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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1화

이 말을 듣고 이도현은 어안이 벙벙해졌다.노자는 누군가의 지시를 받고 아주 먼 곳에서 이도현을 찾으러 왔다. 게다가 지시자는 여자이고 이 노자의 종손녀였다.하지만 이도현은 성역에서 아는 여자가 기껏해야 몇 명밖에 안 되었다.이도현이 아는 여자는 통틀어 그의 선배와 여자들 그리고 한소희, 소유정, 고무계 천현종의 성녀, 지성윤 등 사람이었다.그러나 이들 중 누구도 이런 강자를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이 안 되었다.당황한 이도현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양주희를 바라보았다. 혹시나 양주희가 무슨 단서를 알고 있을까 싶었다.하지만 양주희도 똑같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어르신의 종손녀가 누구예요? 제가 딱히 기억나는 사람이 없네요.”이도현은 노자의 의도를 파악한 후 예의를 갖추었다.“나도 자네가 내 종손녀랑 무슨 친분이 있는지 모르겠어. 그냥 너희들을 안전하게 데려오라 했고 절대 다치지 않게 잘 보호하라고 했어.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나와 바둑을 두지 않고 좋은 술도 보내주지 않겠다고 협박했지.”노자는 말하면서 꽤 억울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갑자기 뭔가를 떠올린 듯 다시 말했다.“아, 맞다. 당신들이 내 종손녀의 후배라고 했어. 맞아... 그거였어.”노자는 머리를 탁 치며 말했다.“쯧쯧. 내 기억 좀 봐. 너희가 내 종손녀의 후배라는 사실도 깜빡 잊고 있었네. 너희들 태허산의 제자이지?”“맞아요. 저희는 태허산의 제자들이에요.”이도현이 머릿속으로 노자의 말을 곱씹으며 대답했다.“그럼 맞아. 내 종손녀도 십여 년 전에 태허산에서 돌아왔거든. 내 종손녀도 너희와 같이 태허산에서 자란 제자였어.”노자는 수염을 쓰다듬으며 자신의 기억력에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보아하니 이 노자도 건망증이 심한 사람이었다.“어르신, 종손녀의 성함이 어떻게 되시나요?”양주희는 짐작 가는 곳이 있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너희가 내 종손녀의 이름을 들으면 정말 깜짝 놀랄 거야. 들을 준비됐어? 나 말한다.”노자가 장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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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2화

하지만 이도현은 공석천이 싫지 않고 오히려 재미있게 느껴졌다.인생에서 한 번쯤은 공석천같이 재미있는 사람을 만나도 좋을 것 같았다.공석천을 보니 이도현은 문득 자신의 제자 문지해와 하산 후 여덟째 선배 신연주가 무기를 만들기 위해 데려갔던 곳에서 만났던 무량 노도 현동자가 떠올랐다.그 왕코도 입만 열면 거짓말을 했고 종일 어린 소녀들과 젊은 주부들을 구워삶아 개안해주겠다고 설쳐댔다.이도현은 몇 번이나 현동자의 허름한 가게 2층에서 그가 젊은 주부에게 개안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결국, 주부들은 몇십 분 동안 비명을 지르다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채 숨을 헐떡이며 개안을 끝냈고 돈을 잔뜩 쥐여준 후 줄행랑을 쳤다.이도현은 눈앞의 공석천에서 현동자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비록 공석천이 젊은 주부들의 개안을 도와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어이. 너희 두 꼬맹이 왜 이렇게 예의가 없어? 내가 너희들의 반응을 반나절이나 기다렸는데 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거야?”공석천은 이도현과 양주희의 반응을 기다리느라 목이 다 시큰거렸지만 두 사람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저희가 무엇을 말해야 하죠?”