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Chapter 2161 - Chapter 2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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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1화

그러나 진해원은 아무리 설명은 해도 병원에 가서 사과하겠다는 말은 끝내 하지 않았다.그 순간 강선현의 얼굴이 그대로 굳어졌고 아이 특유의 감정은 한치의 머뭇거림 없이 곧바로 말로 튀어나왔다.“그럼... 나도 너랑 안 놀아.”순간 놀란 진해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하지만 강선현은 한 발 더 내디뎠고 작은 주먹을 꽉 쥔 채 단호하게 말했다.“사과 안 하면 나 너랑 안 놀 거야. 나... 너랑 친구도 안 할 거야.”관계의 끝을 의미하는 말...아이들의 세계에서 이 말은 가장 무서운 선언이었다.그 말을 듣는 순간 진해원의 얼굴에서 핏기가 싹 빠져나갔다.“현아...”그는 반사적으로 손을 뻗었다.붙잡고 싶었다.아니. 정확히는... 말하고 싶었다.자기는 일부러 민 게 아니라는 것.그저 소리가 들려서 탁윤을 피하게 하려던 거였다는 것.실제로는 손이 닿지도 않았고 탁윤이 놀라 피하려다 발을 헛디딘 거라는 것.지금 당장 그 모든 말을 전하고 싶었다.하지만...작은 손은 결국 허공만을 움켜쥐었다.아무것도 없었다.텅 빈 공기뿐이었다.강선현은 이미 자신을 등지고 있었으니까.그리고 그때 주변에 서 있던 도우미들의 시선이 진해원에게로 향했다.말은 없었지만 그 눈빛은 충분히 말하고 있었다.비웃음과 불쾌함 그리고 분명한 선 긋기.그 눈빛에 진해원의 여린 몸은 더 작게 움츠러들었다.결국 진해원은 천천히 손을 내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문이 닫히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울렸고 방 안은 이상할 만큼 조용했다.아니... 이렇게까지 차가운 공간이었나 싶을 정도로 텅 비어 있었다.‘이제 현이는 나를 친구로 안 보겠지...’결국 자신은 그저 잠깐 재미있던 존재였을 뿐이었다.친구라니...그런 게 될 수 있을 리 없었다.‘난... 장난감이었을 뿐이야.’진해원은 방 한쪽 구석에 웅크리더니 몸을 새우처럼 말아 안고는 가늘게 떨었다.춥다.너무 춥다.이건 몸이 아니라 가슴이 느끼는 추위였다....그날 밤.강지혁이 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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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2화

임유진은 잠시 고개를 숙인 채 생각에 잠긴 듯하다가 결국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아니야.”낮지만 단단한 목소리였다.“나는... 아직도 그 아이가 그런 짓을 했다고 믿지 않아.”그러자 강지혁은 놀란 눈으로 임유진을 바라봤고 임유진은 단호하게 말을 이었다.“어떤 결론이 나오든 난 반드시 증거를 찾을 거야.”그 말에 강지혁이 차분히 물었다.“만약 말이야... 끝까지 조사했는데 모든 증거가 결국 진해원을 가리킨다면... 그래도 넌 그 아이를 감쌀 거야?”그러자 임유진은 똑바로 바라보며 되물었다.“너...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부부였기에 느낄 수 있었다.이 질문이 단순한 가정이 아니라는 걸.강지혁은 숨을 한 번 고른 뒤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이미 이런 일이 생긴 이상 이 기회에 진해원을 신정우에게 돌려보내는 건 어떨까 해서.”그 말에 임유진의 표정은 순식간에 굳었다.“모두에게 나쁜 선택은 아니잖아.”그러나 강지혁은 냉정하게 말을 이었다.“처음에 네가 그 아이를 데려온 것도 갈 곳이 없었기 때문이었고. 난 반대한 적은 없지만 그렇다고 찬성한 것도 아니었어.”