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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귀환의 모든 챕터: 챕터 1981 - 챕터 1990

2276 챕터

제1981화

“됐다. 다들 입 다물어라. 다 늙어 빠진 노인네들이 나와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현무제국이 멸망하게 되더라도 난 더 이상 그 늙은이들에게 손을 내밀지 않겠다. 그자들은 현무제국의 조상도 아니다. 겨우 그깟 일 하나 때문에 현무제국이 위기에 처했는데도 나서지 않고 도움 한번 주지 않잖아. 내가 몇 번이나 청탁해도 전부 귓등으로 들었다고. 그러니 나도 더 이상 그 늙은이들에게 애원하지 않겠다. 이제 나라가 멸망해도 그 사람들과 상관없는 일이다.”“나도 그 사람들이 현무제국 조상일 때나 고이 모시지, 나를 황제로 인정하지도 않는데 왜 받들어야 하느냐? 세월이 벌써 삼백 년도 더 지났는데 그 사람들은 여전히 나를 인정하지 않는다. 내가 이 자리를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빼앗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게 그렇게 큰 죄야? 난 그저 자기 힘으로 황위를 얻은 것뿐인데. 황위는 원래 유능한 사람이 차지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게다가 이 삼백 년간 현무제국은 비록 성역에서 가장 강한 세력이 되지는 못했지만, 날로 번성해오지 않았느냐? 지금의 현무제국은 아바마마가 다스릴 때보다 더 잘나가고 있다고. 그럼 된 거 아니야? 그런데 그 늙은이들은 나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았어. 그러니 나도 더 이상 그 사람들의 인정을 바라지 않겠다. 그리고 오늘부로 그 사람들을 신경 쓰지도 않겠다. 어차피 다 부질없는 일이다.”“명령을 전해라. 지금부터 뒷산에 공급되는 수련 자원과 모든 공양을 절반으로 줄여라. 그리고 5년 후부터는 모든 공양을 완전히 중단하라. 그쪽에서 나를 황제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나도 더 이상 공양 같은 거 보내지 않겠다. 흥. 내 공양 없이 늙은이들이 도대체 뭘 할 수 있는지 똑똑히 지켜보겠다.”현무상제는 나라의 기둥이나 다름없는 사람들 앞에서 스스럼없이 말했다. 그는 이렇게 떳떳한 인물이었다.만약 황위를 빼앗은 자가 다른 사람이었다면 이 일에 대해 스스로 언급하지도 않고 다른 사람도 말하지 못하게 했을 것이다. 더욱이 비밀을 영원히 묻어두기 위해 그 일과 관련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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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2화

현무상제는 자기 형제를 죽일 때도 눈 한번 깜짝이지 않았고 조상의 공양도 끊겠다고 말하면 진짜로 끊는 사람이었다.이렇게 조상도 함부로 대할 수 있는 사람이 아랫사람을 어떻게 대할까?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됐다. 그 얘기는 이쯤에서 끝내고 사람 몇 명을 보내서 이도현과 협상을 해보아라. 그 녀석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보고 잘 달래서 돌려보내라. 그리고 주작제국의 공주도 풀어줘라. 현무령은... 돌려받을 수 있으면 돌려받고 안 되면 나중에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 현무령은 우리 것이니 언젠가 반드시 우리 손에 돌아올 테다.”현무상제가 말했다.이것이 바로 현무상제의 일 처리 방식이었다. 무슨 일이든 먼저 이득과 손해를 따져보고 곧바로 결정을 내린다. 절대 어떤 한가지 이유로 이성적인 판단을 잃지 않았다.더욱이 확실치 않은 일에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대가를 치르지도 않았다.그러니 모두가 환장하는 현무령도 곧바로 포기할 수 있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절대 포기하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폐하, 정말 현무령을 포기하실 겁니까? 현무령은 현무제국의 시조가 남긴 보물입니다. 현무령을 얻을 수 있다면 우리 현무제국은 성역을 통일할 수 있습니다. 지금 그 기회가 바로 눈앞에 있는데 이렇게 포기하실 겁니까?”한 왕후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말했다. 사실 현장에 있는 모든 왕후가 아쉬움을 느꼈다.시조의 유언에 언급된 현무령은 용골과 마찬가지로 신비로운 보물이니 탐내지 않을 수가 없었다.현무령을 얻으면 현무제국이 성역을 독점할 수 있고 왕후들도 각자 관할지를 얻을 수 있었다.“포기? 내가 언제 포기한다고 했느냐? 그저 이도현에게 잠시 맡겨두는 것뿐이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당연히 돌려받을 것이다. 자네들의 아쉬운 마음도 충분히 이해하지만, 지금으로서는 방법이 없잖아? 나는 온 나라의 병력을 동원해 현무령을 되찾을 생각은 없다. 그건 너무 어리석은 짓이다. 그럴 바엔...”현무상제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갑자기 눈부신 빛줄기가 대전을 향해 날아들었다.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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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3화

