บททั้งหมดของ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บทที่ 2081 - บทที่ 2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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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1화

“그러게요. 정말 금방이네요.”한지영이 둥글게 솟은 배를 쓰다듬으며 미소를 지었고 이어 탁유미를 바라보며 물었다.“유미 언니, 윤이는 요즘 잘 지내요? 학교에서 누가 또 건드리거나 그런 건 없죠?”탁유미는 고개를 끄덕였다.“지영 씨, 요즘은 괜찮아요. 지난번에 유진 씨랑 함께 도와준 덕분에 학교에서도 윤이를 조심히 보는 눈치예요. 교장 선생님도 그렇고... 이제 건드리는 애들은 없을 것 같네요.”“그럼 다행이고요.”임유진은 드디어 반가운 소식을 들은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게 셋은 테이블 위 음식을 나누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이어갔다.그리고 곽연아 이야기로 넘어가자 한지영은 아이를 낳고 나면 꼭 한번 보고 싶다고 잔뜩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그때서빙 직원이 뜨겁게 김이 오르는 육개장을 들고 들어왔고 한지영은 기쁜 얼굴로 말했다.“유미 언니, 이 집은 이게 진짜 맛있어요. 원래 이런 향 싫어했는데 요즘 왜 이렇게 땡기는지...”확 끼쳐오는 강한 향.그리고...탁유미의 몸이 순간적으로 굳었다.콧속으로 파고드는 매운 향이 올라오자 배 속이 뒤틀리듯 울렁거리기 시작했다.그녀는 급하게 일어나 손으로 입을 틀어막은 채 거의 뛰다시피 화장실로 들어갔다.그리고 세면대 위로 몸을 숙여 한참을 토해냈고 숨이 다 빠져나간 뒤에서야 겨우 물을 떠 입을 헹구며 거울을 마주했다.창백한 얼굴... 아무리 애써 숨을 고르려 해도 진정되지 않는 미묘한 떨림.‘왜 이러지...?’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겨우 정리한 뒤 문을 열고 나가자 임유진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다가왔다.“유미 언니, 괜찮아요? 어디 아파요?”“아니에요, 유진 씨.”탁유미는 애써 미소를 지었다.“그냥... 향이 좀 강해서요. 요즘 매운 걸 잘 못 먹나 봐요.”한지영도 걱정스럽게 말했다.“그럼 그 메뉴는 빼요. 언니 힘들면 안 되지.”“괜찮아요. 두 사람 먹어요. 나는 그냥 좀 쉬면 돼요.”탁유미는 손사래를 치며 자리를 지켰다....식사를 마치고 식당 밖으로 나온 세 사람.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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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2화

한지영의 얼굴이 점점 창백해지고 있었다.그 순간 갑자기 그 기이한 소년이 손을 뻗었고 작고 부드러운 손바닥이 한지영의 배 위에 평평하게 놓였다.그 소년의 행동에 탁유미와 임유진은 깜짝 놀랐고 탁유미가 손을 들어 소년의 손을 떼려고 하자 소년 뒤에 서 있던 중년 남자가 단호하게 말했다.“손대지 마라. 대표님을 건드리면 그 후과는 너희가 감당할 수 있는 게 아니다.”탁유미는 순간 멈칫했다.남자의 말투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었고 마치 정말로 그녀가 손을 떼는 순간 불길한 일이 일어날 것처럼 느껴졌다.그리고 그녀가 주저하는 사이 한지영은 깊게 숨을 내쉬며 말했다.“유미 언니... 괜찮아요. 정말 괜찮아요...”실제로 그녀는 손이 배 위에 놓이는 순간 평소보다 격렬하고 급했던 태동이 서서히 안정되며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탁유미는 한지영의 얼굴이 점차 안정을 되찾자 소년에게 더 이상 간섭하지 않았다.소년은 잠시 손을 떼고 고개를 들어 한지영을 바라보았다.그 눈빛은 또렷하고 진지했으며 단순한 호기심이 아닌 무언가 결심한 듯한 강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어떻게 해야... 