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Bab 2001 - Bab 2010

2133 Bab

제2001화

“연우진이 먼저 네 결백을 밝힌 이상, 이제 내가 굳이 손쓸 일은 없겠지.”백연신의 목소리는 낮고 담담했다.“그런데 지금 보니 연우진이 널 모함했던 이유가 애초에 꼭 그 160억 때문만은 아닐 수도 있어.”“무슨 뜻이에요?”한지영이 고개를 들며 물었다.“연우진의 성적 성향에 조금 문제가 있었던 것 같아.”“성적 성향이요?”한지영의 눈이 커지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 물었다.“설마... 남자를 좋아한다는 말인가요?”“남성 연인은 없었지만 예전에 게이 클럽을 드나든 적이 있고 심리 상담을 꾸준히 받아왔더군.”백연신은 눈을 가늘게 뜨며 말을 이었다.“어머니가 한때 그 상담사를 매수했었어. 그 상담사가 말한 바로는 연우진 본인도 꽤 괴로워했대. 남자에게 느껴선 안 될 감정을 느낀 적이 있다고.”한지영은 한동안 말을 잃었다.그가 그런 비밀을 숨기고 있었다니...설마, 자신의 성적 성향이 드러날까 두려워 그녀를 이용하고 모함한 걸까?그러다 문득 다른 가능성이 스쳤다.만약 자신이 그와 맞선을 보지 않았다, 백연신의 어머니가 그를 조사할 일도 없었을 터였다.그렇다면 연우진은 이런 일을 겪지도 않았을 것이엇다.순간 그녀의 머릿속에 떠오른 건 연우진이 말한 두 번의 “미안해요”였다.사건이 터지기 전 그가 전화를 걸어와 미안하다고 했던 그때.그리고 오늘 마지막으로 그녀 앞에서 했던 그 말.“정말 자신의 비밀이 드러날까 봐 그랬던 거라면... 결국 제가 우진 씨를 궁지로 몰아넣은 셈이네요.”그때, 조용히 말을 잇던 한지영은 갑자기 무언가 떠오른 듯 고개를 들었다.“그런데 우진 씨가 해명 글을 올렸는데... 혹시 연신 씨 어머니가 이 일로 우진 씨의 비밀을 폭로하진 않을까요?”“걱정하지 마.”백연신은 차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연우진은 이제 버려진 졸개일 뿐이야. 어머니가 굳이 그런 사람을 상대할 이유가 없지. 설령 그 사실이 세상에 드러나도 오히려 네가 결백하다는 걸 더 확실히 증명하는 셈이야.”그의 말에 한지영은 조금 안도한 듯 숨을
Baca selengkapnya

제2002화

“그래, 어머니가 잠시 출국하시는 게 우리 모두에게 좋을 거야.”백연신은 낮게 중얼거리며 한지영을 바라보았다.“이제 내 곁에 남은 건... 오직 너뿐이야.”그는 말을 이어가며 그녀를 부드럽게 끌어안았다.그녀의 몸에서 풍기는 은은한 향기는 오래 묵은 긴장이 풀림과 동시에 안도의 숨을 내쉬게 만들었다.어머니의 출국은 결국 패배를 인정하고 백선 그룹 권력의 다툼을 포기했다는 의미였다.하지만 동시에 그 말은 그와 어머니 사이에 넘을 수 없는 깊은 골이 생겼음을 의미하기도 했다.원래도 얇았던 모자의 정은 이제 거의 완전히 사라진 셈이었다.그때, 한지영은 이상함을 감지했다.미세하게 떨리는 백연신의 몸, 그리고 숨을 쉴 때마다 들리는 코끝의 떨림.그는... 울고 있는 걸까?비록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최혜연은 결국 그의 어머니였다.그리고 지금... 그와 어머니는 이 정도로 사이가 틀어졌다.한지영은 두 팔을 들어 백연신을 꼭 끌어안았다.“연신 씨, 당신에게는 나만 있는 게 아니에요. 우리 아이도 있어요. 앞으로 아이도 많이 낳고 우리는 행복하게 살 거예요. 그러면 어머니가 우리가 행복하게 사는 걸 보시고 자신이 그동안 믿었던 게 잘못이었다는 걸 알게 될 거예요.”“응.”백연신은 조용히 대답했다.하지만 머리는 여전히 그녀의 어깨에 묻혀 있었다.“그리고... 만약 울고 싶으면... 절대 놀리지 않을게요.”한지영이 나지막하게 속삭였다.“누가 울겠어. 내가 아직 세 살짜리 어린애인 줄 알아?”하지만 그의 목소리는 거칠게 쉰 듯했고 한지영은 어깨 위가 천천히 젖어 드는 걸 느꼈다....한지영이 S 시로 돌아왔을 때 임유진은 살짝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어떻게 이렇게 빨리 돌아왔어? 해성시에서 좀 더 지낼 거 아니었어?”“출산을 위해 돌아왔지. 게다가 임산부 등록은 S 시에서 했으니까. 여기 음식이 더 익숙하기도 하고.”비록 해성시 음식도 나쁘지 않았지만 익숙한 환경이 주는 편안함에는 미치지 못했던 것이었다.“오늘 저녁 시간 돼
Baca selengkapnya

