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Chapter 1851 - Chapter 1860

2202 Chapters

제1851화

임유진도 깜짝 놀라며 다급히 소리쳤다.“사모님, 왜 그러세요! 얼른 일어나세요! 무슨 일이 있으면 일어나서 차분히 말씀하시면 되잖아요!”임유진은 다급히 사모님에게 다가가려 했지만, 강지혁은 여전히 그녀의 손을 꽉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그 때문에 임유진은 꼼짝할 수가 없었다.“혁아?”임유진은 의아한 눈빛으로 옆에 선 강지혁을 바라봤다.“그냥 내버려둬. 저 사람은 당연히 무릎 꿇어야 해.”강지혁의 목소리는 차갑고 단호했다.임유진은 그 말에 순간 얼어붙었다.지금 그의 모습은 오랫동안 기억 속에 남아 있던, 그 옛날의 강지혁과도 같았다.냉혹하고 무자비한 기운이 서려 있어 보는 이가 무심코 시선을 피하게 만드는 그런 냉랭함이었다.“지혁아, 나... 네 아버지와 너에게 너무 많은 빚을 졌어. 그동안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고, 늘 후회했단다. 왜 그때 그렇게 냉정하게 너희를 버렸는지,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되고 말았어...”도아현은 흐느끼며 간절한 목소리로 호소했다.임유진은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는 기분이었다.무릎 꿇은 사모님을 멍하니 바라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설마… 사모님이 진짜 강지혁이 몇 년째 찾아 헤매던 잃어버린 친모라는 말인가?’‘그럴 리가 없어!’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하지만 곧, 강지혁의 차가운 목소리가 그녀 귀에 선명히 들려왔다.“당신 말처럼, 당신이 정말 빚이 많다는 건 맞는 말이에요. 그래서 지금 그 빚을 갚을 때가 된 거예요. 그렇죠, 어머니?”도아현의 몸이 순간 경직되었다.아들의 입에서 ‘어머니’라는 말이 나왔지만, 그 단어가 이토록 차갑게 들리리라고는 상상조차 못 했다.도아현의 심장은 깊은 어둠 속으로 가라앉는 것 같았다.그녀는 알고 있었다. 아들이 자신을 증오한다는 것을!그 증오는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무겁고 단단해졌다.“오늘은 여기서 그만 떠나는 게 좋겠어.”권건우가 조심스레 말했다.그러고는 눈물범벅인 도아현을 부축하며 덧붙였다.“여긴 대화하기 좋은 장소가 아니야. 무슨 이야기가
Read more

제1852화

주변에 든든한 경호원들이 지키고 있어 가까이 다가갈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임유진도 다가가려 했지만, 강지혁이 여전히 그녀의 손을 꽉 쥐고 있어 꼼짝할 수 없었다.“혁아!”임유진이 강지혁을 애타게 불렀다.“유진아, 저 여자 때문에 그러지 마!”강지혁의 목소리는 낮고 단호했다.그 말은 경고 같기도 하고, 동시에 간절한 부탁 같기도 했다.임유진은 한동안 말을 잃고, 그윽하면서도 복잡한 감정이 서린 강지혁의 눈빛을 바라봤다.그 눈빛은 마치 짙은 안개가 깔린 듯 흐릿하면서도 깊고 무거운 상처를 담고 있었고, 말하지 못한 채 목에 걸려 있는 이야기들이 있는 듯했다.그녀는 강지혁이 어머니에게서 받은 깊은 상처를 모르는 게 아니었다.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그는 어머니에 대한 깊은 증오를 안고 살아왔으며 가슴팍에 남은 흉터 역시 어머니가 남긴 흔적이었다.한때 그녀 역시 그의 어머니를 원망했다.왜 그렇게 자신을 사랑한 남편과 애타게 매달리는 자식을 버렸는지, 그 이유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만약 그때 어머니가 그렇게 가차 없이 떠나지 않았다면 아마 강지혁의 어린 시절은 이토록 고통스럽지 않았을 것이고, 그의 아버지도 스스로 생을 마감하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그토록 미워해야 할 그 여자가, 지난 몇 년간 현이와 자신을 다정하게 돌봐온 사모님이라니... 임유진은 복잡한 감정에 휘둘리지 않을 수 없었다.사모님의 자상함과 온화함은 자신이 알고 있던 강지혁 어머니의 이미지와 도무지 어울리지 않았다.“돈은 그저 쓸 만큼만 있으면 돼. 가족 모두가 평안한 게 제일 중요하지.”그런 분이 과연 과거의 그 냉혹한 여인, 가문에 들어가기 위해 모든 걸 걸었고, 실패 후에는 남편과 자식을 버린 그 사람이 맞단 말인가?“머리 박으세요. 머리 숙여 용서를 빌어보세요. 아버지가 용서해 줄지 모르겠지만...”강지혁의 목소리는 차갑게 떨렸다.두 경호원은 도아현의 머리를 눌러 땅에 닿게 하려 했다.“내... 내가 직접 머리 숙여 사죄할 거예요!”도아현이 떨리는 목
Read more