그 여자를 내게 줄 거야?”한지영은 잠시 멍해졌다.그리고 소년이 가리킨 손끝을 보고 이제야 그가 말하는 ‘그 여자’가 자신의 배 속 아이임을 깨달았다.겉보기엔 기이해 보이는 소년과 중년 남자였지만 한지영은 이상하게도 그들이 악의를 품고 있지 않다는 직감을 느꼈다.특히 방금 소년이 배를 만졌을 때 태동이 평온해진 것이 확실히 증명하고 있었다.“꼬마야, 이 아기는... 아줌마에게 정말 소중한 보물이니까 못 줘.”한지영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못 준다고?”소년은 눈썹을 찌푸리더니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그래도 난 그 여자와 함께 있고 싶어. 그리고 당신이 원하는 건 다 줄 수 있어. 내가 약속할게!”그 진지한 모습에 한지영은 생각지 않게 웃음이 나왔다.“아직 배 속 아기인데 태어나지도 않았고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몰라. 그럼에도 아기랑 함께 있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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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3화

“그런데 지금 태동은 평소랑 비슷해졌어요.”한지영이 말했다.“어? 정상으로 돌아온 거야?”임유진이 놀란 눈으로 물었다.“응. 방금 그 소년이 손을 내 배 위에 올려놨을 때... 그랬나 봐.” 한지영은 무심결에 소년이 있던 위치를 바라봤지만 이미 소년과 중년 남자는 자취를 감추고 없었다.한편 탁유미는 한지영을 바라보며 말했다.“지영 씨, 어서 차 타요. 뭐가 됐든 병원에서 확인해 보는 게 안전해요.”한지영도 고개를 끄덕이며 차에 올랐고 곧 임유진이 운전하는 차는 한지영이 등록한 VIP 병원으로 향했다.한지영은 VIP 환자라서 바로 전문의 진료를 받을 수 있었고 태동이 이상하다는 이야기를 듣자 전문의는 곧바로 태아 심박수와 초음파 검사를 진행했다.한편 탁유미와 임유진은 밖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그러던 중 탁유미의 얼굴이 갑자기 창백해지더니 급히 손으로 입을 막고 병원 화장실 쪽으로 달려갔다.“우욱... 욱!”탁유미는 세면대 앞에 몸을 숙이고 계속 토해냈고 한참 후에야 겨우 진정되었다.그리고 이내 손을 씻고 거울 속 자신의 창백한 얼굴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오늘 하루만 해도 벌써 두 번째였으니.화장실을 나와 검사실 대기 구역으로 돌아오자 임유진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봤다.“유미 언니, 지금 괜찮아요? 아프신 건 아니죠?”탁유미는 힘겹게 웃으며 말했다.“아마 위가 좀 안 좋았나 봐요... 조금 토했더니 이제 괜찮아요. 아마 음식 때문일 거예요. 나중에 약만 좀 먹으면 될 것 같아요.”그러나 임유진은 잠시 머뭇거리며 조심스레 물었다.“그런데 유미 언니... 최근에 혹시 이경빈 씨랑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 거예요?”사실 전에 임유진이 분식집을 찾았을 때 김수영이 그녀에게 이경빈이 찾아왔었다는 사실을 전한 적이 있었다.탁유미는 그 질문을 듣자 얼굴이 순간 창백해졌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여러 기억들이 그녀를 압박했다.‘혹시...’임유진은 탁유미의 표정을 보고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역시 유미 언니와 이경빈 씨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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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4화

