บททั้งหมดของ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บทที่ 2101 - บทที่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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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1화

임유진은 눈이 휘둥그레져서 말했다.“그렇게까지 해도 상관없는 이유가 있다는 게 무슨 말이야?”그러자 강지혁이 조용히 대답했다.“죽게 되더라도... 그게 오히려 답일 수 있다는 뜻이야. 탁유미 씨가 이경빈의 죽음 앞에서도 아무런 동요도 없다면 그건 곧 탁유미 씨 마음속에서 이경빈은 완전히 사라졌다는 의미니까. 그렇게 된다면 살아도 죽어도... 이경빈에게는 더 이상 별 의미가 없어지는 거지.”임유진은 말문이 막혀 그대로 굳어버렸다.그렇다면 적어도... 탁유미가 아예 무심한 건 아니라는 것.죽게 둘 만큼 이경빈을 미워하진 않는다는 뜻이니 이경빈 입장에선 그가 ‘이긴’ 셈이었다....한편 병원으로 실려 온 이경빈은 응급치료를 받았고 상처 자체는 깊지 않았지만 피를 너무 많이 흘러 결국 400ml 수혈까지 받게 되었다.그런데 수혈 중에도 그는 탁유미의 손을 한순간도 놓지 않았다.마치 손을 놓는 순간 그녀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까 두려워하는 사람처럼.잠시 후 병실 안은 수액 떨어지는 소리만 똑똑 울렸고 임유진과 강지혁은 눈치껏 병실 밖으로 나가 두 사람 단둘만 남겨두었다.그러던 중 탁유미가 먼저 입을 열었다.“이경빈. 손 좀 놔. 이렇게 잡고 있어 봐야 아무 의미도 없어.”그러자 이경빈은 힘겹게 눈꺼풀을 올렸다.“나한테... 아이를 지우지 않겠다고 약속해 줘. 그거면 돼.”탁유미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한 채 침묵했다.“유미야...”이경빈이 갈라진 목소리로 이어 말했다.“나 욕해도 되고 때려도 돼.심지어 나 죽이겠다고 해도... 난 받아들일 수 있어. 하지만 그 아이만큼은 버리지 말아 줘. 네가 말했잖아. 곽동현은 무고한 사람이라고. 그렇다면 그 아이는? 그 아이는... 그 누구보다도 더 무고하잖아!”그 말에 탁유미의 어깨가 크게 떨리더니 오랜 침묵 끝에 탁유미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래... 안 지울게.”그 순간 이경빈은 크게 놀란 듯 눈이 휘둥그레졌다.“정말이야? 정말... 이 아이를 낳아줄 거야?”“그래. 하지만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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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2화

“네.”“그럼... 그 아이가... 이경빈의 아이라는 거니?”김수영의 말끝이 미세하게 흔들렸다.“네.”탁유미는 한 번 더 조용히 대답했다.순간 방 안은 깊은 정적에 잠겼고 모녀는 한참 동안 말없이 서로를 바라만 보았다.그러다 한참 뒤 김수영이 힘겹게 말을 이었다.“대체 어떻게 된 거야... 너 이경빈한테 마음 다 정리했다고 했잖아. 그런데 어떻게 아이까지 갖게 된 거니?”탁유미는 씁쓸하게 웃었다.“그냥... 우연히 생긴 일이에요. 그 사람이 술에 취해서 저를 찾아왔고... 제가 호텔방까지 데려다줬어요.”그 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충분했다.“그럼... 이경빈은 이 아이가 있다는 걸 알아?”김수영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네, 알아요.”그리고 탁유미는 오늘 있었던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차근히 이야기했고 김수영은 듣는 내내 마음이 무겁게 조여왔다.무엇보다 딸이 임신했는데도 알아보지 못한 자신이 미안했다.‘요즘 유미가 그렇게 자주 토했는데...’그 생각이 드니 이 아이 때문에 밤마다 고민하며 힘들어했을 딸이 떠올라 더 가슴이 아렸다.“네가 이 아이를 낳겠다고 결정했다면...”