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los capítulos de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Capítulo 1731 - Capítulo 1740

1784 Capítulos

제1731화

이 순간, 진이훈은 당장이라도 나서고 싶었다. 하지만 얼마 전 다친 데다 방금도 한번 올라갔던 터라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나태웅이 진이훈을 보며 난처한 얼굴로 물었다.“괜찮겠어?”“저...”“됐어. 차라리 내가 갈게!”나태웅은 성가신 듯 머리를 쓸어 올리며 평생 이렇게 지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장담했다. 예전에 안지영 때문에 비슷한 적이 있긴 했다. 그때는 대협곡에서 비까지 쏟아지던 때였다. 하지만 그때는 그래도 오르막길이 완만한 도로였으니 이렇게까지 힘들지 않았다.하지만 이 천국의 계단은 정말 사람을 미치게 할 지경이었다.나태웅은 씩씩대며 계단을 올라갔고 진이훈은 그의 뒷모습을 보며 한숨을 내쉬고 고개를 저었다. 나태웅의 속마음은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다. 예전에는 안지영만 쫓아다니더니 지금은 안열을 쫓아 이리저리 뛰어다닐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한편, 안열은 몸이 원래 불편했지만 안지영의 부탁 때문에 이를 악물고 뒤따라 올랐다.아마도 이현이 고은지를 안고 가느라 속도가 느렸던지 얼마 지나지 않아 따라잡을 수 있었다.하지만 말을 걸기도 전에 이현은 고은지를 안은 채 갑자기 발길을 돌려 내려가기 시작했다. 이현의 얼굴은 다급함이 가득했고 눈빛에도 절박한 걱정이 어려 있었다. 그리고 그의 품에 안겨 있는 여인은...그 순간 안열은 확실히 보았다. 바로 고은지였다. 고은지와 함께 있는 사람은 이현이었다.고은지의 얼굴은 핏기가 전혀 없이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두 사람은 안열과 스쳐 지나갔고 이현은 바람처럼 고은지를 안고 급히 내려갔다.이현은 안열을 알아보지 못했다. 안열은 돌아서서 멀어져 가는 이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사실 쫓아가는 내내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그럴 필요가 없다. 하지만 고은지의 얼굴빛은 좋지 않았다.안열은 제자리에 서서 몇 번이고 깊게 숨을 들이쉬었지만 복부에 느껴지는 통증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조금 전 너무 급하게 달려왔던 탓이었다.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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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2화

'지금 이 시각 도대체 누구한테 전화를 거는 거지?'한 번 더 걸었지만 여전히 통화 중이었다. 다섯 번째가 되어서야 전화를 받았고 안열이 대답했다.“여보세요.”“네가 있던 곳 다 뒤져봤는데 휴대폰은 전혀 없어.”“없어요? 그럼 아마 안 가져간 것 같네요. 내가 착각했나 봐요.”“뭐라고?”순간 나태웅의 호흡이 거칠어지며 휴대폰 너머로 이를 갈았다. ‘이 빌어먹을 여자가 지금 날 가지고 논 거야? 죽을 힘 다해 올라왔는데 이제 와서 애초에 휴대폰을 안 가져왔다고 잘못 말했다고? 내가 이 계단을 오르느라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기나 해?’“나... 아마 잘못 기억한 것 같아요.”휴대폰 너머로 안열은 나태웅의 불쾌한 기색을 단번에 알아차리고는 더듬거리며 말했다.누가 봐도 마음이 약해져 있었다. 그 순간, 나태웅의 숨소리가 한층 더 거칠어졌다.“이 죽일 년, 너 일부러 그런 거지?”안열은 침묵했다.일부러 한 거라고 해도 사실 틀린 말은 아니었다.나태웅은 휴대폰 너머로 이를 악물며 깊게 숨을 들이켜고 억지로 화를 누르려 했지만 결국 말하려는 순간 또다시 이를 갈았다.“너 지금 어디야?”“이미 차에 있어요.”나태웅은 할 말을 잃었다.그 순간, 천국의 계단에 서 있던 나태웅은 푸른 하늘과 흰 구름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리고 안열의 대답에 머릿속이 울리더니 억눌렀던 화가 폭발했다.“이 죽일 년!”조금 전까지만 해도 나태웅에게 올라가서 휴대폰을 찾아달라며 애원하고 아래에서 기다리겠다고 했다.그 순간 나태웅은 자신이 완전히 안열에게 놀아난 거라는 걸 뼈저리게 깨달았다.‘좋아. 아주 좋아. 감히 날 가지고 놀아?’숨을 몇 번이고 깊게 내쉬었지만 가슴을 짓누르는 분노는 전혀 사라지지 않았다.“너, 너 거기 그대로 있어.”그러나 나태웅에게 돌아온 건 이미 끊어진 통화음뿐이었다. 귀에 울려 퍼지는 소리에 나태웅은 눈앞이 아득해졌다.나태웅은 살아오면서 이런 굴욕은 단 한 번도 당한 적이 없었다. 안지영 때문에 화는 났지만 이렇게 철저히 조롱당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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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3화