제2003화

“지영 씨를 구한 건 전에 지영 씨가 유진이를 구했기 때문이에요.”강지혁이 말했다.한지영이 임유진의 가장 친한 친구가 아니었다면 설령 그녀가 눈앞에서 위험에 처했더라도 그는 아마 눈길조차 주지 않았을 것이었다.“어쨌든 감사드립니다. 제가 은혜를 졌네요. 앞으로 필요하신 일이 있으면 제가 도울 수 있는 건 반드시 돕겠습니다.”백연신이 담담하게 말했다.백연신 같은 남자가 내뱉는 약속은 그 무게 역시 결코 가볍지 않았다.“그럼 제가 먼저 한 잔 올리겠습니다!”말을 마치자 그는 손에 든 술잔을 들어 단숨에 비웠다.강지혁도 그를 따라 술잔을 들고 순식간에 잔을 비웠다.“정말 제게 은혜를 졌다고 생각하시면 앞으로 지영 씨를 좀 더 신경 써 주세요. 다시는 유진이를 데리고 그런 ‘남성 스트립쇼’ 같은 데 가지 않도록 말이에요.”강지혁이 장난스레 말했다.하지만 그는 목소리를 낮춰 두 여자와 네 아이들이 듣지 못하게 했다.그런 취미를 공개하는 건 결코 자랑스러운 일이 아니었으니까.백연신은 그 말을 듣고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한지영의 취향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었지만 솔직히 머리가 좀 아팠다.하지만 말해 뭐 하랴. 막을 수도 없는 일 아닌가.한지영이 그저 그에게 살짝 애교 부리고 불쌍하고 간절한 표정만 지어도 백연신은 언제든 완전히 굴복해 버리고 말았다.심지어 티켓을 사서 아이돌을 만나러 가는 일까지... 백연신은 어느샌가 그녀를 위해 사인과 포스터까지 챙겨주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특히... 최근엔 또 다른 남성 그룹에 빠진 듯했다.백연신은 아마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가 사인, 포스터, 사진 촬영, 심지어 현장 방문까지 요구할 걸 짐작하고 있었다.그래서 백연신은 결국 이렇게 답했다.“저... 최대한 노력해 보겠습니다.”“최대한이라고요?”강지혁이 눈썹을 살짝 치켜 올렸다.“지금 임신 중이잖아요. 아무래도 임신부는 마음과 몸을 편하게 유지해야 하니까. 어떤 일들은 아이 낳고 나서 생각해야죠.”백연신은 약간 어색하게 덧붙였다.“아
Baca selengkapnya