김수영은 딸의 손을 꼭 잡으며 조용히 말했다.“그럼 우리 둘이서 잘 키우면 돼. 가게도 요즘 괜찮고... 엄마가 틈나는 대로 부업이라도 해서 보탤게. 이 늙은 몸... 앞으로 10년쯤은 더 버틸 수 있어.”아이가 하나 늘면 그만큼 부담이 커진다.그걸 너무 잘 아는 김수영은 딸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었다.그 말에 탁유미는 금세 눈가가 붉어지기 시작했다.엄마는 늘 자신 때문에 이렇게 희생만 한다.이제는 편히 쉬셔야 할 나이인데...잠시 후 탁유미는 마음을 다잡은 듯 깊은숨을 들이쉰 뒤 말했다.“엄마... 저... 경빈이랑 혼인신고하려고 해요.”“뭐... 뭐라고?”김수영은 이번엔 정말 크게 놀랐다.딸이 임신했다는 사실보다 이 말이 훨씬 더 충격이었다.탁유미가 이경빈 때문에 얼마나 상처받았는지 김수영은 누구보다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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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3화

탁윤은 그대로 얼어붙은 듯 탁유미를 멍하니 바라봤다.“엄마... 아기 생겼어요...?”탁윤이 조심스럽게 그러나 놀란 눈으로 물었다.어린아이가 ‘아기가 어떻게 생기는지’를 완전히 아는 나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아기라는 존재가 어떤 의미인지 정도는 이미 알 만큼 컸다.탁유미는 부드럽게 숨을 내쉬었다.“응... 엄마도 예상 못 했던 일이야.”그리고 그녀는 조심스레 말을 고르며 대화를 이어갔다.“그런데 엄마는 그 아기가... 사람들 말에 휘둘리지 않는 아이였으면 해. 정식으로 혼인 신고한 부모 아래에서 태어난 아이들과 다름없이...”탁윤은 어딘가 알 것 같으면서도 모르는 듯한 표정으로 듣다가 고개를 기울였다.“엄마... 그 말은... 그 아기가 ‘혼외자’라고 불릴까 봐 그러는 거예요?”순간 탁유미의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그 세 글자...탁윤이 너무 일찍 알게 되어버린 단어.탁윤은 어릴 때부터 동네에서 자주 그 말을 들었다.그리고 그 말이 들릴 때마다 따라붙던 눈빛들...“불쌍하네.” “어쩔 수 없지 뭐... 저런 집 애는...”그 모든 시선이 어린아이의 가슴에 들어박혔다.게다가 지금은 그 의미까지 알고 있고 그만큼 더 상처를 느낄 나이가 됐다.탁유미는 미묘하게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엄마가... 정말 미안해. 윤이한테는... 많이 미안해.”“엄마가 뭘 하든 저는... 다 엄마 편이에요.”탁윤이 먼저 입을 열었다.“그리고... 저도 싫어요. 나중에 제 동생이 생겼는데 사람들이 또 ‘혼외자’라고 부르는 거...”그 말을 끝내고 탁윤은 고개를 푹 숙였다.아직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는 듯하지만 꺼내기 망설여지는 표정이었다.그러자 탁유미는 탁윤의 어깨에 부드럽게 손을 얹었다.“왜 그래? 말하고 싶은 거 있으면 해도 돼.”“그러면... 엄마.”곧 탁윤이 조심스럽게 올려다봤다.“엄마가 결혼하면... 우리 그 사람하고 같이 살아야 해요?”그 사람...그 말에 담긴 감정은 너무 분명했다.탁윤은 여전히 이경빈을 받아들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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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4화

