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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1화

음양탑의 12층 탑문이 열려 있었다. 이도현은 설레는 가슴을 안고 빠르게 안으로 들어갔다.익숙한 장면이 눈앞에 펼쳐졌다. 텅 빈 궁전 중앙에 낡은 탁자 하나가 있었고 그 위에는 상자 하나가 놓여있었다.하지만 이번 상자는 아래층에서 보았던 것들과 달랐다. 이전 상자들은 모두 정사각형 모양이었지만, 지금 눈앞의 상자는 직사각형 모양이었다.“어? 이번엔 좀 다르네. 드디어 희귀 아이템이 나오는 건가?”이도현은 눈앞의 검은색 직사각형 상자를 보고 마음이 한껏 들떴다.그는 곧바로 상자를 열어보았다.상자가 열리는 순간 강력한 기운이 풍겨 나왔다. 곧이어 푸른 용의 허상이 하늘로 솟아오르더니 자취를 감추었다.동시에 귀를 찌르는 듯한 용의 울음소리가 상자에서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대박... 무슨 일이야?”이런 상황을 겪어본 적이 없는 이도현은 당황해서 몸 둘 바를 몰랐다.모든 이상 현상이 사라진 후, 이도현은 상자 안에 30~40센티미터 남짓한 척추골 하나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외형과 크기로 보아 사람의 척추골이 아닌 어떤 맹수의 척추골 같았다.척추골에서 독특하고 강렬한 기운이 흘러나왔으며 사람에게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압박감을 주었다.이도현 또한 이유 모를 압박감을 느꼈고 저도 모르게 공손해졌다.이도현은 숨을 죽이고 조심스럽게 상자에서 척추골을 집어 들었다.막 척추골에 손이 닿는 순간, 그의 머릿속에 이런 메시지가 떠올랐다.“용골. 신수 청용의 뼈.”짧디짧은 두 마디였다. 하지만 이도현은 이 글을 읽고 엄청난 충격에 빠졌다.청용의 용골이라?‘말도 안 돼... 신화에만 있을 법한 청용이 실제로 존재하다니. 그것도 내 눈앞에 떡하니 놓여있다니. 이건 정말 말도 안 돼.’이도현은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강력한 기운을 풍기는 용골이 진짜로 그의 앞에 놓여있었다.몸에 반쪽짜리 교룡 척추골이 있기에 그는 누구보다 이 강력한 기운의 정체를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눈앞의 용골과 비교하면 그 반쪽짜리 교룡 척추골은 아무것도 아니었다.“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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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2화

“이 용골마저 내 육체에 융합하면 나 정말 괴물이 되는 거 아니야? 이 몸에 이미 반쪽짜리 교룡 척추골이 있어서 안 그래도 정상인 같지 않은데... 비록 별 탈 없이 잘 융합되긴 했지만... 거기에 이 용골까지 융합하면 정말 이상한 사람이 되는 거 아니야?”이도현은 이런저런 우려 때문에 손에 든 용골을 보며 잠시 망설였다.결국, 그는 머릿속에 떠오른 정보대로 용골을 정제하여 육체에 융합하기로 했다.그는 음양탑의 물건이 자신을 해지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만약 해칠 마음이 있었다면 이도현은 진작에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지금까지 잘해주다가 굳이 이제 와서 그를 해칠 이유도 딱히 없었다.마음을 굳힌 후 이도현은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 게다가 이번에는 스스로 용골을 정제할 수 있었다. 옛날에 그의 스승이 억지로 그에게 교룡 척추골을 이식한 것과 사뭇 달랐다.주동적인 것과 피동적인 것의 차이였다.생각을 정리한 후, 이도현은 정제 방법에 따라 즉시 용골을 정제했다.그는 용골에 자신의 피를 떨어뜨린 후 내력을 사용해 용골을 정제하기 시작했다.잠시 후 용골은 빠르게 녹아내리더니 기운으로 변해 그의 몸속으로 흘러 들어갔다. 그 순간 이도현은 몸이 터질 것만 같았다.“젠장...”이도현은 자기도 모르게 욕설을 내뱉었고 식은땀까지 흘렸다.그는 몸속에 칼날이 들어온 것처럼 구석구석이 베이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그뿐만 아니라 이 기운은 그의 몸에 구멍을 뚫어야만 직성이 풀릴 듯이 좌충우돌했다.