제2004화

“정말 많아요. 예를 들면 같이 게임도 하고 안아주고 뽀뽀도 하고, 폭신폭신하고 통통한 아기랑 껴안고 잠도 자고요. 아, 그리고 같이 노래도 듣고 같이 춤도 출 수 있어요. 요즘 제가 자주 보는 남성 그룹 있잖아요? 그 안무 중 일부는 아기들이 춰도 꽤 귀엽더라고요!”한지영은 행복한 상상에 얼굴이 환해졌지만 백연신은 무심코 얼굴을 찡그렸다.그리고 직감적으로 몇 년 후 가장 걱정했던 일이 현실로 닥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쳐 갔다.만약 그들의 아이가 그녀를 따라 아이돌을 쫓아다닌다면... 그 장면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등골이 오싹했다.하지만 한지영은 꿈과 희망 속에 여전히 들떠 있었다.“나중에 내가 아기를 데리고 그 남성 그룹을 만나러 가면 아기가 그분들한테 뽀뽀도 받겠죠... 와, 생각만 해도 난 정말 행복하겠어요! 어릴 때 우리 엄마는 날 데리고 스타를 만나러 간 적이 없거든요.”백연신은 머릿속으로 미래의 장모가 이 말을 들으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상상도 가지 않았다.“맞다, 연신 씨. 나중에 제가 기형아 검사 다 끝나고 아무 문제 없으면 DZM이 S 시에 공연하러 올 때, 사인이나 사진 같이 찍어도 될까요?”한지영이 눈을 반짝이며 백연신을 바라보았다.그 말의 속뜻은 자연스럽게 백연신더러 방법을 찾아 달라는 요청이었다.백연신은 순간 머리가 지끈거렸다.DZM은 그녀가 요즘 빠져 있는 남성 그룹이었다.“그들이 S 시에 공연하러 온다고 임신 6개월 임산부가 배를 안고 콘서트장 가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해?”“콘서트는 안 가고 그냥 가까이서 보고 손만 잡고 올 거예요.”한지영이 급히 말했다.비록 공연을 듣고 싶긴 하지만, 지금 몸 상태로는 확실히 무리였다.아이를 낳고 나서야 겨우 콘서트도 갈 수 있을 터였다.“연신 씨, 의사가 말했잖아요. 임신부는 기분 좋게 지내야 한다고.”한지영이 들뜬 목소리로 덧붙였다.백연신은 결국 한숨을 쉬며 말했다.“알았어. 나중에 내가 데리고 가서 사인도 받고 사진도 찍고 손도 잡게 해줄게.”그에게 이
Baca selengkapnya

제2005화

‘혹시 현이가 돌아온 걸까?’진해원은 마음속으로 조심스럽게 추측했다.하지만 한참이 지나도록 밖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그가 기다리던 그 작은 그림자는 끝내 문을 열고 들어오지 않았다.결국 작은 가슴 한켠에 서늘한 공기가 번져갔고 진해원은 다시 이불 속으로 몸을 더 깊숙이 웅크렸다.따뜻해야 할 이불은 더 싸늘하게 느껴지기만 했다.그러다가 그의 머릿속에 문득 그 ‘아버지’라고 불러야 하는 남자의 말이 떠올랐다.‘너는 그저 이 집에 얹혀사는 아이일 뿐이야. 더구나 네 엄마는 이 집 사람들에게는 죄인이야. 지금은 현이 곁을 떠나기 싫겠지만... 언젠가는 알게 될 거다. 네가 진짜 원하는 걸 얻으려면 결국 녹원시로 돌아가야 한다는 걸.”하지만 진해원이 진심으로 원하는 건 그런 게 아니었다.그저 현이 곁에 있고 싶었다.현이가 자신이 피아노를 치는 걸 좋아한다면 손끝이 다 닳아 아파도 계속 칠 수 있었다.현이가 웃는다면 그걸로 충분했으니까.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서서히 잠에 빠져들었다.하지만 꿈속에서도 평온은 오지 않았다.계속해서 어머니의 모습이 떠올랐다. 붙잡혀가던 순간, 차가운 수감실 바닥에 누워 있던 어머니.그리고 마지막으로 절망에 찬 목소리로 자신에게 남긴 말.‘너와 현이는 절대 친구가 될 수 없어.’그 말이 마치 저주처럼 그의 귓가에 맴돌았다.‘절대 친구가 될 수 없어...’‘절대... 친구가...’그 말이 계속해서 그의 마음속에서 메아리쳤다.무서웠다.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싶었다.‘아니야, 우린 친구야. 현이가 직접 말했잖아, 우린 친구라고...’하지만 꿈속의 어둠은 점점 짙어져 갔다.그 어둠은 그를 삼켜버릴 듯이 퍼져나가며 세상에 홀로 남은 것처럼 모든 빛이 사라졌다.그리고 온통 차가운 공기만이 감돌고 있을 뿐이었다.‘이 어둠을 누가 좀... 없애 줄 수 없을까? 누가... 제발... 나 좀... 도와줘...나 혼자 있고 싶지 않아... 무서워... 제발...’그러던 그때.“해원아, 해원아!”맑고
Baca selengkapnya

