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hat ng Kabanata ng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Kabanata 2151 - Kabanata 2160

2202 Kabanata

제2151화

이경빈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정말... 쓸데없는 짓을 했어.”그리고 잠시 후 스스로를 비웃듯 낮게 덧붙였다.“이경빈... 이렇게 많은 시간이 흘렀는데도 넌 아직도 이렇게 멍청하구나.”차 안은 숨 막히도록 조용했다.한참을 그렇게 앉아 있다가 그는 시동을 걸었다.목적지는 없었다.그저 S 시의 밤거리를 천천히 떠다니듯 달렸다.그리고 불빛이 하나둘 켜지고 하늘에는 달이 높이 떠올랐을 무렵.그는 익숙한 장소 앞에 차를 멈춰 세웠다.탁유미의 분식집 앞.셔터는 내려와 있었지만 창문 너머로 새어 나오는 불빛이 아직 안에 사람이 있다는 걸 알려주고 있었다.이경빈은 차에서 내렸지만 가게 쪽으로 다가가지는 않았다.그저 차 문에 등을 기대고 그곳을 바라보며 서 있을 뿐이었다....그 시각 탁유미는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하며 커튼을 치려다 말고 창밖을 바라봤다.차 옆에 서 있는 익숙한 실루엣.그녀는 그대로 잠시 굳어 있었다.하지만 곧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조용히 커튼을 닫았다.‘앞으로는... 될 수 있으면 마주치지 않는 게 낫겠지.’그녀는 곧 등을 돌려 약상자를 꺼내고는 아들을 불렀다.“자, 옷 좀 벗어봐.”요즘 들어 탁윤의 작은 몸에는 군데군데 푸르스름한 멍이 많아졌다.예전에 태권도를 할 때보다 훈련이 더 빡세진 탓에 확실히 상처를 입는 일이 잦아졌다.그럴 때마다 탁유미는 늘 같은 말을 했다.“그만두고 다시 태권도 해도 되잖아. 운동은 뭐든 다 좋은 거잖아.”하지만 아이는 매번 고개를 저었다.“괜찮아요, 엄마.”연고를 바르던 손이 잠시 멈췄다.그러자 탁윤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선생님이 그러셨어요. 나 예전보다 훨씬 날렵해졌대요.”그리고 이내 더 진지한 얼굴로 덧붙였다.“나중에 내가 더 강해지면 엄마랑 여동생도 지켜줄 거예요!”어린아이의 진지한 말에 탁유미는 웃음이 났다.“동생이 여동생일 거라고 어떻게 알아?”“만약 남동생이면 그때도 지켜줄 거예요!”아이의 말은 단호했다.“그리고 내가 직접 가르칠 거예요. 동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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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2화

“아...!”탁유미는 숨을 들이켜며 눈을 떴고 몸이 반사적으로 튀어 오르듯 일어나더니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방 안은 고요했고 방금까지 그녀를 옥죄던 장면은 현실이 아닌 꿈이었다.하지만 너무도 생생했다.오늘 이경빈이 그녀를 데려갔던 그 수술실.꿈속의 그는 멈추지 않았다.수술은 그대로 진행됐고 마취 주사가 몸속으로 파고들었다.도망치려 했지만 몸은 말을 듣지 않았고 소리는 나오지 않았다.움직일 수 없다는 공포... 탁유미는 깊게 숨을 내쉬었다.“꿈이야...”다행히 그저 악몽일 뿐이었다.옆을 보니 탁윤은 여전히 깊이 잠들어 있었고 작은 숨소리는 규칙적이었다.아이를 깨우지 않으려 조심히 자리에서 일어난 탁유미는 부엌으로 가 물을 한 컵 따랐다.그런데... 창가에 다가선 순간 그녀는 그대로 굳어 버렸다.창밖 차 옆에 기대 서 있는 남자... 이경빈.시간이 많이 흘렀는데도 아까 그녀가 커튼을 닫을 때 보았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곧 탁유미는 컵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가는 걸 느꼈다.한참을 그렇게 서 있던 그녀는 결국 컵을 내려놓고 현관으로 향했다.곧 문을 여는 소리에 이경빈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그리고 그의 시야에 들어온 탁유미의 모습...그 순간 이경빈의 눈가가 뜨겁게 달아올랐다.그는 탁유미가 자신을 봐도 그냥 외면할 거라고 생각했다.그런데 그녀는 지금 이렇게 밖으로 나왔다.탁유미는 천천히 그에게 다가가다가 세 걸음 앞에서 멈췄다.곧 이경빈이 무심코 한발 다가서자 그녀는 즉시 한발 물러섰다.“거기서 멈춰.”탁유미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분명했다.“이 정도 거리면 충분해.”이경빈의 눈빛이 순간 흐려졌다.“알겠어...”결국 이경빈은 그대로 움직이지 않았다.“이 밤중에 여기서 뭐 하고 있어?”이경빈은 잠시 고개를 숙였다가 조용히 말했다.“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더라. 정신 차려 보니 여기였어.”그는 천천히 탁유미를 바라봤다.“여기 서서 많은 생각을 했어. 네 말이 맞아. 난 늘 내 입장에서만 생각했어. 내가 옳다고 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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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3화

