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Chapter 1711 - Chapter 1719

1719 Chapters

제1711화

“누가 울었어요? 나 안 울었어요.”“그래? 그럼 눈물이 마르지 않은 게 누구야?”장선명은 거칠게 입술을 맞췄다.안지영이 난리를 치자 장선명은 순간 당황해 화가 났지만 가슴 한구석이 꽉 채워지는 느낌이 들었다.안지영은 장선명을 많이 신경 쓰고 있다.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밤중에 울면서 차를 몰고 나온 걸 용서할 수는 없었다. 다행히 큰 사고는 없었지만 이때 조금이라도 사고가 났으면 정말 큰 일이었을 것이다.안지영은 장선명을 노려보며 말도 하지 않았다.장선명은 안지영의 코끝을 손가락으로 꾹 눌렀다.“소아는 그냥 내 사촌 동생이야. 괜히 오해하지 마.”“사촌 동생이면 내 앞에서 그렇게 도발해도 돼요?”“당연히 안 되지!” 장선명은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말만 들으면 좀 웃긴 소리 같지만 장선명은 안지영을 믿고 있었다. 안지영이 그렇다고 하면 그런 것이다.둘은 결혼한 지 얼마 안 됐지만 함께 지낸 시간은 꽤 길다. 안지영이 이렇게까지 말한 걸 보면 확실히 문제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괜히 울면서 뛰쳐나올 리가 없다.요즘 꼬이는 일들이 많아 장선명의 머리가 지끈거렸다. 장선명은 다시 안지영의 코를 살짝 꼬집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일단 집에 가자. 응?”“안 가요!”“아니, 왜 안 가는데? 네가 여기 있으면 배준우 눈 밖에 나는 거 몰라? 그리고 너랑 고은영의 문제는 단순히 둘만의 문제가 아니야. 이제 너희 둘 이미 결혼했어!”장선명은 진지하게 말했다. 아무리 절친이어도 결혼 전과 결혼 후는 완전히 다르다.하지만 안지영은 장선명이 또 고은영의 이름을 꺼내자 그대로 화가 치밀었다.“또 고은영 얘기야?”“내 잘못이야. 내가 잘못했어. 다시는 안 할게. 됐지?”장선명은 머리가 아팠다. 여자 둘이 얽히면 골치 아픈 법이라고 둘이 붙어 있으면 진짜 답답해서 숨 막힐 정도였다.안지영은 집에 가기 싫었다. 장선명이 아까 소아 때문에 자기한테 소리쳤던 게 떠올라 가슴이 답답했기 때문이다.하지만 배준우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안지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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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2화

원래는 오늘 밤 푹 쉬려고 했는데 결국 이런 일이 터지고 말았다.애초에 안지영이 소아가 자신을 도발했다고 말했을 때 장선명은 그녀의 말을 믿고 있었지만 마음 한편은 일부러 소란을 일으키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심지어 안지영이 잘못 봐서 괜히 소동을 벌이는 건 아닐까 싶기도 했다.그런데 지금 상황은 소아의 행동이 의문스럽다.안에서는 도우미가 속수무책으로 서 있었다.“소아 아가씨, 도련님께서 전화로 오늘은 집으로 돌아가시라고 분명히 말씀하셨어요.”“난 넷째 오빠가 직접 내 앞에서 말하는 걸 들어야 해. 너희가 꾸며낸...”“내가 말한 게 맞아.”장선명의 얼음처럼 차가운 목소리가 거실에 울려 퍼졌다.도우미와 소아가 동시에 고개를 돌리자 장선명이 안지영의 손을 꽉 잡은 채 싸늘한 얼굴로 안으로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소아의 시선이 그들의 맞잡은 두 손에 머물렀고 눈빛이 어두워졌다.‘왜? 넷째 오빠와 저 여자가 단순한 거래 관계라고 하지 않았어? 거래라면 둘 사이의 모든 건 다 가짜잖아.’“넷째 오빠.”소아는 숨이 벅차오른 듯 자리에서 일어섰고 눈에는 금세 눈물이 가득 고였다.장선명이 소아를 보았다.“집으로 돌아가.”“지금은 한밤중이잖아요. 하루쯤 여기서 묵으면 안 돼요? 예전에도 같이 지낸 적 있잖아요. 갑자기 왜 이러는 거예요?”장선명은 침묵했다.“설마 언니가 오해한 거예요? 언니, 나랑 넷째 오빠는 그냥 남매 같은 사이예요. 오늘 집 나간 게 혹시 나 때문인가요? 그렇다면 내가...”말을 하던 소아의 시선이 안지영에게로 향했고 눈빛은 억울함이 가득했다.마치 안지영이 소아와 장선명의 관계를 이상하게 몰아가서 자기 명예를 더럽히는 것처럼 보였다.진짜 제대로 된 여우다.안지영은 예전에 배준우 곁의 여자들이 왜 그러는지 이해 못 했지만 이제는 알 것 같았다.이건 뭐지?마치 남자가 아무리 괜찮아도 밖에서 덮쳐 들어오는 여우같은 년들이 끊임없이 있는 법이다.안지영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가슴속 무거운 응어리를 눌렀다.안지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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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3화