이도현이 오만한 태도를 보이자 현무상제의 눈빛에 분노가 스쳤지만, 얼굴에는 조금도 화난 티를 내지 않았다.이것이 바로 현무상제의 아량이었다. 도발을 받아도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모든 감정을 억누를 수 있었다.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가?아마도 이것이 바로 그가 수백 명의 황자들 사이에서 황위를 차지할 수 있는 이유일지도 몰랐다. 때로는 무공 실력보다 사람 속마음이 더 무서운 법이니까.“하하하... 이도현, 자네가 강한 건 알겠지만, 내 앞에서 이렇게 방자하게 굴면 안 될 텐데? 자네와 우리 현무제국 사이에 깊은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차분히 앉아서 이야기 나누는 것이 어떤가? 왜 아직도 날이 잔뜩 서 있지? 설마 그렇게 많은 사람을 죽여놓고도 아직 화가 풀리지 않은 건가?”현무상제가 물었다.“오해? 당신들이 내 여자를 납치하고 배 속의 아이까지 없앴는데 그게 다 오해라고?”이도현은 분노를 가까스로 억누르며 말했다.이 말을 들은 현무상제는 마음이 뜨끔거렸다. 그는 한지음을 납치하라고 명령했지만, 한지음이 유산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이게 다 매왕이 저지른 짓이겠지? 이런 빌어먹을. 왜 시키지도 않은 짓을 해갖고... 무슨 일이든 확신이 들기 전까지 함부로 행동하지 말라고 몇 번이나 경고했건만. 이 멍청한 놈. 젠장...’현무상제는 속으로 매왕을 꾸짖으며 서둘러 이도현을 대답했다.“그런 일이 있었단 말이냐? 난 전혀 모르는 일이다. 이놈들, 대체 누가 이도현 씨의 아내를 납치했느냐? 난 분명히 이도현 씨를 현무제국에 초대해 무도에 관한 깊은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얘기했는데 누가 감히 내 귀한 손님에게 손을 댔단 말이냐?”현무상제는 자신의 뒤에 선 왕후들을 노려보며 꾸짖었다. 그러자 모두가 즉시 현무상제의 연기에 맞춰 연출을 시작했다.이런 상황에서 보통 내시가 나서서 대답했지만, 현무상제를 보좌하던 내시는 며칠 전 현준우에게 죽임을 당했다.그러니 누군가 그 자리를 채워줘야 했다. 만약 아무도 현무상제를 대꾸하지 않으면 그것 또한 중죄가 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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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4화