“이경빈.”이미 오래전부터 마음속에서 수없이 연습해 온 말처럼 차분했다.너무 차분해서 오히려 더 아팠다.“우리... 이쯤이면 충분해. 정말로... 충분해.”탁유미는 이경빈을 똑바로 바라봤다.사랑했던 사람.미워했던 사람.그리고 이제는 어떤 감정으로도 규정하기 힘든 사람.그 모든 감정이 뒤섞여 그녀를 지치게 만들고 있었다.“그러니까 이제 그만해. 이건 부탁이야. 나를 좀... 놔줘.”그 말을 끝으로 탁유미는 몸을 돌려 집 안으로 들어가 조용히 문을 닫았다.철컥!잠기는 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그 어떤 말보다 분명했다.그렇게 이경빈은 홀로 남겨졌다.그 모습은 마치 안에 있던 모든 것을 다 두고 나온 사람처럼 서 있는 몸은 분명 살아 있었지만 그 안은 텅 비어 있는 듯했다....한지영은 눈을 뜬 이후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었다.다음 날에는 부축을 받으며 침대에서 내려왔고 닷새째가 되자 겉보기에는 거의 정상과 다를 바 없어 보였다.그러나 몸 상태와 계속되는 약물 치료 때문에 모유 수유는 할 수 없었고 결국 젖도 모두 말려야 했다.그 점은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살아있었다.그녀도 아이도.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감사해야 했다.병실 안에서 한지영은 딸을 품에 안고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아이는 미숙아라 작고 여렸다.솔직히 말하면 조금 원숭이 같기도 했다.그런데도... 왜 이렇게 예쁜지.“야 너 그렇게 애만 보고 웃고 있으면 모르는 사람은 네가 홀린 줄 알겠다.”임유진이 웃으며 말했다.“어쩔 수 없어. 이 애는 내 생명의 은인이거든.”한지영은 아이의 얼굴을 내려다보며 조심스럽게 볼에 입을 맞췄다.“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는데 그 신비한 소년을 완전히 홀려놨잖아. 나중에 세기의 연애라도 하는 거 아니야?”임유진은 친구의 상상력에 헛웃음을 지었다.“너 진짜 멀리도 본다. 어떻게 그 애가 네 딸한테 반한 줄 알아?”“드라마랑 영화 보면 다 그렇게 나오잖아.”한지영은 제법 진지한 얼굴이었다.“그 애 얼굴도 괜찮고. 남자애들 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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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4화

