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후, 옛 저택 경비원의 보고가 올라왔다.“회장님, 사모님께서 지금 저택을 나서고 있습니다.”강지혁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결국, 그녀는 떠나기로 한 걸까?“기사 불러서 강씨 저택으로 모셔다드리라고 해.”“알겠습니다.”하지만 잠시 뒤, 운전기사가 돌아와 예상 밖의 말을 전했다.“사모님께서는 강씨 저택이 아니라 한 호텔로 가셨습니다.”기사가 그 말과 함께 호텔 이름, 주소, 방 번호까지 전달하자, 강지혁의 미간이 저절로 좁혀졌다.“호텔이라...”그는 잠시 생각을 굴리더니, 곧 담담하게 혼잣말을 했다.“뭐, 강씨 저택이든 호텔이든... 어디에 있든 상관없지. 마음대로 하라 그래.”말은 그렇게 했지만, 밤이 되어 혼자 넓은 침대에 누운 순간, 강지혁은 묘한 허전함을 느꼈다.분명 그녀가 오기 전까지 늘 혼자 이 침대에 누워 잠들었다.그때는 전혀 불편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왜, 이렇게 공허하게 느껴지는 걸까.며칠 동안 언제나 그의 곁에 붙어 있던 그녀.그런 그녀가 갑자기 사라지자, 오히려 마음이 낯설게 뒤틀렸다.그리고 강지혁은 문득, 서재에서 그녀가 울먹이며 옷깃을 움켜쥐고 토해냈던 말들이 귓가에 계속 맴돌았다.도대체 뭐가 진실이고 머가 거짓인 걸까?머릿속 기억은 너무도 선명했다. 그 기억은 분명 임유진은 자신에게서 도망치려고 바다에 몸을 던졌다고 말해주고 있었다.하지만 그녀의 간절한 눈빛, 단단한 목소리... 그리고 고이준의 말은 또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만약 그들의 말이 맞다면, 지금 자신이 가진 기억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강지혁은 혼란스러운 머리를 손으로 짚으며 답 없는 미궁 속에 빠져들었다....한편, 호텔방에 홀로 누운 임유진 역시 머릿속이 뒤죽박죽이었다.서재에서 충동적으로 뛰쳐나오긴 했지만, 강씨 저택으로 바로 돌아갈 수도 없었다. 며칠 전 영상통화에서 아이들에게 일 때문에 며칠 동안 못 간다고 이미 말해버렸으니까.그런데 지금 갑자기 집으로 돌아가면, 아이들 앞에서 스스로 한 말을 뒤집는 꼴이 될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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