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지저분함’은 모두 한지영 그녀 때문이었다.이 며칠 동안 백연신은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 채 거의 쉼 없이 그녀 곁을 지켰다.지금 그의 몸이 얼마나 초췌한지는 곧 그가 한지영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말해주고 있었다.백연신은 마침내 외투를 벗고 바지를 정리한 뒤 조심스럽게 병상 위에 몸을 눕혔다.한지영은 자기 곁에 누운 남자를 바라보다가 부드럽게 말했다.“이제... 얼른 자요. 그동안 정말 고생 많았어요, 연신 씨.”그녀의 목소리는 그에게 있어 어떤 수면제보다도 강력했고 백연신은 금세 눈을 감았다.그동안의 피로가 얼마나 컸는지 눈을 감자마자 깊은 잠에 빠져들었고 이내 낮고 잔잔한 숨소리까지 흘러나왔다.한지영은 촉촉해진 눈으로 그의 잠든 얼굴을 바라보았다.그리고 아주 조금씩 몸을 옮겨 그의 이마에 입술을 가져다 대고는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연신 씨... 이번 생에선 절대 당신이랑 안 헤어질 거예요.”...다음 날 아침.임유진이 병문안을 왔을 때 병실 안 풍경은 전날과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한지영은 이미 깨어 있었고 침대 머리를 살짝 세운 채 미음 같은 죽을 조금씩 받아먹고 있었다.열흘 넘게 아무것도 먹지 못했던 터라 지금은 아직 유동식밖에 먹을 수 없었다.한편 그녀의 옆에는 백연신이 여전히 깊이 잠들어 있었다.반대편에서는 이해영과 한종훈이 막 수유를 마친 외손녀를 안고 조심스럽게 트림을 시키고 있었다.갓 태어난 아기는 생각보다 얌전했다.배가 고플 때만 잠깐 소리를 내고 배를 채우고 나면 금세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임유진이 들어오자 한지영의 부모는 곧바로 다가와 물었다.“유진아, 어젯밤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니? 어떻게 갑자기 지영이가 깨어난 거야?”한지영 역시 궁금하다는 듯 임유진을 바라봤다.그녀는 어젯밤 잠깐 깼을 때 병실이 몹시 소란스러웠던 기억은 있었지만 그때 그녀의 시선은 온통 백연신에게만 가 있었다.어렴풋이 예전에 봤던 그 신비한 소년도 있었던 것 같지만 그 아이가 무슨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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