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los capítulos de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Capítulo 1751 - Capítulo 1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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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1화

식당 안, 김이숙과 가정부 이경자는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이경자는 약간 떨리는 눈으로 김이숙을 바라보며 말했다.“사모님, 어떻게 이서 아가씨한테 이렇게까지 하세요? 그동안 분명히...”“그 애가 이연을 죽였는데 전혀 뉘우치지 않아.”이경자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김이숙은 이를 갈며 끊어버리더니 이어서 말했다.“이서가 능력이 좋아. 이렇게 몇 년 동안 도망 다녔다니. 홉스가 아니었으면 아마 평생 바깥에서 죽을 생각이었을 거야.”십 년이 넘는 세월, 그동안 안열은 단 한 번도 소식이 없었다. 정말로 집에 돌아오고 싶지 않았다고 생각했다.이경자는 한숨을 쉬었다.“이서 아가씨도 사모님의 마음을 이해할 거예요.”“그 배은망덕한 아이가 뭘 이해하겠어? 아무것도 모를 거고 절대 이해하지도 못할 거야.”안열의 이야기를 꺼내자 김이숙은 화가 치밀었다. 지난 십여 년 동안 김이숙이 얼마나 마음 아파했는지 아무도 모른다. 김이숙이 가장 혐오하는 것은 잘못을 알면서도 고치지 않는 것이지만 마침 안열은 그런 사람이다.안열은 방에서 샤워를 마쳤다. 머리를 말리고 방에서 나오자 노크 소리가 들렸다. 안열은 바로 문을 열었다. 나이가 연로한 가정부 이경자가 서 있었고 손에는 반찬이 담겨 있는 쟁반이 있었다.이경자의 눈빛에는 온통 걱정이 담겨 있었다.“이서 아가씨, 일단 식사하세요.”“고마워요.”안열은 말하며 손을 내밀어 이경자 들고 있는 쟁반을 받았다. 이경자도 따라 방 안으로 들어왔다. 그러자 안열은 쟁반을 내려놓고 돌아서서 물었다.“무슨 일 있어요?”“이서 아가씨, 사모님을 탓하지 마세요. 이연 아가씨 일은 사모님에게 잘못을 인정하세요.”안열은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이경자의 말을 듣자 마음속에서 억눌린 쓰라림이 다시 치밀어 올랐다.‘인정하라고?’“난 설명할 기회조차 없었어요.”인정하면 안열이 안이연 사건을 인정하라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안열에게 양보란 없다. 특히 안이연 사건에 있어서는...안열은 결코 잘못하지 않았고 누구에게도 잘못을 인정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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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2화

하지만 안씨 가문에서는 안이연만 가능했다. 오직 안이연만 그럴 수 있었다. 그러기에 어머니가 식탁에 앉으라 했을 때 자기 자리가 없었던 이유다. 이 집에는 원래 자기 자리가 없었다.“우리 부모님은 나를 한 번도 믿어준 적 없어요.”안열은 숨이 막히듯 말했다. 어릴 적, 안이연이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모든 사람은 항상 안열이 사건 현장에 있었든 없었든 안열을 탓했다. 사람들은 항상 안열이 안이연의 것을 빼앗았다고 생각했기에 홉스의 사건에서 사람들은 더욱 그렇게 믿었다.사람들은 모두 안이연이 죽은 이유가 안열이 홉스를 사랑해서 안이연을 죽였다고 했다. 안열은 자신에게 물었다. ‘내가 정말 홉스를 사랑했나?’한때는 사랑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안이연 때문에 홉스가 그런 방식으로 자신을 괴롭혔을 때 안열의 마음은 이미 식어버렸다.“사모님은 그냥 이연 아가씨가 돌아가셔서 속상했기 때문이에요.”“하지만 이렇게 오랜 세월이 지났는데 나를 단 한 번이라도 믿어 준 적이 있었어요?”안열은 몇 번이나 말했다. 