주말이 되자 집 안은 순식간에 북적이기 시작했다.임유진은 세쌍둥이를 데리고 왔고 여기에 진해원과 하유은까지 더해 아이만 다섯 명.현관을 가득 메운 아이들에 한지영은 잠시 멍하니 서 있다가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이 정도면... 모르는 사람이 보면 유치원 단체 소풍인 줄 알겠는데?”임유진도 자기 뒤에 줄줄이 서 있는 아이들을 한 번 훑어보고는 피식 웃었다.“그러게. 이렇게 보니까 나 진짜 유치원 선생님 같기도 하네.”그때 탁유미가 안쪽에서 나와 임유진을 반갑게 맞았다.“유진 씨, 왔어요?”“유미 언니.”임유진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다가 주위를 둘러봤다.“그런데.. 윤이는요?”“2층에서 아기 보고 있어요. 아마 금방 내려올 거예요.”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계단 위쪽에서 작은 발소리가 들려왔고 잠시 후 탁윤이 난간을 잡고 조심조심 계단을 내려왔다.그 순간 강선현의 눈이 반짝였다.“윤이 오빠!”아이답게 꾸밈없는 목소리와 함께 강선현은 그대로 달려가 탁윤에게 안겼다.그리고 탁윤은 자연스럽게 아이를 번쩍 들어 올렸다.아홉 살이긴 했지만 요즘 꾸준히 운동을 해서인지 아이 하나쯤은 거뜬했다.“꺄르르!”강선현은 탁윤의 목을 끌어안고 웃다가 아주 자연스럽게 탁윤의 볼에 “쪽” 하고 입을 맞췄다.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애정 표현을 할 때면 이 아이는 늘 이렇게 뽀뽀해 주곤 했다.물론 임유진은 늘 아이에게 말해왔다.“뽀뽀는 가족이나 정말 가까운 사람한테만 하는 거야.”강선현에게 탁윤은 이미 가족이나 다름없는 사람이었다.하지만 문제는 탁윤이었다.아홉 살.이제는 남녀 구분이 슬슬 또렷해질 나이.갑작스러운 뽀뽀에 탁윤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졌다.“윤이 오빠, 얼굴이 왜 이렇게 빨개?”강선현은 고개를 갸웃하더니 눈을 반짝였다.“아!”그러고는 뭔가 재미있는 걸 발견한 듯 이번엔 연달아 탁윤의 볼에 뽀뽀를 해댔다.쪽, 쪽, 쪽.결국 탁윤은 귀까지 빨갛게 달아올랐다.“엄마!”그때 강선현이 신나서 외쳤다.“윤이 오빠 얼굴 완전 빨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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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5화

게다가 어젯밤 오늘 이곳에서 탁윤을 만난다는 걸 알게 된 뒤로 강선현은 잠들기 전까지도 계속 “윤이 오빠”를 입에 달고 살았다.침대 위에 앉아 옷장을 열어젖히고는 가장 예쁜 원피스를 꺼내 들고 진지한 얼굴로 진해원에게 물어봤다.“이거 입으면 예쁠까?”“윤이 오빠가 좋아할까?”“이건 너무 어른 같아?”그 질문이 밤새도록 이어졌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진해원의 마음이 이상하게 불편해진 것도 그때였다.왜 이렇게까지 탁윤을 신경 쓰는 거지.그는 강선현이 그렇게 누군가를 의식하는 게 싫었다.아주 솔직하게 말하면... 그 아이가 자기만을 바라봤으면 좋겠다는 어린 마음이었다.그때 탁윤이 강선현을 바닥에 내려놓고 다시 한 발 앞으로 나섰다.“안녕하세요.”탁윤은 곧 임유진에게도 다른 아이들에게도 차분하고 예의 바르게 인사를 건넸다.그리고 진해원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안녕.”하지만 진해원은 고개를 돌린 채 탁윤을 보지 않았고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탁윤은 잠깐 눈을 깜빡였지만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듯 가볍게 웃고는 고개를 돌렸다.그리고 한지영을 향해 말했다.“지영 이모, 제가 아이들 데리고 백이현 보러 가도 될까요?”“그럼. 그럼.”한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위에 이모들이랑 도우미분들도 계셔서 괜찮아.”그렇게 탁윤을 선두로 아이들은 우르르 계단을 올라갔다.그 모습을 내려다보던 한지영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나중에 유미 언니 아기도 태어나면 이 행렬이 더 늘어나겠네.”“그땐 여덟 명이 한꺼번에 움직이는 거야?”임유진이 웃으며 말했다.“그럼 진짜 장관이겠다.”잠시 웃음 섞인 수다가 오간 뒤 임유진이 조심스럽게 물었다.“유미 언니, 협진 결과는 어땠어요?”곧 탁유미는 이미 마음속에서 여러 번 정리해 둔 말을 차분히 꺼냈다.“예상했던 것과 비슷해요. 지금 당장은 큰 문제 없고 나중에 상황 보면서 제왕절개로 아이를 낳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어요.”“계속 임신을 유지하는 거네요?”임유진이 물었다.“그래요.”“그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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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6화