소아는 눈에 눈물을 가득 머금고 장선명을 바라보았다.장선명은 머리가 심하게 아팠다.“지영아, 너 먼저 올라가.”배준우가 말했듯이 임산부는 규칙적으로 자야 하는데 오늘 밤은 이렇게 소란이 났다.안지영이 임신한 후로 그들의 생활은 줄곧 아주 규칙적이었다.특히 장선명은 예전에 밤에 자주 외출했지만 안지영이 임신한 뒤로는 그 습관도 고쳐져 그동안 일찍 자는 것에 이미 익숙해졌다.그런데 오늘 제대로 쉬지 못해 원래도 아팠던 머리가 더 욱신거렸다.안지영이 침묵했다.장선명의 애써 참는 듯한 목소리를 듣고 소아가 스스로 달려든 여자인 걸 안지영은 백 퍼센트 확신했다. 그렇다면 소아가 해외에서 배워온 게 고작 이런 거란 말인가?“올라가.”안지영이 움직이지 않자 장선명은 다정히 달래듯 말했다. 결국 장선명의 설득에 안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나 먼저 올라갈게요.”“응, 얼른 가.”안지영이 위층으로 올라가자 남은 건 장선명과 소아 둘뿐이었다.소아는 억울한 듯 장선명을 바라보았다.“넷째 오빠,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요? 이모가 계셨다면 날 이렇게 서럽게 두지 않았을 거예요.”이 말에 장선명은 안지영의 말이 사실임을 더 굳게 믿게 됐다.소아를 보는 순간 역겨움만 치밀었고 장선명은 곧장 위층으로 향하며 차갑게 말했다.“여기서 꺼져. 다시는 오지 마.”“넷째 오빠.”“네 혼사의 일로도 다시 나를 찾지 마라.”이 말을 들은 소아의 얼굴빛이 순식간에 바뀌었다.이게 무슨 말이야?“싫어요! 나 시집 안 갈래요. 넷째 오빠, 나한테 이러지 마요.”“내쫓아.”장선명은 싸늘하게 세 글자만 던지고 곧장 위층 모퉁이에서 사라졌다.소아는 무의식적으로 장선명을 따라가려 했지만 지시를 받은 도우미는 곧장 소아를 막아섰고 재빠르게 바깥의 경비실에 전화를 걸었다.소아는 크게 울부짖으며 소리쳤지만 장선명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안지영이 도대체 뭐가 좋은지 알 수 없다. 얼굴도 그다지 예쁜 편이 아니고 성격도 엉망인데 장선명이 어째서 그런 여자를 좋아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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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4화

지금 안지영 앞에 있는 장선명의 모습은 소아 앞에서 보였던 그 위험한 남자의 모습과 완전히 달랐다.그때 장선명은 단지 안지영이 괜히 트집을 잡는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아무리 소아라 해도 어쨌든 이모의 딸이고 킹덤 타운의 손님이기에 주인이 손님에게 그런 태도를 보이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안지영은 콧소리를 내며 화가 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장선명이 안지영을 품에 안고 다정히 달랬다.“이제 화 풀어. 응? 착하지.”안지영이 말했다.“예전에 내 주변에만 그런 쓰레기 같은 인간들이 있는 줄 알았는데 선명 씨 주변에도 있네요.”예전부터 나태웅의 수많은 행동들이 이미 사람을 힘들게 했는데 소아 같은 사람이 나타나니 더 답답하고 숨이 막혔다.장선명은 침묵했다.차라리 그 얘기를 꺼내지나 말지. 그 얘기를 듣자 나태웅이 떠올려 장선명도 역시 숨이 막히는 기분이었다.“그만 생각해. 착하지.”안지영이 말했다.“앞으로 난 소아 보고 싶지 않아요.”“알았어. 네 말대로 할게.”지금 안지영이 하는 말이 곧 법이고 장선명은 반박할 용기가 없었다. 괜히 한 마디 거슬리게 했다가 안지영은 분명 다시 화낼 테니까.고은영은 어젯밤 그렇게 시달린 탓에 아침 열 시가 돼서야 겨우 눈을 떴다. 눈을 뜨니 옆에 배준우가 옆에 있었다.고은영이 벌떡 일어나자 곁에 있던 배준우가 놀라 잠에서 깼다.“어디 가?” 배준우가 고은영을 붙잡았다.고은영이 말했다.“지영한테 가요.”“둘이 어젯밤 이미 갔어.”“갔... 갔다고요?”고은영은 놀란 듯 믿기지 않는 눈으로 배준우를 바라보았다.어젯밤 그렇게 큰일이 있었는데 안지영이 장선명과 함께 돌아갔다니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배준우가 말했다.“진짜 갔어.”“네? 진짜 갔어요? 혹시 장선명이 강제로 데리고 간 거 아니에요?”배준우는 할 말을 잃었다.역시 장선명의 말대로 이 두 여자의 능력은 크지 않아도 서로를 지켜주는 우정만큼은 누구도 부러워할 만큼 끈끈했다.예전에 늘 안지영이 고은영을 지켜주었지만 지금은 고은영이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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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5화