“유미 언니는 좀 안 좋아 보여서 먼저 돌아갔어.”“지영아, 너는 괜찮대?”임유진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응, 나야 괜찮아. 별문제 없대.”한지영이 배를 살며시 쓸어올리며 말했다.“다만 의사 선생님이 그러는데 갑자기 태동이 너무 격해지는 건 위험 신호일 수도 있어서 앞으로는 조금만 이상해도 바로 병원 오라고 했어.”“그럼 조심해야지. 집에 데려다줄까?”임유진이 물었다.“그래.”그런데 잠시 걸음을 옮기던 한지영이 불쑥 말했다.“그런데... 유미 언니, 오늘 점심때도 좀 안 좋아 보였어.”하지만 임유진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지금은 그저 자신의 추측일 뿐 탁유미는 검사도 하지 않았으니 쉽게 말할 수 없었다....그날 밤.임유진은 자신도 마음이 불편한 채로 집에 돌아왔다.정리되지 않은 감정을 어쩌지 못한 채, 결국 탁유미와 한지영 사이에서 일어난 일을 남편 강지혁에게 털어놓았다.“아직 확실하진 않지만... 유미 언니, 혹시 임신한 걸지도 모르겠어. 만약 사실이라면... 유미 언니랑 이경빈 씨 관계는 어떻게 되는 걸까?”강지혁은 소파에 앉아 천천히 와인잔을 돌리며 말했다.“그건 내가 장담할 수 없어. 하지만 유미 씨가 지금까지 보여온 태도를 생각하면... 그 아이 때문에 이경빈 씨와 함께하겠다는 결정을 내릴 사람은 아니야.”“맞아... 그랬다면 예전에 윤이가 생겼을 때 벌써 그렇게 선택했겠지.”임유진은 한숨을 내쉬었다.그리고 잠시 침묵하던 그녀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그런데 유미 언니가 이경빈 씨랑 관계를 회복하고 싶지 않다고 하더라도... 만약 진짜 이경빈 씨 아이를 가진 거라면... 이경빈 씨가 가만히 있을까? 혹시... 그 사람 성격대로라면 유미 언니를 놓치지 않으려고 어떤 방법이든 쓰지 않을까 걱정돼.”강지혁은 잔을 내려놓고 눈을 가늘게 뜨며 웃었다.“‘하지 않을까’가 아니라 ‘그렇게 할 거다’가 맞겠지.”“어떻게 그렇게 확신해...?”“내가 이경빈이라면 그럴 테니까.”강지혁은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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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5화

그런 말을 하는 강지혁을 보며 임유진의 가슴이 조금은 저릿하게 아파왔다.조금 전까지 그저 가벼운 가정일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그가 정직하게 대답해버리자... 그런 대답을 하게 만든 자신이 괜히 잔인한 사람이 된 기분이었다.“네가 스스로를 그렇게 몰아갈 일은 없을 거야. 그리고... 나도 너를 떠나지 않을 거고.”임유진은 그 말과 함께 강지혁을 꽉 끌어안았다.그러자 강지혁은 잠시 멈춰 있더니 고개를 숙여 어떻게든 자신을 끌어안으려는 임유진을 바라보며 입꼬리를 올리더리 곧 그녀의 어깨에 천천히 머리를 기대었다.“유진이 네가 날 떠나지 않으면... 나도 절대 떠나지 않아.”둘은 그렇게 한참을 서로 끌어안은 채 있었고 심장 박동이 어느 정도 가라앉고 나서야 임유진이 숨을 고르며 미소를 지었다.“우리 지금...너무 심각해져 버린 것 같아. 원래는 유미 언니랑 이경빈 씨 얘기만 하려던 거였는데.”그녀는 곧 눈썹을 찡그리며 말을 이어갔다.“그런데... 이경빈 씨도 정말 그런 식으로 행동할까?”강지혁은 잠시 생각하더니 짧게 말했다.“가능하지.”그러자 임유진은 복잡한 표정을 지으며 눈을 깜빡였다.“그럼... 말인데.”그녀가 망설이자 강지혁은 이미 그녀의 의도를 꿰뚫어 본 듯 답했다.“내가 도와주길 바라는 거지? 혹시 이경빈 씨가 유미 씨를 억지로 붙잡거나... 그런 일이 생기면 대신 유미 씨를 지켜달라고.”임유진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응. 그런데... 그러면 강씨 가문하고 이씨 가문 사이에 충돌이 생길 수도 있잖아. 그렇게 되면 사업적으로도 큰 손해가 생길 텐데...”그녀의 눈동자에 떠오른 건 분명한 걱정이었지만 그 뒤엔 또 다른 감정도 숨어 있었으니.그렇다. 임유진은 마음 한 켠에서 계속 탁유미를 걱정하고 있었다.사실 임유진이 지금처럼 강지혁에게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이유도 바로 탁유미 때문이었다.처음 일자리를 구하던 시절.사람들은 모두 그녀가 전과자 출신이라는 이유로 거리낌을 보였지만 오직 탁유미만이 임유진에게 기회를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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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6화