안이연 사건은 자신과 아무 상관이 없다고 몇 번이나 말했지만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다.이경자는 무언가 말하고 싶었지만 안열 앞에서는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결국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아줌마.”“네, 아가씨.”“외할머니가 어디 있는지 알고 있어요?”안열은 다시 물었다. 그동안 안열은 모든 사람에게 외할머니가 대체 어디 있는지 계속 물었다.“아마 홉스 도련님이 데려간 것 같아요.”“네?”안열은 충격을 받았다.‘홉스가 외할머니를 데려가는데 어머니가 허락했단 말이야?’이경자는 안열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았기에 한숨을 내쉬었다.“그동안 홉스 도련님은 아가씨를 미워할 뿐만 아니라 안씨 가문 전체를 미워했어요.”안열은 숨을 크게 들이켰다.그렇다면 홉스가 외할머니를 데려간 건 이상할 게 없다. 하지만 홉스가 안씨 가문 전체를 미워한다고 하니 안열은 비꼬며 웃음을 터뜨렸다.“홉스가 우리 집안을 미워할 자격이 있어요?”“참...”이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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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3화

오전 10시, 디예가 찾아왔다. 디예를 본 김이숙의 눈에는 경외심이 가득했다.“디예 씨.”“이서 아가씨를 만나러 왔어요.” 디예가 말했다.디예가 안열을 만나러 왔다는 말을 듣자 김이숙의 눈동자에 차가운 빛이 스쳤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였다.“올라가서 부를게요.”“감사합니다.”디예는 공손히 허리를 숙였다. 김이숙은 몸을 돌려 2층으로 올라갔다. 안열은 2층 방 안 작은 책상에 앉아 무언가를 쓰고 있었다. 김이숙은 차가운 얼굴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 방해받은 안열의 눈썹 사이에 살짝 불쾌함이 스쳤다.김이숙은 안열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홉스의 사람이 왔어. 내려가.”안열은 손에 쥔 펜을 꽉 움켜쥐었다.“가. 네 언니의 영패 앞에서 잘 참회하고 네 몸에 있는 죄를 씻어.”안열은 말을 듣고 숨을 다시 한번 깊게 들이켰다. 그리고 차갑게 눈을 감았다.“나는 죄가 없어요.”“입 다물어!”안열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자 김이숙의 얼굴은 한층 더 음침하게 변했다. 안열은 김이숙을 바라보며 입가에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어제 내가 뭘 했는지 아세요?”“뭘 했어?”김이숙의 눈빛도 차갑게 변했다. 안열을 본 순간 김이숙의 눈에는 더 이상 따뜻함이 남아 있지 않았다.차가운 태도를 보이는 김이숙을 바라보며 안열의 마음은 더욱 깊고 어둡게 가라앉아 비꼬는 듯 웃었다.“어제 로먼 가문에서 안이연의 영당을 부수고 유골을 흩뿌렸어요.”말이 끝나자 방 안은 순간적으로 정적에 휩싸였다.김이숙은 눈동자가 흔들리며 안열을 보라보았다. 김이숙의 눈빛은 계속 흩어졌다가 모였다가 하며 마치 거센 폭풍우가 끊임없이 휘몰아치는 듯했다. 잠시 후, 김이숙은 차갑게 말했다.“뭐라고?”“안이연의 유골을 흩뿌려 편히 쉴 수 없게 만들었어요.”짝!김이숙은 몇 걸음 걸어 안열 앞으로 다가가, 손을 들어 그대로 한 대를 날렸다. 안열의 얼굴이 한쪽으로 틀어졌다.김이숙은 화를 내며 소리쳤다.“어떻게 네 언니에게 그런 짓을 할 수 있어? 너...”안열은 고개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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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4화