배준우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고은영은 잔뜩 화가 나서 그의 잠옷 소매를 잡아당기며 말했다.“여보, 나태현 그 사람을 당장 내쫓아줘요!”배준우는 그 말을 듣고 미간이 움찔거렸다. 솔직히 이건 정말로 골치 아픈 일이었다.“제발요. 네?”고은영은 강하게 말해도 통하지 않자 곧장 가여운 모습으로 애원하듯 말했다.배준우는 말없이 고은영을 안아주며 무슨 말을 하려다가 입술을 움직였지만 끝내 한마디도 못 했다.나태현이 한 짓은 정말 선을 넘지만 그도 무조건 그 집에 살겠다고 버티며 완강한 태도를 보여주었다.“여보.”“내가 보기에는 이 일은 다른 사람이 처리하는 게 제일 좋아.”“누굴 말하는 거예요?”“네 큰오빠.”고은영이 침묵했다.‘진윤을 말하는 거야?’“큰오빠도 나태현과 오랜된 인연이잖아요.”고은영은 배준우가 무엇을 고민하는지 잘 알고 있었고 진윤 역시 똑같게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배준우조차 강하게 나가지 못하는데 진윤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아니면 네 둘째 오빠한테 부탁해. 네 둘째 오빠는 나태현과 별다른 친분이 없잖아.”“맞아요!”배준우의 말에 고은영은 단번에 눈이 반짝였다. 진준현한테 부탁하는 게 정말 좋은 방법이었다.“그럼 나 바로 전화할게요!”고은영은 곧장 침대에서 펄쩍 뛰어내려 얇은 옷차림 그대로 전화를 걸려는 모습에 배준우는 이마를 짚었다.엄마가 된 사람이 아직도 자기 몸을 챙길 줄을 모르다니.한편, 진준현은 고은영의 전화를 받고 눈썹을 치켜세웠다.“뭐라고?”“둘째 오빠, 제발 나태현을 좀 쫓아내 줘요. 내 집에 두고 싶지 않아요.”고은영은 지금 누구보다 분통이 터졌다.명색이 자기 집인데도 자기 마음대로 하지 못하다니. 이런 양아치를 만났으니 답답할 뿐이다. 지금 나태현을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좋아. 이 일은 내가 맡을게.”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온 진준현의 목소리는 단호했다.“정말요?”“당연하지. 걱정하지 마. 오늘 당장 그 인간을 그린빌에서 쫓아낼게.”진준현의 말투는 자신감으로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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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6화

