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유진의 소매 밖으로 드러난 피부는 어느새 얼음처럼 차갑게 식어 있었다.강지혁은 조심스럽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잠깐 눈 좀 붙여. 이따 강씨 저택에 도착하면 깨울게.”그러자 임유진은 눈을 살며시 내리깔며 물었다.“설마... 또 내가 널 못 찾게 하지는 않겠지?”이번에 강지혁을 찾을 수 있었던 건 우연 같은 기적이었다.그런 일이 두 번 다시 반복된다면... 임유진은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안 그래.”강지혁은 단호히 말했다.“그러니까 편히 자.”강지혁의 짧지만 확고한 대답은 임유진의 불안을 조용히 잠재웠다.하룻밤 사이, 너무 많은 감정이 몰아쳤고, 지친 몸과 마음은 더 이상 버틸 힘조차 없었다.그렇게 임유진은 천천히 눈을 감았고, 이내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강지혁은 옆에서 그녀의 잠든 얼굴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의 눈동자에는 쉽사리 가시지 않는 생각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차는 묵묵히 강씨 저택을 향해 달려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차가 저택 입구에 도착했지만, 강지혁은 임유진을 깨우지 않았다. 대신 살며시 품에 안아 침실까지 조심스레 데려갔다.그리고 침대 위에 그녀를 누인 뒤, 한동안 그 자리에 멈춰 섰다.그의 시선은 잠든 임유진에게 오래 머물렀고, 낮지만 단단한 목소리가 조용히 공간을 울렸다.“유진아... 난 그 여자를 용서할 수 없어. 그러니까 제발, 이제 더는 그녀를 위해 부탁하지 마... 응?”그의 말은 얼핏 경고처럼 들렸지만, 그 안에는 말 못 할 간절함이 섞여 있었다....며칠 뒤, 한지영이 임유진을 찾아왔을 때, 임유진의 얼굴은 온통 근심으로 물들어 있었다.“무슨 일이야? 무슨 일 생긴 거야?”한지영은 당장이라도 뭔가 행동에 나설 기세로 물었다.한지영의 눈에 비친 임유진은 이제 모든 걸 다 가진 사람처럼 보였다. 강지혁의 사랑, 되찾은 아이들, 그리고 강씨 저가문의 안주인 자리까지... 누가 봐도 순탄한 길을 걷고 있어야 할 사람이었다.하지만 임유진은 무거운 표정으로 잠시 망설이다가 입을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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