그러고는 결정적인 말을 덧붙였다.“그 아이는... 진세령의 아들이니까.”그 말 속엔 경계와 불안이 섞여 있었다.아무리 어린아이라 해도 어머니의 죽음을 언젠가 이 집안 탓으로 돌릴지 모른다는 두려움...그리고 그 감정이 자라 증오가 될 가능성까지.“지금처럼 문제가 생긴 상황이라면 진해원을 신씨 가문으로 돌려보내는 게 그 아이에게도 나쁠 건 없어.”강지혁은 담담히 말했다.“오히려 그게 더 안정적인 환경일 수도 있고.”임유진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물론 알고 있었다.진해원이 언젠가는 이 집을 떠나야 한다는 걸.신씨 가문에서 아이를 원한다면 그게 가장 자연스러운 귀결이라는 것도.하지만...“그래도지금은 아니야.”임유진은 결심한 듯 단호하게 말했다.“설령 진해원이 신씨 가문으로 가게 된다 해도 이런 오해를 안고 보내진 않을 거야.”임유진의 눈빛은 흔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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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3화

임유진의 표정은 점점 더 굳어졌다.무엇보다도 그녀가 가장 바라지 않았던 결론...진해원이 거짓말을 했을 가능성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그래도...”그때 한지영이 말을 이었다.“아직 단정하긴 이르잖아. 나중에 사람 불러서 저택 안을 한 번 다 점검해 보자. 혹시 어디선가 소리가 났는데 우리가 못 들었을 수도 있고.”그러나 임유진은 씁쓸하게 웃었다.“우리 셋에다가 윤이까지 다 못 들었을까?”그녀 스스로도 그 가능성이 얼마나 희박한지 알고 있었다.한지영은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나도 알아. 네가 해원이가 그랬을 리 없다고 믿고 싶어 하는 거. 하지만 만약 정말로... 해원이가 일부러 윤이를 민 거라면?”그 말에 임유진의 시선이 흔들렸다.“꼭 계단에서 떨어뜨리려던 건 아닐 수도 있어.”그러자 한지영은 조심스럽게 말했다.“그냥 밀어서 놀라게 하려 했을 수도 있고. 애들 장난이란 게 그렇잖아. 본인들도 결과까지는 생각 못 하는 경우가 많잖아.”임유진은 길게 숨을 내쉬었다.만약 정말로... ‘소리’라는 말이 진해원의 거짓말이었다면.그렇다면 강지혁의 말처럼 이제는 진해원을 신정우에게 돌려보내는 게 맞는 선택일지도 모른다.그 생각이 그녀의 마음을 무겁게 짓눌렀다....그날 밤.진해원은 여느 때처럼 침대 위에서 몸을 잔뜩 웅크린 채 누워 있었고 강선현은 며칠째 진해원에게 말을 걸지 않고 있었다.같은 식탁에 앉아 밥을 먹어도 강선현은 진해원을 없는 사람처럼 대했다.저택의 공기 역시 달라졌다.도우미들의 시선은 노골적으로 차가워졌고 아이들이 그를 밀치고 놀려도 예전처럼 말려주는 어른은 없었다.게다가‘진해원이 탁윤을 계단에서 밀었다’라는 소문은 이미 저택 안에 퍼질 대로 퍼져 있었다.“여기서 꺼져.”“위험한 애야.”“다시는 같이 놀지 마.”그 말들이 진해원의 작은 가슴을 마구 찔렀다.‘현이도... 나를 버린 걸까...’‘난 결국 장난감이었을 뿐일까...’진해원은 더 깊이 이불 속으로 파고들었다.그러나 너무 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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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4화