진준현이 전화를 끊고 일어나 아침을 먹으면서 진윤에게 전화를 걸었다.생각할 필요도 없이 고은영이 자신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는 사실을 자랑하는 것이었다. 진준현은 고은영이 진윤에게도 전화를 걸었는가 하고 한 마디 더 물었다. 걸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나자 마음속에서 큰 만족감을 느꼈다.그런데 진준현이 고은영에게 어떤 일을 부탁했는지 말하자 전화 너머의 진윤이 의미심장하게 한마디 했다.“그럼 잘 처리해. 은영을 실망시키지 마.”“실망시키지 않아요. 내가 목숨 걸어서라도 은영을 위해 나태현을 내쫓을 거예요. 하지만 이 나태현은 도대체 무슨 속셈이에요?”전화 너머에서 고은영이 나태현에게 자신의 그린빌에 살게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그렇다면 도대체 나태현은 무슨 생각으로 이런 짓을 했을까?고은영이 이미 원하지 않는다고 했는데...이제야 진준현은 상황을 돌이켜보며 이번 일에서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진윤이 말했다.“상대의 태도를 알 수가 없어!”나씨 가문의 일에 대해 진윤은 지금 단 한마디도 더 하고 싶지 않았다.진윤조차 상대의 태도를 알 수 없다고 하니 진준현의 입꼬리가 살짝 떨렸다.“그럼 내가 처리할게요!”이제 고은지도 죽었는데 나태현이 지금 이런 일을 벌이는 게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었다.나태현이 아무리 양아치 짓을 해도 고은영까지 괴롭힐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지금의 진준현은 진심으로 나태현의 이 행동을 알 수 없었다.전화를 끊고 진준현은 바로 일어섰다.막 식탁에 앉으려는 순간 도우미가 보고하러 왔다.“둘째 도련님, 진유경 씨 오셨어요.”진준현은 말을 듣자 깊은 숨을 마시고 차갑게 말을 내뱉었다.“안 봐!”진준현은 진유경을 평생 용서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과거에는 그렇게 아꼈는데 마지막에 뒤에서 벌어진 일이 너무나 심했기 때문이다.최근 진유경과 김영희는 진씨 가문의 옛집에 머물지 않았다.그곳은 진준현이 완전히 봉쇄했기 때문이다.한때 진유경을 가장 아꼈지만 이제는 가장 냉정하게 대하게 되었다. 하지만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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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7화

진준현은 진유경을 보더니 얼굴이 바로 어두워지고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왜 너야?”“둘째 오빠, 할머니가 위급해요. 거액의 치료비가 필요해요.”진준현은 얇은 입술을 꽉 다물고 눈동자에는 차가운 빛이 번뜩였다.김영희가 위급하다니.예전에도 진유경이 이 일 때문에 진준현을 찾아왔고 그 뒤로는 고은영까지 찾아갔다.진유경이 그렇게 고은영의 앞에 나타난 걸 생각하자 진준현의 눈빛은 바로 어두워졌다.땅에 엎드려 있는 진유경을 차갑게 노려보며 한때 가장 사랑했던 여동생에 대해 한 점의 동정도 없었다.특히 진유경이 김영희가 위급하다고 말했을 때 진준현의 눈빛은 더욱 흔들림이 없었다.한때 진준현은 김영희를 존경했지만 고은영과 어머니의 일에서는 결국 실망했다. 그 실망은 진준현의 마음을 바로 차갑게 만들었다.“둘째 오빠.”진유경이 다시 흐느끼며 말했다.진준현이 말했다.“가!”“둘째 오빠, 할머니를 살려 주세요. 할머니는 그동안 오빠를 많이 아껴주셨잖아요. 이렇게 무정하게 굴지 마세요.”“너희가 감히 나를 무정하다고 할 자격이 있어?”진준현이 냉소를 지었다.무정하다고? 무정하다는 건 마음이 있는 사람에게나 생기는 감정이다. 그런데 진유경과 김영희는 마음조차 없는 사람들이었다.만약 김영희가 그때 조금이라도 마음이 있었다면 어머니가 고은영에게 남긴 것들을 그렇게 잔인하게 나누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했다.마음조차 없는 사람들이 자신을 무정하다고 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진짜로 말하자면 진준현은 정말로 마음이 조금도 없었다.“둘째 오빠, 둘째 오빠!”진준현의 차가운 말투를 듣고 진유경은 더 크게 통곡했다.“나 지금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비록 그때 그렇게 많은 잘못을 했지만요.”진준현은 침묵했다.“오빠도 이미 나한테 벌을 줬고 나도 받아야 할 벌은 다 받았어요. 제발 이렇게 무정하게 굴지 말아요. 부탁이에요.”벌이라고? 그동안 자신이 돼지나 개보다 못한 삶을 살았는데 이게 벌이라고 생각했다.한때 진씨 가문에서 공주처럼 살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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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8화

