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현이 오만한 태도를 보이자 현무상제의 눈빛에 분노가 스쳤지만, 얼굴에는 조금도 화난 티를 내지 않았다.이것이 바로 현무상제의 아량이었다. 도발을 받아도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모든 감정을 억누를 수 있었다.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가?아마도 이것이 바로 그가 수백 명의 황자들 사이에서 황위를 차지할 수 있는 이유일지도 몰랐다. 때로는 무공 실력보다 사람 속마음이 더 무서운 법이니까.“하하하... 이도현, 자네가 강한 건 알겠지만, 내 앞에서 이렇게 방자하게 굴면 안 될 텐데? 자네와 우리 현무제국 사이에 깊은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차분히 앉아서 이야기 나누는 것이 어떤가? 왜 아직도 날이 잔뜩 서 있지? 설마 그렇게 많은 사람을 죽여놓고도 아직 화가 풀리지 않은 건가?”현무상제가 물었다.“오해? 당신들이 내 여자를 납치하고 배 속의 아이까지 없앴는데 그게 다 오해라고?”이도현은 분노를 가까스로 억누르며 말했다.이 말을 들은 현무상제는 마음이 뜨끔거렸다. 그는 한지음을 납치하라고 명령했지만, 한지음이 유산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이게 다 매왕이 저지른 짓이겠지? 이런 빌어먹을. 왜 시키지도 않은 짓을 해갖고... 무슨 일이든 확신이 들기 전까지 함부로 행동하지 말라고 몇 번이나 경고했건만. 이 멍청한 놈. 젠장...’현무상제는 속으로 매왕을 꾸짖으며 서둘러 이도현을 대답했다.“그런 일이 있었단 말이냐? 난 전혀 모르는 일이다. 이놈들, 대체 누가 이도현 씨의 아내를 납치했느냐? 난 분명히 이도현 씨를 현무제국에 초대해 무도에 관한 깊은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얘기했는데 누가 감히 내 귀한 손님에게 손을 댔단 말이냐?”현무상제는 자신의 뒤에 선 왕후들을 노려보며 꾸짖었다. 그러자 모두가 즉시 현무상제의 연기에 맞춰 연출을 시작했다.이런 상황에서 보통 내시가 나서서 대답했지만, 현무상제를 보좌하던 내시는 며칠 전 현준우에게 죽임을 당했다.그러니 누군가 그 자리를 채워줘야 했다. 만약 아무도 현무상제를 대꾸하지 않으면 그것 또한 중죄가 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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