이도현은 온몸의 핏줄과 근육이 찢기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이 고통은 그야말로 상상 이상이었다.그는 항상 자신이 고통을 잘 참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웬만한 고통은 조금만 이를 악물고 참으면 그만이었다.하지만 이번에 이도현은 도무지 참을 수 없었다.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이도현은 벌써 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 그는 고통을 애써 참으면서 공법을 운용해 이 기운을 다스리려 노력했다.하지만 이 기운은 마치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전혀 통제할 수 없었다. 이도현이 어떤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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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3화

강력한 힘이 음양탑을 뚫고 이도현의 체내에서 뿜어져 나와 동굴 전체를 심하게 흔들어 놓았다.“후배...”동굴 입구에서 이도현을 지키고 있던 양주희는 갑작스러운 진동에 휘청거렸다. 그녀는 서둘러 평형을 유지한 후 재빨리 동굴 안으로 달려 들어갔다.이도현이 무사한 것을 확인하고서야 긴장하던 마음을 내려놓았다. 하지만 그녀는 다시 동굴 입구로 돌아가지 않았다.이도현에게 무슨 문제라도 생길까 봐 입구 안쪽에 앉아서 그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한편, 이도현의 몸에서 원력이 미친 듯이 요동치고 있었다. 기운으로 변한 용골은 그의 몸속에서 이리저리 들쑤시고 다니며 경맥을 따라 사방을 돌아다니고 있었다.두둥.은밀한 경맥 하나가 뚫리는 순간 원력이 거침없이 흘러들었다. 이도현은 자신의 내공이 한 단계 더 상승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하지만 여기서 끝난 게 아니었다. 기운으로 변한 용골은 그의 경맥을 뚫어줄 뿐만 아니라 그의 육체도 단련시키고 있었다.그의 육체는 점점 강해지고 있었다. 그 짧은 시간 동안 이도현의 몸이 전보다 몇 배나 더 탄탄해졌는지 모른다.심지어 이제 원력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맨몸으로 성급 강자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을 정도로 강해졌다.몸이 얼마나 탄탄하면 그럴 수 있을까.성급 강자는 세속계에서 으뜸가는 존재였다. 그 정도 실력이면 세속계를 발칵 뒤집어놓을 수도 있었다.좀 강한 갑옷도 성급 강자의 공격을 막아내지 못하는데 이도현은 맨몸으로 그것을 막아낼 수 있게 되었다.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하지만 정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 기운은 여전히 이도현의 몸속에서 날뛰며 그의 몸을 강화하고 내공을 제고시켰다.하지만 그와 동시에 이도현은 말도 안 되는 고통을 겪고 있었다.그는 땀에 흠뻑 젖어 있었고 눈에는 핏발이 가득했으며 이를 악물고 필사적으로 버티고 있었다. 그런데도 그는 한시도 멈추지 않고 공법을 운용해 용골의 힘을 애써 통제하려 했다.이 과정은 오랜 시간 동안 지속하였고 이도현은 점차 감각이 무뎌지기 시작했다. 드디어 용골의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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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4화