이경빈의 얼굴에는 순식간에 환희가 번졌다.정말로... 그녀가 방금 “결혼하자”라고 말했다.혹시 아직... 그의 마음속에 있는 감정을 인정해 준 걸까.아직... 그에게 마음이 남아 있는 걸까.하지만 그 꿈같은 상상은 탁유미의 다음 말 한마디에 바로 무너졌다.“하지만 아기 태어나서 돌 지나면... 우리 이혼해. 그리고 결혼은 서류만 작성하는 거야. 결혼식도 안 하고. 결혼하고 나서도 지금처럼 난 내 집에서 살고 너는 네 집에서 살아.”말이 끝나자 이경빈의 표정은 서서히 그리고 완전히 굳어버렸고 입가에 있던 미소도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그녀가 원하는 결혼은 아이에게 ‘정상적인 신분’을 주기 위한 형식적인 결혼일 뿐이었다.결혼과 동시에 이혼 날짜까지 정해 놓은 결혼.같이 살 생각조차 없는 결혼...탁유미에게 이경빈은 그냥 도장 찍어주는 사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병실 안을 가르는 건 수액 떨어지는 소리뿐.긴 침묵 끝에서 그녀가 다시 입을 떼었다.“그래서... 너 나랑 결혼할래?”이경빈의 목은 말라붙은 듯 간신히 움직였다.“너... 내게 조금이라도... 감정은 있어?”단 한 점.한 점이라도 좋았다.하지만 그녀는 흔들리지 않았다.“없어.”단호하고 깔끔하고 조금도 망설임이 없는 부정.그 말 한마디는 그 어떤 칼보다 깊게 파고들었다.이경빈은 잠시 멍해 있다가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하지만 그 웃음은 결코 기쁘거나 유쾌한 것이 아니었다.그저 무너져 내린 심장 위에서 비틀비틀 울려 나온 웃음일 뿐.너무 절망적이었다.탁유미는 그 웃음소리만으로도 숨이 막혔다.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그는 웃음을 멈추었고 붉어진 눈으로 그녀를 똑바로 보며 말했다.“좋아. 네가 말한 조건... 전부 받아들일게.”“그럼 너 퇴원하면 연락해. 같이 구청 가서 서류 처리하자.”“응...”탁유미는 짧게 그의 대답을 들은 뒤 병실을 떠났다.그렇게 문이 닫히고 이경빈은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한참 동안 움직이지 못했다.“그래... 벌이지. 내가 한 짓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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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5화

“그 사람... 대답했어요?”임유진이 조심스럽게 물었다.그러자 탁유미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승낙했어요.”“그럼...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유미 언니, 어쨌든 모든 일이 잘되길 바랄게요.”임유진이 부드럽게 말했다.“감사해요. 나도... 아무 문제 없이 지나가길 바라고 있어요.”그러나 한지영은 여전히 충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얼굴이었다.그녀는 탁유미가 손을 흔들어 얼굴 앞에서 한 번 움직여주자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그... 그럼 제가 신혼 선물이라도 준비해야겠네요...”그러나 말을 마친 한지영의 표정이 바로 굳었다.자신이 말실수했다는 걸 뒤늦게 깨달은 것이었다.둘의 결혼은 사랑이 아니라 ‘형식’이라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그걸 알아챈 탁유미는 옅은 미소와 함께 말했다.“아니에요. 그런 거 필요 없어요. 결혼 자체가... 그냥 상황 때문에 하는 거니까요.”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한지영의 배를 바라보며 물었다.“지영 씨는 어때요? 요즘은 지난번처럼 갑자기 태동 심하게 오거나... 그런 건 없어요?”“이제는 없어요.”한지영이 답했다.“그런데요 진짜 아직도 좀 신기해요. 저번에 그 남자아이 알죠? 제 배에 손만 갖다 대면 바로 태동이 잠잠해졌던 그 아이요. 그러고는... 너무 확신에 찬 얼굴로 제가 딸 가졌다고 하더라니까요?”이 이야기는 이미 임유진과 탁유미 모두 알고 있었다.그때 임유진이 물었다.“그래서? 그 뒤로 검사해 봤어?”“응. 며칠 전에 정기 초음파 가서... 의사한테 성별 확인해달라고 했거든. 그랬더니...”한지영은 목소리를 조금 낮추며 말을 이었다.“진짜 딸이래. 그리고 지금 개월 수면 거의 틀릴 일도 없다고 하더라고.”그 말에 임유진과 탁유미는 서로를 스윽 바라봤다.그러다가 탁유미가 먼저 입을 열었다.“그냥 우연이겠죠. 그 남자아이가 대충 말한 것일 수도 있잖아요. 아니면... 집에서 누가 임신 배 모양으로 성별 맞춘다 그런 얘기해 줘서 지영 씨 배 보고 ‘딸 같네?’ 하고 찍은 게 맞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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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6화