다른 한 가지 이유는 폐인이 된 매왕이 누명을 뒤집어쓰기 딱 좋기 때문이었다.“뭐야? 그놈이 감히 내 명령을 거역했단 말이냐? 이런 젠장... 어서 가서 매왕을 데려와라. 이도현 씨가 보는 앞에서 왜 그런 짓을 저질렀는지 직접 물어보겠다.”현무상제가 화를 내며 큰소리로 외쳤다. 목소리가 너무 커서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이 깜짝 놀랄 정도였다.이도현은 이들이 언제까지 연기하는지 묵묵히 지켜보았다.“폐하, 그건... 이도현 씨께서 이미 매왕을 폐인으로 만들어서 이곳에 데려올 수 없습니다.”“뭐라고? 매왕이 심지어 이도현 씨와 싸움을 벌였다고? 이 망할 놈이... 그래도 이도현 씨가 그놈을 폐인으로 만들었으니 됐다. 그놈이 마땅한 벌을 받은 것이군.”현무상제가 냉소하며 말하고는 즉시 고개를 돌려 이도현에게 다정한 말투로 말했다.“이도현 씨, 참 미안하게 됐네. 나도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 이게 다 매왕 그놈 때문이야. 그리고 나도 아랫사람을 제대로 단속하지 못한 책임이 있으니 여기서 정중히 사과드리지. 원래 매왕을 불러와 이도현 씨가 직접 처분하도록 하려 했는데 이미 폐인으로 만들어버렸다고 하더군. 이도현 씨가 얼떨결에 복수를 마쳐서 참 다행이야. 물론 매왕을 죽인다고 해서 이도현 씨가 받은 고통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도 알아. 나 역시 부하의 파렴치한 행동에 일정한 책임을 짊어질 거야. 이도현 씨, 혹시 원하는 보상이 있으면 마음껏 얘기해. 내가 최선을 다해 들어줄게. 부디 화를 풀고 우리 현무제국과 화해하여 더 이상 무고한 이들을 죽이지 말아줘. 제발...”현무상제는 황제의 존엄을 내려놓고 이도현에게 양해를 구했다.다른 사람이 보기에 현무상제는 겁쟁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무상제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자가 진정한 승자라 생각했다.멀리 내다보려면 일시적인 이익과 명예에 얽매이지 말아야 하고 자세를 낮춰야 할 때 겸손하게 행동해야 하기도 했다.현무상제는 강적 앞에서 먼저 굴복하는 척하여 위기를 모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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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5화

현무제국의 모두가 한통속이 되어 매왕을 팔아넘겼다. 순간 매왕은 죽어 마땅한 인간이 되었다.매왕은 첫 번째로 나서서 현무상제를 지지한 사람이고 평생 현무제국을 위해 일한 사람인데 이렇게 불쌍한 최후를 맞이할 줄이야.이도현에게 사지를 잘려 폐인이 된 매왕은 아직도 멸신침의 고문을 받고 있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도 없어 계속 괴로운 고통에 시달리고 있었다.매왕은 현무상제와 그의 형제들이 반드시 자신을 위해 복수해줄 거라고, 이도현을 산산조각 내버릴 거라고 믿고 있었다. 그리고 언젠가 자신을 이 고통 속에서 해방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었다.절대 모든 죄를 자신에게 뒤집어씌울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만약 현무상제가 자신을 팔아넘겼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매왕은 어떤 심정일까? 과거 현무상제를 지지했던 결정을 후회하게 될까?하지만 이제 와서 후회해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이도현은 눈앞에서 연기하는 사람들을 지켜보며 마음속으로 증오감을 느꼈다.눈앞의 무사들은 일반인보다 더 위선적이고 더 염치없는 인간들이었다.설마 일반인보다 수백 년 더 살아서 그렇게 뻔뻔스러운 걸까?그들은 이익을 위해서라면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형제와 친구를 팔아넘긴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그들 눈에 의리나 기개는 쓰레기보다 못한 물건들이었다.이도현은 이런 무사들을 수없이 봐왔다. 언제나 기세등등하고 입만 열면 일반인이 얼마나 탐욕스럽고 겁이 많은지 비판하는 사람들. 하지만 그들도 같은 처지에 처하면 일반인보다 훨씬 비겁하고 초라해진다.자신의 탐욕을 채우기 위해 무슨 짓이든 저지를 수 있으며 도덕 따위 지키지도 않는다. 인간이 어느 정도로 비열하고 파렴치할 수 있는지 보여주기 바쁘다.“현무상제가 이렇게 명석한 인물일 줄이야. 참 대범하군.”이도현이 비꼬며 말했다.“하하하. 이도현 씨, 과찬일세. 한 나라의 군주로서 당연히 공평하고 공정해야 한다고 봐. 비록 매왕이 내 형제이지만, 잘못을 저질렀으니 벌을 받는 게 마땅하지. 법률 앞에서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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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6화