제1853화

임유진에게 사모님을 위해 간청해달라는 그의 목소리는 아직도 애타게 그녀의 가슴을 울리고 있었다.그녀는 알고 있었다. 라온시에 있을 때, 스승님이 아니었다면 자신과 현이의 삶은 훨씬 더 고단하고 아팠을 거라는 걸.그녀는 혼자 아이를 키우는 엄마였고, 스승님은 그런 그녀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다.사모님도 마찬가지였다. 일에 치여 집에 신경 쓸 여력도 없던 날들... 현이를 품에 안고 따뜻한 밥을 챙겨주고, 마치 친할머니처럼 보살펴주던 사람, 그게 바로 사모님이었다.그녀에게는 평생 갚지 못할 은혜 같은 존재였다.“혁아! 사모님, 이제 그만 놔줘.”임유진이 마침내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눈빛에는 간절함이, 목소리에는 떨림이 배어 있었다.“사모님은 병원에서 막 퇴원한 분이야. 지금 이런 상황을 감당할 몸이 아니야.네가 얼마나 미워하고 있는지 알아. 하지만, 그 죗값... 꼭 이런 방식으로 치르게 해야 해?”강지혁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의 깊고 차가운 눈동자가 그녀의 눈을 정확히 꿰뚫었다.“그래서 결국... 그 여자를 위해서라도 나한테 빌겠다는 거야?”임유진이 망설이기를 여러번... 결국 이를 악물고 단호하게 대답했다.“그래...”강지혁의 눈에 스친 감정은 실망 그리고 오래된 상처였다.“넌 나와 아버지가 어떤 일을 겪었는지... 다 알고 있잖아.”그의 말 하나하나가 심장을 바늘처럼 찔러왔다.그의 시선은, 묵직한 돌덩이처럼 그녀의 가슴을 눌렀고, 임유진은 숨을 제대로 쉬는 것조차 버거웠다.“나도 알아. 나도 다 기억해. 하지만... 스승님과 사모님은 내 인생에 은인 같은 분들이야. 부탁이야, 혁아. 지금 이 순간만이라도, 사모님을 좀 멈추게 해줘. 사모님... 정말 예전과는 달라졌어.”“내가... 거절하면?”그의 목소리는 한층 더 싸늘하게 식어 있었다.“유진아. 난 네게 가장 소중한 사람 아니었어? 네가 가장 사랑하고 가장 아껴야 할 사람은 나였을 텐데... 그런데 지금, 넌 날 죽게 만들 뻔한 저 여자를 위해 이렇게 무릎 꿇
Read more