그리고 이 세상에는... 아직도 그녀가 잊지 못하는 또 한 사람이 있었다.고통만 가득했던 그 감옥에서 아무 조건 없이 그녀를 도와준 사람.그 은혜를 언젠가는 꼭 갚고 싶었지만 그게 언제가 될지... 아니, 다시 만날 수나 있을지조차 알 수 없었다.그 사람을 떠올릴수록 탁유미는 마음 한 켠이 시려왔다.지금은 연락처 하나조차 남아 있지 않고 시간은 너무 많이 흘러버렸으니까.혹시나 다시 찾게 될지 모른다는 희미한 기대조차 이제는 한숨 섞인 바람처럼 흩어졌다....며칠 후 탁유미와 이경빈은 구청 앞에 섰다.탁유미는 잠시 멍하니 구청 입구에 걸린 간판들을 바라보았다.한때 그녀는 언젠가 이경빈이 자신에게 프로포즈를 하고 둘이 이곳에 올 날을 기대한 적도 있었다.하지만 그 후 감옥에 갇히면서 그런 생각조차 하지 않게 되었고 결혼 때문에 이곳에 발을 들일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런데 지금 그녀는 이경빈과 결혼을 위해 이곳에 서 있었다.“안 들어갈 거야?”옆에서 이경빈의 목소리가 낮게 울렸다.“들어가.”탁유미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대답했지만 발걸음은 유난히 무거웠다.한 걸음 또 한 걸음...마치 마음이 따라오지 못하는 것처럼 천근만근이었다.그렇게 둘은 안으로 들어가 접수 번호를 받고 대기 구역에 앉아 기다렸다.이곳은 결혼과 이혼 절차를 같은 공간에서 기다리는 구조였다.그래서일까... 공기 자체가 희비가 섞인 이상한 분위기를 품고 있었다.탁유미가 자리에 앉자마자 옆자리의 한 여성이 말을 걸었다.“혹시... 저처럼 이혼하시러 오신 건가요?”여성은 조용히 속삭였지만 그 말은 꽤 확신에 차 있었다.탁유미는 잠시 놀라며 주변을 살폈다.정말 그랬다.결혼하러 온 커플들은 서로 웃고 농담하며 기대에 차 있었고 이혼하러 온 사람들은 서로를 보지도 않은 채 얼음장 같은 얼굴을 하고 앉아 있었다.그러니 말 한마디 없는 자신과 이경빈은 누가 봐도 ‘이혼하러 온 부부’처럼 보였을 것이었다.“우린... 결혼하러 왔는데요.”그러나 탁유미의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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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7화

“왜요? 결혼하러 왔으면 꼭 다정하게 기대고 사랑이 넘쳐야 하나요?”이경빈이 심드렁하지만 불쾌함을 숨기지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러자 그 여성은 눈썹을 찌푸리며 받아쳤다.“아니... 딱 봐도 정이 없어 보이잖아요. 뭐... 결혼은 하더라도 이런 분위기면 금방 이혼할걸요.”그런데 그 순간이었다.여성은 이유를 알 수 없는 싸늘한 기운이 발끝에서부터 훅 치밀어 오르며 등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걸 느꼈다.이경빈이 그녀를 향해 눈을 치켜떴고 그 시선은 살짝 붉은 기운까지 어린 날 선 살기로 가득했다.여성은 즉시 입을 다물어버렸다.탁유미는 그런 이경빈의 표정을 보고 바로 알았다.그는 지금 화가 많이 나 있는 상태였다.“그냥... 지나가던 사람일 뿐이야.”탁유미가 나직하게 말했다.그녀는 이 여성이 결혼 생활에서 피해자라는 걸 느꼈고 그저 하소연을 한 것뿐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그러니 그 몇 마디 때문에 여성에게 화살이 향하는 건 바라지 않았다.곧 이경빈의 시선이 천천히 탁유미에게 옮겨왔다.그리고 그의 눈에 서린 거친 기운은 조금씩 가라앉으며 평소의 차가운 고요함으로 돌아갔다.조금 전 그는 평소와 다르게 감정을 주체하기 힘들 정도로 격앙돼 있었다.