“자세히 생각해보니 이번 일로 이도현 씨에게 감사해야 하네. 이전에 내가 왕후들을 너무 너그럽게 대해서 그런 일이 벌어진 것 같군. 앞으로 더욱 주의를 기울이겠네. 그리고 이번 일을 통해 깨달은 도리가 있어. 바로 제국의 법률은 모든 사람이 공동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황제나 왕후만 법률을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함께 정하고 함께 감시해야만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 여기서 다시 한번 이도현 씨에게 감사드리지.”현무상제가 아주 진정성 있게 떠들어댔다. 만약 이도현이 진실을 알지 못했다면 분명히 현무상제에게 감동하였을 것이다. 그리고 현무상제를 현명한 군주이자 진보적인 황제로 여겼을 것이다.현무상제는 이도현을 적대시하지 않았을뿐더러 두 번이나 고맙다고 말했다. 이런 면에서 그가 얼마나 교활한 황제인지 알 수 있었다.자존심도 없고 말발이 뛰어나며 실권을 쥐고 있는 이 황제는 다른 사람을 쥐락펴락하는 능력이 어마어마했다.만약 첫째 황자 현준우가 이 광경을 목격했다면 그때 왜 황위를 빼앗겼는지, 왜 그렇게 많은 사람이 이 현무상제를 따랐는지 바로 이해했을 것이다.그것은 바로 현무상제의 대단한 말솜씨 때문이었다.그러나 현무상제 뒤에 서 있던 왕후들은 현무상제의 말을 듣고 기분이 매우 언짢았다.‘법률 앞에서 모든 사람이 평등하고 누구든 잘못을 저질렀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 같지도 않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 황제에게만 법의 최종 해석권이 있으면서... 어떻게 새빨간 거짓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지? 정말 뻔뻔스럽기 그지없구나.’왕후들은 속으로 현무상제의 흉을 봤다.“하하하. 정말 뜻밖의 반응이어서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 하지만 이 원수는 반드시 갚아야 한다. 방금 내게 무엇을 원하느냐고 물었지? 지금 말해줄게.”이도현은 경멸에 가득 찬 눈빛으로 현무상제를 바라보며 말했다.이도현은 낯가죽이 두꺼운 사람을 많이 봐왔지만, 현무상제처럼 뻔뻔스러운 사람은 처음이었다.“당연하지. 이도현 씨, 어서 말해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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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7화

이도현의 한마디에 현장 분위기가 순간 싸늘해졌다.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이 자기 귀를 의심했다. 그들은 수백 년을 살아오면서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협박당해 본다. 그것도 수많은 사람 앞에서.만약 다른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면 벌써 목이 날아갔을 것이다.하지만 지금 다들 한마디도 하지 못했고 아무도 나서서 이 무례한 자를 베어버리지 못했다.성역 7대 세력의 통치자 중 한 명인 현무상제마저 눈빛에 살기가 스치고 얼굴색이 약간 어두워진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한참 후 현무상제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그... 이도현 씨, 말장난이 심하시네. 이도현 씨에게 흑심을 품었던 매왕은 이미 벌을 받았으니 원한을 내려놓고 그의 가족을 너그러이 용서해 주시게. 무고한 사람을 괴롭히면 못 써...”현무상제는 분노를 억누르며 가능한 한 평온한 어조로 말했다.그는 나라의 강자를 지키기 위해 이도현을 죽여버리고 싶은 충동을 가까스로 억눌렀다. 그렇지 않았다면 진작에 이도현을 산산조각냈을 것이다.이것은 현무상제가 태어난 이래 가장 비굴한 순간이었다. 세속계에서 온 애송이에게 협박을 당해도 화를 낼 수가 없었으니 말이다.“너그러이 용서해 주라고? 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 다시 한번 묻겠다. 그 망할 놈의 가족을 내놓을 것이냐? 아니면 제국이 멸망해도 괜찮냐?”이도현이 말하는 사이 그의 몸에서 강렬한 살기가 뿜어져 나와 현무상제를 덮쳤다.밀물처럼 밀려오는 살기에 왕후들은 깜짝 놀랐다. 하지만 이도현의 과감한 성격에 더욱 놀랐다.현무상제에게 살기를 드러내다니. 죽고 싶어 환장했나?결국, 이도현의 살기에 자극을 받은 한 왕후가 참지 못하고 큰소리로 이도현을 호통쳤다.“이놈, 어디 감히 폐하께 살기를 드러내? 죽고 싶냐...”“너나 죽어라...”이도현은 왕후를 한눈 흘겨보고는 즉시 검을 휘둘렀다.아무도 이도현이 말을 마치고 바로 검을 휘두를 거라 예상하지 못했다. 마음의 준비를 끝마치기도 전에 이도현의 검에서 검기가 튀어나올 줄이야.곧이어 펑 하는 소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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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8화