제2006화

한지영과 임유진은 학교 앞에서 탁유미의 분식집으로 향했다.오후 두 시가 조금 지난 시간, 손님이 뜸해지자 탁유미는 모처럼 여유를 내어 그들을 맞았다.탁유미는 행복한 웃음을 짓고 있는 임유진을 바라보며 덩달아 미소를 지었다.이제야 임유진도 긴 고생 끝에 행복을 찾은 것 같았다.그리고 동시에 자신처럼 되지 않아 다행이라는 안도감이 들었다.“아이까지 태어나면 더 시끌벅적해지겠네요.”탁유미가 말했다.“이제 백연신 씨랑 다시 잘 지내게 됐다니 나도 정말 기뻐요. 참, 결혼하고 나면 어디에 정착할 생각이에요?”“아마도 계속 S 시에 있을 것 같아요.”임유진이 웃으며 대답했다.“연신 씨가 그러더라고요. 제 부모님이 심성에 오래 사셔서 갑자기 다른 도시에 가면 불편하실 거라고요. 제가 따로 떨어져 있으면 부모님이 외로워하실 테니까 나중에 S 시에 백선 그룹의 지사를 세워 본사 급으로 키워보자고 했어요.”“와, 정말 유진 씨를 많이 아끼는군요.”탁유미가 감탄하듯 말했다.“지영 씨랑 유진 씨, 둘 다 이제 잘돼서... 나까지 괜히 뿌듯해요.”“유미 언니는 늘 우리 걱정만 하잖아요.”임유진이 웃으며 말했다.“언니는 자기 일은 생각 안 해요?”“나?”탁유미는 잠시 멍해졌다.“언니는 맨날 ‘나는 그냥 이 분식집이나 하면서 지낼래’ 이러잖아요. 여기 장사는 괜찮아도 윤이가 점점 크면서 돈 들어갈 일 많아질 테고 어머님 연세도 있으시잖아요.나중에 아프시거나 하면 병원비도 만만치 않을 텐데요.”임유진의 말에 탁유미의 눈빛이 살짝 어두워졌다.그 말이 틀린 건 아니었다.그녀 역시 그런 미래를 생각해 보지 않은 건 아니었다.다만 지금의 이런 평범한 하루하루가 그녀에게는 이미 충분히 감사한 나날이었다.그때 한지영이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유미 언니, 혹시 다른 일 해볼 생각은 없어요? 예를 들어 식당을 차린다든가. 나랑 유진이가 투자할 수도 있어요. 언니는 운영만 맡고 기술 투자로 이름만 올려도 돼요.장사 잘되면 프랜차이즈로 키워도 좋잖아요. 분식집
Baca selengkapnya

제2007화

하지만 탁윤은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그때 임유진은 무심코 발견했다. 원래 탁윤의 귀에 있어야 할 보청기가 사라진 것이었다.임유진은 미간이 저절로 좁혀졌다.그녀가 다가가 탁윤의 두 뺨을 살며시 감싸며 물었다.“윤아, 보청기는 어디 갔니? 왜 없지?”임유진은 탁윤이 입 모양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 말에 탁윤의 얼굴이 창백해졌고 탁유미와 한지영도 그제야 보청기가 없어진 것을 알아차렸다.“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보청기가 왜 없어진 거야?”그때 담임 선생님이 입을 열었다.“사실은 이렇습니다. 윤이가 친구들과 싸우는 과정에서 보청기가 학교 배수구로 떨어져서 찾기 어렵게 되었어요.”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임유진이 담임에게 물었다.“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왜 싸웠는지도 설명해 주세요.”담임은 사건의 경위를 설명했다.“윤이의 보청기가 바닥에 떨어졌는데 다른 친구가 주워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윤이가 화를 내며 그 친구를 때리면서 다른 몇 명까지 휘말리게 되었고 결국 보청기가 배수구로 떨어진 겁니다.”하지만 임유진은 눈살을 찌푸렸다. 탁윤은 결코 무고하게 싸우는 아이가 아니었으니까.그러니 담임 선생님의 말처럼 단순한 사고일 리 없었다.예상대로 임유진이 탁윤을 바라보자 탁윤의 얼굴에는 억울함이 가득했다.담임은 알지 못했다. 탁윤은 귀로는 듣지 못하지만 담임의 말을 눈으로 읽고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윤이가 싸운 이유, 선생님께서 조사해 보셨나요? 그리고 윤이 옆에 있던 다른 아이들은 지금 어디 있죠?”임유진이 따져 물었다.그러자 담임이 답했다.“그 아이들은 의료실에서 상처 치료 중이고 곧 돌아올 예정입니다. 부모님께도 연락했습니다. 윤이와 윤이 어머님께서는 그 아이들에게 사과와 치료비를 보상해야 합니다. 상대측도 과하지 않게 요구할 테니 그렇게 정리하면 될 것 같습니다.”하지만 임유진은 냉정하게 반박했다.“그럼 우리도 상대방에게 보청기 배상과 윤이에 대한 사과를 요구할 수 있지 않을까요?”그러
Baca selengkapnya