양주희는 웃음을 참으며 물었다.“뭘 말해야 하냐고? 너 이 계집애 정말 솔직하지 않구나. 방금 나의 이름을 들었을 때 너희 정말 하나도 놀라지 않았어?”공석천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그는 두 사람이 그의 자기소개를 듣고 무조건 놀랄 거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주작제국에서 누구든 그의 이름을 들으면 깜짝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지고 겁에 질려 몸을 벌벌 떨거나 바로 무릎을 꿇고 인사를 올리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이도현과 양주희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공석천은 이 반응이 도무지 믿겨 지지 않았다.“저희가 왜 깜짝 놀라야 하죠? 어르신의 이름이 엄청 무서운 것도 아닌데.”양주희는 웃음을 꾹 참으며 공석천을 놀리기 시작했다.“설마 내 말을 알아듣지 못한 거야? 내가... 아니, 어떻게 이럴 수 있지? 너희도 벌써 성역에서 며칠이나 있었잖아. 대진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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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3화

“얘야... 너... 너 정말 사람을 긁는 재주가 있구나...”화가 단단히 난 공석천은 어린애처럼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하하하. 어르신, 허리 다치지 않게 조심 좀 하세요. 하하하...”양주희는 너무 웃어서 배가 아플 지경이었다.“너... 이 꼬맹이가... 날 놀리려고 일부러 그런 거지? 사실대로 말해봐. 방금 내 자기소개에 놀랐어? 안 놀랐어?”공석천은 화가 나서 수염마저 부들부들 떨었다.양주희는 이쯤에서 장난기를 거두고 말했다.“당연히 놀랐죠. 방금 어르신의 이름만 들었는데도 엄청 놀랐다니까요. 간이 다 콩알만 해지는 줄 알았어요. 어쩜 이렇게 대단하세요... 그럼 이제 어르신의 귀여운 종손녀가 누구인지 말해주실 수 있나요?”“진짜? 진짜 놀랐어?”공석천이 눈을 부릅뜨고 물었다.“네. 진짜로 놀랐어요. 놀라 죽을 뻔했다니까요. 어르신은 정말 천하무적인 것 같아요. 제가 어르신의 이름만 듣고 바로 기겁했는걸요.”양주희는 입을 막고 몰래 웃으며 말했다.“그럼 그렇지. 너희가 내 이름을 듣고 놀라지 않을 리가 없지.”공석천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이도현에게 시선을 돌렸다.“얘야, 너도 놀랐어?”이도현은 입을 삐쭉 내밀며 대답했다.“네. 저도 깜짝 놀랐어요. 거의 기겁할 뻔했다니까요. 오늘 저녁에 악몽을 꿀 것 같아요.”“하하... 하하하... 그럼 그렇지. 이제 내 말을 믿겠어? 내가 너희들이 놀랄 거라고 말했잖아. 하하하... 근데 전혀 걱정하지 마. 난 너희들을 해치지 않을 거야. 오히려 너희들이 내 귀염둥이 종손녀의 후배들이기에 너희들을 무조건 잘 지킬 거야. 어서 가자. 내가 너희들을 주작제국으로 데려다주마. 주작제국에 도착하기만 하면 아무도 너희들을 건드릴 수 없을 거야. 얼른 가자...”공석천은 어린애처럼 쉽게 만족했다. 두 사람이 살짝 달래니 공석천은 화가 바로 풀렸고 서둘러 떠나자고 했다.“어르신, 잠깐만요. 아직 어르신의 귀염둥이 종손녀가 누구인지 안 알려줬잖아요. 종손녀의 이름이 어떻게 되는데요?”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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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4화