‘싫어하지 말아 줘!’‘난 그걸 원하지 않는다는 말이야!’진해원은 그것만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아니. 그건 ‘원하지 않는다’라는 말로는 부족했다.진해원은 견딜 수가 없었다.강선현이 자신을 싫어하는 것만 아니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었으니까.정말로 무엇이든....그날 오후.임유진은 급한 일이 생겨 아이들 하교는 집사가 대신 맡았다.그렇게 세 아이는 나란히 강씨 저택으로 향했고 벤 안에서 진해원은 고개를 숙인 채힐끔힐끔 강선현을 바라봤다.하지만 강선현은 눈길 한 번도 주지 않았고 오로지 강선율에게만 몸을 기울인 채 유치원에서 있었던 일들을 쉴 새 없이 이야기하고 있었다.그리고 그 웃음소리는 진해원의 가슴을 찔렀다.차 안은 그렇게 조용히 그러나 너무나 선명하게 그를 배제하고 있었다....잠시 후 강씨 저택에 도착해 아이들이 차에서 내릴 때였다.진해원은 순간적으로 용기를 끌어모아 작은 손으로 강선현의 소매를 붙잡았다.손끝이 떨렸고 표정은 거의 울 것 같았지만 그대로 말해야 했다.“혀...현아.”“만약에... 내가 윤이 형한테 가서 사과하면...”진해원은 숨을 한 번 삼키고 간절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그럼... 나 싫어하지 않으면 안 돼?”그 말에 강선현은 멈춰 섰고 그제야 천천히 돌아봤다.“그럼 네가 일부러 윤이 오빠를 계단에서 밀었고 거짓말까지 했다는 걸 인정하는 거야?”그 말에 진해원의 몸이 그대로 굳어버렸다.그리고 얼굴이 순식간에 달아올랐고 입술이 달싹거렸지만...“...”끝내 그 한마디는 나오지 않았다.‘그래’라는 한 마디...왜 자신이 하지 않은 일을 인정해야 하는 걸까.거짓말을 하지 않았는데 왜 거짓말했다고 말해야 하는 걸까.그러나 강선현은 그 침묵을 기다려 주지 않았다.“역시 아니네.”강선현은 손을 홱 뿌리치고 아무 말 없이 저택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진해원은 그 자리에 잠시 멈춰 섰다가 고개를 푹 떨군 채 힘없이 그 뒤를 따라갔다.‘또... 망쳤어.’조금 전 그냥 “그래”라고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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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5화

“아니야... 난 아니야...!”“난... 난 사람 안 밀었어!”하지만 곧 울부짖듯 외쳤다.작은 몸은 바닥에 웅크린 채 두 팔은 본능적으로 앞으로 뻗어 양손을 감싸안고 있었다.누가 봐도 이상할 정도로 그는 온몸보다도 자기 손을 먼저 지키고 있었다.진해원에게 이 두 손은 무엇보다 중요한 존재였으니까.이 손으로 다시 피아노를 쳐야 했다.많은 곡을 더 잘 더 예쁘게... 강선현이 좋아하는 피아노를.그래서 어린아이는 맞으면서도 쓰러지면서도 끝까지 손만은 보호했다.잠시 후 어른들이 상황을 알아차리고 달려와 아이들을 떼어 놓았을 때 진해원은 이미얼굴이 퉁퉁 부어 있었고 입가엔 피가 맺혀 있었다.눈은 제대로 뜨기 힘들 만큼 부어 있었고 걸음을 옮길 때마다 다리가 휘청거렸다.그는 그렇게 절뚝거리며 자기 방으로 향했다.그러다가 곧 복도 끝에서 강선현과 마주쳤다.강선현은 진해원의 얼굴을 보는 순간 작게 숨을 들이켰다.“너... 왜 그래? 누가 너 때렸어?”자기도 모르게 말이 먼저 튀어나왔다.하지만 곧 스스로를 떠올렸다.‘우리는 아직 화해하지 않았잖아.’‘난 아직 화났잖아.’강선현은 이내 입술을 꾹 다물고 말을 삼킨 채 시선을 피했다.그러나 진해원은 그 모습을 놓치지 않았다.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부어 있는 입술을 겨우 움직였다.“피... 피아노 연습할까?”발음은 흐릿했다.“나... 나 지금도 칠 수 있어. 진짜야.”그에게 남은 건 이것뿐이었다.그리고 다행히도 아까 정말 다행히도 손만은 다치지 않았다.그래서 그는 어려운 곡도 여전히 칠 수 있었다.그 모습에 강선현은 작은 눈썹을 찌푸렸다.온몸이 저렇게 다쳤는데도 왜 이 아이는 피아노 얘기부터 하는 걸까.아프지 않은 걸까.아니면... 아픈 걸 느낄 겨를조차 없는 걸까.진해원은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다가왔다.“나... 나 새로 배운 곡도 많아. 진짜 어려운 것도 할 수 있어.”진해원의 목소리는 간절함으로 떨리고 있었다.“내가... 내가 쳐 줄게. 그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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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6화