한편 절 안.진이훈이 계속 산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나태웅이 시무룩한 얼굴로 내려오는 모습을 보자 진이훈의 등은 순간 굳어졌다.다시 손을 보니 나태웅이 들고 있는 건 자기 휴대폰뿐이었다. 나태웅은 시무룩한 얼굴로 전화를 걸고 있었고 표정을 보아하니 휴대폰 너머 상대가 받지 않은 게 분명했다. 그리고 누구에게 거는 건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동안에 온 이후, 나태웅은 안지영과 연락을 전혀 하지 않았다. 마치 과거 자신이 안지영에게 했던 모든 일들은 덧없는 꿈과 한낱 수면 위의 달빛 같았다. 지금 이곳에 있는 나태웅은 안지영과 마치 아무런 관계가 없었던 것처럼 느껴졌다.“이 죽일 년!”나태웅은 마침내 포기하고 손에 쥔 휴대폰이라도 내리쳐 부수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결국 참았다. 그러나 이를 갈 정도로 참고 있으니 심각하게 화가 난 게 분명했다.진이훈이 조심스럽게 다가와 물었다.“안열 씨의 휴대폰 찾으셨어요?”진이훈은 조심스럽게 물었다.나태웅은 그 질문을 듣는 순간 얼굴이 순간적으로 어두워지더니 숨을 깊게 내뱉었다.“이 죽일 년, 언젠가는 반드시 혼내주겠어.”‘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날 속여? 이런 상황에서도 안열에게 아직 이런 마음이 남아 있다니. 홉스가 안열을 크게 난처하게 하지 않았던 모양이네.’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나태웅의 화는 점점 더 커졌다.진이훈은 나태웅의 말을 듣고 온몸이 떨렸다. ‘이 정도로 화가 난 건 휴대폰을 찾지 못한 게 틀림없고 게다가 안열에게 완전히 농락당할 수도 있어. 맞아. 아마 정말로 농락당한 거야. 그렇지 않고서야 왜 이렇게까지 화를 내겠어?’“그러니까 휴대폰을 못 찾았다는 거죠?”이런 최악의 순간에 진이훈은 묻고 말았다.말이 나오자마자 나태웅의 시선은 마치 죽음처럼 차가워졌다.진이훈은 할 말을 잃었다. ‘이런 참견은 안 하는 게 좋아. 안열이도 참. 왜 굳이 이렇게까지 가지고 노는 걸까?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속만 더 상할 텐데. 이분의 성질이 어떤지 모르는 것도 아니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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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4화

