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확히 가까운 거리.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을 만큼 아주 가까운데...그러나 이경빈에게는 그 거리가 하늘과 땅만큼 멀게 느껴졌다.평생을 걸어도 닿지 못할 만큼.“어떻게 해야... 네가... 나한테 조금이라도 감정을 줄 수 있어? 난... 정말 조금이면 돼... 단 한 조각만이라도...”하지만 탁유미는 단 한 순간도 흔들리지 않았다.“어떻게 해도 불가능해.”그녀는 냉정하고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이경빈, 난 이미 말했어. 우리 사이... 오래전에 끝났어. 어젯밤 일은... 없었던 거야. 이제 잊어. 나도 완전히 잊을 거야!”그 말에 이경빈은 마치 한순간 숨이 끊긴 사람처럼 멍해졌다.어떻게 잊나... 그에게는 잊을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결국 이경빈은 탈색되듯 얼굴에서 피기가 사라졌고 몸의 힘도 함께 빠져나가는 듯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섰다.탁유미는 깊게 숨을 들이켰다.“그리고... 앞으로는 우리 가게에 오지 않았으면 해. 윤이와 관련된 일이면 전화하면 돼. 그 외에는... 우린 여기까지야.”그녀는 더 머뭇거리지 않고 돌아섰다.덜컥!문이 닫히는 소리가 나고 혼자 남겨진 호텔방.그제야 이경빈은 무너진 듯 무릎을 꿇었다.그리고 주먹을 꽉 움켜쥐고 그대로 바닥을 세게 내리쳤다.“아... 아아아아!!!!!”억눌렸던 절망과 분노 그리고 후회가 뒤엉킨 비명이 터져 나왔다....가게로 돌아온 탁유미를 본 김수영은 급히 다가왔다.“유미야, 어떻든? 저 사람이 또 무슨 말 한 건 아니지?”“아무 일도 없어요, 엄마.”탁유미는 조심스럽게 달랬다.“그냥... 다시는 가게에 오지 말라고 했어요. 저랑 그 사람은... 이제 정말 불가능해요.”김수영은 잠시 머뭇거리다 조심스레 말했다.“그래도... 그 사람... 이 많은 세월 동안 결혼도 안 하고... 다른 여자도 없었잖니. 혹시... 정말 너를...”“엄마!”그러자 탁유미가 빠르게 말을 잘랐다.“제가 그 사람이랑 다시 엮이면... 그 사람 얼굴 볼 때마다 옛날 일이 떠올라요. 그럼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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