이도현은 혼잣말하며 몸 상태를 확인했다. 몸에 별 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한 후 현실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원래는 음양탑의 13층과 14층도 올라가 보려고 했지만, 밖에 혼자 있는 여섯째 선배가 마음에 걸렸다.정확히는 모르지만, 용골을 정제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지난 것 같아 위 두 층은 나중에 시간 날 때 다시 가기로 했다.용골을 융합한 지금의 그는 이제 그 어떤 적도 다 물리칠 수 있을 것 같았다.그러니 지금 그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여섯째 선배의 안전을 확인하는 것이었다.이도현은 음양탑에서 신기를 빼내 현실로 돌아왔다.현실로 돌아와 눈을 뜨는 순간, 그의 두 눈에서 두 줄기의 빛이 청용으로 변하더니 포효하며 동굴 밖으로 뛰쳐나가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순간 용의 울음소리가 동굴 전체에 울려 퍼졌다.또한, 용의 강력한 기운이 사면팔방으로 퍼져 나갔다.거의 같은 시각, 성역의 깊은 산 중턱에 있는 한 동굴에서, 흰 수염 노자 여러 명이 갑자기 눈을 부릅뜨고 충격에 찬 표정을 지었다.“용골의 기운이 느껴졌어요.”“몇백 년이 지난 오늘 용골의 기운이 다시 나타났어요.”“하하하. 이건 운명이에요. 우리에게 주어진 절찬의 기회인 게 분명해요.”“우리가 여기서 백 년 넘게 폐관 수련을 했어도 생사를 장악하는 방법을 파악하지 못했는데 이 타이밍에 용골이 나타나다니. 이거 정말 하늘이 우리를 돌보는 거 아닌가요?”“우리가 용골을 정제하면 생사를 장악할 수 있을 거예요.”“바로 움직입시다. 이번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용골을 꼭 손에 넣읍시다.”“맞아요. 이미 이곳에 백 년도 있었는데 이제 나갈 때가 되었어요.”노자들은 말을 마치고 하나둘씩 자리를 떠났다. 바깥 하늘에 몇 개의 잔상이 나타나더니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다시 동굴 입구의 절벽 위에 모습을 드러냈다.그들은 정상에 서서 꼼짝하지 않고 무언가를 감지했다. 잠시 후, 그들의 얼굴에 분노가 스쳤다.“어떻게 된 거죠? 용골의 기운이 사라졌어요.”“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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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5화

양주희는 이도현이 깨어난 것을 보고 급히 다가가서 걱정 어린 얼굴로 물었다.“이 녀석아, 어때? 몸은 괜찮아?”이도현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선배, 저 무사해요. 그리고 이미 선학신침을 정제해서 내공이 많이 제고되었어요.”“방금 땅이 흔들려서 정말 놀랐어... 아니, 잠깐만... 도현 후배의 경지가...”양주희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앞에 있는 이도현을 바라보았다. 마치 귀신이라도 본 듯이.조금 전 너무 당황해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지만, 이제 보니 눈앞의 후배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있었다.전에 이도현보다 경지가 낮은 사람들은 귀도경지에 이른 이도현을 일반인으로 착각했다. 그러나 지금 양주희는 이도현이 분명히 눈앞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의 존재 자체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심지어 신기로 눈앞의 사람을 감지해 보아도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세상에...”양주희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괴물 보듯 이도현을 바라보았다.눈앞에 한 사람이 덩그러니 서 있는데 전혀 느껴지지 않으니 정말 귀신 같았다.양주희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손을 뻗어 이도현의 몸을 만져보고 또 그의 얼굴을 꼬집어 보았다. 이도현이 귀신이 아니라 산 사람인 것을 확인한 후에도 여운이 가시지 않았다.“세상에... 괴물 같은 녀석...”양주희는 숨을 들이켰다. 그녀는 잠깐 사이에 이도현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지 알 수 없지만, 이도현의 실력이 놀라울 정도로 제고되었다는 것을 한눈에 보아낼 수 있었다.이도현은 이미 양주희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르렀다.