“몇 년 동안 나도 그렇고 대선배와 둘째 선배도 모두 각자의 방법으로 넷째 선배를 찾으려고 애썼지만 결국 아무도 찾지 못했어. 그런데 넷째 선배가 성역에 있었을 줄이야. 정말 잘 됐다. 만약 스승님과 다른 선배들도 이 소식을 들었다면 분명 기뻐할 거야. 헤헤. 넷째 선배가 살아있어서 너무 다행이야. 이번에 성역에 오길 잘한 것 같아. 그렇지 않으면 언제 넷째 선배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는 거잖아.”양주희는 감격하며 이도현에게 말했다. 딱 봐도 예전에 두 사람 사이가 아주 돈독한 모양이었다.“그러게요. 넷째 선배의 소식을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이도현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그는 넷째 선배에 대해 아무런 기억이 없었다. 사실 넷째 선배뿐만 아니라 다른 선배들도 만나기 전까지는 아무런 인상이 없었다.왜냐하면, 이도현이 태허산에서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눈을 떴을 때 산에는 그의 스승인 태허노도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이도현은 스승의 입에서 자신에게 여러 선배가 있고 선배들이 그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다는 것을 들었지만 실제로 한 명도 만나본 적이 없었다.그래서 이도현은 넷째 선배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넷째 선배를 깊이 존경하고 있었다.“가자. 난 주작제국으로 가서 두 눈으로 직접 넷째 선배가 살아있다는 것을 확인해 봐야겠어. 그렇지 않으면 도저히 믿기지 않아. 어서... 우리 지금 당장 출발하자...”양주희가 재촉했다.이 일에 대해 이도현은 딱히 반대할 마음이 없었다. 그에게 있어 가족이나 다름없는 넷째 선배가 나타났으니 여섯째 선배와 함께 확인하러 가는 것도 마땅한 일이었다.“선배, 걱정하지 말아요. 저희 지금 바로 주작제국으로 가요.”“얘들아, 잠깐만. 너희 두 꼬맹이가 그새 날 잊은 건 아니지? 너희들은 나 따라가야지. 설마 혼자 가려는 거 아니지? 내가 너희 두 꼬맹이를 혼자 가게 내버려 뒀다가 종손녀에게 혼날지도 몰라. 너희 둘을 잘 보호하지 못했다고. 그러면 나더러 어떡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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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5화

공석천이 이도현의 아래쪽을 바라보며 빠르다고 말하니 이도현은 어안이 벙벙했다.‘이건 또 무슨 뜻이야...’이도현이 막 반박하려던 찰나 그의 손을 잡고 옆에 서 있던 양주희가 먼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어르신, 그게 무슨 말씀이에요? 우리 도현 후배가 다른 건 다 빨라도 그쪽은 절대 안 빨라요. 게다가 아주 오래 가는 편이에요. 이건 저의 선배와 후배들이 다 아는 사실이에요.”이도현은 양주희의 말에 얼굴이 빨개졌다. 그는 또 그날 밤 셋째 선배의 방에서 셋째 선배와 온밤을 지새웠던 일이 떠올랐다.당시 이도현은 산장의 방음 효과가 좋아서 다른 선배들이 셋째 선배의 신음을 듣지 못했을 거라 생각했지만, 이제 보니 선배들이 다 알고 있었지만, 일부러 모른 척했던 모양이다.이도현은 쑥스러워서 쥐구멍이라도 파고 들어갈 기세였다.특히 여섯째 선배 양주희가 그를 보며 의미심장하게 웃자 이도현은 더욱 어쩔 바를 몰랐다.“자네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난 저 녀석의 이동 속도가 빠르다고 한 거야. 그런데 거기서 왜 선후배 얘기가 나와? 너희들은 당연히 후배의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알 거 아니야.”순진한 공석천은 양주희의 말을 전혀 알아듣지 못했다.“꼬맹이, 나 제대로 달릴 거니까 이번에도 잘 따라와야 한다. 나의 진정한 속도를 보여주마. 우리 둘이 누가 더 빠른지 어디 한번 비교해 보자. 나 간다...”공석천은 말을 마치자마자 슝하고 날아가 자취를 감추었다.어색하게 웃고 있던 이도현은 공석천이 움직인 것을 보고 재빨리 양주희의 손을 잡고 그를 따라갔다.이도현은 지금이 상황에서 절대 여섯째 선배와 단둘이 있고 싶지 않았다. 상상만 해도 어색할 것 같았다.속도 면에서 아무도 이도현을 따라잡을 수 없었다. 그의 표묘신공은 내공이 계속 제고됨에 따라 같이 발전해왔다.이도현은 과거에도 이미 순간이동까지 가능했으니 지금은 더욱 말할 필요가 없었다.사실 이도현은 지금 자신의 속도가 어느 정도로 빨라졌는지 확인해 보지 않았다. 다만 아주 빠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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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6화