예전이었다면 밖에서 누구와 싸우고 돌아와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되어도 엄마는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엄마는 늘 술을 마시며 TV를 멍하니 보거나 아니면 자신이 한때 얼마나 잘나갔는지에 대한 이야기만을 끝없이 늘어놓았을 뿐이었다.아픈 건 늘 진해원 혼자 감당해야 할 몫이었다.“자... 약 바르자.”임유진은 진해원을 데리고 방으로 들어가 약상자를 꺼냈다.그녀는 조심스럽게 아이의 멍든 얼굴과 팔다리에 연고를 조금씩 발라 주었다.한편 진해원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저 가만히 앉아 있었다.“아프면 말해.”임유진은 아이가 아프지 않게 최대한 손길을 살폈다.“참지 말고.”그러자 진해원은 작게 입술을 깨물었다.이상했다.분명 아까까지만 해도 온몸이 욱신거렸는데 약을 바르고 있는 지금은 그 통증이 조금씩 아주 조금씩 사라지는 것 같았다.약 때문일까.아니면... 이 아줌마 때문일까....다음 날 아침.진해원의 얼굴은 여전히 붉게 부어 있었고 임유진은 아이를 며칠 쉬게 할 생각이었다.그녀는 아이의 상처가 조금이라도 가라앉은 뒤에 유치원에 보내려 했다.하지만 진해원은 고개를 저었다.“그냥 가요...”목소리는 작았지만 의지는 단단했다.결국 임유진은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주며 담임 교사에게 부탁했다.“오늘은 조금 더 신경 써 주세요.”...점심 낮잠 시간이 끝날 무렵.한 교사가 진해원의 작은 침대 옆으로 다가와 가볍게 어깨를 두드리며 일어나라는 신호를 보냈다.진해원은 영문도 모른 채 고개를 끄덕이며 교사를 따라 교실을 나섰다.그리고 한 방에 들어서는 순간...그 남자를 다시 보았다.자신을 ‘아빠’라고 부르던 남자... 신정우였다.진해원의 얼굴은 멍투성이에 눈은 부어 있었고 입가에는 아직 피멍이 남아 있었다.신정우는 눈앞에 서 있는 아이를 바라보며 잠시 말이 없었다.그리고 머릿속으로는 빠르게 계산이 돌아갔다.‘지금 상황은 나쁘지 않다.’‘아이가 이 집에서 더 힘들수록 신씨 가문으로 데려오기 쉬워진다.’그럼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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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7화

어떤 사람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아봤다며 말했다.저 애라면 분명 그런 짓을 할 줄 알았다고.하지만 진해원은 정말 아니었다.그는 탁윤을 계단에서 밀 생각조차 한 적이 없었다.그런데 막 입을 열려는 순간 불현듯 한 얼굴이 머릿속을 스쳤다.강선현...만약 신정우를 따라가게 되면 강씨 저택을 떠나야 하고 S 시를 떠나야 하고...그러면 강선현을 다시는 못 보게 되는 걸까.“전... 안 가요.”결국 입에서 작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순간 신정우는 눈썹을 가볍게 치켜올렸다.“안 간다고? 이유는? 아마도 현이 때문이겠지?”진해원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말이다.”신정우는 차분히 말을 이었다.“네가 계속 여기 남아 있으면 현이가 널 다르게 볼까?”“넌 그 애한테 그저 같이 노는 아이일 뿐이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지.”“이번 일 봐. 그 애가 널 믿었니? 아니잖아. 다른 사람들처럼 네가 직접 탁윤을 밀었다고 믿어 버렸잖아.”그 말에 진해원의 눈이 확 커졌다.그러고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신정우를 바라봤다.어째서 이 사람은 모든 걸 다 알고 있는 것처럼 말하는 걸까.마치 직접 본 사람처럼.그 모습에 신정우는 담담하게 웃었다.“만약 그 애가 널 믿었다면 유치원에서 너랑 말을 안 섞었을까? 같이 놀지도 않았을까?”