현무상제는 그래서 화를 더욱 열심히 참았다. 지금 잘 참아내고 나중에 기회가 되면 반드시 오늘 받은 굴욕을 배로 갚아주기로 했다. 언젠가 반드시 이도현을 죽도록 괴롭히리라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이도현뿐만 아니라 이도현이 살던 세속계까지 짓밟아 버려서 세상 사람에게 현무상제를 건드린 대가가 무엇인지 똑똑히 보여줄 생각이었다.하지만 지금 그는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잠자코 있을 수밖에 없었다.“이도현 씨, 검을 거두고 분노를 가라앉히게. 말로 얘기하면 될 것을 굳이 칼을 뽑고 싸울 필요가 있나? 난 진짜 이도현 씨를 해칠 마음이 눈곱만큼도 없네. 그러니 화 좀 푸시게. 이도현 씨도 무사이면서 왜 어쩌다 생긴 오해로 큰 화를 내고 다른 사람까지 끌어들이나? 이번 일은 매왕이 어명을 사칭한 데서 비롯된 것이니 나와 현무제국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지 않은가? 방금 그 말들도 모두 이도현 씨를 생각해서 얘기한 거니까 새겨듣는 게 좋을 거야. 이도현 씨처럼 무도의 진리를 터득한 무사라면 누구나 알 터이지만, 살육이 지나치면 훗날 내공 경지를 돌파하는 데 큰 어려움이 생기지. 그런 의미에서 무고한 사람을 죽이지 말라고 타이른 거니까 오해하지 말아줘. 난 그저 이도현 씨를 생각해서...”현무상제는 정말로 이도현을 위하는 것처럼 매우 다정하고 친근하게 말했다. 하지만 사실은 어금니를 부숴버릴 정도로 이를 악물며 말한 것이었다.전례 없는 수치심을 느낀 현무상제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세속계에서 온 애송이에게 이토록 굽실거려야 하니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분노 외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하하하... 그러니까 다 나를 생각해서 한 말이다?”이도현은 어이가 없어 코웃음을 쳤다. 현무상제가 상상 그 이상으로 뻔뻔한 사람일 줄이야.이도현은 한 사람이 이 정도로 뻔뻔할 수 있는지 처음 알았다.위선적인 말을 그렇게 자연스럽게 내뱉다니. 정말 손뼉 치며 감탄할 정도였다. 이도현은 이런 점에서 절대 현무상제를 따라잡지 못할 것이다.“부담 갖지 말고 그냥 진심 어린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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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9화