제1854화

하지만 임유진이 무언가 말하려는 순간, 강지혁이 그녀의 말을 끊었다.“유진아, 너... 날 사랑한다고 했지. 그런데 그 사랑, 대체 어느 정도였던 거야?”그의 목소리는 낮고 무거웠다.“아마도, 네가 나를 사랑하는 마음은...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깊지 않겠지!”결국, 모든 게... 그저 혼자만의 착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네가 저 여자를 위해서 빌겠다니,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지. 하지만 다음은 없어.”그의 눈빛은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고, 말투에는 더할 나위 없이 단호함이 배어 있었다.“저 여자... 난 절대로 용서하지 않아. 그리고 만약 너까지 그 여자 편에 서겠다면...그건 네가 나를 사랑한다는 말도 결국 그 정도였다는 뜻이겠지!”그 말을 끝으로, 강지혁은 돌아섰다.그의 경호원들도 곧장 그를 따라 움직였다.도아현은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순간, 온몸의 기운이 빠져나간 듯 그녀는 그대로 무너져 내렸다.“당신, 괜찮아? 어디 다친 데는 없어?”권건우가 다급히 그녀를 부축했다.도아현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려 있었고 이마에서는 절하면서 생긴 상처에서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핏방울이 천천히 흘러내리며 그녀의 뺨을 적셨다. 그리고 눈시울도 이미 붉게 젖어 있었다.“지혁이가... 나를... 미워해요...”그녀는 남편의 물음에 답하지도 못한 채, 그저 같은 말만 되뇌었다.“지혁이는... 날 정말 미워해요...”권건우는 아내를 일으켜 세우며 부드럽게 말했다.“이 감정과 원망은 하루아침에 풀릴 수 없어. 하지만 언젠가, 시간이 흐르면... 지혁이도 조금은 용서할 수 있을지도 몰라.”“용서...?”도아현은 힘없이 웃었다.도아현은 힘없는 목소리로 되물으며 웃었다.그 웃음엔 쓰디쓴 체념과 자책이 담겨 있었다.“절대... 그 아이는 날 용서하지 않을 거예요. 그럴 수가 없어요!”임유진이 조심스럽게 다가섰다.“사모님, 지금은 일단 이곳을 벗어나야 해요. 지금 상태로는 치료가 시급해요.”권건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도아현을 부축했다.도아
Read more

제1855화

“사모님께서 정말 알고 싶으시다면, 회장님께 직접 여쭤보시는 게 좋겠습니다.”고이준이 정중한 태도로 답했다.“그럼... 혁이는요? 지금 어디에 있는 거예요?”임유진이 급히 물었다. 목소리엔 떨림이 묻어 있었다.“그건 저도 잘 모릅니다.”고이준은 담담하게 말했다.“회장님께서는 묘원을 나서시기 전, 권 변호사님 부부에 대한 지시만 남기셨을 뿐, 다른 말씀은 없으셨습니다. 저는 그저 명령을 따르는 부하일 뿐이기에 회장님의 행선지까지 감히 묻는 건 무례니까요.”그렇게 말한 그는, 권건우와 도아현을 조용히 에스코트하며 자리를 떠났다.임유진은 그들이 탄 차량이 점점 멀어지는 걸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었다.불과 한 시간 남짓, 너무나 많은 일이 벌어졌다.마치 현실이 아닌 악몽처럼, 손끝에서 사라지는 모래처럼... 허무하고 혼란스러웠다.원래 이 자리는 스승님 부부를 S 시에 초대해 따뜻한 시간을 함께 보내기 위한 것이었다.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도아현... 그녀는 강지혁이 오랫동안 찾아 헤매던 어머니였고, 그가 품고 있던 분노와 증오는 임유진이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깊고 어두웠다.‘혁아... 지금은 또 어디 있는 거야...?’임유진은 급히 핸드폰을 꺼내 강지혁의 번호를 눌렀다.두 번, 세 번... 수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돌아오는 건 차가운 기계음뿐이었다.“수신자가 전화를 받을 수 없습니다.”‘받아줘... 제발 받아줘...’그녀는 속으로 간절히 외치며 끝도 없는 연결음을 바라봤다.그에게 전하고 싶은 말들이 가슴속에 수없이 쌓여 있었고, 그 말들 하나하나가 입 밖으로 나올 틈도 없이 목구멍을 막고 있었다.한편, 자동차 안.강지혁은 조용히 울리는 휴대폰을 내려다보고 있었다.화면엔 ‘유진이’라는 이름이 깜빡이고 있었다.그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하지만... 그녀도 그만큼 자신을 사랑해 주고 있는 걸까?그녀가 정말로 자신을 가장 소중히 여겼다면, 그 순간... 그렇게 쉽게 무릎을 꿇진 않았을 것이다.임유진의 그 ‘한 번의 무릎 꿇음’은
Read more