‘금방 이혼할 거라니.’아마도 그 말 때문이었을 것이다.그는 알고 있다.이 결혼이 그녀에게 아무 의미 없는 ‘형식’일 뿐이라는 것을.그럼에도...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꾸만 기대하게 된다.1년이 지나도 그녀가 이혼을 말하지 않길.혹시 모른다는 이유로 평생을 함께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멋대로 꿈꾸게 된다.바로 그때 번호표가 울렸다.두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나 5번 창구 앞으로 걸어갔다.곧 신분증과 서류를 직원에게 건네고 필요한 항목을 모두 작성한 뒤 사진을 찍기 위해 포토 부스로 이동했다.그렇게 둘은 사진사 앞 의자에 나란히 앉았다.하지만 사진사는 계속 머리를 갸웃거렸다.“두 분 결혼하러 오신 거 맞죠? 조금 가까이 앉으세요. 표정도 좀 풀고 미소도 짓고요. 안 그러면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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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8화

탁유미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기계적으로 따라 읽는 것처럼 결혼 서약의 말들에는 아무 감정도 실려 있지 않았다.그 서약이 그녀에게는 아무 의미도 없는 문장들이라는 게 너무나 분명했다.하지만 이경빈에게만큼은 달랐다.그 말들은 그의 평생을 걸고 하는 ‘진짜 서약’이었다.그는 서약을 읽으면서도 계속 탁유미를 바라보았다.‘유미야... 넌 모를 거야.’그녀가 이 아이를 낳기로 결정해 준 순간 자신이 얼마나 감사했는지.그리고 오늘이 자신의 인생에서 어떤 날인지.비록 이 결혼이 이름뿐인 결혼일 뿐이고 실질적으로는 아무 의미 없는 관계일지는 몰라도...그래도 교복 입은 시절부터 마음속에 품어온 단 한 사람을... 그녀를 이렇게 ‘아내’라고 부를 수 있게 된 것만으로 그는 충분했다.어쩌면 언젠가는 헤어질지도 모르지만 노인이 되어 관 속에 누웠을 때조차 그는 스스로에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그래도 그녀는 한때 내 아내였다.”그는 그런 마음으로 서약의 마지막 문장을 읽어 내려갔다....구청을 나선 뒤 두 사람의 손에는 혼인관계 증명서가 하나씩 들려 있었다.“유미야, 내가 데려다줄게.”이경빈이 먼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됐어. 나 버스 타고 가면 돼.”그러나 탁유미가 단칼에 거절했고 이경빈은 곧 씁쓸하게 웃었다.“이제 부부가 됐는데도 이렇게까지 거절해야 돼?”“너도 알잖아. 우리 결혼... 그저 아이 때문에 하는 거라는 거.”“그래...”그는 말이 없었다.맞다. 그는 누구보다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아이가 없었다면 탁유미는 자기 옆에 몇 분만 있어도 답답함을 느꼈을 터였다.“아... 시간 되면 나랑 같이 가서 출생신고 준비해야 해. 나중에 산전 진료 받을 때도 필요하거든.”그때 탁유미가 무덤덤하게 말했다.“좋아. 네가 언제 가자고 하면 그때 갈게.”이경빈은 즉시 대답했고 탁유미는 더 말하지 않고 뒤돌아 곧장 버스정류장 쪽으로 걸어갔다.이경빈은 그녀의 뒷모습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멍하니 서 있었다.그리고 아주 작게 자조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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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9화