“그래.”탁유미는 애써 미소를 지었다.그날 밤.탁윤이 잠든 것을 확인한 뒤 탁유미는 이상하게 허기가 느껴졌고 결국 그녀는 조용히 부엌으로 가 컵라면 하나를 끓였다.그러나 겨우 몇 입 떠먹었을 뿐인데 갑작스럽게 그 역한 구역감이 또다시 치밀어 올랐다.“읍... 으윽...”탁유미는 급히 싱크대로 달려가 몸을 잔뜩 웅크린 채 토하기 시작했다.계속해서 울컥거리는 속, 차오르는 위산, 멈추지 않는 구토...참아보려 해도 속에서부터 뒤집히는 느낌은 점점 더 심해졌고 결국 힘이 빠질 정도로 토해내고서야 겨우 멈출 수 있었다.몸이 휘청거려 싱크대에 잠시 기대서 버틴 후 그녀는 힘겹게 입을 헹구고 물로 싱크대를 정리한 뒤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테이블 위에는 이미 불어버린 컵라면이 처참하게 놓여 있었고 탁유미는 떨리는 손으로 천천히 자신의 아랫배를 감싸 잡았다.대답을 듣고 싶지 않아 부정하고 있었을 뿐... 사실 이미 마음속에서는 결론을 알고 있었다.만약 정말로... 뱃속에 또 다른 생명이 생긴 거라면.그렇다면 자신은 어떻게 해야 하지?그리고... 그녀와 이경빈 사이는 도대체 어떻게 되는 걸까?“아닐 거야... 그렇게 우연일 리 없어. 단 한 번뿐인데... 어떻게...”탁유미는 스스로에게 말하며 고개를 저었지만 부정과 동시에 눈가에서는 뜨거운 눈물이 한 줄 흘러내렸다.그날 밤 탁유미는 한숨도 자지 못했다....며칠 뒤.그녀의 심해지는 구역감과 토는 결국 김수영에게까지 들킬 정도가 됐다.“유미야, 너 왜 이래? 속이 안 좋아? 엄마가 위약 좀 지어올까?”김수영의 걱정스러운 말에 탁유미는 한층 더 창백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아... 아니에요. 오늘 오후에 병원에 좀... 다녀올게요.”아무리 외면하려 해도 이 며칠간 계속되는 증상은 그녀가 가장 듣고 싶지 않은 현실을 잔인하리만큼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었다.그날 오후.탁유미는 결국 병원에서 산부인과 번호표를 뽑았다.임신 여부는 혈액검사만 해도 확인할 수 있었고 30분이면 결과가 나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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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7화

탁유미는 여러 생각이 뒤엉킨 얼굴을 한 채 분식집으로 돌아왔다.그러자 김수영이 곧장 물었다.“유미야, 어떻게 됐어? 며칠을 토하더니... 의사는 뭐라고 하디?”“그냥... 식단 조금 조심하라고 했어.”탁유미는 애써 태연하게 말했지만 잠시 머뭇거리더니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엄마... 내가... 만약 아이를 하나 더 낳으면... 어떨 것 같아요?”김수영은 순간 멍해졌다가 곧 싱긋 웃으며 말했다.“아이고... 내가 평생 말해도 안 듣더니 이제야 마음이 바뀐 거야? 너 아직 늙지도 않았어. 요즘은 서른다섯 넘어서 낳는 사람들도 많다. 다 고령이라 하긴 해도 의학적 기술도 좋아졌고. 새로 가정을 꾸리고 아이도 낳고... 그러면 두 사람 사이의 감정도 단단해질 테니...”그 말에 탁유미는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사실이었다. 그녀는 올해 서른다섯.이미 ‘고령 산모’ 범주에 발을 들였지만 요즘 시대에는 서른다섯 이후에 아이를 낳는 사람도 얼마든지 있었다.하지만 김수영은 이미 오해로 달려가고 있었다.“너 혹시... 곽동현 씨 마음에 둔 거야?”김수영은 재미있다는 듯 말을 이어갔다.“사람 참 괜찮더라. 연아도 그렇고... 윤이하고도 잘 맞고. 너 그 사람이랑 새 가정 꾸리면 나는 찬성이야.”“아니에요, 엄마.”탁유미는 급히 말을 막았다.“그런 게 아니고... 누구랑 새 가정을 꾸미려는 것도 아니고... 그냥 문득... 아이가 하나 더 생기면 어떨까 그런 생각이 들어서요.”