제1856화

“회장님, 또 저를 찾아오셨군요. 보아하니 이번에도 어려운 일이 있으신가 봅니다.”김재호가 익숙하다는 듯이 웃으며 말을 건넸다.“김 비서, 당신... 권 변호사 부인, 도아현이 내 어머니라는 걸 처음부터 알고 있었지?”그는 세상에 ‘우연’이란 걸 믿지 않았다.모든 게 마치 짜인 각본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이 상황은 누군가의 의도와 계산이 없었다면 설명할 수 없는 일이었다.임유진이 라온시에 머무르게 된 것도, 권건우 부부와 그렇게 자연스럽게 엮이게 된 것도... 모두 어딘가 보이지 않는 손이 있었던 게 분명했다.그 질문에도 김재호는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회장님, 드디어 어머님을 찾으셨군요. 네, 맞습니다. 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강문철 회장님도 그 사실을 알고 계셨습니다.”강지혁의 눈이 날카롭게 좁혀졌다.“할아버지도... 알고 있었다고?”“회장님께서 몇 년 동안 어머님을 찾아 헤매실 때, 강문철 회장님 역시 조용히 행방을 수소문하고 계셨죠. 그분 성격에, 그런 여자를 그냥 두실 리 없잖습니까. 하지만 어머니의 행방을 결국 알아낸 그때엔 이미 병세가 악화돼 계셨고, 이후의 처리는 제게 맡기셨습니다.”“그런데도 당신은... 왜 그땐 말하지 않았지? 왜 이렇게까지 돌아가게 만든 거야?”강지혁의 목소리에 싸늘한 분노가 실렸다.김재호는 차분하게 응수했다.“그건 회장님께서 직접 깨달으셔야 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그 사람이 회장님만을 생각해 줄 거라는 보장은 없으니까요.”그 말투는 마치 오늘 일어날 일들을 미리 내다보고 있었던 사람처럼 담담했다.강지혁은 입술을 꾹 다물고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김재호는 의자에 몸을 조금 기울이며 덧붙였다.“만약 임유진 씨가 그때 죽었다면, 전 바로 말씀드렸을 겁니다. 하지만 살아 있었기에 전 회장님께서 직접 진실을 마주하길 바랐습니다. 사랑이 깊으면 깊을수록, 결국 상처받는 쪽은 회장님 자신뿐이라는 걸요.”“회장님은 강문철 회장님의 후계자
Read more

제1857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그 집은 강문철 회장님이 매입했다.그는 집 안의 구조나 물건 하나도 손대지 않고 그대로 보존했다.오래되고 낡은 흔적들마저 전부...그대로였다.그건 강지혁에게 절대 잊지 말라는 무언의 명령이었다.아버지가 어떻게 세상을 떠났는지, 그리고 어머니에게 어떻게 버림받았는지를... 절대 잊지 말라는.차는 조용히 옛날 집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강지혁은 창밖을 한참 바라보다 이내 조용히 눈을 감았다.자기기만...정말 사랑이라는 게, 결국은 자신을 속이는 일이었을까?그의 사랑도 결국 아버지처럼 혼자만의 일방적인 착각으로 끝나는 걸까?...그 시각, 임유진은 강씨 저택으로 돌아왔다.하지만 강지혁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전화를 걸어봤지만, 그의 휴대폰은 이미 꺼져 있는 상태였다.‘혁아,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마음이 타들어 가는 듯한 심정으로 고이준을 붙잡고 물었지만, 그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말뿐이었다.집사에게 물어봐도 마찬가지였다. 그들 모두 그의 행방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잠시 후 아이들이 돌아왔고, 임유진은 아무렇지 않은 척 웃으며 아이들을 맞이해야 했다.식사 시간이 되었지만, 여전히 강지혁은 돌아오지 않았다.“아빠는?”현이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오늘 저녁은 같이 안 먹는 거야?”“응, 아빠는 오늘 회사 일이 있어서 늦으실 거야. 우리 먼저 먹자.”임유진은 부드럽게 웃으며 대답했다.현이는 고개를 끄덕였고, 곧바로 아빠 몫의 밥을 따로 챙겨놓겠다고 했다.“아빠가 늦게 들어와서 배고플 수 있으니까, 아빠 밥은 내가 따로 챙겨둘게!”그 순수한 배려에 임유진은 가슴이 뭉클해졌다.하지만, 현이 옆에 조용히 앉아 있던 율이의 눈빛엔 어딘가 묘한 의문이 스쳤다.현이와는 달리, 율이는 무언가 감지하고 있었던 듯한 눈치였다.그리고 또 한 아이, 진해원.그는 식탁에 고개를 푹 숙인 채 조용히 밥을 먹고 있었다. 마치 이 집에서 벌어지는 일들 모두가 자기와는 무관하다는 듯한 표정으로.비록 그들과 같
Read more

