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각, S시 감옥 죄수들이 일하는 방, 김재호가 기계적으로 자신이 맡은 일을 하고 있었다.그의 입가에는 알 듯 말 듯한 미소가 스쳐 지나갔다.‘회장님, 곧 깨닫게 될 거예요. 임유진은 애초에 사랑할 가치가 없었다는걸요.’김재호는 속으로 생각했다.만약 강지혁이 진심으로 임유진에게 실망한다면, 앞으로 임유진은 더 이상 강지혁의 약점이 되지 못할 것이다.그리고 이제 강씨 가문은 강지혁의 손에서 점점 더 강해질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회장님, 이제 기억나셨죠... 임유진이 바다에 뛰어든 건, 전부 회장님에게서 도망치려고 한 거예요...”김재호는 혼잣말처럼 낮게 중얼거렸다.그때, 김재호는 모든 상황을 계산한 끝에, 강지혁이 최면으로 기억을 되찾는 동시에 일부 기억을 조작하도록 상황을 꾸몄다.즉, 최면사가 끊임없이 강지혁에게 암시를 주도록 만들어 임유진이 바다에 뛰어든 이유가 단지 자신을 도망치기 위함이라고 믿게 한 것이다.그리고 언젠가 강지혁이 최면을 풀고 과거를 떠올리려 한다면, 그와 동시에 그 암시도 자동으로 작용하게 된다.그러면 강지혁의 기억 속에 남는 건... 당연히 김재호가 심어준 가짜 기억일 뿐이었다.그렇게 김재호는 완벽히 강문철 회장의 유언대로, 더 이상 강지혁이 약점을 갖지 않도록 하고 강씨 가문을 점점 강하게 만들려 했다.김재호가 살아있는 목적 역시, 오직 그것 하나뿐이었다!...피의 방에 도착하자, 임유진의 심장은 빠르게 뛰었다.이 방은 언제나 불길한 기운을 풍겼고, 방 안의 숨 막히는 압박감은 여전히 그녀의 기억 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임유진은 숨을 가다듬고 천천히 방문을 두드렸지만, 안에서는 아무런 인기척도 들리지 않았다.결국, 임유진은 입술을 깨물고 문을 열었다.그곳에는 강지혁이 서 있었고, 그 앞 선반에는 여전히 그때의 혈흔이 가득한 장검이 놓여 있었다.“혁아...”임유진이 조용히 불렀다.“왜 또 왔어? 방금 내가 한 말로 충분히 이해했을 줄 알았는데...”“기억을 되찾았다면서... 그런데 사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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