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문이 닫히자, 외부의 모든 소란이 단숨에 차단되었다.차는 묵직하게 움직이며 천천히 도시를 벗어나고 있었다.하지만 한지영은 여전히 멍하니 백연신을 바라보고 있었다.마음이 아직도 현실을 따라가지 못한 듯했다.“왜 그래, 그렇게 나만 뚫어져라 보고 있어?”백연신의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스며들었다.그제야 정신을 차린 한지영이 고개를 들었다.“사실, 연신 씨... 굳이 기자들 입을 막으려고까지 그렇게 말할 필요는 없었잖아요. ‘백씨 가문의 후계자’라니... 이건 너무...”말을 잇던 그녀는 끝내 목이 메어, 더 이상 설명하지 못했다.그 순간, 백연신의 입가에 의미심장한 미소가 번졌다.“만약 네 아이가 백씨 가문의 후계자가 아니라면, 그럼 누구 아이가 후계자가 되길 바라는 거야?”순간, 한지영은 숨이 턱 막히듯 멈칫했다.그리고 이어진 목소리는 조용하지만, 한 치의 흔들림도 없는 단호함으로 가득했다.“한지영, 이 세상에서 내 아이의 엄마는 너 하나뿐이야. 그리고 네 아이의 아빠도 오직 나뿐이지. 그러니 네 아이는 반드시, 영원히 백씨 가문의 후계자가 될 거야. 이 사실은 절대 변하지 않아.”한지영의 눈가가 이내 촉촉해졌다.이 남자는 언제나 ‘용서한다’라는 말을 입 밖에 내지 않으면서도, 행동으로는 매 순간 그녀에게 전하고 있었다.그가 얼마나 깊이 사랑하는지, 그리고 두 사람의 미래가 결국 하나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연신 씨, 당신을 사랑하게 된 건... 정말 행복한 일이에요.”그녀의 진심 어린 고백에, 백연신은 살며시 손을 들어 그녀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아 주었다.“좋아, 앞으로 며칠간은 저택에서 편히 있어. 아무것도 신경 쓰지 마. 내가 모든 걸 처리할 테니까.”“응.”한지영의 시선 속엔 그를 향한 굳건한 믿음만이 가득했다.잠시 후, 그녀는 조심스레 다시 입을 열었다.“그런데... 왜 우진 씨가 이런 짓을 한 걸까요? 사실 우진 씨가 저를 그렇게까지 좋아했던 건 아니잖아요. 그냥 조금... 호감 정도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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