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영이 전화기 너머로 당황한 목소리로 말했다. 목소리 끝에는 울먹임까지 섞여 있었다.배준우가 물었다.“무슨 일인데? 은지 씨, 어디 있는데?”“공항 가는 길에 있어요. 방금 전까지 통화 중이었는데 갑자기 쾅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대답을 안 해요. 교통사고가 난 것 같아요.”‘교통사고라니...’강성에서 공항으로 가는 길에는 산길이 한 구간이 있었는데 그 길은 산을 깎아서 만든 길이었다. 그리고 오늘 날씨는 고은지가 전화로 말했던 것처럼 눈도 내리고 얼음이 얼 정도로 매우 추웠다.이런저런 생각이 들자 고은영은 가슴이 더욱 답답해졌다.전화 너머로 배준우는 고은지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게 분명하다고 직감했다. 하지만 그는 고은영을 다독이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내가 당장 사람 보내서 확인할게.”“빨리요.”전화를 끊은 고은영은 집사를 향해 말했다.“집사님, 차를 준비해 줘요. 저도 갈래요.”“알겠습니다, 사모님.”집사는 고개를 끄덕이고 바로 차를 준비하러 갔다. 고은영은 아직도 전화를 끊지 못한 채였다.집사가 돌아서자 그녀는 다시 전화기 너머로 외쳤다.“언니, 언니, 내 말 들려?”이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별장 문을 나섰다. 밖은 생각보다 너무 추웠고 그녀가 입은 옷은 날씨에 비해서 너무 얇았다.하지만 고은정은 그런 걸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 빨리 고은지를 찾으러 가고 싶을 뿐이었다. 밖에서 기다리던 진유경은 그녀가 나오는 걸 보고 급히 다가왔다.“은영 씨, 드디어 절 만나러 나와주신 건가요?”고은영이 반응도 하기 전에 진유경은 그녀의 손을 꽉 잡았다. 하지만 고은영은 고은지 때문에 머리가 복잡한 상태였기에 바로 냉랭한 표정으로 손을 뺀 뒤 말했다.“뭐라고요?”“은영 씨, 미안해요. 그동안 제가 잘못했어요. 정말 미안해요. 저도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어서 찾으러 온 거예요. 할머니께서 아프셔서 수술비 1억이 필요하거든요.”진유경은 눈물을 흘리며 말하자 고은영은 얼굴을 찌푸렸다. 그녀는 이제서야 눈앞에 서 있는 사람이 진유경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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