“너, 너 입 닥쳐. 그만해!”“내가 왜 안이연의 유골을 깨뜨렸는지 알아요? 당신들이 내가 안이연을 죽인 사람으로 단정했으니까요.”김이숙은 침묵했다.“그동안 난 안이연 일로 계속 대가를 치러왔어요. 그러니 당연히 안이연의 뼈를 부수고 가루로 만들어 내가 안이연을 해쳤다는 죄를 입증해야죠. 안 그래요?”한 마디를 말할 때마다 안열의 마음은 너무 시원했다.하지만 김이숙은 화를 참지 못해 가슴이 요동쳤다.이경자는 두 사람이 계속 내려오지 않자 상황을 보러 위층으로 올라갔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김이숙은 가슴을 부여잡고 바닥에 주저앉아 있었다. 얼굴은 핏기 없이 창백했고 안열을 바라보는 눈에는 증오가 가득했다.“너, 이 망할 년. 널 가만 놔두지 않을 거야. 나...”“이서 아가씨, 도대체 뭐 하는 거예요?” 이경자가 놀라 달려와 급히 김이숙을 부축했다.김이숙은 화가 나 거의 기절할 뻔했다. 그동안 안이연의 죽음으로 김이숙은 계속 마음이 아팠다. 딸을 편히 묻어주고 싶었지만, 로먼 가문에 대항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그때 홉스가 안이연을 데려갈 때 안씨 가문은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원래 딸이 제대로 묻히지 못해 마음이 아팠는데 이제 안열이 유골까지 뿌렸다니 김이숙은 마치 하늘이 무너진 듯한 기분이었다.“어떻게 그럴 수 있어? 이연은 너 때문에 젊은 나이에 죽었어. 어떻게 그럴 수 있어?”이 순간 김이숙의 마음은 칼에 찔린 듯했다.“맞아요. 내가 어떻게 안이연에게 그럴 수 있었겠어요? 그런데 당신들은 어떻게 나에게 그럴 수 있어요? 그때 홉스가 날 죽이려 할 때 어떻게 그럴 수 있죠?”“그건 네가 치러야 할 대가야!”“좋아요. 알았어요. 그럼 내가 안이연을 완전히 지옥에 보내고 대가를 치를게요.”잠시 정적에 휩싸였다. 이경자는 믿기지 않는 듯 안열을 바라보았다. 김이숙은 떨리는 손으로 안열을 가리켰다.“미쳤어. 진짜 미쳤어. 너 완전히 미쳤어.”“맞아요. 내가 미쳤어요. 하지만 당신들이 날 미치게 했어요!”대가를 치르는 건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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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5화

안씨 가문의 별장에서 디예와 함께 나와 보니 멀리서 디예의 차 앞에 또 한 대의 차가 서 있었다. 디예와 안열이 나오자 나태웅이 차에서 내렸다. 나태웅은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고 온몸에서 묘한 위압감이 흘렀다.디예가 안열을 힐끗 바라보았다. 안열은 이미 나태웅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지만 두 걸음도 못 가 디예가 안열을 붙잡았다.“도련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그 순간 디예의 말투는 싸늘한 경고가 서려 있었다.안열은 차갑게 내뱉었다.“곧바로 로먼 가문으로 갈게요. 하지만 디예 씨 차는 타지 않을 거예요.”안열은 손을 세차게 뿌리치고 그대로 떠났다.“이서 아가씨, 도련님의 말을 거스르면 아가씨에게 아무런 득이 되지 않아요.”디예의 목소리는 더 냉혹해졌다.요즘 홉스가 안열을 어떻게 대하는지 모두가 알고 있다. 안열은 과거의 일 때문에 분명 대가를 치르고 있었다. 하지만 정말로 홉스를 거스른다면 앞으로 안열의 삶은 더 비참해질 것이다.“그 말 이미 수백 번은 들었어요. 내가 정말 무서웠다면...”안열은 말을 끝내지 않았다.만약 안열이 홉스를 두려워했다면 어제 그 일을 벌이지도 않았을 것이다.안열이 이렇게 말하자 디예는 뒤이어 하려던 말을 모두 삼켜 버렸다.‘이 여자는 정말 제멋대로야. 앞으로 고생길이 더 험하게 펼쳐질 게 뻔해.’안열은 나태웅의 차에 올랐다. 나태웅이 안열을 보더니 선글라스를 벗었다. 안열은 나태웅 눈빛 속 서늘한 기운을 확실히 느꼈다.“돌아온 뒤로 얼굴이 멀쩡한 날이 없네.”나태웅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안열은 대답하지 않았다.좋을 리가 없었다. 사람들은 모두 안열이 죽기를 바라는데 얼굴에 난 상처쯤이야 아무것도 아니었다. 진짜 가슴을 후벼 파는 상처는 얼굴에 드러나지 않는다.