“개소리 집어치우라고.”이도현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현무대전 앞의 허공에 울려 퍼졌다.그러자 모든 사람이 멍해졌다. 다들 수백 년을 살면서 처음으로 이런 말을 들어봤다.현무상제는 그들의 군주이자 어명을 내리는 사람인데 지금 이도현은 현무상제의 말을 개소리라고 말한 것이다.이건 정말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광경이었다. 감히 현무상제에게 이토록 무례한 말을 뱉다니.심지어 사서에서도 이런 내용을 본 적이 없는데 이렇게 실제로 볼 줄이야. 정말 오래 살고 볼 일이었다.“너...”현무상제는 두 눈을 부릅뜨고 이도현을 바라보며 하마터면 주먹을 날릴 뻔했다.지금 그는 똥 씹은 표정을 숨기려야 숨길 수 없었고 분노도 더 이상 참기 힘들었다.현무상제는 이도현에게 온갖 좋은 말을 다 했건만 돌아오는 건 조롱과 모욕뿐이었다. 그러니 마음속으로 이미 이도현을 수천 번이나 갈기갈기 찢어버렸다.하지만 현무상제는 결코 화를 내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는 이도현이 일부러 자신을 자극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자신이 화를 내야만 이도현은 망설임 없이 모든 사람을 죽일 수 있을 터였다.그러니 이 나라와 자신의 미래를 생각해 현무상제는 참을 수밖에 없었다.“이도현 씨, 난 계속 사이좋게 우리 사이의 오해를 풀려고 노력했네. 하지만 이도현 씨는 몇 번이고 나를 무시했지. 혹시 이도현 씨는 말로 문제를 해결할 마음이 없고 우리 현무제국과 끝까지 싸울 생각인가? 이도현 씨가 손 한번 휘두르면 이 자리에 있는 모두를 죽일 수 있다는 거 알아. 그렇다고 해서 현무제국의 모든 사람을 죽일 거야? 우리 현무제국의 인구가 얼마나 많은데...”“설마 이 자리에 있는 사람만 죽이면 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천만에. 우리 현무제국은 천현문과 같은 종파가 아니라 천만 년을 이어져 내려온 나라이거든. 우리 백성들은 이미 나라에 대한 강한 소속감을 느끼고 있어. 오랜 세월 동안 그들은 벌써 자신을 현무제국의 일부라고 생각하거든. 만약 이도현 씨가 나와 왕후들을 죽여서 현무제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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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0화

“죽어도 잊지 못하는 원한이라는 게 있잖아. 그런 사람들은 대를 이어 복수할 건데 그래도 괜찮겠어? 그 사람들은 이도현 씨를 죽이지 못하더라도 이도현 씨의 가족은 죽일 수 있을 거야. 그리고 이런 암살은 끝없이 이어지겠지. 여기서 종파와 나라의 체급 차이가 보이거든. 과연 이도현 씨가 번마다 자기 가족을 보호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나는 절대 이도현 씨에게 겁을 주는 것도 허풍을 떠는 것도 아닐세. 그냥 사실을 말한 것뿐이야. 그러니 다시 한번 생각해보기 바란다.”현무상제가 묵직하게 말했다. 그는 이도현을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을 말한 것뿐이다. 강대한 응집력을 가진 나라라면 백성 또한 강한 민족적 소속감을 느끼고 있기 마련이다.이도현이 현무상제와 왕후들을 전부 베어버린다면 나라가 멸망하는 것은 물론이고 백성들은 전쟁에 휩쓸리고 가족을 잃게 될 것이다.그때가 되면 백성들은 평화롭던 시절을 그리워하고 나라가 멸망한 원인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그리고 정의로운 자들은 당연히 나라를 위해 복수하려 할 것이다.이런 사람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복수에 전념할 것이다. 상대가 누구든 도덕과 정의 따위 상관하지 않고 원수의 주변 사람을 모조리 죽여 자신들이 겪은 고통을 그대로 갚아줄 것이다.“지금 나를 위협하는 건가?”이도현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현무상제의 말을 듣고 이도현도 잠시 생각에 빠졌다. 왜냐하면, 현무상제의 말에 일리가 있기 때문이다.수천만 년의 역사를 가진 현무제국은 강대한 응집력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이 나라의 백성들은 자신을 현무제국의 일부라고 여긴다. 이런 인식은 오래전부터 그들의 머릿속에 깊이 박혀 있었다.만약 오늘 정말로 현무제국을 멸망시킨다면 이 나라 백성들로부터 끝없는 복수를 당할 것이 틀림없었다.현무상제의 말 대로 이도현은 보복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그의 주변 사람들은 어찌해야 하는가?나라와 종파는 급이 다르다. 아무리 규모가 큰 종파라 해도 인구가 십만 명을 초과하지 않는다. 그래서 멸망하기도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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