“가정을 안 꾸미는데 애는 어디서 난다니. 설마 아이 들여온다는 거야? 유미야, 지금 형편에 그건 좀...”“아니에요, 엄마. 그런 뜻 아니에요.”탁유미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더 설명하기도 버거워 보였고 결국 그녀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일로 몸을 피했다....이틀 뒤.탁유미는 다시 병원을 찾았다.굳이 재검을 받을 필요는 없었다.원하지 않는다면 단순히 정리해 버리면 되는 일이었으니까.그런데도 그녀는 이곳에 있었다.마치... 이미 마음 한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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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8화

생각만 해도 이경빈은 가슴 한구석이 아득하게 조여오는 것을 느끼며 몸이 저절로 떨릴 정도였다.‘유미가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안 돼! 절대 안 돼!’탁유미는 그에게 있어 그 어떤 사람보다도 소중한 존재였고 그녀를 잃는 세상은 그가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잠시 후 탁유미가 병원을 나서는 순간 검은색 세단 한 대가 그녀를 조심스럽게 따라왔다.그 시선 끝에는 이경빈이 있었다.그리고 바로 그때 그의 휴대폰이 울렸고 그는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유미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거야?”그리고 들려오는 휴대폰 너머의 차분한 목소리.“탁유미 씨는 아픈 것이 아니라... 임신했습니다.”상대는 조금 전 조사한 상황을 빠짐없이 설명했다.“지금 탁유미 씨는 임신 4주 차입니다. 오늘 혈액 재검 결과도 이상 없이 정상입니다...”뒤이어 이어지는 말들은 더 이상 이경빈의 귀에 들어오지 않았고 그의 시선은 오직 멀지 않은 탁유미에게만 고정되어 있었다.‘유미가... 임신했다고?!’더 이상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분명 그날 밤... 그 순간 만들어진 생명이 그녀 뱃속에 있었다.그 아이는 그와 탁유미의 아이였다!순간 눈가가 뜨거운 눈물로 젖었다.아이... 아이...과거 자신이 아이를 제대로 지켜주지 못했기에 탁유미는 그렇게 고통스럽게 탁윤을 낳았고 심지어 청각장애를 갖고 태어났다.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이번에는 절대 실수하지 않을 것이다.이 아이를 그리고 그녀를... 온 마음과 온 힘을 다해 지킬 것이고 조금의 상처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한편 탁유미는 여전히 갈팡질팡하고 있었다.아이를 낳아야 할지 아무 결혼의 약속도 없는 상태에서 아이를 기르는 것이 맞는지그리고 어머니와 탁윤은 또 어떻게 될 것인지...‘약물 유산은 임신 49일 이내에 해야 하고 물론 빠르면 빠를수록 좋고 안전하게 마무리할 수 있어요. 만약 49일을 넘으면 수술해야 하고 몸에 부담이 커지겠죠.’의사의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그때 버스가 도착했고 탁유미가 버스에 오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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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9화