강선율은 살짝 미간을 찌푸린 채 아기 침대 안에서 곤히 잠든 신생아를 내려다보고 있었다.엄마는 분명히 “지영 이모 아기 엄청 예쁘다”라고 했는데... 솔직히 말해 지금 눈에 보이는 모습은 그 말과는 조금 거리가 있어 보였다.‘예쁘다기보단... 작다.’강선율은 그렇게 생각하며 시선을 옮겼다.그리고 자연스럽게 옆에 서 있는 자기 여동생을 바라봤다.‘음... 그래도 역시 우리 집 현이가 훨씬 예쁘네.’그의 결론은 단호했다.반면 강선현은 전혀 다른 세상에 들어가 있었다.강선현은 두 눈을 반짝이며 아기 침대를 들여다보더니 마치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보물을 대하듯 조심스럽게 손을 뻗었다.“와... 진짜 작다.”마치 자신이 아끼는 인형들 중에서도 가장 작은 인형만큼이나 작았다.그리고 아기 볼을 살짝 아주 살짝 건드리자 말랑한 촉감이 손끝에 전해졌다.“인형보다 더 작아...”강선현은 숨을 죽인 채 중얼거렸다.한편 그 옆에서 진해원은 아기를 거의 보지 않았다.정확히 말하면 아기를 보지 못했다기보다는 굳이 볼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사실 진해원의 시선은 처음부터 끝까지 강선현에게 고정돼 있었다.강선현이 웃으면 같이 웃고 강선현이 고개를 기울이면 같이 고개를 기울였으며 아기는 그저 배경일 뿐이었다.“너무 귀엽다...”그때 옆에 서 있던 하유은이 눈을 반짝이며 침대 속 아기를 바라보다가 거의 감탄에 가까운 목소리로 말했다.하유은은 원래 백씨 가문과 특별한 인연이 있던 건 아니었다.다만 오늘 이 자리에 오게 된 건 임유진이 강선겸을 데리고 아기 보러 간다는 말에 강선겸이 끝까지 밀어붙였고 그 강선겸을 떼어놓을 수 없어 함께 오게 된 것이 계기였다.그런데 막상 직접 보니 생각보다 훨씬 귀여웠다.작고 연약하고 숨 쉬는 것만으로도 보호해 주고 싶어지는 존재.그때였다.아기가 마치 여러 시선이 자신에게 쏠려 있다는 걸 느낀 듯 작게 눈을 뜨더니 갑자기 “끄아아앙” 하고 울음을 터뜨렸다.“아이고... 아이고.”그러자 곁에 있던 산후 도우미가 곧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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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7화