최계숙은 안열을 문 앞까지 안내하고 떠났다.안열은 문 앞에 선 후 머리를 들자 안의 위패가 보였다. 남자의 맑고 우람한 목소리에는 서늘한 기운이 배어 있었다.안열은 몸을 움직이지 않았다. 여기가 어디인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는 안열의 언니 안이연이 지내던 곳이다.동안에 돌아온 첫날 안열은 홉스에게 이곳으로 끌려와 하루 종일 무릎을 꿇었다. 그 후 매일 정해진 시간에 와서 한 시간 동안 무릎을 꿇고 방을 청소했다.남자는 뒤돌아보지 않았고 두 사람은 다섯 걸음 정도 떨어져 있었다. 그럼에도 안열은 남자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차가운 기운을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들어와.”세 글자가 차갑고 위험하게 울렸다.안열은 두 손을 모았지만 눈빛에는 한 점 온기도 없었다. 그리고 깊은숨을 들이쉬고 말했다.“언니의 죽음은 나와 아무 상관 없어요. 만약 이런 식으로 언니를 위로하려면 그 목적은 달성되지 못할 거예요. 언니는 지하에서 더 큰 고통을 받을지도 몰라요.”말이 끝나는 순간 주변을 스치는 찬바람과 함께 목덜미에 힘이 가해졌다.남자가 어떻게 돌아섰는지는 보지 못했지만 그의 잘생긴 얼굴에는 지금 위험한 냉기가 서려 있었다.특히 두 눈은 겉으로는 차분해 보이지만 뼛속 깊은 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냉혹함이 느껴졌다.안열은 남자의 점점 세지는 손목을 꽉 잡았다.“정말 미친 거 아니에요?”한 글자마다 안열의 목소리는 차갑고 경멸로 가득했다.안열은 홉스가 정말 미친 사람으로 보였다. 예전에 홉스가 안이연을 미치도록 사랑하여 안이연이 죽은 후 홉스는 모두에게 복수했다.세월이 흘러도 홉스의 손짓과 몸짓에는 점점 더 심한 병적인 집착이 느껴졌다.많은 경우에 홉스는 겉으로는 태연해 보였지만 다음 순간에는 사람을 해칠 기세로 변한다.안열의 미쳤다는 말에 홉스의 평온함은 순간 얼어붙었다. 그리고 안열은 목덜미에서 힘이 풀리는 것을 느꼈고 이어서 짝하는 소리와 함께 뺨을 세게 맞았다.강하게 내려친 따귀에 안열의 얼굴은 비틀어졌지만 그녀의 눈빛에는 전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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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5화

섬광처럼 빠르게 홉스는 이미 안열 곁에 다가와 손을 뻗어 그녀의 턱을 거칠게 움켜쥐었다.순간, 홉스의 힘은 안열을 거의 질식시킬 정도였다.하지만 다음 순간 짝 하는 소리와 함께 공기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홉스의 손동작이 멈췄고 안열을 바라보는 눈빛은 진홍빛으로 물들어 있었고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바라보았다.안열이 홉스를 때렸다.“이제 미친 짓 그만할래요?”안열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 순간, 홉스는 손을 조금 더 조이더니 진홍빛 눈으로 안열을 응시했다.너무나도 조용해서 안열이 지금 그 앞에서 죽는다 해도 홉스에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할 것만 같았다.안열은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그대로 홉스의 시선을 마주했다.“아직도 부족한가 보네요.”안열의 얼굴은 벌겋게 부어올랐지만 목소리는 여전히 담대했다.홉스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누가 네게 그런 용기를 줬어?”펑!주먹은 힘껏 홉스의 잘생긴 얼굴을 내리쳤고 공기는 다시 한순간 조용해졌다.홉스는 할 말을 잃었고 숨이 막혀 눈빛이 싸늘했다.“이 망할 여자!”펑! 펑!방 안에서 주먹질하는 소리가 퍼졌고 홉스는 분노에 차 안열의 목을 확 놓아버렸다.홉스는 안열을 날카로운 눈빛으로 바라보았고 눈빛은 사람을 삼킬 기세였다. 안열은 옆에 있던 촛대를 집어 그대로 홉스에 내리쳤다.이제는 지긋지긋했다. 안열이 이곳에서 겪은 분노와 억울함은 아무도 모른다.과거의 일은 안열과 관련이 없다. 안이연이 죽은 건 그녀의 운이 나빴을 뿐 안열과 상관없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안열에게 책임을 돌리는지 알 수 없다.홉스는 완전히 화가 치밀어 다시 안열에게 달려들었다.그 순간 홉스의 마음은 오직 안열을 목 졸라 안이연 곁으로 보내는 것뿐이었다. 그러나 안열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동안 여기서 쌓인 억울함은 이미 한계를 넘어섰다. 수년간 장선명 곁에서 일하며 안열의 능력은 만만치 않아 홉스가 그녀의 약점을 잡아도 상관없다. 지금 안열은 완전히 이성을 잃었다.쾅! 쿵!공양대 위의 물건들이 계속해서 바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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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6화

