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님이 열이 났다!하지만 지금... 정확히 무슨 상황인지, 임유진은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스승님과 사모님이 어디에 계신지도, 그들이 정말 괜찮은 건지도...그 순간, 누군가의 낮은 목소리가 어둠 속에서 그녀의 귓가를 간질였다.“악몽 꿨어?”임유진의 몸이 순간 움찔하며 경직됐다.어두운 방 안, 무언가 그림자처럼 다가왔다.그녀가 얼어붙은 눈으로 바라본 건...혁이. 강지혁이었다. 방 안은 여전히 어둡고 조용했지만, 그의 존재는 그 안에서도 뚜렷하게 느껴졌다. 그저 희미한 실루엣만이 눈에 들어왔다.“무슨 꿈이었어?”그가 부드럽지만 묵직한 목소리로 물었다.“아... 아무것도 아니야. 잘 기억 안 나.”임유진은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대답했다.그러나 강지혁은 알고 있었다. 그녀가 꿈속에서 누구를 불렀는지, 어떤 기억을 떠올렸는지.그는 조용히 손을 들어 임유진의 뺨을 살며시 쓰다듬었다.강지혁은 바로 옆에서, 조용히... 전부 듣고 있었던 것이다.“미안, 너까지 깨웠네. 나... 세수 좀 하고 올게.”임유진은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며 조심스레 이불을 걷고 욕실로 향했다.문을 닫고, 거울 앞에 선 그녀는 그 안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았다.새하얗게 질린 안색, 공허하게 떠 있는 눈빛. 아무리 감정을 감춰도, 고스란히 묻어나는 얼굴이었다.그래, 방이 어두워서 다행이었을지도 모른다. 그가 자신의 이 몰골을 보지 못했다는 것. 그 사실 하나로, 임유진은 간신히 버틸 수 있었다.아마, 그렇지 않았다면 자신은 이미 무너져버렸을지도 모른다.그리고... 머릿속에 문득 떠오른 건 사모님의 미소였다. 자신에게 따뜻하게 건넨 국 한 그릇, 무릎이 성하지 않아도 병원까지 따라와 밤새 곁을 지켜주던 모습.하지만, 그런 사모님이... 강지혁이에게는 생애 가장 깊고 아픈 상처를 남긴 인물이기도 했다.어떻게 해야... 양쪽 다 지킬 수 있을까?풀리지 않는 매듭처럼 그녀의 가슴을 조여오는 이 질문은 도저히 답이 보이지 않는 절벽 앞과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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