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지라는 이름을 듣자 량천옥은 간신히 이성을 되찾은 듯 눈빛이 흔들렸다. 그러다 이내, 맹렬한 분노가 다시금 솟구쳐 올랐다.그녀는 그대로 눈밭 위에 쓰러져 있던 지신혜의 몸통을 발로 세차게 걷어찼다.“기다려. 두고 보자. 절대 그냥 안 넘어갈 테니까.”량천옥의 이성이 돌아오자마자 떠올린 건 단 하나, 고은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였다.그녀는 더 이상 지체하지 않고 바로 몸을 돌려 지신혜를 눈밭에 남겨둔 채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정록담 씨, 당장 그자들을 찾으세요. 지금 당장!”그러자 정록담이 고개를 끄덕이며 응답했다.“이미 지시해두었습니다. 지신혜 씨가 말하는 그 무리를 지금 공항 쪽에서 수색 중입니다.”량천옥은 피범벅이 된 지신혜만을 그 곳에 남긴 채, 숨을 거칠게 내쉬며 떠났다.그때, 구석에서 전화를 받던 나태현이 통화를 마치고 전화를 끊었다.지신혜는 마지막 남은 희망처럼 그에게 달려들어 바짓가랑이를 붙잡았다.‘량천옥 그 미친년이 분명히 아주 깊은 상처를 냈을 거야, 얼굴에 흉터가 남을지도 ‘몰라.나태현은 어두운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며 힘껏 걷어찼다!지신혜는 몸을 겨누지 못하고 놀라 비명을 지르며 눈길에 쓰러졌다.“태현 씨...”그녀가 더 말하기도 전에, 나태현은 이미 차에 올라 그대로 떠나버렸다.차가 달리며 일으킨 바람에 지신혜는 추워 몸을 떨었다.‘어떻게 나를 이렇게 대할 수 있어? 난 당신의 약혼녀인데 어떻게 이렇게 대할 수 있단 말이야?’낙의는 떠났다.지신혜는 떨리는 몸을 일으키며 얼굴을 만졌는데 손바닥에는 피가 흥건했다.“아악!”고통스럽고 분노에 찬 비명이 울려 퍼졌다.‘왜, 왜 모두 고은지 때문에 나를 이렇게 대하는 거야?’그녀는 돌아서서 넷 가문의 대문을 두드렸지만 아무도 그녀를 위해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문 열어, 들어가게 해줘, 들어가게 해달라고!"분노에 찬 목소리는 결국 눈보라 속에 사라졌고, 아무도 그녀를 위해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한편, 차 안에서.량천옥은 마음이 조여지는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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