유치원에서 두 아이가 어떻게 지내는지까지 그는 정확히 알고 있었다.“임유진 아줌마가 진실을 밝혀 줄 거예요!”순간 진해원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아줌마는 변호사예요! 분명... 분명 증거를 찾아줄 거예요!”“그러면 다들 제가 안 밀었다는 걸 알게 되고 현이도... 저를 믿어 줄 거예요!”그러나 신정우는 느긋하게 고개를 저었다.“임유진은 변호사지 경찰은 아니야. 그리고...”그는 눌러 담듯 말을 이었다.“진실이 다 밝혀진 뒤에야 그 애가 널 믿는다면 그건 특별한 신뢰가 아니라 남들만큼의 믿음일 뿐이지. 그런 믿음을 주는 사람을 네가 이렇게까지 붙잡고 있을 이유가 있을까?”그의 냉정한 말에 진해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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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8화

그때였다.갑자기 강선현 어깨 위로 손이 닿았다.“꺅...!”강선현은 깜짝 놀라 뒤를 돌아봤다가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오빠?”어깨를 두드린 사람은 다름 아닌 강선율이었다.“너 나간 거 보고 따라 나왔어.”“오빠도?”강선현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그리고 잠시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오빠... 아까 해원이랑 같이 나온 그 아저씨 누구인지 알아 해원이랑 무슨 관계야?”평소엔 강선율을 그냥 “율이”라고도 부르면서 이렇게 진지하게 묻는 날엔 강선현은 꼭 “오빠”라고 불렀다.강선율은 덤덤한 얼굴로 대답했다.“해원이 아빠야.”“아빠?”강선현은 말 그대로 자기 침에 기침할 뻔했다.담담한 강선율과는 달리 강선현의 얼굴엔 충격이 그대로 드러났다.“신정우.”“아빠가 신씨 가문 쪽을 조사한 적이 있어. 전에 내가 아빠 노트북 잠깐 해킹했을 때 자료를 봤거든.”물론 그 뒤로 바로 들켜서 일주일 동안 컴퓨터 근처도 못 갔지만.“그럼...”강선현이 조심스럽게 물었다.“그 신정우 아저씨는 어떤 사람이야?”“녹원시 쪽 사람이야. 거기 신씨 그룹이 그 사람 거고.”강선율은 잠깐 생각하다가 덧붙였다.“아마 해원이를 데리러 여기 온 것 같아.”그 말에 강선현의 이마에는 잔주름이 잡혔다.‘해원이 아빠가... 해원이를 데리러 온다고?강선현은 분명 진해원이에게 화가 나 있었다.진해원이 거짓말했다고 생각했고 탁윤에게 사과도 안 하니까 속상했다.그럼에도...‘그래도 제대로 사과만 하면... 다신 그런 짓 안 한다고 말하면 나는 또 해원이랑 다시 놀아줄 텐데...’같이 피아노도 치고 같이 웃고...그런 생각을 하자 가슴이 괜히 답답해졌다.어제도 그랬다.그렇게 맞아서 엉망이 된 얼굴로도 진해원은 자기한테 피아노를 치겠다고 했다.그게 너무 화가 나서... 그래서 더 화가 났던 건지도 몰랐다.나중에 약을 가져다주려고 했을 땐 이미 임유진이 그의 상처를 치료해 주고 있었다.게다가 밤에도 문 앞까지 갔다.‘아프지 않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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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9화

진해원의 눈이 순간 휘둥그레지더니 얼굴 위로 숨길 수 없는 당황이 그대로 스쳤다.아직 어린아이였다.아무리 마음이 여물어도 감정을 완벽히 감추기엔 너무 이른 나이였다.“넌 어떻게 생각하니?”강지혁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물었다.“돌아갈 거야? 아니면... 계속 이 집에 남을 거야?”웃고 있었지만 그 미소는 조금도 따뜻하지 않았다.진해원은 숨이 막히는 것 같았다.웃으며 말하는데도 그 앞에 서 있는 것만으로 가슴이 죄어 왔다.“저는... 저는...”‘여기 남고 싶어요.’