“두 사람이 힘을 합쳐도 따라잡으면 안 되는데... 안 되겠어. 이제 돌아가서 내 공법을 더 연구해야겠어. 그냥 이렇게 내버려 둘 수 없어.”공석천이 언짢은 표정을 지으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러더니 더 이상 이도현과 따지지 않고 혼자 계속 중얼거리며 앞으로 걸어갔다.이도현은 양주희와 서로 마주 보고 웃더니 재빨리 공석천을 따라갔다. 두 사람 눈에 공석천은 수시로 달래 줘야 하는 어린애에 불과했다.그 뒤로 공석천은 계속 공법을 개선해야 한다는 말만 중얼거렸고 더 이상 다른 장난을 치지 않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아주 은밀한 숲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주작제국에서 세운 결계가 있었다.시실 4대 제국 사이에 모두 은밀한 결계가 있었지만, 각국의 황실과 소수의 고위층만 이 비밀스러운 사실을 알고 있었다.이도현은 결계를 수도 없이 봐왔기에 아주 태연하게 공석천의 뒤를 따라 결계를 넘었다.결계를 넘어서자 바로 주작제국의 영토였다.“우리 지금 주작제국에 도착했어. 너희 두 꼬맹이 이제부터 날 바짝 따라와. 난 너희를 내 귀염둥이 종손녀에게 데려다준 후 바로 폐관 수련하러 갈 거니까. 그리고 너 녀석 내가 폐관 수련을 끝낼 때까지 여기에 있어. 나중에 나와 속도 싸움 한 번만 더 해. 넌 절대 나의 상대가 안 될 거야. 그때는 네가 날 아예 따라잡을 수 없게 만들겠어.”공석천은 주먹으로 자기 가슴을 두 번 치더니 진지하게 다짐했다.“맙소사...”이도현은 공석천의 다짐 때문에 머리가 멍해졌다.“뭘 그렇게 놀래. 빨리 가자. 난 너희를 내 종손녀에게 데려다주면 끝이야. 그리고 바로 폐관 수련하러 갈 거니까 너희들도 서둘러. 내 시간을 끌지 마. 어서...”공석천은 다급하게 이도현을 잡아끌고 앞으로 나아갔다. 심지어 이동 속도가 한층 더 빨라졌다.이도현과 양주희는 하는 수 없이 공석천의 뒤를 바짝 따라갔다. 그들은 이 변덕스럽고 성질이 급한 공석천을 보며 마음속으로 혀를 찼다.잠시 후 그들은 주작제국의 황성에 도착했다. 황성은 매우 크고 웅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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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7화

‘젠장. 왕이면 다야? 왕이면 우리를 이렇게 괴롭혀도 되는 거야? 젠장...’공석천이 밀쳐서 바닥에 쓰러졌던 주작군이 마음속으로 불평을 늘어놓았다.“다들 똑바로 서세요. 이건 공주마마가 무왕께 직접 당부하신 일이예요.”주작군을 통령하는 장군이 나와 말했다.“네. 장군님.”이 일은 그냥 이렇게 지나갔다.다른 한편, 공석천은 이도현과 양주희를 데리고 곧바로 어서방으로 향했다.어서방은 황제가 일을 처리하는 장소로 명령 없이는 아무도 들어갈 수 없었다.하지만 지금 주작제국의 다섯째 공주가 어서방에서 조서를 검토하며 나랏일을 처리하고 있었다.“내 착한 종손녀, 이 할아버지가 돌아왔다. 얼른 나와 봐. 내가 누구를 데려왔게? 종손녀야, 어서 나와보라니까.”어서방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공석천은 아무 생각 없이 큰소리로 외쳐댔다. 그의 목소리는 너무 커서 온 궁전에 울릴 정도였다. 아마 주작제국에서 이런 예의 없는 행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오직 이 무왕 공석천밖에 없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감히 어서방 앞에서 이렇게 고함치지 못할 것이다.“착한 종손녀, 할아버지는 이제 폐관 수련하러 간다. 네가 원하는 사람을 여기 데려다 놨으니 난 이만 갈게...”공석천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이미 사라져버렸다.이 모습을 지켜본 이도현과 양주희는 말문이 막혔다. 