“널 죽이지 않아.”홉스의 말투는 아주 가볍고 부드러웠다. 부드럽다 못해 거의 온화하게 들릴 정도였다.하지만 안열은 여전히 홉스의 말 속에 숨어 있는 위험의 단계를 똑똑히 느낄 수 있었다.안열은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홉스가 조금씩 유골을 부서진 단지의 홈에 넣는 모습을 지켜보았다.안열은 눈을 감고 말했다.“내가 말했잖아요. 언니의 죽음은 나와 아무 상관 없다고요.”왜 안열을 믿지 않고 모든 사람이 믿지 않는지 알 수 없다.“살아 있게 할 거야. 사는 게 죽는 것보다 못하게 살게 해줄 거야.”안열의 말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홉스는 다시 입을 열었고 말투는 차가워 위험 그 자체였다. 안열은 숨을 깊게 들이켰다.이 순간, 안열의 가슴은 그 어느 때보다 숨 막힐 듯 답답했다. 설명해도 소용없다. 예전에도 얼마나 많이 말했지만 아무도 믿지 않았다. 지금 와서 믿어 줄 사람은 여전히 없다. 사실 이건 안열에게는 큰 문제가 아니었다.하지만 왜 홉스는 안열이 동안을 떠나 잡아 와서 죽게 두지 않고 살아 있는 게 고통이 되게 만들 정도로 증오하는지 알 수 없다.“할머니는 어디 있어요?” 안열이 물었다.동안에 돌아온 첫날, 분명 할머니를 만났는데 홉스의 사람들에게 붙잡혀 끌려갔다. 홉스는 차갑게 눈을 뜨며 말했다.“알고 싶어?”이 네 글자는 마치 지옥에서 온 사탄의 냉기처럼 차가워 안열마저 가슴이 떨릴 정도였다.“이 경면은 네가 직접 꿰맬 거야? 아니면...”안열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숨은 다시 가라앉았다.홉스의 뜻은 명확했다. 방금 안열이 미친 듯이 행동한 대로 지금 이 상황을 처리하라는 것이다.할머니의 안부를 물었지만 대답하지 않자 안열은 홉스의 의도를 완전히 이해했다. 할머니를 만나고 무사하기를 원한다면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안열은 깊게 숨을 들이켰다.“말했잖아요. 언니의 죽음은 나와 전혀 상관없다고.”“나태웅이라는 사람은 어떻게 생각해?”안열은 침묵했다.나태웅에 대한 얘기는 역시 디예가 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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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7화

강성 쪽.안지영은 다급히 고은영을 찾아갔고 두 사람은 방 안에 숨어 문까지 잠가 버렸다.“정말이야? 안열이 잘못 본 게 아니야?”안지영의 말을 듣자 고은영은 곧장 놀라 벌떡 일어나 안지영을 믿기 힘들다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안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정말이야. 잘못 본 게 아니야. 열이 씨가 아주 가까이에서 봤대. 그것도 여러 번.”잠깐 스치면 착각할 수도 있지만 몇 번이나 확인했는데 잘못 볼 수 없다.고은영은 침묵했다. 공기가 순식간에 고요해졌다. ‘언니가 살아 있다니. 살아 있다니...’“동안에 있는 거야?”“응!” 안지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고은영은 호흡을 가다듬었다.“어쩐지 요즘 아무도 못 찾더라. 흔적조차 없었어.”알고 보니 동안으로 간 거였다. 동안 같은 곳은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도 가고 싶지 않다. 그래서 나태현이든 배준우든 아무리 수색 범위를 넓혔지만 애초에 동안까지는 닿지 않았다. 그들의 머릿속에는 고은지가 동안으로 간다는 발상 자체가 없었으니까. 그런데 고은지가 동안에 있을 줄은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언니가 어떻게 동안에 간 거야?” 고은영은 의아한 눈길로 안지영을 바라보았다.“이현 때문이야. 열이 씨말로는 고은지가 이현과 함께 있대.”“이현?” ‘이현 오빠?’고은영은 충격을 받았다.“알아?”“알지!”아는 사이가 아니라 어린 시절 아주 친한 놀이터 친구였다. 게다가 얼마 전에도 강성에 한 번 왔었다.하지만 도대체 어떻게 고은지랑 얽히게 된 건지 고은영은 믿기 힘들다는 듯 안지영을 바라보았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고은지가 살아 있고 게다가 이현과 함께 있다. 이건 정말 기가 막힌 일이었다.“정말 아는 사이 맞아?”“응, 알아.”“그럼 네 언니는 이현이 데려간 게 분명하네.”고은영은 침묵했다.‘이현이 데려간 걸까?’생각해 보니 가능성은 충분했다. 아니면 고은지가 동안에 갈 이유가 없었으니까. 그제야 고은영의 한껏 조여 있던 마음이 풀렸다.“어쨌든 살아 있다는 게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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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8화

