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에 있는 제일 큰 성이 바로 비하황이 거주하고 있는 곳이었다.주변은 다섯 걸음마다 초병이 서 있고, 열 걸음마다 경비가 교대했으며, 스무 개가 넘는 순찰대가 사방을 돌고 있었다.그러나 이 모든 건 겉으로 드러난 것뿐이었다. 보이지 않은 곳에는 더 많았다.염구준은 경비가 이렇게 삼엄한 모습을 보며 혀를 찼다.“요즘 고성은 모기조차 못 들어가겠네.”이처럼 많은 무인들이 총동원되었다는 건, 비하황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이었다.지금은 만나기 좋은 타이밍이 아니었지만, 염구준은 반드시 이곳에 와야만 했다.“하아. 겉보기엔 평온해도, 비하국엔 다른 속셈을 품은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곁에 선 혁뢰특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지만 길게 설명하지는 않았다.제노스의 등장에 비하국은 크게 흔들렸었고, 상황은 날로 악화되었었다.현재 비하국은 완전 봉쇄 상태라 밖으로 나가는 건 가능해도, 안으로 들어오는 건 불가능했다.염구준은 더 이상 말없이 혁뢰특을 따라 걸음을 옮겼다.한편, 황궁 깊숙한 곳의 주 침실에서.침대 위엔 비하황이 누워 있었다.그의 얼굴은 늙고 초췌했고, 몸에서는 곧 죽을 사람의 독특한 악취가 희미하게 퍼지고 있었다. 그는 너무 늙었다. 올해로 백이십 살이나 되니까 말이다.반보천인의 내공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살기 어려웠을 거였다.침대 옆엔 열다섯, 아니 열여섯쯤 되어 보이는 소년이 서 있었는데, 그는 끊임없이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제인아, 울지 마. 사람은 누구나 죽는 법이니까.”“내가 죽기 전에, 반드시 네 앞길을 막는 장애물은 다 치우고 황위를 잘 이을 수 있도록 도와주마.”비록 거의 죽어가는 몸이었지만, 그 말엔 아직도 기개가 묻어 있었다.황실 후계자들 중, 제인은 단연 돋보이는 존재였다.“알겠어요. 노력할게요.”제인은 눈물을 멈추고 굳건한 눈빛을 띠었다. 그에게선 언뜻 왕으로서의 분위기가 느껴졌다.황위 계승자가 될 수 있다는 건 평범하지 않다는 걸 뜻했다.그 모습을 본 비하황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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