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진해원은 아무리 설명은 해도 병원에 가서 사과하겠다는 말은 끝내 하지 않았다.그 순간 강선현의 얼굴이 그대로 굳어졌고 아이 특유의 감정은 한치의 머뭇거림 없이 곧바로 말로 튀어나왔다.“그럼... 나도 너랑 안 놀아.”순간 놀란 진해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하지만 강선현은 한 발 더 내디뎠고 작은 주먹을 꽉 쥔 채 단호하게 말했다.“사과 안 하면 나 너랑 안 놀 거야. 나... 너랑 친구도 안 할 거야.”관계의 끝을 의미하는 말...아이들의 세계에서 이 말은 가장 무서운 선언이었다.그 말을 듣는 순간 진해원의 얼굴에서 핏기가 싹 빠져나갔다.“현아...”그는 반사적으로 손을 뻗었다.붙잡고 싶었다.아니. 정확히는... 말하고 싶었다.자기는 일부러 민 게 아니라는 것.그저 소리가 들려서 탁윤을 피하게 하려던 거였다는 것.실제로는 손이 닿지도 않았고 탁윤이 놀라 피하려다 발을 헛디딘 거라는 것.지금 당장 그 모든 말을 전하고 싶었다.하지만...작은 손은 결국 허공만을 움켜쥐었다.아무것도 없었다.텅 빈 공기뿐이었다.강선현은 이미 자신을 등지고 있었으니까.그리고 그때 주변에 서 있던 도우미들의 시선이 진해원에게로 향했다.말은 없었지만 그 눈빛은 충분히 말하고 있었다.비웃음과 불쾌함 그리고 분명한 선 긋기.그 눈빛에 진해원의 여린 몸은 더 작게 움츠러들었다.결국 진해원은 천천히 손을 내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문이 닫히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울렸고 방 안은 이상할 만큼 조용했다.아니... 이렇게까지 차가운 공간이었나 싶을 정도로 텅 비어 있었다.‘이제 현이는 나를 친구로 안 보겠지...’결국 자신은 그저 잠깐 재미있던 존재였을 뿐이었다.친구라니...그런 게 될 수 있을 리 없었다.‘난... 장난감이었을 뿐이야.’진해원은 방 한쪽 구석에 웅크리더니 몸을 새우처럼 말아 안고는 가늘게 떨었다.춥다.너무 춥다.이건 몸이 아니라 가슴이 느끼는 추위였다....그날 밤.강지혁이 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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