그들 눈에 공석천은 둘도 없는 개구쟁이였다.두 사람이 어이없어할 때, 어서방의 문이 갑자기 열리더니 안에서 화려한 옷차림의 여자가 달려 나왔다.여자는 이도현과 양주희를 보자마자 수중의 일을 전부 제쳐놓고 한달음에 달려 나왔다. 그리고 한무리의 내시와 궁녀가 그녀의 뒤를 따랐다.“공주마마... 천천히... 조심하십시오. 발밑을 조심하십시오.”내시가 걱정 어린 말투로 타일렀고 궁녀들은 넘어진 공주를 부축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너... 너... 네가 여섯째지? 주희야?”공인아는 양주희를 보고 눈물을 글썽이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네... 넷째 선배... 맞으시죠? 정말 넷째 선배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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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8화

이도현은 당연히 에로 스승의 말을 믿지 않았다.하지만 그의 선배들 사이가 정말 좋았다. 비록 친자매가 아니었지만 다들 친자매보다 사이가 더 좋았다.두 여자는 서로 부둥켜안고 울면서 스승의 안부도 묻고 다른 선배들의 근황도 물었다. 그렇게 울고 웃으면서 한참 동안 이야기하다가 겨우 떨어졌다.“넷째 선배, 이쪽은 막내 후배예요. 기억나세요?”양주희가 소개했다.“당연히 기억하지. 내가 산에서 내려갈 때 스승이 막 막내 후배를 태허산에 데려왔잖아. 막내 후배가 날 본 적은 없어도 난 막내 후배를 봤었어. 어느덧 십여 년이 지나서 막내 후배도 이제 무술을 익히고 산에서 내려왔구나. 게다가 막내 후배가 아주 대단하다고 들었어. 대진제국 전체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고 하던데 정말 우리 태허산의 자랑이야.”공인아는 눈물을 글썽인 채 이도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리고 이 막내 후배를 꼼꼼히 살폈다.“넷째 선배, 과찬이에요. 제가 성격이 좀 욱해서 이런저런 문제를 좀 많이 일으켰을 뿐이에요.”이도현이 쑥스럽게 말했다.“넷째 선배, 이 녀석의 말을 듣지 마세요. 쟤 몹시 나쁜 놈이에요. 선배의 말이 맞아요. 저 녀석은 우리 태허산 역사상 가장 뛰어난 제자예요. 이미 열 개의 선학신침을 융합했고 그 내공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요. 우리는 이제 저 녀석이 얼마나 강한지 알아볼 수조차 없어요. 저 녀석이 뺨 한 대 날리면 도급 강자도 죽일 수 있어요. 정말 짐승 같은 녀석이라니까요.”양주희가 웃으며 말했다.“주희야, 그런 말을 함부로 하면 안 돼. 남들이 들으면 우리를 우습게 볼 거야.”공인아는 웃으며 양주희를 나무랐다. 그녀는 양주희의 말투에 말문이 조금 막혔다.곧이어 공인아의 표정이 매우 진지해졌다. 그리고 그녀는 주작제국 내시와 궁녀의 놀라운 눈빛 속에서 이도현 앞에 무릎을 꿇었다.“공주마마...”“공주마마, 이러시면 안 됩니다. 어찌 다른 사람에게 함부로 무릎을 꿇으시는 겁니까? 공주마마는 지금 주작제국을 대표하시는 분입니다. 이렇게 쉽게 무릎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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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9화

그 후 공인아는 이도현과 양주희를 데리고 바로 어서방으로 행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따라오지 못하게 했다.세 사람은 오붓하게 추억을 나누며 종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대부분의 시간 동안 양주희와 공인아가 말했고 이도현은 그저 조용히 듣기만 했다.왜냐하면, 두 선배가 어릴 때의 추억과 무공을 익히며 자랐던 이야기를 위주로 이야기했기 때문이다.이도현은 이런 추억이 없었기에 대화에 거의 끼어들지 못했다. 그저 자신과 관련된 얘기를 할 때만 웃으며 몇 마디 대꾸할 뿐이었다.그리고는 다시 입을 다물고 두 선배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지켜보며 선배들의 미모와 몸매를 감상했다.