소규모 부대들이 각 방향으로 빠르게 흩어져 수색에 들어갔다.그 시각, 울창한 정글 속에서 일곱, 여덟 명의 사람들이 필사적으로 달리며 간간이 뒤를 돌아 총을 쏘고 있었다.“그만 싸우고 뛰어! 저놈들 수가 도무지 끝이 없으니까.”“이 살인벌들 너무 무섭잖아. 몇 백미터나 쫓아오고도 갈 생각이 없다니.”“잠깐, 사방에 다 있는데? 우리 포위당했어!”사방에서 들려오는 윙윙하는 날갯짓 소리에 모두가 소름이 돋았다.하지만 그들도 훈련받은 전사들이기 때문에 가만히 손 놓고 있지 않고 남은 몇 개의 횃불을 꺼내 불을 붙였다.정글에는 땔감이 많지만, 습기가 심해 불이 잘 붙지 않았다.윙윙윙!살인벌들은 불을 보고도 떠나지 않고 계속 날갯짓을 하며 그들을 포위했다.“똑똑하네? 마지막으로 붙어보자!”그들의 얼굴에는 결의가 떠올랐다.모든 탄약을 쏜 뒤에, 그들은 단검을 뽑아 마지막 공격에 나섰다.하지만 그들 중 가장 강한 사람도 고작 정진 왕자에 불과하기 때문에 몸속의 진기는 얼마 가지 않아 바닥을 드러냈다.윙윙!횃불이 다 타버리자 살인벌들이 일제히 날아들며 반격을 개시했다.‘끝이다.’이 벌들은 세 방이면 성인 남자를 쓰러뜨릴 수 있는 독침을 지니고 있었다.무공을 익혔다 한들, 그들도 많이 버티긴 힘들었다.슉슉!그들이 좌절하고 있을 때,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불을 띤 검기가 살인벌들을 공격했고, 이에 살인벌들은 대량으로 죽어나갔다.고기가 타는 냄새가 얕게 정글 속을 채웠다.염구준은 검을 들고 와 검기를 계속 날리면서 그들을 향해 안전구역을 만들어주었다.“주상!”염구준을 본 전사들은 크게 기뻐하는 한편 의혹스럽기도 했다.그가 너무 갑자기 나타나서였다.곧 살인벌들은 대부분이 죽었고,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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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90화

그들이 운석이 떨어진 부근에 가까이 갔을 때, 야인들이 공격을 한 것이었다.청룡은 부하들을 지키기 위해 혼자서 대부분의 야인을 유인했고, 그 이후 완전히 행방불명이 되었다.그리고 이 혼란을 틈타 네개의 세력이 청룡과 붙어본 걸 경험 삼아 전신전의 전사들을 납치해간 것이다.상황은 염구준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복잡했다.“우선 운석 낙하지점으로 가자, 출발해.”염구준의 명령이 떨어지자, 전신전 부대는 곧바로 정글 깊은 곳으로 향했다.청룡의 위치추적기가 파괴된 상태라 그를 찾으려면, 그가 사라진 장소에서 단서를 찾아야만 했다.최강 반보천인이 버티지 못할 정도라면 야인들의 실력이 범상치 않은 게 분명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유적지 앞에 도착한 부대는 멈춰섰고, 그 중 한 사람이 전방을 가리켰다.“주상, 바로 이 지역입니다. 그 야인들은 피부가 단단하고 두꺼워서 일반 무기로는 상처 하나 내지 못합니다.”예전의 싸움을 떠올린 그들은 저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전신전에 들어와 온갖 임무를 수행했지만, 그들은 이만큼 큰 피해를 입은 적이 없었다.“전원 여기서 대기하고 내 명령 기다려.”염구준은 말을 마친 뒤, 혼자서 검을 들고 앞으로 걸어갔다.이렇게 위험한 싸움은 그 혼자 짊어지고 싶었다. 다시는 아무도 잃고 싶지 않았다.“하지만...”칠살이 뭔가 말하려 하자, 염구준이 냉정히 잘라 말했다.“명령이다. 복종해.”생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그들이 가도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을 게 뻔했다. 아니, 죽지나 않으면 다행이었다.쾅!염구준은 그들과 400미터 떨어진 곳에 걸어가 검기를 날려 소음을 만들었다.“우우우우우!”그러자 곧바로 짐승의 울음소리같은 소리가 울리며 숲이 진동하더니 수많은 그림자가 쏜살같이 염구준을 향해 달려왔다.“많기도 하네. 근데 저것들은 도대체 뭐지?”염구준은 지금 잔혹함과 피에 대한 갈망, 그리고 살육의 기운밖에 느껴지지 않았다.비록 야인이라고는 하나 눈 앞의 존재를 사람이라고는 설명할 수 없었다. 슉!이때, 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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