“그래요? 금방 풀린다라...”이경빈이 중얼거리듯 되뇌었다.“그럼요. 여자들은 금방 마음 풀어요.”사진사는 능청스럽게 말했고 이경빈은 눈빛이 아주 잠깐 가라앉았다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예전의 탁유미는 그랬다.마음이 약해서 혹시 자신에게 화를 내더라도 조금만 달래면 금방 풀리곤 했다.하지만 지금은...그녀는 세상 누구에게나 마음을 줄 수 있을지 몰라도 단 한 사람... 자신에게만큼은 절대로 마음을 열지 않을 것이다.구청 밖으로 걸어 나오며 그는 손에 든 혼인관계 증명서를 내려다보았다.그래도... 어쨌든 오늘부터 탁유미는 자신의 아내고 그는 그녀의 남편이 되었다....탁유미가 가게로 돌아오자 김수영은 딸 혼자 들어오는 모습을 보고 물었다.“이경빈 그 사람은? 너희 오늘 혼인 신고한다고 하지 않았니?”“맞아요. 혼인 신고 마치고 바로 앞에서 헤어졌어요. 전 버스 타고 왔고요.”탁유미가 담담히 말했다.그녀는 오늘 혼인 신고하는 건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도 않았고 어젯밤에 김수영에게만 잠깐 이야기했을 뿐이었다.“그 사람이 널 안 데려다줬어?”김수영이 살짝 놀란 듯 물었다.“엄마, 우리 애초에 그렇게 하기로 했잖아요. 결혼해도 전처럼 각자 사는 거예요. 서로 얽히지도 않고 그냥 애한테 필요한 일 있으면 그때만 협조하고요.”그 말에 김수영은 더 말하지 못했다.사실 요즘 들어 마음 한구석에서는 딸이 이경빈과 정말 잘 됐으면 하는 생각도 있었다.두 아이의 아버지이기도 하고 지난 세월 그 남자가 해왔던 모든 걸 그녀는 지켜봐 왔었으니까.그런데 말을 잇기도 전에 탁유미는 갑자기 속이 울렁거려 황급히 옆으로 달려가 구토를 하기 시작했다.김수영은 그 모습에 그저 마음을 졸이며 딸 등을 쓸어줄 뿐이었다....오후가 되었을 때였다.골목 입구에서 갑작스러운 폭죽 소리가 요란하게 터졌다.이어 한 줄로 늘어선 고급 차량들이 천천히 골목 끝까지 들어오더니 전부 탁유미의 가게 앞에서 멈춰 섰다.근처 주민들은 모두 소리에 놀라 고개를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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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10화

골목 주민들은 손에 쥔 고급스러운 예식용 사탕을 보며 얼굴 가득 미소를 터뜨렸고하나둘씩 탁유미의 가게 앞으로 몰려들어 연신 축하 인사를 쏟아냈다.“유미 씨, 남편 잘 골랐네! 이제 부잣집 며느리 다 됐네!”“아까 유미 씨 남편이 그러더라. 두 사람 예전에 어쩔 수 없이 떨어져 지냈다고... 그동안 유미 씨 혼자 윤이 키우느라 얼마나 힘들었냐고 미안하다고. 이제라도 다시 붙잡아줘서 다행이지.”“어쩐지 윤이가 잘생겼다 했더니 아빠를 닮았구나!”사람들의 호들갑 섞인 축하에 탁유미는 어색한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반면 탁유미의 엄마는 한결 편안한 표정이었다.‘이러면 동네에서 아이들에 대해 아무 말도 못 하겠지...’그 마음이 조금은 놓인 듯했다.그리고 폭죽 소리가 잦아들고 사탕도 거의 다 나뉘었을 무렵.마침 초등학교 하교 시간이 되어 탁윤이 학교 문을 나서는데...멀리서 이경빈이 가게 앞에 서 있고 주변 사람들은 연신 “축하한다”라며 소란스러운 모습에 눈에 들어왔다.그때 같은 반 친구가 탁윤에게 다가와 물었다.“야, 너희 집 오늘 무슨 좋은 일 있어?”그러자 탁윤은 눈을 깜빡이며 사람들 말 사이사이로 들려오는‘백년해로’ 그리고 ‘행복하게 살아라.’ 같은 말들을 듣고 문득 며칠 전 엄마가 조심스레 꺼냈던 이야기가 번뜩 떠올랐다.‘혹시... 정말로 엄마랑 아빠가 결혼한 건가?’그때 가게 쪽에 먼저 뛰어가 소식을 들은 친구가 헐레벌떡 달려오며 말했다.“윤이야! 저 사람 너희 아빠래! 완전히 잘생겼어! 그리고 저 많은 차들 다 너희 아빠 거라잖아! 검은 양복 입은 사람들도 전부 너희 아빠 직원이고! 완전 드라마 속 회장님 같은데?!”다른 반 아이들도 눈을 반짝이며 탁윤을 바라봤고 특히 여자아이들 사이에서는 작은 비명이 터지기도 했다.하지만 정작 탁윤은 그 모든 걸 듣고도 멍하게 서 있을 뿐이었다.그리고 멀리서 아빠와 엄마가 함께 있는 곳을 바라본 순간 가슴 한쪽이 쿵 내려앉았다.‘정말... 아빠랑 엄마가 결혼했어...?’...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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