솔직히 말해 이도현은 두 선배를 종일 볼 수 있었다. 어쨌든 두 선배가 모두 절세미인이니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매우 즐거웠다.물론 선배들을 바라보는 이도현의 눈빛은 매우 순수했다. 단순히 감상하는 눈빛이지 전혀 나쁜 마음이 없었다.하지만 행복한 시간은 늘 후딱 지나가고 아름다운 순간은 자꾸 방해받기 마련이었다.두 선배가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얼굴에 홍조까지 띨 때 갑자기 궁전의 대문이 열리더니 한 내시가 안으로 허겁지겁 달려 들어왔다.“공주마마, 오 재상, 병부상서 그리고 몇몇 장군들이 공주마마를 뵙고 싶어 합니다. 아주 급한 일로 상의드릴 게 있다고 하십니다.”이 말을 듣자 공인아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는 잠시 이도현과 양주희를 바라보더니 이를 악물고 말했다.“무슨 일이든 나중에 다시 얘기합시다. 전 지금 시간이 없습니다.”공인아는 태허산을 떠난 지 십여 년 만에 후배들을 어렵게 만났다. 그래서 지금의 행복하고 오붓한 시간이 방해받지 않길 바랐다.게다가 오 재상과 병부상서가 논의하려는 문제는 서북성의 일인 게 분명했다. 그 일이 급한 건 알겠지만 아직 적임자를 찾지 못했으니 그들을 접견한다고 해도 별다른 방법이 없을 것이다. 그럴 바엔 차라리 후배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며 스트레스라도 푸는 게 나았다.“공주마마, 지금 서북성의 상황이 매우 위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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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0화

하지만 이 일로 청운제국 고수들의 심기를 건드렸기에 그들이 곧 전쟁에 개입할 것이라고 했다.“넷째 선배.”양주희가 재빨리 앞으로 나아가 휘청거리는 공인아를 부축했다.“넷째 선배, 무슨 일이에요? 우리의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해요.”“괜찮아, 주희야. 이건 제국의 일이야. 너희와 상관이 없어.”얼굴이 창백해진 공인아는 숨을 크게 들이쉬며 애써 진정을 취하려 했다.“어서 무왕 전하를 모셔오세요. 적임자를 찾지 못한 이상 공석천 무왕을 보내야 할 것 같아요. 지금 제국에서 지원을 보낼만한 사람이 그분밖에 없어요. 얼른 가서 모셔오세요.”공인아가 서둘러 명령을 내렸다.서북성이 위급한 상황에 그녀는 더 이상 망설일 시간이 없었다. 공석천이라도 보내야 했다.“공주마마, 무왕 전하께서 이미 폐관 수련하러 갔습니다. 연락이 닿지 않을 겁니다.”한 장군이 보고했다.“네? 무왕 전하가 폐관 수련 중이라고요? 언제의 일이에요? 분명 조금 전에 저의 후배들을 이곳까지 데려다주셨는데 어떻게 벌써 폐관 수련에 들어갔단 말이에요?”공인아가 불가사의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바로 조금 전에 폐관 수련하러 가셨습니다.”“이... 이제 어떻게 하죠? 할아버지는 왜 하필 이 시점에 폐관 수련하러 가신 건데... 정말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지금 즉시 화산에 있는 태자 전하에게 연락을 보내세요. 제가 직접 서북성에 가야 하니까 태자 전하더러 빨리 돌아와서 국정을 돌보라고 하세요.”공인아가 냉정하게 결단을 내렸다.“안됩니다. 공주마마, 그건 절대 안 됩니다. 비록 공주마마의 실력이 뛰어나지만, 서북성을 침입한 청운제국의 강자들은 모두 도급 강자들입니다. 공주마마께서 가시는 것은 너무 위험합니다. 저희는 절대 공주마마를 위험에 빠뜨리게 할 수 없습니다. 대신이 이곳에 오기 전에 이미 몇몇 노장군과 상의했습니다. 현재 저희 쪽에서 강자를 파견할 수 없다면 머릿수로 버티는 수밖에 없습니다. 화산의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또는 폐관 수련 중인 왕후들이 나올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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