‘고은영 때문이야! 전부 고은영 때문이야! 왜 모든 사람이 고은영만 보호하는 거지? 예전에 내가 그렇게 많은 사람을 매수해서 고은영을 해치게 했지만 결국 쉽게 피해버렸어. 배준우가 고은영을 보호하고 둘째 오빠도 고은영을 보호하고 있어. 도대체 뭐가 좋은 거야? 이 사람들 다 눈이 먼 거야? 시골에서 자란 여자가 이렇게 소중히 보호받을 수 있다니.’진유경은 온몸을 떨었다. 추위 때문만이 아니라 분노 때문이기도 했다.진준현은 별장에서 떠난 후 진유경 때문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머릿속은 온통 오늘 반드시 나태현을 그린빌에서 내보내야 한다는 생각과 고은영을 실망하게 하면 안 된다는 생각뿐이었다.하지만 어떤 일들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쉽게 처리할 수 없는 법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뭔가 일이 잘못됐다는 느낌이 들어 다시 진윤에게 전화를 걸었다.진윤은 곧바로 받았다.“형.”“말해!”“왜 나태현의 일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은 것 같죠?” 진준현은 고민하며 말하며 신호등을 기다리고 있었다.“어디가 간단하지 않은 거야?”“배준우가 이 일을 처리 할 수 없대요?” 진준현이 의아하게 물었다.이 일이 정말 간단하다면 굳이 진준현에게 직접 달려올 필요가 없이 배준우가 알아서 처리했을 것이다. 게다가 배준우는 고은영에게 그렇게 잘해주는데 이 정도 일로 나서는 거 꺼릴 리가 없다.진윤은 콧방귀를 뀌며 웃었다. “이제야 정신 차렸어?”진준현은 침묵했다.‘역시 일이 단순하지 않았어. 은영이 완전히 날 곤란하게 만드는 거잖아. 이 죽일 놈의 녀석, 참 대단해.’진준현이 말하기도 전에 진윤이 먼저 말했다. “예전에 나태웅이 안지영을 괴롭힌 일을 알고 있지?”“알죠. 진짜 뻔뻔해요!”뭐라 할 것도 없이 이 일은 두 사람과 큰 상관이 없지만 진준현은 나태웅이 정말 뻔뻔하다고 느꼈다. 참으로 어이없는 짓이다. 이미 분명히 싫다고 말했는데 계속 끝없이 집착하다니 뻔뻔하기 그지없는 것이다.진윤이 말했다.“나태현은 나태웅보다 더 심하다니까!”진준현은 한참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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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9화

나태현 쪽.지금 나태현은 천락 그룹에 있지 않기에 천락 그룹에서 무슨 소동이 일어나든 전혀 개의치 않았다. 이것 때문에 나태범은 크게 분노했다.나태범이 직접 두 번이나 이곳에 찾아왔지만 무슨 말을 하든 나태현은 한결같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분통이 터진 나태범은 이제 아예 오지도 않고 계속 나태웅과 연락하고 있었다.진준현이 이곳을 찾아왔을 때 이미 제대로 자리를 잡은 회사를 보며 나씨 가문 사람들이 정말 사업 수완이 뛰어나다고 속으로 감탄했다. 언제든 그들은 항상 뒷길을 충분히 마련해 두었다.분명 이전까지 나태현은 천락 그룹에 있었는데 그 뒤에 이렇게 큰 회사를 가지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두 사람은 사무실에 마주 앉아 있었고 나태현은 찻잔을 진준현 앞으로 밀어 놓았다.오기 전까지만 해도 진준현은 온갖 강경한 수를 다 준비했지만 막상 나태현을 마주하니 갑자기 어떻게 입을 열어야 할지 몰랐다.하지만 전화 속 고은영의 애절한 목소리가 떠올라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신 뒤 복잡한 눈빛으로 나태현을 보며 말했다.“그린빌에서 좀 나와 줄 수 없겠어?”진준현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지만 어조는 오던 길의 분노와는 달랐다.상대가 뻔뻔한 자라는 걸 알게 된 이상 강경하게 나오면 되레 더 뻔뻔하게 나올 게 뻔했기 때문이다.나태현이 말을 듣고 고개를 들어 진준현을 한 번 바라봤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 눈빛을 본 진준현은 순간 얼어붙었다! 오늘 이 일은 아마 성사되지 않겠다는 느낌이 들었다.“부탁해!”이를 악물고 다시 한번 낮은 자세로 말했다.공기는 고요하게 가라앉았다.전화로 큰소리치며 오늘 반드시 나태현을 집에서 쫓아내겠다고 장담하던 진준현이 정작 여기서는 이런 말까지 내뱉으리라고 고은영은 아마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나태현은 싸늘한 눈빛으로 진준현을 흘겨보았다.진준현이 말했다.“애가 많이 울고 있어. 형도 알잖아. 고은지가 그 애에게 얼마나 중요한 사람인지.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사람이 살아 있을 때 제대로 대해주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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