제2008화

임유진이 고개를 들자 한 남자와 여자가 탁윤과 비슷한 체격의 남자아이를 데리고 교무실 안으로 들어오는 게 보였다.그 아이의 겉에 드러난 상처는 탁윤보다 훨씬 가벼워 보였다.누가 봐도 탁윤이 더 크게 다쳤고 의무실에 가야 할 사람은 오히려 탁윤이었다.아까 목소리를 높였던 건 그 남자였다.그는 여전히 오만하고 비아냥거리는 표정으로 임유진 일행을 내려다봤고 옆의 여자는 팔짱을 낀 채 비웃으며 말을 이었다.“법으로 우리를 겁주겠다? 좋아요. 그럼 지금 바로 저희 쪽 변호사를 부를게요. 누가 옳은지 직접 보죠.”담임 선생님은 그 말에 황급히 앞으로 나서서 눈치를 보며 아부하는 말들을 늘어놓았다.그 사이 그 아이는 탁윤을 향해 혀를 내밀고 얼굴을 찡그리며 놀리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아이답지 않게 뻔뻔하고 도발적인 태도였다.그의 행동에 탁윤은 옆구리에 드리운 두 주먹을 꽉 쥐었고 붉어진 얼굴에는 분노와 억울함이 뒤섞여 있었다.이를 지켜보던 한지영이 결국 폭발했다.“좋아요, 그럼 법정에서 보죠. 우리 윤이는 보청기까지 잃어버렸어요. 저희도 이 일을 그냥 넘어갈 생각은 없어요!”그 남자가 비웃으며 맞받았다.“뭐라고요? 보청기 잃어버린 걸 우리 탓으로 돌리겠다고요? 자기 아들 물건 잃어놓고 남한테 뒤집어씌우는 거예요?”그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졌다.“우리 아들은 그 보청기를 주워서 돌려주려다 오히려 맞았어요! 사과를 받아야 할 쪽은 우리죠. 그런데 뻔뻔하게 큰소리라니! 들으니까 그쪽 애 엄마도 감옥 갔다 왔다면서요? 어쩐지 역시 피는 못 속인다더니!”그 말에 탁유미의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다.탁윤도 소리를 들을 수 없었지만 입모양으로 그 말들을 읽어냈다.그 순간 그는 얼굴이 확 달아오르며 분노가 치밀었고 당장이라도 달려들 것처럼 몸을 움찔거렸다.하지만 탁유미가 급히 탁윤을 끌어안으며 말렸다.“윤아, 안 돼.”임유진이 윤이 쪽으로 돌아서서 조용히 말했다.“윤아, 이모한테 사실대로 말해줘. 싸움이 어떻게 된 거야? 정말 네가 먼저 때린 거
Baca selengkapnya

