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빈 씨, 왜 경빈 씨가 받아요? 유미 언니는요? 왜 유미 언니 휴대폰을 가지고 있는 거예요? 유미 언니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거예요?”다급한 임유진의 목소리가 휴대폰 너머로 들려왔다.“유진 씨, 나... 나 괜찮아요.”탁유미는 급히 대답하며 마음을 진정시켰다.“유미 언니, 경빈 씨가 언니한테 무슨 해를 끼치진 않았죠?”임유진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그... 그럴 일은 없을 거예요.”탁유미는 잠시 머뭇거렸다.“지금 가게는 저희 엄마가 보고 있어요. 저도 금방 돌아갈 거고요. 혹시 유진 씨가 가게에 가게 되더라도 내가 지금 경빈이랑 같이 있다는 건 저희 엄마한테는 절대 말하지 말아 줘요.”그러나 탁유미가 마지막으로 한 이 말이 이경빈의 얼굴을 더욱 어둡게 만들었다.“됐어. 다 들었어.”그리고 그는 휴대폰 너머 임유진에게 단호하게 말했다.“유진 씨, 유미와 내 일에 끼어들 생각하지 마요. 설령 유진 씨가 백씨 가문 안주인이라 해도... 난 절대 봐주지 않아요.”말이 끝나기 무섭게 이경빈은 전화를 뚝 끊었고 그의 시선은 다시 탁유미에게 돌아왔다.“보니까 네 친구는 정말 널 걱정하는 모양이네.”탁유미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그렇게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망설이기를 반복하던 끝에 탁유미는 겨우 입을 열었다.“이경빈... 도대체 뭘 어쩌려는 거야?”그러나 이경빈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묵직하게 그녀를 응시했다.한편 휴대폰 너머 임유진은 화면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속으로 걱정했다.탁유미는 괜찮다고 했지만 휴대폰이 이미 이경빈 손에 넘어갔다는 사실만으로도 결코 ‘괜찮다’라고 할 상황이 아니었다.결국 임유진은 곧바로 운전대를 돌려 GH 그룹 본사로 향했다.잠시 후 회사에 도착한 임유진은 차량을 정문 경비에게 맡기고 급히 뛰어 들어갔다.그녀가 누구인지 여기 있는 사람들은 당연히 알고 있었고 태도는 모두 예의 바르고 신중했다.임유진은 곧바로 강지혁의 사무실까지 달려갔다.하지만 문을 밀고 들어서자마자 입이 딱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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