“선배, 왜 그래요? 뭔가 잘못된 건가요?”이도현은 양주희의 반응에 어안이 벙벙했다.그는 선배에게 꼬집힌 얼굴을 만지며 어리둥절하게 물었다.“아니야. 그냥 꼬집어 봤어. 안 되냐?”양주희가 뾰로통한 말투로 대답했다.“아니에요... 선배만 기쁘시다면 뭐든 해도 돼요.”이도현이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실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이도현은 선배들을 함부로 대하지 않았다.눈앞의 사람이 강자인 여섯째 선배가 아니라 황급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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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6화

“흥... 가자. 돌아가서 혼내 줄 거야. 나 진짜 화났거든...”양주희가 입을 삐쭉 내밀며 말했다. 그리고 콧방귀를 뀌고는 더 이상 이도현을 상관하지 않고 몸을 돌려 동굴 밖으로 걸어 나갔다.이도현은 몸 둘 바를 몰랐다. 그는 여섯째 선배가 왜 화를 내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분명 아무것도 안 했는데.‘어휴... 여자의 마음을 읽기 참 어려워...’이도현은 속으로 탄식하며 조용히 선배의 뒤를 따랐다.양주희가 화났던 이유는 이도현의 내공이 너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서였다. 이도현을 더 이상 따라잡지 못할까 봐 두려웠고 실력 차이가 더 늘어나다가 다시는 이도현을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이 불편했다.양주희는 이런 생각에 마음이 아팠다.물론 이도현의 내공이 제고된 것을 보고 기쁜 마음도 당연히 있었다.“선배, 우리 이제 집으로 돌아가요. 저는 선배 찾으러 이곳에 온 거였어요. 그러니 이제 저와 함께 돌아가요. 저는 이 성역에 계속 있고 싶지 않아요. 사람을 죽이고 싶지 않은데 이곳의 사람들이 자꾸 죽을 각오로 저에게 달려들어요.”이도현은 동굴을 나와 아직도 화가 풀리지 않은 양주희를 설득했다.양주희는 이 말을 듣고 입술을 비죽 내밀었다. 사람을 죽이고 싶지 않다고 하기엔 이미 너무 많은 사람을 죽였다.하지만 따지고 보면, 이도현이 죽인 사람들은 모두 죽어 마땅한 사람들이었다.그 수량이 좀 많을 뿐이다.“그래. 돌아가자. 근데 이 못된 녀석아, 네가 죽인 사람들은 모두 마땅히 죽어야 하는 사람들이었어. 그러니 죄책감 느끼지 말고 심리적 부담도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 사람들이 먼저 너를 죽이려 했어. 넌 정당방위를 한 것뿐이야. 게다가 일부는 스스로 죽음을 자초한 거지. 절대 네 문제가 아니야. 그러니까 절대 마음에 담아두지 마. 그렇지 않으면 언젠가 네 심경에 문제가 생길 거야. 알겠지?”양주희가 걱정스럽게 말했다.“네. 선배, 걱정하지 마세요. 저 괜찮아요. 그냥 손에 피를 묻히고 싶지 않은 것뿐이에요. 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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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7화

“자식, 네가 이도현이냐?”노자는 험상궂은 얼굴로 이도현에게 물었다.“맞아.”이도현이 담담하게 대답했다.“하하하. 녀석, 내가 널 찾느라 얼마나 고생했는데. 벌써 도망쳤을 줄 알았는데 대진제국에 물어보니 이곳으로 왔다고 하더군. 근데 이곳에서 정말 만날 줄이야. 어때? 죽음을 맞이할 준비가 됐냐?”노자가 기세등등하게 말했다.“당신 누구야? 나랑 무슨 원한이 있어?”이도현이 전혀 겁먹지 않고 물었다.“원한? 하하하. 너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눈치군. 그럼 내가 친근하게 가르쳐주지. 넌 나의 철천지원수다. 오늘 너를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사문으로 데려갈 거다.”붉은 머리 노자가 비웃는 말투로 말했다.“당신 혹시 천현문 사람이야?”이도현이 조심스럽게 떠보았다.“눈치가 제법 빠른 녀석이군. 그렇다. 난 천현문의 양대도존 중 한 명인 양화 도존이다...”