안열이 아무 말이 없자 나태웅이 말을 이었다.“아는 사람은 네가 집에 돌아갔다고 하겠지만, 모르는 사람은 무슨 지옥에 갇힌 줄 알겠어.”동안에 돌아온 이후 안열의 얼굴은 단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다.“맞아요. 여기는 지옥이에요.”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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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6화

“나는 안이연을 죽이지 않았어요. 그런데 왜 다들 날 믿지 않죠?”“난 널 믿어.”그 말을 듣자 숨이 막혀 나태웅을 바라보았다. “뭐라고 했어요?”“내가 널 믿는다고! 홉스 같은 쓰레기는 너 애초에 눈길도 안 줬잖아.”말을 마치자 차 안은 순식간에 고요해졌다. 잠시후 나태웅이 또 덧붙였다.“근데 홉스는 완전 변태 아니야?”아니면 그런 짓을 할 수 없었다. 자기 여자가 죽은 지 십 년이 넘었는데도 장례도 안 치른다니 변태가 틀림없다.나태웅의 말에 안열은 피식 웃고 말았다. 나태웅이 눈을 부라리며 노려보았다.“뭐가 그렇게 웃겨?”“당신도 변태면서 홉스를 왜 욕해요?”나태웅은 입을 씰룩거렸다. “야, 너 지금 나랑 같은 편인 거 알지? 같은 편을 두고 그렇게 말하는 게 맞아?”“난 사실을 말했을 뿐이에요. 전에 안 대표님한테 했던 짓 생각해 봐요. 변태라고 생각 안 해요?”안지영 이름이 나오지 않았다면 차라리 나았다. 안지영이 언급되자 나태웅의 표정은 어두워졌다.대체 이게 뭐 하는 짓인지....사람은 정작 자기 자신이 그 안에 갇혀 있을 땐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옳고 그름도 구분 못 하는 법이다.동안에 머무는 동안 그동안 자신이 안지영을 얼마나 몰아붙였는지 나태웅은 그제야 깨달았다. 안지영을 거의 미치기 직전까지 몰아넣었다.“동안을 떠나고 결혼하자.”“또 시작이네요.”안열은 어이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이 남자는 언제쯤 자기중심적인 고집을 좀 버릴까? 전에 안 대표님에게 그랬듯 지금은 나한테 그러고 있어.’“이번엔 진심이야.”“그럼 전에 안 대표님한테 했던 건 진심 아니었어요?”예리한 질문에 나태웅은 단번에 할 말을 잃었다.진심이 아니라고 하면 누가 믿을까? 그때 당시에 장선명과 그렇게까지 다투었는데 진심 아니라고 하면 믿을 자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나태웅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난 너한테 책임지고 싶어.”“책임?”“필요하지 않아?”“난 필요 없어요!” 안열은 이를 악물었다.안열은 단 한 번도 누군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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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7화

이번에 나태현이 나태범과 연을 끊은 건 정말 속이 시원한 일이었다. 그때 그 사건이 이런 줄은 아무도 몰랐고 나태범은 인간도 아닌 짓을 저질렀다.지금 손주들마저 뿔뿔이 흩어진 것도 인과응보다.나태웅의 얼굴은 음울하게 굳어 있었다.“내가 돌아간다고 해서 바뀌는 건 없어.”나태웅은 원래 누구 말도 듣지 않고 자기주장이 센 사람이다.안열의 휴대폰은 자동으로 끊겼고 곧바로 홉스의 전화가 또 걸려왔지만 받지 않았다.“날 데려갈 수 없어요.”그 말에 나태웅은 핸들을 쥔 손에 힘을 더 주더니 안열을 깊게 바라보았다. 안열도 그 시선과 마주하며 말했다.“천락 그룹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곧 옛 이야기로 될 거예요.”“상관없어.”“하!”상관없다고? 나씨 가문 형제가 감정 때문에 모든 걸 잃어도 괜찮다는 건가? 하지만 정작 감정 문제에 있어서는 그들만큼 우스꽝스러운 사람들도 없었다.요즘 나태현과 나태범이 그렇게 심하게 충돌한 것도 결국은 고은지 때문이었다. 하지만 고은지가 강성에 있을 때 어떤 삶을 살았고 나태현이 그녀를 어떻게 대했는지 생각해 보면 기가 막힐 뿐이다.