그때는 고은지가 이미 결혼했고 아이도 있었기에 마치 쇠사슬에 채워진 것처럼 결코 벗어날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모든 굴레가 사라졌다.“하지만 나태현이 이미 네 언니가 세상에 있다는 걸 눈치챘어. 게다가 나태웅도 지금 동안에 있어. 너 준우 씨한테 조금이라도 귀띔해 주지 않을 거야?”“절대 안 해.”고은지가 간신히 강성을 벗어났는데 차마 다시 진흙탕으로 끌어들일 수 없었다. 게다가 나태현은 미치광이다.다만 고은지는 아직 살아 있으면서 고은영에게 말해주지 않았다. 그동안 고은영은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잠도 편히 못 잤다. 늘 마음속에 고은지가 걸려 있었고 생사조차 알 수 없으니 괴로웠다. 하지만 어쨌든 살아만 있다면 고은영은 그걸로 충분하다. 안지영도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이번에 네 언니가 강성을 떠난 건 아예 이곳과 깨끗이 인연을 끊으려는 거겠지.”그러니까 연락도 하지 않는 거였다. 하지만 동안은 정말 누구도 예상 못 한 곳이다.“그럼 희주는? 안열이 희주를 보았대?”고은영이 또 물었다. 안지영은 고개를 저었다.“그건 말하지 않았어.”“그럼 량천옥은?”“그것도 말하지 않았어. 그냥 네 언니와 이현이 함께 있다는 것만 봤대. 그리고 몸이 많이 안 좋아 보였대.”고은영은 침묵했다.“이현이 직접 안고 가고 있었다고 했어.”고은영은 할 말을 잃었다.‘몸이 좋지 않다니? 원래 큰 병을 앓았었고 후에 나태현에게 그토록 시달렸으니...’“됐어. 살아 있기만 하면 돼.”‘몸이 좋지 않더라도 이현 오빠가 잘 돌봐줄 거야.’그 순간 고은영은 고은지를 위해 진심으로 기뻐했다. ‘만약 정말 이현 오빠와 함께할 수 있다면... 그만. 더 이상 생각하지 말자. 그저 살아 있기만 하면 됐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는 언니 스스로가 알 거야.’배준우가 돌아왔고 남 아저씨는 고은영이 위층에 있고 안지영도 있다고 말했다.저녁이 준비되자 혜나가 고은영을 부르러 가려 했지만 배준우가 자기가 가겠다고 했다. 그러다 방문 앞에 서니 문이 안에서 잠겨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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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9화