노자의 말이 끝나자 이도현 옆에 서 있던 양주희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양화 도존이라... 하하하... 비주얼은 왜 그 모양인 거야...”“이 계집애가 죽고 싶어 환장했나?”양화 도존은 양주희의 말에 화가 솟구쳤다. 천현문의 엄연한 양대도존이 지금 한낱 계집애에게 비웃음당하다니.이도현의 눈빛이 순간 싸늘해졌다.“죽고 싶은 건 당신이겠지. 난 더 이상 너희 천현문과 엮이고 싶지 않았는데 네가 제 발로 찾아온 거잖아.”“하... 하하... 하하하...”양화 도존은 어이가 없어 웃음을 터뜨렸다.“너 아주 건방진 녀석이구나. 네가 우리 천현문 제자와 차기 장문을 죽이고 현임 장문까지 다치게 했잖아. 이렇게 도망치면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천만에. 우리 천현문을 건드린 이상, 네가 어디로 도망치든 결국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 그리고 오늘이 곧 그 날이다. 하지만 지금 당장 천현문의 천현신창을 순순히 내놓는다면 괴로움 없이 죽여주겠다.”양화 도존이 이를 악물고 무섭게 말했다.“도망? 허... 내가 언제 도망쳤어? 난 그저 너희 천현문 사람들이 죽음을 자초해서 죽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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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8화

양화 도존의 공격이 단번에 무너졌다.“음양검.”양화 도존은 잠시 멈칫하더니 이도현이 들고 있는 검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중얼거렸다.잠깐의 충격에 빠진 양화 도존은 정신을 차리고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하하하. 음양검. 정말 음양검이네. 나 드디어 알았어. 장문이 왜 오방지존을 전부 데리고 직접 나섰는지. 다 이것 때문이었어... 음양검이 세상에 다시 나타났을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그것도 네 이 젊은이 손에 떨어질 줄이야... 이건 운명이야... 하하하... 하늘이 내게 기회를 준 게 분명해... 이놈, 음양검을 손에 넣기 위해 오늘 너를 반드시 죽여야겠어. 하하하...”양화 도존은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 그의 눈빛에는 탐욕이 가득했고 음양검이 나타난 순간부터 검에서 눈길을 떼지 못했다.이도현은 욕심 가득한 양화 도존의 얼굴을 보며 차갑게 말했다.“욕심이 크군. 그럼 내 음양검을 가져갈 만한 능력이 있는지 어디 한번 확인해보지.”말이 끝나기 무섭게 이도현이 먼저 공격을 날렸다. 그는 눈 깜짝할 사이에 양화 도존 앞에 나타나 곧바로 수중의 음양검을 휘둘렀다.검붉은 검기가 양화 도존을 향해 쏜살같이 날아갔다.“이놈, 죽고 싶어...”양화 도존이 화를 내며 소리치고는 재빨리 이도현의 검기를 피했다. 곧이어 손을 뻗어 이도현의 음양검을 빼앗으려 했다.“이 못난 놈아, 음양검이 얼마나 진귀한 무기인데. 넌 이 보물에 걸맞지 않아. 어서 이리 내... 아...”양화 도존은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비명을 질렀다.음양검을 잡으려던 손과 팔이 이도현의 검기에 베인 것이다. 팔뚝 전체가 피범벅이 되어 매우 음흉해 보였다.양화 도존이 비명을 지르고 있을 때 이도현은 몸을 날려 그의 가슴을 강하게 걷어찼다.펑.굉음과 함께 뼈 부러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양화 도존은 이도현의 공격에 수십 미터 날아가 바닥에 거세게 떨어졌다.양화 도존은 피를 토했고 가슴이 터질 것 같은 고통을 느꼈다. 온몸이 따끔거렸고 혈액 순환이 안 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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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9화