탁유미의 눈동자에 스친 놀람과 긴장 그 모든 것을 읽어낸 듯 이경빈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그래. 나 알아. 너 임신한 거... 임신 4주. 그리고 그 아이는...그날 밤 생긴 우리 아이잖아!”그의 말은 더 이상 질문이 아니었다.확신이자 단정... 거의 선언에 가까웠다.마치 조금의 의심도 없는 듯 그녀 뱃속의 생명이 자신과 그녀의 아이임을 굳게 믿고 있었다.순간 탁유미의 손바닥과 등이 동시에 차가운 땀으로 젖어 들기 시작했고 두려움과 당혹감이 뒤섞인 채 그녀는애써 부정하려 했다.“무... 무슨 소리 하는 건데. 나 그런 거 없어. 임신 같은 거... 아니라고. 이경빈!너 지나친 상상하지 마.”그러자 이경빈은 피식 짧게 비웃었다.“그럼 지금 당장 병원으로 갈까? 아까 너 진료했던 의사한테 가서 네가 임신 아니라고 직접 말해볼래?”“너... 나를 미행하고 조사한 거야?”탁유미의 목소리가 날카롭게 치솟았다.“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이경빈이 차분하게 목소리를 가다듬고 말했다.“병원에서 우연히 널 봤어. 너 아픈 줄 알고... 혹시 무슨 병이라도 난 건 아닌지 걱정돼서... 너무 걱정돼서 알아본 것뿐이야.”하지만 그 우연이 그가 탁유미의 임신 사실을 가장 먼저 알게 되는 계기가 되어버렸다.“내가 안 알아봤다면 너는... 이 일을 평생 나한테 숨길 생각이었던 거야? 단 한마디 말도 안 하고?”그러면서 점점 걸음을 가까이하더니 숨이 닿을 만큼 가까운 거리에서 탁유미를 바라보며 바싹 밀어붙였다.그러자 탁유미는 마른 입술을 적시며 말했다.“이건... 너랑 상관없어.”“어떻게 상관이 없다고 해?”이경빈의 목소리가 떨렸다.“네 뱃속에는 너랑 나의 아이가 있어. 나는 그 아이의 아빠야. 그런데 이게... 나와 상관없다고?”“그... 그 아이는...”그녀가 말문을 막 열려던 바로 그 순간 또다시 위로부터 밀려오는 구토감이 강렬하게 덮쳤다.결국 탁유미는 참지 못하고 고개를 돌려 토하려 했지만 그대로 이경빈의 슈트 위에 토해버렸다.고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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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90화

임유진은 진료실 밖에 앉아 있으면서도 머릿속이 복잡하게 소용돌이쳤다.이경빈이 이미 자신의 임신 사실을 알아버렸다.그렇다면 이제 대체 어떻게 되는 걸까?그때 옆자리에서 한 여자가 작은 목소리로 말을 걸어왔다.“저 사람... 남편이죠? 참... 보기만 해도 아내 챙기는 게 보이네요. 임신했다고 힘들다고 하니 표정이 그냥 덜덜 떨리던데요. 아휴... 난 내 남편한테 임신했을 때 그런 거 한 번도 못 봤다니까요. 부러워요. 정말 행복해 보이네요.”행복...탁유미는 속으로 피식 비웃었다.행복한 사람이라면 그 지옥 같은 시간을 혼자 버틸 리가 없었다.그 여자도 그 모든 사실을 안다면 절대 그런 말을 하지 않았겠지.병원에서 나오는 길 두 사람은 한동안 말이 없었고 잠시 후 이경빈이 먼저 입을 열었다.“얘기 좀 하자. 이렇게는 안 돼.”탁유미는 망설였지만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지금 이런 상황은 분명 얘기가 필요했으니까.“가까운 데로 가. 너무 멀리 걷고 싶진 않아.”병원 근처의 조용한 레스토랑의 작은 룸.이경번은 죽과 과일 등 가벼운 음식만 주문했다.“아까 토하면서 위가 완전히 비었잖아. 의사가 초기는 최대한 담백하게 먹으라 했으니까 좀...”하지만 탁유미는 그저 이경빈을 바라볼 뿐 숟가락을 들지 않았다.“경빈아.”입을 열자마자 목이 조금 떨렸다.“이경빈, 너까지 나 때문에 이런 거 할 필요 없어. 이 일은 내가 알아서 처리할 거야. 널 귀찮게 하지 않을 테니까.”이경빈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어두워졌다.“뭐라고? ‘내가 알아서 처리할 거다’,‘널 귀찮게 하지 않을 거다’라니?”그의 목소리는 점점 날카로워졌다.그러자 탁유미는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그냥... 모든 걸 예전처럼 하겠다는 거야. 그냥... 우연히 생긴 일이었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이경빈의 입가에 차가운 웃음이 번졌다.“그럼 이제 네 뱃속에 있는 아이도 없던 일이 되는 거야?”“그건 내가 알아서 처리할 거야.”탁유미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어떻게 처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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