강선현은 아기 쪽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웃음을 터뜨렸다.“아기가 하품했어! 하하... 방금 봤어? 하품하는 거 완전 귀여워!”그러고는 옆에 있는 강선율과 탁윤을 번갈아 보며 눈을 반짝였다.“오빠, 윤이 오빠도 봤지? 아기 방금 하품했어!”“봤어.”강선율은 소파에 기대앉은 채 느긋하게 한마디만 던졌다.탁윤은 아기 쪽을 내려다보며 부드럽게 웃었다.“그만큼 편안하다는 거겠지. 이현이도 지금 아주 좋나 봐.”“이현아, 얼른 커야 해!”강선현은 완전히 언니 모드가 되어 아기에게 말을 걸었다.“나 예쁜 인형 진짜 많아. 나중에 다 줄게. 알겠지?”마치 그 말을 알아들은 것처럼 아기는 작게 입꼬리를 올렸다.정확히 말하면 웃음이라기보다는 미묘한 표정 변화였지만 강선현에게는 분명한 미소였다.“윤이 오빠, 봐봐!”강선현은 더 신이 나서 외쳤다.“이현이 나한테 웃었어! 나 좋아하나 봐. 이 언니 좋아하나 봐!”“그럼.”탁윤은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히 좋아하지.”한편 그 장면을 바라보고 있던 진해원은 문득 자신이 이 공간에서 어딘가 떠 있는 사람처럼 느껴졌다.아기... 강선현... 탁윤.그 사이에 자신이 끼어들 자리는 처음부터 없었던 것 같았다.애초에 자신이 올 곳이 아니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진해원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인 채 방을 나섰다.여긴 그와는 전혀 상관없는 세계였다.복도로 나와 걷던 진해원은 잠시 후 창가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창밖으로 보이는 정원에서 하유은과 강선겸 마주 서서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있었다.그리고 잠시 후 하유은이 먼저 몸을 숙여 겸이를 꼭 끌어안았다.진해원은 까치발을 들고 그 장면을 바라보다가 가슴 한쪽이 이유 없이 내려앉는 느낌을 받았다.‘지금... 나도 안아주면 좋을 텐데.’진해원은 시선을 떨군 채 계단 근처 눈에 띄지 않는 구석에 쪼그려 앉았다.이 위치라면 아래층에 있는 어른들이 그를 보지 못할 것이다.괜히 왜 혼자 나왔냐고 묻는 얼굴을 마주하고 싶지 않았으니까.한편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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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8화

하유은은 소은이의 남자친구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마음 한쪽에 묘한 감정이 스쳤다.괜히 궁금해지고 조금은 부러워지기도 하고...‘나중에 남자친구가 생기면... 어떤 기분일까? 드라마에서 보던 것처럼 설레고 두근거릴까?비록 아직 초등학교 1학년이지만 하유은은 ‘남자친구’라는 말이 뭔지는 알고 있었다.TV에서 늘 나오니까.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품에 안겨 있던 강선겸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그럼... 다른 사람 좋아하지 마.”조금 전까지 올라가 있던 강선겸의 입꼬리가 다시 천천히 내려가 있었고 목소리도 어딘가 눌린 듯 낮고 탁했다.“그게 말이 돼?”그러나 하유은은 별다른 고민 없이 바로 대답했다.“사람이 어떻게 한 명만 좋아해.”그 말에 강선겸의 눈빛이 미세하게 그러나 분명히 어두워졌다.하지만 하유은은 그 변화를 알아채지 못했다....복도 한쪽.진해원은 여전히 쪼그려 앉아 있었고 얼마나 그렇게 있었는지 본인조차 가늠이 되지 않았다.방을 나와도 아무도 그를 찾지 않았다.심지어... 강선현조차도.‘원래... 없는 사람 같은 거겠지.’진해원은 스스로에게 그렇게 되뇌었다.아마도 강선현은 자신이 피아노를 칠 줄 안다는 이유로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재미있어서 자신과 함께 놀아줬을 뿐일 것이다.다른 아이들은 피아노를 못 치고 강선현의 리듬을 따라가지 못하니까.그런데 만약... 강선현이 더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그땐 자신은 이렇게 조용히 밀려나는 존재가 되는 걸까.문득 저택에서 일하는 도우미들의 아이들이 가끔 수군거리며 하던 말이 떠올랐다.‘재미없어지면 버려지는 거야.’‘질리면 끝이지.’언젠가 강선현이 자신의 피아노 실력에 흥미를 잃고 더 이상 듣고 싶지 않다고 느끼는 날이 오면...그땐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버려질까.그런데 그때 뒤에서 발소리가 들렸다.진해원이 고개를 들어보니 탁윤이었다.부드러운 인상과 부드러운 목소리.마치 강선현이 읽는 동화책 속 왕자 같은 사람.탁윤도 진해원을 발견하고 다가왔다.“해원아, 여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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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9화