그 말이 목 끝까지 차올랐지만 끝내 입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진해원이 머뭇거리자 강지혁이 곧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네가 떠난다면 나는 막지 않겠다. 하지만 만약 이 집에 남고 싶다면...”그의 시선은 조용히 그러나 날카롭게 진해원을 꿰뚫었다.“쓸데없는 짓은 절대 하지 마라. 이 집에서 조금이라도 나쁜 마음을 품는 순간 네가 아이든 뭐든 상관없이 나는 가만두지 않을 거다.”“그땐 네 아빠가 누구인지도 신경 쓰지 않겠지.”그 말에 진해원의 몸이 미세하게 떨렸다.“저... 저는 그런 생각 한 적 없어요.”“그리고... 윤이 형을 계단에서 밀지도 않았어요.”작은 목소리였지만 있는 힘을 다해 내뱉은 말이었다.그러나 강지혁은 비웃는 듯 아닌 듯 애매한 표정을 지었다.“진실이 뭔지는 난 관심 없다. 네가 밀었든 안 밀었든... 솔직히 말해 나한텐 중요하지 않아.”탁윤의 생사조차 그에게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그가 지키고 싶은 건 오직 임유진 그리고 그들의 아이들뿐이었다.“나는 내 가족에게 손대는 걸 싫어한다. 그것만 기억해라.”진해원의 얼굴은 순식간에 핏기 없이 새하얘졌고 말을 잇지 못한 채 입술만 잘게 떨었다.“알겠으면 나가.”강지혁의 말은 더없이 담담했다.그렇게 진해원은 고개를 숙인 채 서재를 나왔다.그리고 자기 방문을 여는 순간...그 안에는 강선현이 앉아 있었다.그리고 그 순간 진해원의 눈이 번쩍 밝아졌다.“혀... 현아!”“너 왔어?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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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0화

한참이 지나서야 진해원의 작은 몸이 미세하게 움직였다.그리고 천천히 서랍을 열었고 그 안에는 작게 접힌 종이 한 장이 있었다.아빠 신정우의 전화번호...어쩌면 신정우의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이 집에 남아 있는 한 자신은 자기가 진짜로 원하는 걸 영원히 가질 수 없을지도 모른다.진해원이 진짜로 원하는 건 강선현의 웃음뿐만이 아니라 그 웃음을 당당하게 곁에서 볼 수 있는 자격이었으니까....깊은 밤.진해원은 1층 거실로 내려갔다.그러고는 전화기 앞에 서서 종이를 꼭 쥔 채 번호를 눌렀다.신호음이 짧게 울리고 곧 신정우가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저예요... 해원이에요.”잠시 정적이 흐르고 전화기 너머에서는 익숙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결정한 거냐?”진해원은 작게 숨을 들이켰다.“네... 신씨 가문으로 가고 싶어요.”그 말은 분명한 선택이었지만 목소리는 어쩔 수 없이 떨리고 있었다.곧 눈앞이 희미해지며 눈가에 안개가 낀 것처럼 촉촉해졌다.“좋다.”신정우의 목소리는 여전히 담담했다.“30분 뒤에 차를 보내겠다. 그때 강씨 저택 정문으로 나와.”통화는 그걸로 끝이었고 진해원은 천천히 전화기를 내려놓았다.30분...이 집에서 그에게 남은 시간은 단 30분이었다.다시 방으로 돌아온 진해원은 방 안을 천천히 둘러보았다.이 침대도 책상도 피아노도...처음부터 자신의 것이었던 적은 없었다.그는 아무것도 가지고 오지 않은 채 이 집에 들어왔다.그러니 떠날 때도...잠시 망설이던 진해원은 작은 인형 하나만 집어 들었다.강선현이 처음으로 그에게 준 선물...그걸 품에 안은 채 조심스럽게 강선현의 방으로 향했다.그리고 문을 살짝 열고 소리 나지 않게 안으로 들어갔다.그때 강선현은 침대 위에서 이미 잠들어 있었다.그런데...눈가에는 마르지 않은 눈물 자국이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울었어...?”왜 울었을까...자신이 싫어서?아니면...자신을 떠올리다가?진해원은 한참을 그 얼굴만 바라보다가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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