안열은 더는 말하지 않았다. 차는 곧 공항에 도착했다. 나태웅은 차에서 내려 안열을 돌아보았다. “가자.”“나태웅 씨.”“네가 외할머니를 찾고 싶어 하는 건 알아. 하지만 네가 여기 있다고 해서 그 사람들이 네 외할머니의 행방을 알려줄 리 없어.”나태웅은 이를 악물며 또박또박 말했다. 그 인간들이 어떤 부류인지 뻔하다.“게다가 네 외할머니가 사라졌는데도 네 어머니는 걱정조차 안 하는데 네가 왜 그렇게 조급해하는 거야?”“입 다물어요!”안열의 목소리가 갑자기 세졌다.“일단 나랑 같이 가자. 내가 외할머니를 찾아줄게. 응?”그 인간들은 전부 사람이 아니다. 안씨 집안이든 홉스 무리든 모두 짐승들이다.십몇 년 전의 일을 정말 밝히고 싶었다면 십 년 사이에 이미 밝혀졌을 것이다. 그런데도 아직도 모든 짐을 안열에게 지우고 있다는 건 애초에 깊이 파헤칠 의지가 없다는 뜻이다. 다들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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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8화

“뭐가 이상하다는 거야?”“어제 돌아오는 길에 몸이 좀 안 좋은 듯 계속 배를 감싸 쥐고 있었어요.”“계속 배를 감쌌다고?”“네.” 디예가 고개를 끄덕였다.홉스가 디예한테 그동안 안열을 지켜보라고 지시해 둔 터라 그녀에게 조금이라도 이상한 기색이 있으면 반드시 보고해야 했다.어제 돌아오는 길에 안열의 안색은 확실히 좋지 않았고 디예는 단 한 치도 숨기지 않았다.서재의 공기가 순간 고요해졌다. 홉스의 눈빛은 점점 위험하게 번뜩였다.“참, 계속 배를 감쌌다니....”‘여자가 늘 배를 감싼다는 건 보통 어떤 이유 때문이지?’“지금 이미 공항으로 갔어?”“예.” 디예가 다시 끄덕였다.오랫동안 홉스 곁에 있었고 또 동안 사정을 속속들이 알기에디예는 돌아오기 전 이미 둘의 향방을 확인한 상태였다.사무용 의자에 앉아 있는 남자는 길고 단정한 손가락으로 일정한 박자로 책상을 두드렸다. 그 소리는 더욱 위협적으로 울려 퍼졌다.“공항이라... 참.”디예는 침묵했다.“이제 슬슬 그....”“나태웅이요!” 디예가 대신 답하자 홉스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이제 그 녀석에게도 뼈저린 교훈을 안겨줄 때가 됐어.”‘강성 쪽의 보호가 있다고 동안에서 제멋대로 휘젓고 다닐 수 있다고 착각하는 건가?’“어떻게 하면 되죠?” 디예가 물었다.“아무것도 할 필요 없어. 다만 나태웅을 동안에서 내쫓아.”디예는 침묵했다.“그리고 다시는 동안 땅을 밟지 못하게 해!”‘안열을 데리고 가겠다고? 그건 내가 허락해야 가능한 일이야.’홉스의 눈빛에 싸늘한 빛이 번뜩이자 디예는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예, 알겠습니다.”“가. 두 시간 안에 안열을 데려와.”“예!”디예가 물러갔다.서재에 혼자 남자 홉스의 몸에서는 더욱 강렬한 냉기가 흘러나왔다. 홉스의 시선이 책상 위의 액자에 닿았다. 액자를 집어 들고 눈앞에 가져오는 순간 그 눈빛 속의 살기는 사라졌다. 대신 알 수 없는 고통이 번져갔다.공항 쪽.나태웅이 안열을 데리고 오기 전에 진이훈은 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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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9화

안열은 결국 떠나고 싶었다. 비록 그동안 홉스와 강하게 맞서온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 안열의 내면은 이미 숨 막히고 있었다.홉스를 마주할 때마다 안열은 질식할 듯했고 설령 안씨 가문으로 돌아가더라도 느낀 건 전례 없는 고통과 압박뿐이었다. 하지만 결국 안열은 또다시 실망하게 됐다.홉스의 사람들이 많이 오지도 않았는데 단 한 번의 조치로 그들이 신청한 항로를 바로 막아버렸다.진이훈이 이 소식을 전했을 때 안열과 나태웅의 얼굴은 동시에 굳어졌다.“이 공항이 아직도 홉스의 말을 듣는 거야?”나태웅의 목소리는 순간 극도로 위협적으로 변했다. 진이훈은 불안에 찬 눈빛으로 나태웅을 바라봤다.“로먼 가문이 이곳에선 말 그대로 절대적이에요.”