제1858화

“현이는 해원이를 친구라고 생각해!”적어도 임유진이 보기에는 딸아이의 마음은 진심이었다.그리고 어떤 친구는 평생 함께할 수도 있는 법이니까.하지만 강지혁은 냉정하게 잘라 말했다.“그래? 그럼 두고 보자고. 현이가 진해원을 친구로 여기는지, 그냥 장난감으로 생각하는지.”결국, 이 문제는 결론 없이 묻혀버렸다.임유진은 몇 번이나 현이를 타일러 보려 했다. 더 이상 진해원의 방에 가서 자지 말고, 제 방에서 자라고 설득해 보았지만... 말로는 듣는 척하다가도, 결국엔 소용이 없었다.밤에는 분명히 자기 방에서 잠든 듯 보여도 다음 날 아침이 되면 꼭 진해원의 방에서 현이를 찾아야 했다.다행히 아직 아이들은 다섯 살.결국, 임유진은 당장 이 상황을 고치긴 어렵겠다고 판단하고, 성장이 더딘 시기이기도 하니 조금은 더 느긋하게 지켜보기로 했다.그 시각, 율이는 아직 잠들지 않은 채 침대 위에서 두 눈을 깜빡이고 있었다.그 아이의 커다란 눈동자엔 익숙한 그림자가 어른거렸다... 강지혁과 꼭 닮은, 그 깊은 눈빛.“왜, 우리 율이는 아직 잠이 안 와?”임유진이 다가가며 부드럽게 물었다.“엄마가 이야기 읽어줄까?”율이는 잠시 망설이다가 조용히 물었다.“엄마, 혹시... 아빠랑 싸운 거예요?”뜻밖의 질문에 임유진은 순간 얼어붙었다. 그러고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왜 그렇게 생각했어?”“어제 아빠가 오늘은 일찍 들어온다고 했는데, 안 왔잖아요. 전화해도 안 받으시고... 그리고 오늘 엄마 표정이 계속 슬퍼 보여요. 웃고 있어도 슬퍼 보여요.”그 말에 임유진은 마음이 아릿해졌다.자신이 애써 감췄다고 생각한 감정이 고작 다섯 살짜리 아들의 눈에 그대로 비친 것이다.“엄마랑 아빠, 괜찮아. 조금 의견이 달랐던 것뿐이야. 걱정 안 해도 돼. 금방 화해할 거야.”임유진은 아들의 머리를 다정히 쓰다듬으며 안심시켰다.하지만 율이는 여전히 진지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정말로... 아빠랑 화해할 수 있어요?”“응, 정말이야.”임유진은
Read more