계단 입구에는 진해원이 서 있었다.그리고 그 앞에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강선현이 있었다.분노와 놀람이 동시에 치솟은 눈빛을 하고 방금 자신이 본 장면이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임유진은 즉시 딸에게 다가갔다.“현아, 무슨 일이야?”“엄마...”강선현은 손을 꼭 움켜쥔 채 말했다.“해원이가 윤이 오빠를 밀었어. 내가 봤어. 그리고... 오빠도 같이 봤어.”아이의 목소리는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조금만 더 늦었더라면...탁윤이 난간을 붙잡지 못했더라면...그 뒤에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어린 강선현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문득 예전에 봤던 드라마 장면이 떠올랐다.계단에서 밀려 떨어진 사람이 결국 숨을 거두는 장면...엄마는 늘 “드라마는 다 연기야”라고 말했지만 강선현은 그 장면 때문에 며칠 밤이나 악몽을 꿨었다.임유진은 곧 시선을 옮겨 강선율을 바라봤다.“율아, 현이가 말한 게 정말이야?”그러자 강선율은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윤이 형이 계단 내려가려는데 해원이가 갑자기 튀어나와서 밀었어요.”그 말이 떨어지는 순간 주변 공기가 눈에 띄게 무거워졌고 어른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한곳으로 모였다.진해원.어린아이의 작은 몸은 반사적으로 움츠러들었다.임유진은 잠시 숨을 고른 뒤 차분하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물었다.“해원아,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아줌마한테 말해줄 수 있을까?”진해원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곧 검은 눈동자가 임유진을 향했다가 탁윤을 스치고 마지막으로 강선현에게 머물렀다.강선현의 얼굴에는 의문보다 분노가 더 짙게 깔려 있었고 그 표정을 본 순간 진해원의 입술은 미세하게 떨렸다.말해야 했다.말하면 되는 일이었다.‘소리가 들렸어요.’‘윤이 형 쪽으로 뭔가 날아오는 것 같아서...’‘그래서 밀려고 한 게 아니라 피하게 하려고...’하지만 그 말을 과연 누가 믿어줄까.그저 진해원의 말뿐 증거는 없었다.결국 진해원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고개를 떨궜다.임유진은 그 모습을 보고 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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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0화

“혹시라도 이유가 있다면 아줌마한테 말해줘.”임유진은 최대한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해원아... 해원이가 아무 이유 없이 사람을 밀지는 않았을 거야.”그 말에 진해원의 어깨가 미세하게 들썩였다.“말해봤자...”아이의 목소리가 작게 떨렸다.“말해도... 내 말 안 믿을 거잖아요...”그러나 임유진은 단호하지만 부드럽게 되물었다.“말도 안 해보고 어떻게 안 믿을 거라고 생각하니?”그녀는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시선을 낮췄다.“아줌마가 뭐 하는 사람인지 잊었어? 아줌마는 변호사야. 네가 이유가 있거나 억울한 거라면 아줌마가 반드시 밝혀줄게.”임유진은 잠시 말을 멈춘 뒤 조금 더 분명한 어조로 덧붙였다.“하지만 만약 정말로 일부러 윤이를 밀었다면 그땐 아줌마도 그냥 넘어가지 않을 거야.”서재 안의 공기는 순식간에 묵직해졌다.진해원은 한참을 침묵하다가 결심한 듯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소리가... 들렸어요.”그러자 임유진의 눈썹이 살짝 찌푸려졌다.“소리?”“네.”진해원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탁윤 형 쪽으로... 뭔가 오는 소리가 들렸어요.”“어떤 소리였는지 조금 더 자세히 말해줄 수 있을까?”하지만 아이는 고개를 저었다.아직 너무 어려 자신이 들은 것을 정확히 설명할 말이 없었으니까.“그냥... 소리였어요.”진해원은 답답하다는 듯 중얼거렸다.“그래서... 밀어내려고 한 거예요.”임유진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해원아 아줌마가 널 믿게 하려면 적어도 증거가 있어야 해.”“소리만 들렸다고 하면 그걸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그 말에 진해원은 다시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맞는 말이었다.증거는 없었다.그저 자기 말뿐이었다.결국 그 뒤로 임유진이 아무리 물어도 진해원은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결국 임유진도 한숨을 삼켰다.“알겠어.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방에 가서 좀 쉬어. 혹시 더 생각나는 게 있으면그때 다시 아줌마한테 와.”진해원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인 채 서재를 나섰고 아이의 뒷모습을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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