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열은 디예에게 강제로 차에 태워졌다. 반항했지만 도무지 빠져나올 수 없었다. 차에 앉아 창밖의 흩날리는 눈발을 바라보며 안열은 비웃듯 말했다.“동안은 몇 년 동안 눈이 내리지 않았어요.”디예는 안열의 옆에 앉아 있었고 앞쪽에는 경호원과 운전사가 있었다. 안열이 도망치지 못하게 하기 위한 조치였다. 안열의 말을 들었지만 디예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차는 곧 로먼 가문 산하 병원에 도착했다. 디예가 먼저 차에서 내려 공손히 문 앞에 섰다.“이서 아가씨.”차 문이 열리는 순간 안열은 병원 특유의 냄새를 맡았다. 그 냄새는 숨 막히게 만들었다. 안열은 차에서 움직이지 않았다.“이서 아가씨?” 안열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고 그저 말없이 앉아 있었다.누구도 지금 안열 무슨 생각하는지 알 수 없었다. 디예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절망과 고통이 가득했다.안열의 눈빛을 본 디예는 가슴이 강하게 흔들렸다. 그러나 순식간에 고개를 숙였다.“이서 아가씨, 여기서 오래 지체하지 마세요. 내려주세요.”“디예 씨,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요?”“없어요.” 디예가 고개를 저었다.‘없었네. 없었던 거구나.’안열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그동안 그 사람의 곁에 다른 사람이 나타났어요?”홉스를 묻는 거였다. 디예는 고개를 저었다.“없었어요.”‘없다니. 그러니까 홉스는 정말로 한 사람에게만 충실한 사람이었네. 안이연이 홉스의 마음속에서 절대적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어. 그렇다면 안이연을 위해 어떤 미친 짓도 할 수 있지.’“이서 아가씨, 먼저 차에서 내려주세요. 여기 추워요.”“그래요. 여기는 춥네요. 정말 추워요.” 안열은 가슴의 싸늘함을 느끼며 말했다.안열은 두 손바닥으로 배 위의 옷을 꼭 움켜쥐었다.그렇게 오래 지켜온 아이인데 결국...홉스가 도대체 무슨 자격이 있는 건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어떤 자격을 갖고 있든 지금 이 아이는 지켜낼 수 없다. 홉스가 미웠다. 그동안 안열은 홉스 때문에 밖에서 떠돌았지만 원망하지 않았다.왜냐하면 어차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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