제1859화

“그러니까... 지금 더더욱 찾아야 해요!”임유진의 목소리에는 다급함이 묻어 있었다.지금 당장 강지혁을 찾아야 했다.지금 사과하지 않으면 오해는 더 깊어질 것이고, 끝내 돌이킬 수 없는 틈이 생겨버릴지도 모른다.“그럼 제가 차량을 준비하겠습니다.”집사가 서둘러 말했다.임유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라온시에 있을 때 이미 운전면허를 다시 취득했고 운전도 해 봤지만, 지금처럼 마음이 복잡하고 불안한 상황에서는 운전대를 쥐는 것보다 기사에게 맡기는 게 더 나았다.차는 곧 준비되었고, 임유진은 기사와 함께 먼저 GH 그룹 본사 건물로 향했다. 하지만 그곳에서는 강지혁을 찾을 수 없었다.임유진은 곧바로 별장 중 하나로 향하자고 지시했다.그런데 얼마 가지 않아 차가 낯선 길로 접어들었고, 임유진은 불안한 목소리로 물었다.“왜 직진 안 하고 돌아가요?”“내비게이션에 앞쪽 도로가 통제 중이라고 나옵니다. 그래서 돌아가는 중입니다.”“통제?”임유진은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앞에 있는 그 길... 거긴 강지혁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장소였다.그리고 바로 그날 밤, 자신이 처음으로 강지혁과 마주쳤던 곳.그때 그는 길가에 서 있었고, 그 거리 전체를 통제한 채 홀로 있었다.‘혹시... 지금도?’“그쪽 길로 가요. 통제된 그 거리로.”임유진이 단호히 말했다.기사는 곧장 방향을 틀었고 차량은 조심스럽게 그 거리로 진입했다.그리고 골목 어귀.역시나 길은 바리케이트로 막혀 있었고, 그 뒤편엔 낯익은 차량 한 대가 주차돼 있었다.강지혁의 차였다!임유진은 급히 차에서 내렸다.그리고 곧 한 사람이 그녀 앞으로 걸어 나왔다.하지만, 그녀가 기대한 사람은 아니었다.“사모님.”고이준이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혁이, 여기 있어요?”임유진이 다급히 물었다.“예, 저쪽 앞에 계십니다.”임유진은 숨을 가다듬고 발을 떼려 했지만, 고이준이 재빨리 손을 뻗어 그녀를 막아섰다.“회장님께서 오늘은 누구의 방해도 받고 싶지 않다고 하셨습니다. 사모님도 예외
Read more

제1860화

고요한 밤공기 속, 두 사람은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았다.순간, 임유진은 마치 시간의 수레바퀴가 거꾸로 도는 듯한 착각에 사로잡혔다.문득, 처음 그를 마주했던 그날 밤이 떠올랐다.그때도 그랬다. 그의 얼굴엔 아무런 표정이 없었고, 깊고도 매혹적인 눈동자 속엔 단 한 줌의 온기도 담겨 있지 않았다. 오직 얼음처럼 차가운 공허함만이 그 안에 고요히 자리하고 있었다.“혁아... 미안해.”그녀의 목소리는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밤공기를 가르며 퍼졌다.그의 시선은 땅바닥에 떨어졌고, 잠시의 정적 끝에 조용히 물었다.“미안해? 나한테 뭘 그렇게 미안한데?”“오늘... 그렇게 무릎 꿇고 부탁한 거, 정말 미안해. 네가 어머니를 얼마나 증오하는지 잘 알면서도, 그걸 알면서도, 내가... 계속 용서해 달라고 부탁했으니까.”임유진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그 어떤 날보다 혼란스러웠던 오늘, 임유진은 처음으로 이토록 모순된 감정 앞에 무력감을 느꼈다.스승님 부부는 그녀에게 은인과도 같은 존재였다. 그렇기에 그들을 돕지 않는 건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동시에, 그 누구보다 상처 입히고 싶지 않은 사람은 바로... 눈앞에 서 있는 이 남자, 강지혁이었다.세상이 뭐라 해도, 그녀의 마음속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은 언제나 강지혁이었다.임유진은 조심스럽게 다가섰다.한 걸음, 그리고 또 한 걸음.이제 둘 사이엔 고작 한 발짝의 거리만이 남아 있었다.“혁아, 제발... 날 용서해 줘.”그 말에 강지혁의 속눈썹이 가볍게 떨렸다.그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고, 그 깊고 차가운 눈동자가 그녀의 눈을 정확히 응시했다.그 안에는 말로 다 담을 수 없는 감정이 복잡하게 뒤엉켜 있었다. 슬픔, 분노, 실망, 그리고... 어쩌면, 마지막 기대.“나한테... 용서를 바란다고?”임유진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강지혁이 돌연 물었다.“그럼, 넌 날 얼마나 사랑하는데?”그 질문에 임유진은 순간 숨을 삼켰다.대답을 하기도 전에 한 장면이 그녀의 머릿속에 떠올
Read more
PREV
1
...
184185186187188
...
221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