안열의 가슴은 완전히 얼어붙었다.“홉스가 이 항로가 어떤 명의로 신청된 건지 모르는 거야?”나태웅 개인의 이름이 아니라 강성의 명의로 신청했다. 하지만 홉스가 이런 상황에서도 감히 막을 줄은 몰랐다. 정말 미친 게 아닐까?“지금은 분명 막혔어요.”안열은 분노로 가득 찬 나태웅을 바라봤다.“홉스는 내가 동안을 떠나는 걸 절대로 허락하지 않을 거예요.”나태웅은 화가 나 머리를 쥐어뜯으며 옆의 물건을 거칠게 걷어찼다. 순간 기내의 분위기는 한층 더 무겁게 가라앉았다. 안열은 눈을 감았다가 이윽고 자리에서 일어섰다.나태웅이 안열의 손목을 거칠게 잡았다.“뭐 하는 거야?”“여기 있어 봐야 시간 낭비예요. 나태웅 씨, 가요.”안열은 숨 막힐 듯이 말했다. 안열의 눈은 냉랭함 대신 미묘한 죄책감이 비쳤다.나태웅이 이곳에 갇힌 건 전부 자신 때문이었다. 나태웅이 자신을 데리고 함께 떠나려 하지만 불가능하다는 걸 똑똑히 알고 있었다.“떠나면 같이 떠나!” 나태웅은 이를 악물며 내뱉었다. 나태웅이 동안에서 참았던 모든 감정이 마침내 폭발했다. 안열은 나태웅을 바라봤다. 그 순간 안열의 눈가가 붉게 물들었다.“이딴 곳에서 안 살아도 돼요!”“그래. 안 살아도 돼.”하지만 안열은 정말 떠날 수 없었다. 동안에 발을 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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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0화

분명 주위는 눈 부신 햇살로 가득했지만 정작 나태웅은 단 한 점의 온기도 느낄 수 없었다.그 순간 나태웅은 다시 한번 안열에게서 무력함이란 게 무엇인지 알았다.안지영은 자신이 놓쳐버린 사람이었다. 그래서 안열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모든 걸 드러내며 자신의 마음을 알렸다.하지만 일이 이렇게까지 될 줄은 누가 알았을까?나태웅은 깊게 숨을 들이켰다. 부은 안열의 뺨을 손끝으로 어루만지며 냉랭하게 단어 하나하나를 내뱉었다.“몸 잘 지켜. 다시는 그들이 널 때리게 두지 마. 응?”지금 이 순간 나태웅이 동안을 송두리째 불태워버리고 싶은 심정이라는 걸 아무도 모를 것이다.안열이 장선명 곁에 있을 때 나태웅은 늘 그녀를 장선명의 개라고 비웃었다. 하지만 안열이 누구보다 자존심이 강한 여자라는 걸 나태웅은 알고 있었다. 설사 개라 불린다 해도 절대적인 존엄을 지닌 개였다.“알았어요.”안열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안열은 떠났다.디예는 이미 계류장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안열이 비행기에서 내리자 디예는 공손히 다가와 말했다.“이서 아가씨, 가시죠.”안열은 언제나 그랬다. 안열이 돌아온 이후 마치 디예의 세계에서는 어떤 일도 파문조차 일으킬 수 없는 것 같았다. 무슨 일이 일어나도 늘 똑같은 표정이었다.안열은 싸늘하게 디예를 노려보았고 그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디예 혼자서 자신을 데리러 온 줄 알았다. 그러나 뜻밖에도 홉스도 함께 와 있었다.공항 귀빈실.발을 들여놓자마자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서늘함이 엄습했다.난방은 충분히 틀어져 있었지만 안열은 오직 한기만을 느꼈다.홉스가 내뿜는 기운이 얼마나 사람을 압도하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홉스는 한 손에는 신문, 다른 한 손에는 시가를 들고 있었다.기척을 들은 홉스는 고개조차 들지 않은 채 서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이리 와.”안열은 움직이지 않았다. 뒤따라 들어온 디예가 눈빛으로 신호를 보냈다.홉스는 늘 시간을 어기는 것을 혐오하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오늘, 어떤 원인이든지 안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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