제2009화

한지영은 너무 화가 나서 배가 불러오른 몸이라도 금세라도 소매를 걷어붙일 기세였다.하지만 임유진이 급히 손을 뻗어 그녀를 말렸다.그리고 다시 탁윤을 향해 조용히 시선을 내렸다.“윤아, 너 정말 이 억울한 일을 그대로 참을 거야? 엄마까지 같이 욕먹게 두고 싶어?”그녀의 목소리는 단단하지만 따뜻했다.“너 아직 어리니까 네가 다 감당할 필요는 없어. 하지만 이모랑 지영 이모가 도와줄게. 같이 해결하자, 응?”탁유미도 곁에서 떨리는 손으로 수화로 말을 전했다.“사실대로 말해, 윤아. 엄마 괜찮아. 이제는 숨기지 않아도 돼.”탁윤은 잠시 주저하다가 결국 손짓으로 임유진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그 애가 일부러 자신을 밀쳤고 넘어졌을 때 보청기를 빼앗으려 했다는 것. 심지어 그것을 땅에 던져 밟으려 해서 막으려다 싸움이 났다는 것까지...임유진의 눈가가 서서히 붉어졌다.“그 애들이 자주 너 괴롭혔니?”탁윤은 고개를 끄덕였다.“왜? 이유가 있었어?”탁윤은 다시 작은 손을 움직였다.그 모습에 임유진은 코끝이 시큰해졌고 탁유미는 아이를 껴안은 채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미안해... 엄마가 미안해, 윤아...”그리고 옆에서 수화를 모르는 한지영이 초조하게 물었다.“유진아, 윤이가 뭐라고 한 거야? 왜 언니가 이렇게 울어?”임유진이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낮지만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윤이가... 그 애들이 평소에도 자주 괴롭혔다고 해. 자기 엄마가 감옥 다녀왔다고 또 자기가 귀가 들리지 않는다며 같은 반에 있을 자격이 없다고... 그렇게 말했대.”한지영은 눈이 휘둥그레졌다.“초등학교 3학년짜리 애들이... 그런 말을?”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머리를 저었다.고작 어린아이들이 저런 악의와 편견을 배웠다니.그녀가 생각하는 순진한 아이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유미 언니가 오심으로 감옥에 다녀온 게, 윤이가 귀가 들리지 않는 게... 이토록 잔인한 이유가 될 수 있나?’그 순간 한지영의 휴대폰이 울렸다.휴대폰 너머로 백연신의 목소
Baca selengkapnya

제2010화

이건 이미 명백한 직접적 위협이었다.하지만 담임은 급히 온갖 아부와 상냥한 말투로 그들을 달래기에 바빴다.지금 눈앞의 이 부부는 학교의 최상급 VIP로 매년 몇십억씩 기부하는 인물이었다.심지어 교장까지도 그들에게 겸손하게 대응할 정도였다.만약 이 부부가 다른 학부모들과 연합해 나중에 수업 거부까지 한다면 온갖 불똥은 담임 자신에게 튈 터였다.그래서 담임은 지금 상황의 옳고 그름을 알면서도 탁유미에게 이렇게 말했다.“어머님, 아직도 사과하지 않으실 겁니까? 이대로라면 제가 교장님께 말씀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가 여기서 학습하기 어렵다고 판단되어 전학 조치를 권고할 수도 있습니다.”탁유미는 아들을 꼭 끌어안은 채 마음속 깊이 처량함을 느끼고 있었다.아이를 정상적인 학교에 보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녀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었다.원래 아들은 건강한 몸을 가진 천재 아이여야 했다.그런데 그녀 때문에 아직 어린 나이에 이런 시련을 감내해야 했다.게다가 지금... 사과까지 강요받고 있다니!만약 자신이 사과한다면 곧 아들이 잘못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 될 터였다.하지만 아들은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다.임유진이 분노에 차 입을 열려는 순간 탁유미가 먼저 단호하게 말을 꺼냈다.“저는 사과 못 합니다. 그리고 우리 아이가 사과하도록 하지도 않을 겁니다.저는 우리 아이의 말을 믿어요. 이번 일... 제 아들은 아무 잘못 없습니다!”“어머님, 잘 생각해 보셨습니까? 사과하지 않으시면 저도 더 이상 어머님 편을 들어줄 수 없습니다!”그러자 담임이 경고했다.하지만 탁유미는 비웃으며 받아쳤다.“교사라면 진실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지 편파적으로 한쪽만 옹호하면 안 됩니다.모르는 사람들은 오히려 당신이 그들의 변호인인 줄 알겠네요.”“당신...!”그 말에 담임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게 달아올랐다.그리고 탁윤과 싸운 아이의 어머니는 냉소를 지었다.“사과해도 소용없어요. 우리 아이는 이런 가정의 아이와 같은 교실에 있게 할 생각이
Baca selengkapnya
Sebelumnya
1
...
199200201202203
...
214
Pindai kode untuk membaca di Aplikasi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