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쪽 변경 염씨 가문.염진은 테이블 앞에 앉아 이를 악물고 업무를 보았다.몸이 너무 아파 얼굴이 파랗게 질리고 땀투성이였지만 여전히 버텼다.“여보, 우리 병원에 가요.”한설이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계속 설득했다.염진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니 이러다 잘못될 것 같아 너무 걱정이 되었다.“됐어요. 고질병이 발작했을 뿐이라 조금만 버티면 나아져요.”염진은 고집을 부리며 죽어도 병원에 가려 하지 않았다.고질병이라는 것은 한설도 알고 있었다.그런데 평소 발작해도 십여 분이면 통증이 사라졌는데 이번에는 반나절이나 지속되어서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왜 이렇게 고집을 피워요? 한 번만 내 말을 들어주면 안 돼요?”한설은 홧김에 감정이 격해져 눈물까지 흘렸다.계속 이렇게 버티다 당장이라도 죽을 것 같았다.그때 밖에서 별장이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아버지, 대체 무슨 일이세요?”염구준이 도착한 것이다.그는 소파에서 계속 진동하는 휴대폰 소리를 듣고 걱정하던 가슴을 쓸어내렸다.이제 보니 휴대폰을 진동으로 설정해서 받지 못했던 것이다.그런 줄도 모르고 큰일이 난 줄 알고 오는 내내 얼마나 걱정했는지 몰랐다.“구준, 네 아버지를 좀 설득해 봐.”한설은 익숙한 목소리를 듣고 달려나가 도움을 청했다.염구준이 재빨리 뛰어와 서재에서 억지로 버티며 일하는 염진을 보았다.“아버지, 어디가 아프세요?”이런 상황은 처음이라 바로 다가가 염진의 맥을 짚어보았다. 맥이 아주 혼란스러운 것이 심각했다.“아버지, 만성중독에 걸렸어요.”“뭐라고? 이 증상은 일 년 전부터 시작했는데.”한설은 경악하며 황급히 의심할만한 정보를 말했다.두 사람이 매일 붙어 있고 먹는 음식도 똑같은데 갑자기 중독되었다니 너무나 갑작스러웠다.그렇다면 두 사람 모두 중독되어야 정상인데 한설만 멀쩡한 것도 이상했다.“아버지, 어서 병원에 가요.”염구준은 휴대폰을 꺼내 이제마에게 연락했다.맥이 불안정하니 이런 일은 절대 지체할 수 없었다.“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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