게다가 안지영 이렇게 서둘러 온 건 바로 이 좋은 소식을 고은영에게 알려주고 싶어서였다.원래도 마음에 담아두지 못하는 성격이라 먼저 고은영을 찾지 않았다면 가는 길에 분명 장선명에게 들통이 날 게 뻔했다.안지영은 그렇게 떠났다. 배준우가 직접 운전기사를 붙여 안지영을 집으로 돌려보냈다.식탁 위.고은영은 오늘따라 밥을 유난히 많이 먹었고 요즘 들어 가장 잘 먹었다.배준우는 고은영의 모습을 보며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었다.“오늘 저녁 음식이 꽤 괜찮았나 보네.”“네? 예전이랑 똑같은 거 아니에요?”고은영은 얼떨결에 되물었다.부엌에서는 매일 요리를 바꿔가며 했지만 맛은 비슷했다.최근 새로 영입된 인기 요리사가 있었는데 그 요리는 유난히 정교했다. 배준우는 고은영이 입맛을 잃은 걸 알고 일부러 남 아저씨에게 부탁해 데려온 요리사다. 하지만 데려온 후에도 고은영의 식욕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은 꽤 많이 먹었다.“보니까 음식이 전보다 훨씬 정갈해진 것 같네요.”특히 플레이팅이 눈에 띄었다.배준우가 눈썹을 살짝 올렸다.“이제야 알았어?”“맛도 확실히 달라진 것 같아요.” 고은영이 배준우를 향해 물었다.“우리 집 혹시 요리사를 바꿨어요?”“참...”배준우는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벌써 보름이나 지났는데 이제야 눈치챘다. 고은영은 혀를 살짝 내밀었다.“하지만 확실히 맛있어졌어요. 전에는 전복을 동파육으로 끓일 수 있는 것도 몰랐어요.”“오늘 달라 보여.” 배준우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어디가 다르다는 거예요? 늘 똑같은데요.”“아까 안지영이 무슨 말을 해준 거야?”고은영은 침묵했다.안지영의 말이 나오자 고은영은 순간 경계했다.“오늘 그냥 밥을 조금 많이 먹은 것뿐이에요. 왜 굳이 지영이 무슨 말을 했는지 물어요?”고은영의 작은 투정 속에는 은근한 불만이 섞여 있었다. 고은영의 말에 배준우는 분명 무슨 얘기를 들은 게 틀림없다고 확신했다. 위로의 말이라면 고은지가 사고를 당했을 때 안지영은 고은영이 걱정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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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0화

하지만 바로 이 세 번의 아니라는 말에 배준우가 고은영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조금의 확신이 섞이기 시작했다.처음에는 단지 의심이었지만 지금은 확신으로 바뀌었다.배준우는 뒤를 돌아 남 아저씨에게 신호를 보내 모든 도우미들을 다 내보내게 했다.곧 식당에는 배준우와 고은영 단 두 사람만 남았고 배준우가 고은영을 바라보는 눈빛은 훨씬 날카롭고 단호해졌다.“아휴, 제발 그렇게 보지 마요. 도대체 뭘 하려는 거예요?”이 순간, 고은영은 정말로 배준우의 시선 때문에 미쳐버릴 지경이었다.“은영아.”“묻지 마요!”“네 언니 어디 있어?”“이미 말했잖아요. 지영이 아무 말도 안했다고요. 그러니까 묻지 마세요.”“너 날 속이려는 거지?”“정말 몰라요!”고은영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배준우는 왜 확신에 찬 표정을 짓는 지 고은영은 알 수 없었다.고은영이 초조해하는 모습을 보며 배준우의 눈가에 살짝 웃음이 번졌다. 그 웃음을 본 고은영은 마음이 더욱 오싹했다. 고은영은 배준우가 확실히 독심술을 안다고 확신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왜 자신의 속마음까지 꿰뚫어 보지 않을 것이다.지금의 배준우는 고은영을 그대로 꿰뚫어 보아 무엇도 숨길 수 없었다.“됐어요. 됐어요. 맞아요!”정말 미칠 지경이었다. 방금 안지영에게 약속했지만 도저히 버틸 수 없었다.“하지만 만약 이 사실을 나태현에게 말하면 준우 씨랑 끝까지 싸울 거예요.”고은영은 화를 내며 말했다. 호기심이 사람을 죽인다고 배준우 앞에서도 견디지 못했는데 안지영은 장선명 앞에서 더 버티지 못할 것이다.고은영은 배준우가 나태현에게 말하지 않을 거라고 어느 정도 믿음이 가지만 안지영에게는 믿음이 안 갔다.어쨌든 이 일은 아는 사람을 최대한 줄이는 게 최선이다.“정말 소식을 네게 보냈어?”배준우가 묻자 고은영은 숨을 고르며 고개를 끄덕였다.“네.”“어디 있어?”“어디 있는지 묻지 마요.”“날 믿지 못해?”“아니요. 이 일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아요.”고은영이 대답했다.고은지가 살아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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