양화 도존은 분노를 터뜨리더니 다시 한번 수중의 화창을 들고 이도현을 향해 돌진했다.불타오르는 화창은 강렬한 기운을 내뿜으며 한 마리의 화용으로 변해 세상을 집어삼킬 듯한 기세로 이도현에게 돌진했다.화창의 기운으로 인해 순간 주변에 모래바람이 일고 초목이 활활 불타올랐다.“선배, 물러나 있으세요.”이도현이 손바닥을 뻗어 양주희를 밀어내자 그녀는 유유히 날아갔다. 그러고는 조금도 휘청거리지 않고 안정하게 먼 곳에 착지했다.양주희의 안전을 확보한 후 이도현은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음양검을 휘둘러 양화 도존의 공격을 정면으로 맞받았다.“당신이 천하무적이라도 된 줄 알아? 오늘 당신에게 그 이상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겠어.”말이 끝나기 무섭게 이도현이 검을 휘둘렀다. 그러자 검붉은 검기가 강력한 기세로 양화 도존을 덮쳤다.음양검의 검기는 양화 도존의 창에서 나온 화용을 잘라버렸고 양화 도존이 들고 있던 장창조차 함께 부수었다. 창은 산산조각이 되어 땅에 떨어졌다.검기는 이쯤에서 멈추지 않고 여전한 기세로 양화 도존을 향해 베어갔다.양화 도존은 눈빛이 흔들리더니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거만함과 태연함은 온데간데없어지고 재빨리 몸을 돌려 검기를 피했다.화창이 부서지면서 그의 심신도 큰 충격을 받아 심각한 내상까지 입었다.양화 도존과 같은 경지에 이른 고수들은 심신이 무기와 연결되어 있었다. 그들은 자신의 무기에 신기를 담아 그것으로 무기를 통제하곤 했다.그렇기에 무기가 부서지면 그 안에 담긴 신기도 함께 파괴되면서 무기의 주인도 심각한 내상을 입게 된다.“이제 와서 도망친다고? 늦었을 건데? 방금까지 우쭐대던 기세는 어디 갔어? 내 목숨을 취하고 보물을 빼앗겠다고 하지 않았어? 왜 도망치는 거야? 도망치지 마. 조금 전 그 기세로 내게 덤벼 봐. 어서.”이도현은 느긋하게 양화 도존의 뒤를 따라가며 비꼬듯 말했다. 마치 쥐를 잡는 고양이처럼.이 말을 듣자 양화 도존은 분노가 확 치솟았다. 그는 천현문의 양대도존 중 한 명으로서 천현문에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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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0화

쾅.엄청난 힘이 단번에 양화 도존의 방어를 뚫고 그의 가슴을 때렸다. 심지어 검기는 그의 몸속으로 파고들어 단전을 심하게 부수었다.양화 도존은 거센 충격에 몸이 날려 나갔고 먼 산에 부딪힌 후에야 바닥에 떨어지며 먼지를 일었다.조금 전만 해도 기세등등하던 양화 도존은 바닥에 쓰러져 꼼짝하지 못하고 숨만 가쁘게 몰아쉴 뿐이었다.한참 후 양화 도존이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이도현은 이미 그의 앞에 덩그러니 서 있었다.이도현의 큰 발은 양화 도존에게 실로 위압적이었다.곧이어 차가운 목소리가 그의 귀에 전해졌다.“아직도 당신이 이길 거라 생각해? 자. 음양검이 지금 여기에 있어. 가져갈 수 있는지 어디 한번 해봐.”“이 빌어먹을 놈... 너 정말... 아...”양화 도존은 말을 하다 말고 비명을 질렀다.그의 다른 한쪽 팔도 이도현의 검에 잘려 피안개로 되었다.“죽게 생겼는데 입이 여전히 가볍군. 나이를 그만큼 먹었으면 예의를 차릴 줄도 알아야지. 말을 좀 곱게 하면 어디가 덧나냐?”이도현이 차갑게 말했다.양화 도존이 비명을 질렀다. 그는 극심한 고통과 전례 없는 굴욕감 때문에 얼굴이 일그러졌다.그는 악독한 눈빛으로 이도현을 노려보며 말했다.“이 녀석... 너를... 반드시 죽일 것이다... 배짱이 있으면 나를 먼저 죽여보던지...”“허허. 당신을 죽이는 게 뭐 그리 어려운 일이라고. 지금의 당신을 죽이는 건 개미 한 마리 죽이기보다 쉬워.”“너... 이 건방진 자식, 그럼 지금 날 죽여. 내가 저승에서 널 기다리고 있을 거야. 어차피 너도 오래 못 살 거니까. 그리고 너뿐만 아니라 너의 주변 사람까지 모두 죽을 거야. 우리 천현문에서 널 반드시 죽일 거니까 네가 어디로 도망치든 결국 죽게 될 거야. 지금 여기서 나를 죽인다고 해도 이 산을 나가기 전에 우리 천현문 사람의 손에 걸려들 거야. 그때가 되면 넌 갈기갈기 찢기겠지.”양화 도존이 독기를 품고 원한에 가득 찬 말투로 이도현을 협박했다.“그래? 아쉽지만 당신들에게 그럴 능력이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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